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2월까지 미국 빅3의 자동차판매량은 전년동기보다 6.2%가 줄었고 마켓셰어도 1.4%떨어진 57.6%로 하락했다. 세계 1위업체인 GM의 판매량 9.9% 하락, 포드 7.4% 하락에도 불구하고 크라이슬러는 판매량이 2.4%나 늘어나면서 그나마 빅3의 낙폭을 줄여주었다.
빅3중 GM과 포드는 계속 시장이 축소돼 가는데 유독 크라이슬러만 판매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크라이슬러 Zetsche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전략과 이의 실천에서 찾을 수 있다.
ㅇ 크라이슬러 CEO의 핵심전략 -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독창적 디자인 - 신제품 출시의 가속화 -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사간의 기술교류 - detail에 주목(10만마일 차량 해체 및 경쟁사모델과 비교분석) - 생산공장의 유연성 증대 - 여타 완성차업체에 대한 벤치마킹 강조
크라이슬러는 1998년 Daimler-Benz와 합병한 이후 6년간 격동의 세월을 보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크라이슬러의 실적은 GM, 포드와 뚜렷이 구별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GM, 포드는 3월초 마켓쉐어의 하락과 함께 금년 수익률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발표했다.
반면, 크라이슬러는 신모델이 성공하면서 마켓쉐어가 늘고 수익성이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
자동차 리서치사인 CNW사의 Art Spinella 사장은 “크라이슬러도 다른 빅3업체와 마찬가지로 거만하였다. 그러나 2003년 6억3700만달러의 적자를 보고, 2004년 19억달러의 흑자로 반전되면서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난 듯이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하여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GM과 포드보다 더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았다. 1980년대 초에는 거의 부도지경에 이르렀고 10년 후에야 미니밴과 지프 SUV의 성공에 힘입어 회생의 전기를 맞을 수 있었다.
Zetsche 최고경영자(CEO)는 2000년말 디트로이트에 당도했을 때 회사는 창조력과 혁신에 막대한 힘을 갖고 있었지만 실행능력은 떨어졌다고 회상한다. 2003년 2분기에는 자동차 판매량이 12% 줄면서 11억달러의 적자경영을 했다. 적절한 시기에 신모델을 출시하는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발단으로 1998년 합병후 느슨해진 쇄신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Zetsche회장은 이사회의 모든 멤버를 교체했다. 근로자수를 1/3을 줄여 8만7000명으로 떨어뜨렸고, 설비투자는 1/3을 줄였다. 반면, 신모델 출시는 50%나 늘었다.
금년 2월말에는 100여명의 엔지니어와 이사진이 모여 10만마일 주행한 픽업트럭과 미니밴을 분해해 경쟁사 모델인 도요타 툰드라, GM 시보레 실버라도(이상 픽업), 혼다 오딧세이(미니밴)와 성능과 부품공급업체를 꼼꼼히 분석하며 노트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창작성이 뛰어난 디자인 개발에도 주력했다. 크라이슬러 300 럭셔리 살롱과 도지 매그넘 왜곤의 퉁퉁한 차체와 좁은 윈도, 8기통 엔진 등 독특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미국차와 독일차의 특성을 잘 결합해 주고 있다. 300시리즈와 매그넘, 차져는 후륜구동의 플랫폼을 채택했는데 이는 Mercedes-Benz E-clas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총판매량중 25%가 거의 신모델을 통해 이루어질 정도로 신모델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마켓쉐어는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있다. GM은 2월 판매량이 12% 추락했고 포드는 3% 떨어진 반면 크라이슬러는 8%나 판매량이 늘어났다.
크라이슬러와 GM, 포드의 차별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크라이슬러는 구매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줄이면서도 성공신화를 일구어 내고 있고, GM도 이를 모방하여 인센티브를 낮추면서 동시에 정찰가격도 낮추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Edmunds.com의 Michael Chung 애널리스트는 크라이슬러는 Fleet Sales(family판매 및 직판)을 성공적으로 제한하여 중고시장에서 차량의 가치를 상승시켜 지난해 중고차 판매를 25%나 끌어올렸고 빅3중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중고차량 가치는 신차구매의 중요요소이므로 크라이슬러의 중고가치 상승은 신차구매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해 크라이슬러 딜러 네트워크의 수익성 증진에 목표를 두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베테랑인 조 에버하트에 중책을 맡기면서 Zetsche회장은 “우리는 더 많은 절제와 더 적은 정열(more discipline and less pizazz)"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즉, 독일식 절제와 미국식 정열을 한데 어우르되 독일식 절제를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에버하트의 목표는 크라이슬러의 존재를 북미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로 확대하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금년말부터 300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다. 에버하트는 미니밴과 지프 체로키 모델인 PT 크루져의 성공을 언급하며 크라이슬러만이 미국 브랜드로서 국제시장을 개척하는 유일한 존재라고 강조한다.
Zetsche CEO는 크라이슬러의 성공이 팽창과 수축의 싸이클의 일부분으로 평가하는 외부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크라이슬러는 자동차 1대를 어셈블하는데 1998년에는 48시간이 걸렸으나, 금년에는 35.8시간으로 줄었고 2007년에는 30시간으로 떨어뜨릴 작정이라며 생산성이 계속 늘고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Zetsche는 2007년을 업계 최고의 비용과 품질을 달성하는 원년으로 삼고있다. 절제와 정열의 절묘한 조화는 비범하고 독특한(unusual and unique) 것의 기초가 된다면서 크라이슬러야말로 업계에서 가장 기초가 건실하다며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