살던 집 셀프 낙찰 받아 내집 만드는 방법
최근 역전세난∙전세사기 등으로 전세보증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에 ‘셀프 낙찰’이 있습니다. 살던 집을 셀프 낙찰 받게 되면 전세보증금으로 내집마련을 하는 셈인데요. KB부동산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봅니다.
역전세에 깡통전세까지, 커지는 전세살이 공포
서민들의 주거사다리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전세살이가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전세사기 등의 이유로 공포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3년 5월 경제전망보고서 중 ‘금융·경제 이슈분석' 내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계약기간이 남은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2022년 1월 2.8%(5만6000호)에서 올해 4월 8.3%(16만3000호)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전세 위험에 있는 가구 비중도 같은 기간 25.9(51만7000호)에서 52.4%(102만6000호)로 크게 높아졌고요. 특히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상당부분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전세사기 문제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인천 미추홀구를 시작으로 경기도 화성, 구리, 부산 등 전국적으로 전세사기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5일부터 올해 5월 28일까지 10개월간 전국적으로 진행된 전세사기 특별단속 결과 피의자는 2895명에 달하며, 피해자는 2996명, 피해금액은 459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커지는 전세살이 공포에 셀프 낙찰 증가
이렇게 전세살이가 공포로 바뀌고 자칫 잘못하면 전세보증금마저 떼일 위험이 높아지면서 세입자가 보증금 회수를 위해 살던 집을 경매로 신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셀프 낙찰을 받는 것인데요.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수도권의 경매 물건 중 세입자가 경매를 신청한 경우는 23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달(139건)에 비해 65%가량 증가한 수치인데요. 서울의 경우 세입자가 경매를 신청한 건수는 모두 150건으로 전월(75건) 대비 2배 늘어났으며, 인천 역시 전월(16건) 대비 75% 증가한 28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셀프 낙찰을 통해 전세보증금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셈입니다. 특히 셀프 낙찰을 받아도 전세금을 국세와 지방세보다 먼저 돌려받을 수 있도록 국세기본법을 개정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는 무주택자로 간주해 청약 당첨, 생애최초 대출 등에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를 개편한 점도 셀프 낙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셀프 낙찰, 어떻게 받나?
그렇다면 셀프 낙찰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바로 법원에 강제 경매를 신청하면 됩니다. 강제 경매(「민사집행법」 제78조)란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 방법의 하나로서 법원에서 채무자의 부동산을 압류∙매각하여 그 대금으로 채권자의 금전채권의 만족에 충당시키는 절차입니다. 이때 채권자인 세입자는 소송을 통해 채권금액이 있다는 판결을 받아야만 강제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에 대한 강제 경매 절차는 ① 강제경매의 신청, ② 강제경매개시의 결정, ③ 배당요구의 종기 결정 및 공고, ④ 매각의 준비, ⑤ 매각기일 및 매각결정기일 등의 지정·공고·통지, ⑥ 매각의 실시, ⑦ 매각결정 절차, ⑧ 매각대금의 납부, ⑨ 배당절차, ⑩ 소유권이전등기와 인도의 순서에 따라 진행됩니다.
셀프 낙찰의 경우 본인의 전세보증금만큼 낙찰을 받아서 상계신청을 하면 됩니다. 전세보증금을 경매낙찰잔금 대신으로 상계하겠다는 뜻인데요. 예를 들어 낙찰금이 1억5000만원이고 세입자가 돌려받아야 할 전세보증금이 1억5000만원이라면 법원에 추가로 지불할 잔금 없이 소유권 이전이 가능합니다.
셀프 낙찰, 주의할 점은?
마지막으로 셀프 낙찰시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상계처리 금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이 1억5000만원인데 낙찰대금 배당순위에 밀려 최종적으로 1억2000만원만 돌려받게 된다면 상계처리가 가능한 금액은 1억2000만원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셀프 낙찰을 받을 때 자신의 배당 순서를 파악해 상계처리가 가능한 액수를 미리 확인한 뒤 낙찰금액을 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세보증금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계획이 틀어져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매로 집이 팔릴 경우 배당순위는 경매 집행 비용, 필요비와 유익비, 최우선변제권(소액임차인), 당해세(국세, 지방세 등), 우선변제권 등의 순입니다. 다만, 최근 법개정으로 세입자의 확정일자보다 늦은 당해세의 경우 임차보증금을 우선해 배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셀프 낙찰 전 낙찰대금 마련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전세보증금과 낙찰대금이 1대 1로 상계처리 되지 않고 낙찰대금이 낙찰 이후 돌려받게 될 전세보증금보다 클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미리 경락대금 대출상품을 알아 놓는 것이 필수겠습니다. 참고로, 전세사기 피해자의 경우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연 3%대 금리로 거주 주택을 경락 받을 수 있어 해당이 된다면 꼭 활용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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