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예기치 않거나 의도되지 않은 것들에서 묘한 흥분과 여운이 남는다. 포항으로의 출장에서 만난 보경사와 함께 12폭포를 간직한 내연산의 만남이 그랬다. 포항에서의 일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발길을 잠시 돌려 쉬어갔던곳...
사실 내연산은 참 가보고 싶었던 곳중의 하나였다. 내연산 12폭포중 가장 빛을 발하는 연산폭포의 장관을 사진으로 익히 보아온데다 지난해 영화 '가을로'에서 유지태가 사랑했던 연인 김지수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곳중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보경사 입구에 도착하니 산자락이 흰 모자를 하나씩 쓰고 있는 듯 구름들이 산봉우리를 편안하게 머물고 있다. 매표소 앞에는 일주문이 가려서 안보일 정도의 아름드리 나무가 위엄을 세우며 서 있는데, 속세의 티끌을 더 깨끗이 떨어내라는 듯 한 모습이다. 매표소 입구에서 천왕문까지 가는 길과 펼쳐진 송림의 느낌이 참 좋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드는 길은 자갈로 깔아 다소 인위적인 맛을 풍기지만, 길 옆으로 펼쳐진 우아한 송림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발 아래 채이는 자갈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하다. 짧지만, 인위적이고 현실적인 길과 고풍스럽고 옛스런 느낌의 송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때인 603년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지명법사가 중국 유학을 다녀올때 팔면보경을 전해받게 되는데, 이 팔면보경을 묻고, 절을 지은 곳이 바로 이 곳이다. 보배로운 거울을 묻고 지은 절이라 하여 보경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600여년 후 고려 고종때 원진국사로 인해 대대적인 중수를 하고, 여느 사찰처럼 오랜세월동안 모진 풍파를 겪고 중창과 중수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진국사의 이곳에 머물던 때를 기려 입적한 뒤 세운 원진국사비와 그의 부도가 보경사 경내에 남아있다.
일주문을 시작으로 천왕문을 거쳐 오층석탑과 적광전,대웅전이 남북의 일직선상으로 배치되어 있고, 대웅전 뒷편으로는 팔상전,산신각,원신각,영산전,명부전이 'ㄱ' 형태로 앉아 있다. 천왕문을 들어서려는데 다른 사찰에서는 다른게 하나 있다. 바로 신방목이다. 신방목은 기둥밑에 초석을 받치듯이 앞뒤로 받치는 짧은 각목을 말하는데, 특히 앞면에는 장식적인 요소를 가미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는 태극무늬가 많은데, 이곳 보경사 천왕문의 경우에는 좌우에 사자를 한마리씩 조각해 놓았다. 앞발은 잔뜩 힘을주고, 뒷다리는 포개 앉아 있다. 근엄함을 대변하는 듯 풍성한 꼬리가 무척 인상적이다. 사자라고는 하지만 오랜 세월을 버텨온 터라 조각도 옅어지고, 힘이 없어보인다. 여름날 더위에 지친 강아지 모습이거나 잔뜩 웅크린 개구리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도 그래서였나보다.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는 적광전에도 사자를 새긴 신방목이 있다.
천왕문과 오층석탑,적광전의 공간은 간격이 그리 넓지 않다. 오밀조밀한 여느 가정집의 마당같은 느낌이다. 서 있는 오층석탑은 금당탑이라고도 불리는데, 보수하면서 석재를 갈아끼워 한복 저고리에 양복 바지를 입혀놓은 느낌이 든다. 여느 석탑처럼 몸돌에 자물쇠가 천왕문과 적광전을 바라는 쪽으로 새겨져 있는데, 특히 적광전 쪽에 새겨진 자물쇠는 매우 현실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마치 진짜 자물쇠를 채워 놓은 듯 그 오랜 시간동안에도 또렷하다.
보경사에는 큼직막한 비사리 구시가 있다. 비사리 구시는 부처님의 공양을 마련하는 구유를 말하는데, 비사리는 '벗겨놓은 싸리의 껍질'을, 구시는 '구유'를 말한다. 대체로 거찰에는 그 옛날 영화로웠던 시절을 대변하는 듯 하나씩 있게 마련이다. 보경사의 비사리 구시는 조선시대때 만들어진 것으로 나라의 제사때 절을 찾는 사람들이 밥을 퍼먹을 수 있도록 쓰인 도구이고, 약 4000명 분의 밥을 담았다고 한다.
비사리 구시는 대체로 전각 뒤에 초라하게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세가 컸던 시대의 산물인데, 지금 쓰이지 않는다하여 건물 뒷편에 옹색하게 놓여진 모습이 무척 안스럽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사람들의 눈길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는 소나 말이 쓰는 구유로 전락하고 만다. 아쉬울 뿐 이다.
대웅전 뒷편에 올라서면 높은 기단위에 고만고만한 전각들이 지붕을 나란히 5채가 연달아 있다. 맨 왼쪽부터 부처님의 생전 8가지 모습을 안치한 팔상전,불교와 토속신앙의 한면을 보여주는 내연산 산신을 모신 산신각, 보경사를 거쳐간 스님들의 영정을 보관하는 원진각, 부처의 16명 제자인 나한상을 안치한 영산전,그리고 마지막에 'ㄱ'자로 꺽인 지하세계를 관장하며,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명부전이 그것이다. 전각들이 모두 다닥다닥 붙어있어 필연적으로 맞배지붕을 얹은 모양이다. 마치 단단히 스크럼을 짜고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신라의 지명법사가 602년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창건했다. 지명은 진평왕에게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자신이 진나라의 어떤 도인에게서 받은 팔면 보경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입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웃 나라의 침략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
할 것' 이라고 했다. 왕이 기뻐하여 그와 함께 동해안 북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 가다가 해아현 내연산 아래에
있는 큰 못 속에 팔면보경 을 묻고 못을 메워 금당을 건립한 뒤에 보경사라고 했다 경북 3경의 하나로 일컫는
빼어난 주위 경관을 지니고 있는데, 계곡의 12폭포는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또한 사찰 주위는 울창한
송림이 우거져 있다.
* 주요문화재 1) 보경사 원진국사비(보물 제252호) 2) 보경사 원진국사부도(보물 제430호) 3) 보경사 오층석탑(유형문화재 제203호) 4) 보경사 적광전(유형문화재 제254호) 5) 보경사 탱자나무(천연기념물 제11호) 6) 보경사 대웅전(문화재자료 제231호) 7) 숙종대왕 친필각판(동산문화재 등록 제3382호)
도로안내 : 포항시청에서 영덕방면으로 7번국도를 따라 30.8㎞정도 가면 포항시 송라면 광천리
가 있으며 광천리에서 서쪽으로 약 4㎞정도 가면 내연산 보경사가 위치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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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영하기 딱이네요.
난 수영 못 하는데 어찌하누ㅋㅋ
복합비료포대 준비해여,, 미끄럼도타고 물에 둥둥뜰수도 잇고 ㅠㅠㅠ
지난봄에 친구들이랑 산행 하고 내려와 바닷가에서 창원 삼성팀 다이버가 잡은 싱싱한 활어회 한접시 하고 포항 죽도시장에 들렸다가 고래 육회먹고 왔는디 괜찮은 곳입디다
고래 육회에 쇠주 와죽인다~~~이번에도 고래 육회 한접시 할까요~~
내연산 산행이 가까워집니다~~지금부터 쬐끔 신경좀 쓰볼려구요~~이번엔 (8월16일~8월22일)까지 신한울산악회 정기산행이 교차로에 실립니다~~울님들 많은 협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