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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방과 12星座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지상으로 내려온 아스라 7세는 눈앞이 캄캄한 절망감을 맛보아야 했다. 지구 어느곳을 보아도 첨단과학장비라고는 그들이 타고 있는 몇 대의 비행정이 고작이었다. 식량도 먹을 물도 사라져버렸고, 방사능과 죽음의 재로 인하여 어느 것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들이 비행정에서 내린 곳은 지금의 북아프리카였다. 이들이 북아프리카에 내린 이유는 전에 이곳이 지진에 있어서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제 죽음을 통감한 듯 드넓은 북아프리카의 대지 위에서 최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없이 슬프기만 했다. 모든 것이 후회와 절망감뿐이었다.
이들이 죽음의 기로에 서서 비탄에 빠져 있을 무렵, 시리우스의 성자 '토토'를 대장으로 한 수십 척의 비행정들이 아름다운 음악소리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왔다. 신비한 음악은 주저앉은 백인의 마음을 황홀경 속으로 이끌었다. 이윽고 UFO가 지상에 착지하자 초록색 문이 열리며 성자 토토가 밖으로 나왔다. 토토는 백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질서를 모르는가. 마음에 이끌려다니는 그대들은 누구인가…… 들어라! 보아라! 앞으로 다시 이같은 어리석은 말로를 걷지 않게 하기 위하여 내가 잠시 이곳 지구성에 머물 것이다."
토토가 지상에 내려온 직후 저 우주에서 수십 척의 또 다른 UFO가 날아들었다. 그리고 지구성의 환경을 순화시켰다. 극도로 오염되고 파괴된 지구성의 구석구석을 모두 재창조했다. 공기를 정화시키고, 바닷물을 자연의 수준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UFO의 지구성 개조방법은 현대과학 수준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극도의 오염상태에서 자연의 상태에 이르도록 꼭 한 달이 걸렸다. 눈 깜짝할 사이 지구성이 자연의 상태로 돌아오자, UFO는 지체함 없이 사라져버렸다. 자연의 상태로 돌아온 지구성에는 다시금 새로운 역사(役事)가 진행되었다. 피라미드가 건축되기 시작했는데, 비행정에 의해 세계 곳곳에서 돌들이 손쉽게 운반되자, 정교한 시리우스의 과학이 북아프리카에 펼쳐졌다. 그리고 토토의 지시에 의해 비밀의 문과 #1)비밀의 장소가 만들어졌다. 그곳은 신비의 장소로서 이해의 차원을 초월한 곳이었다. 토토의 지시로 만들어진 비밀의 문은 실상의 세계에 도달하지 못한 자는 결코 알 수 없으며, 알았다고 하여도 수수께끼일 것이다. 그래서 피라미드의 존재를 알기 이전에 먼저 자신을 알아야만 피라미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드디어 시리우스의 건축 #2)피라미드가 완성되었다. 토토는 500여 명의 아틀란티스인에게 말했다.
주; #1) 이곳에는 UFO설계도와 아틀란티스인이 타고 온 비행정, 그리고 4만 2천년 전부터 피라미드 완성때까지의 시리우스 역사가 기록 보관되어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모든 비밀이 밝혀질 것이다.
#2) 피라미드는 시리우스 건축물을 모방한 것으로 4차원 기가 모이는 곳이며, 4차원 인간에게는 5차원의 기가, 5차원의 인간에게는 6차원의 기가 모이는 특수중력장이다.
"그대들이여! 그대들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나 토토가 함께 있을 것이다. 비록 그대들이 나를 볼 수 없다 하여도 나는 그대들과 함께함을 잊지 말라. #3)멀지 않은 훗날 그대들은 또 다시 어리석은 마음에 현혹되어 있을 것이다. 바로 그때 나는 이 장소에 나타나 그대들의 마음을 죽여버릴 것이다. 그때에 내가 이곳에 나타나면 그대들은 나를 알아볼 수 있겠는가?"
주; #3) 물질만능으로 인하여 자아를 상실해 가고 있는 극치점에 놓여 있으니, 극에 달하면 바뀌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21세기에는 정신과학문명이 태동할 것이다.
은백색 휘광에 감싸인 시리우스의 육체인간 모습을 한 토토에게 아틀란티스 주민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 모습 그대로 오신다면 알겠나이다."
"아니, 그대들은 결코 나를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찾지 않는 한 그대들은 나를 알 수없을 것이다. "내 지금 너희들에게 미래의 열쇠를 주노니, 그대들은 내가 하는 말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후세에 이 말을 하는 자는 이 토토 이외에는 없을 것이다. 대답하는 자는 이자리에 있는 그대들뿐 이리니, 이것은 하나의 약속이며 #4)열쇠이니라."
"......"
"......"
"......"
"......"
그후 토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때가 BC9315년이다.
애틀란티스 후예들도 일부만 남고 각지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토토의 열쇠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하여 애틀랜티스 후예들은 세 파로 나누어서 보존하기로 약속한 후에 떠났는데, 셋중 어느 한쪽이라도 보존되어야 미래에 토토를 다시 볼 수있기 때문이었다.
그들 500여 명은 세무리로 나눠 향하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지금의 이집트에 남게 되었다. 다시 원시의 씨족사회로 돌아간 애틀란티스의 후예들은 농사를 지으며 가축을 기르는 생활을 시작하였다.
주; #4) 이것은 하나의 약속된 언어이며 피라미드를 푸는 열쇠이다. 이것을 아는 자는 토토뿐이며, 토토 앞에 주민들이 환생한여 토토를 만나야만 알수 있는 문제이다. 오늘날 건물마다 자동개폐식 문이 있는데, 그와같이 토토가 옛 기억을 되찾을 때 토토만이 아는 상념의 비밀의 문이 열릴 것이다.
레무리아의 흑인들은 전멸되었고, 진작에 아프리카로 이주했던 흑인들도 엄청난 지각변동과 지진으로 인하여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인명의 손실 또한 너무나 컸다. 살아 있다는 것이 기적이고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 피해는 엄청난 것이었다.
흑인들의 예술사회는 하루아침에 원시사회로 탈바꿈되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무렵 흑인들의 사회에 우주의 존재들이 등장하였으니, 그것은 미래의 인류들을 파멸로 이끌어가기 위하여 찾아온 음흉하고 간사한 무리들이었다. 그들은 우주의 흑색군단이었다. 아틀란티스의 마지막 제왕인 아스라 7세의 왕비 부리나는 #5)흑색군단의 맴버였고, 그래서 지구의 파멸을 유도한 것이었다.
지진으로 지구의 완전 파멸이 실패로 돌아가자, 흑색군단에서는 아프리카에 또다시 미래에 지구 파멸의 위기를 초래할 악의 씨앗을 뿌렸다. 흑색군단이 뿌린 씨앗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변하는 미생물이었고, 기묘한 모습으로 둔갑할 수 있는 곤충들이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기묘한 #6)생명체를 뿌린 후에 그들은 사라져버렸다.
주; #5) 우주의 질서를 무시하고,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각 성단에 다니면서 파괴와 살상을 일삼는 무리(일명 '수몬드 알파'라고 한다.)
#6) 이것이 앞으로 예상하지 못한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인간들 스스로가 나쁜생각을 갖지 말며 조화를 찾는 것이 최선이다.
이제 흑인과 백인들은 여지껏 누리던 고도의 문화와 예술사회는 망각의 뒤안길로 잊어버리고 원시의 농경사회로 퇴행하여 지극히 소수의 씨족을 이룬 채 흩어져 살아갔다.
한편, 진작부터 대전쟁과 엄청난 재앙이 일어날 것을 예상한 무우인들은 지금의 타클라마칸 사막과 바이칼호, 그리고 중화대륙, 시베리아와 백두산 등지에서 무리지어 살아가고 있었다. 무우인들은 모두 12족으로 나뉘어 살아갔는데, 그 가운데는 흑인도 백인도 함께 끼여 있었고, 반신반인도 한족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무우인들도 그 엄청난 재앙으로 인하여 많은 수가 압사하여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있었고, 그들 역시 새로운 삶을 열어갈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사라졌으므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 하는 세월이 온 것이었다.
바로 이 무렵, 북두칠성의 일곱 의식이 무우인들 모두를 완전한 실상의 세계로 이끌고자 찾아오게 되었으니, 이분들이 안파첸·혁서리·고시리·주무양·석제리·구을리·지위리였다. 이때가 BC 7197년이다. 지고한 일곱 의식이 무우인을 이끌고 새로운 역사를 펼쳐 나가니, 이가 곧 '한'인의 사회고 12연방의 사회였다.
세상 천지의 요동이 사라지자 고요한 가운데 지구의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한인들이 살고 있는 '한국(桓國)'은 모두가 옛 무우인이었고, 나반과 아만으로부터 비롯된 핏줄이었다.#1)
주; #1) '한'이란? '밝다. 크다. 많다. 절대적 하나. 극소의 하나'라는 뜻이 있으며, 육체인간이 진정한 진리와 하나된 깨달음의 본질이다. 인간이 물질계의 삶을 거친 후 영계·상념계·신계를 넘어서고 지구성의 신계조차도 뛰어넘는 지구성의 하느님이라 표현할 수 있다. 한의 삶이란 때론 바람으로 때론 빛으로, 또는 비로 변하여 대지를 적셔주기도 한다. 온갖 지혜와 힘과 사랑이 충만된 지구성에서의 육체인간이 진화해야 하는 마지막 단계이다.
그 핏줄은 검지도 희지도 않은 황색이었다. 황색 12연방국은 스스로를 한국이라 이름하였고, 각 나라의 이름을 '양운국', '구모액국', '매구여국', '객현한국', '사납아국', '독로국', '구막한국', '선비국', '비리국', '일군국', '우르국', '수메르국'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인들이 이같은 이름을 갖게된 것은 국명이기도 하였지만, 이들이 별세계#1)에서 왔다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다.
그러나 12연방을 대표하는 황제국이 없었다. 아니, 황제국이 있어야 할 필요도 없었다. 깊고 오묘한 정신세계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었기에 황제로서 다스려야겠다는 욕망이 없었다. 그들 모두 성숙한 존재였고, 무지스런 삶의 때가 묻어있지 않은 상태였기에 다스리고 다스림을 받는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각 나라라고 말하지만 나라라고 표현할 수 없는 상태였고, 왕의 존재가 있다 하여도 왕이라 말할 수가 없었다. 각 나라의 책임을 맡은 존재는 모두가 저 깊고 깊은 정신을 넘어선 실상의 세계에 도달한 존재들이었다
#1) 우르국; 물고기자리별, 선비국; 물병자리별, 비리국; 양자리별, 수메르; 사자자리별, 구막한국; 황소자리별, 일군국; 천칭자리별
독로국; 게자리별, 매구여국; 전갈자리별, 구모액국; 쌍동이자리별, 양운국; 염소자리별, 사납아국; 처녀자리별
객현한국; 북두칠성인, 사수자리별
"한인들이여! 나는 너희들 모두에게 축복을 주기 위하여 이 땅에 내려왔다. 바로 이 순간부터 그대들의 마음속에는 스승인 내가 깃들일 것이다. 그대들은 이제 오랜 세월 윤회의 수레바퀴를 타고 돌며 지구성의 온갖 곳에 태어날 것이다. 이제 먼 미래에 이 땅의 많은 무리가 그대들과 같은 "한"의 상태에 이르는 날, 나는 여기 모인 그대들을 저 아름다운, 그러나 다시는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안내할 것이다. 그대들은 이제 역사의 주역들이다. 인종을 넘어선, 이념과 사상을 넘어선 주역들이다. 사람의 무리가 머물며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대들이 태어날 것이다. 백색의 인종으로, 흑색의 인종으로, 황색의 인종으로 태어날 것이다. 그대들은 이미 나의 말을 알아들었을 것이다. 어느 곳에 태어나든, 어느 인종으로 태어나든, 그대들은 성숙한 마음을 잃지 말지어다. 그러나 방관하지 마라. 그대들이 태어나는 곳에는 언제나 그대들과 반대의 뜻을 가진 자들도 함께 하느리라. 신의 뜻은 곧 나의 뜻이니 이 자리. 이 순간에 나는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비의 마음으로 저 미숙한 인격을 지도하라. 그대들은 곧 나의 뜻과 함께하게 되리라. 그대들이 힘써 행함으로써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 그리고 한인들이여, 후세에는 반드시 나의 축복을 받으리라. 하늘의 뜻이 그대들과 함께 하리라……."
이것이 환웅 천황의 말씀이셨다.#1)
#1) 이때 한웅 대성존께서는 백두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 이렇게 말씀 하셨다.
"너희 어린 신들에게 묻노니,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고?
바로 '자신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로다. 아~(와) 하-라-."
그런데 여기서 '아-하-라-'라고 외치는 순간 그 소리가 그저 몇번에 걸쳐서 공허하게 메아리쳐 올 뿐이었는데 이윽고 천지의 물이 요동을 치면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하늘에 닿을 듯한 높이로 소용돌이치며 치솟기 시작하더니 그 물기둥이 천지에 널려 있는 물을 모조리 빨아들이는 것이었다.
바닥에는 한 방울의 물도 남기지 않고 모두 끌고 올라가버렸다.
그리고 회오리치듯 물기둥의 끝이 바닥에 닿으면서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눈부신 휘광에 휩싸인 한웅 대성존께서는 물기둥의 조화를 보며 곰족과 범족 앞에 나타나게 된다.
대개 "곰족"은 전갈좌의 어린 신이며, "범족"은 북두칠성과 오리온좌에서 온 어린 신들이었다. 단군신화의 의미를 생각해보라.
말은 이어졌다. 오랫동안 쉼없이 이어졌다. 그것은 동서양에 걸친 아득한 미래세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때 서로 다른 모습, 남자 혹은 여자, 흑인·백인·황인…… 이념을 달리하며 체제를 달리하는,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한 한인들의 그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아! 아……! 그러나 그것은 눈물이 앞을 가려 눈뜨고는 볼수 없는, 우리 모두를 비애 속에 몰아넣는 지구성의 역사였다. 그러나 그것은 지구성이 걸어야 할 길, 드디어 새로운 역사의 막은 올랐다.
BC 3897년, 한웅 천황께서는 드디어 90만의 한인들을 이끌고 신시개천 시대를 열었다. 신시개천시대, 이는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역사였다.
이때에 한인들은 역사를 남기기를 거부하였다. 아니, 기록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이제 마음이 사라져야 할 존재들이 파도처럼 몰아치는 무지스런 마음의 존재들을 위하여 시작하는 그 순간순간을 그들은 기록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 한인들이 신시개천시대의 역사를 기록하지 않은 그 배경속에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다. 한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밝히기를 원치 않고 있다. 그것은 역사라기 보다 역사 시작 이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기간이었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식…… 천문, 지리, 의술, 문자 그 밖에 정신추구에 관한 수많은 이론들, 쇠를 다루는 연금술,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지던 때였다. 그리고 문화와 예술도 시작되던 시대였다.
모든 이론이 신시시대에 이미 정립되어졌다. 이같은 방대한 이론과 실체는 모두가 한인들의 마음에서부터 나온 것이다.
한인들은 이와 같은 것이 필요없었지만 그래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지식의 이론은 다의발 한웅 이전에 완성이 되었다. 그 후 한인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인들은 대륙을 횡단하고 바다를 건너서 인간이 살아가는 곳은 어디에든 찾아가 그들의 머리를 일깨워웠다. 신시시대의 한인들은 모두가 신통력의 대가들이었다. 그들은 경우에 따라 신으로 추앙받기도 하며 신화로 남겨지기도 했다.#2)
#2) 다의발 한웅시대에 복희 태자는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뱀족과 범족·곰족의 시조가 되어 중원으로 건너가 중원의 역사를 열었으며, 그와 함께 그들의 문화도 일어서게 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리스의 여신 헤라를 비롯하여 제우스 신·지혜의 여신 미네르바·태양의 신 아폴로 등의 신화는 한웅시대의 초인들이 이주하여 그들에게 문자를 심어주고, 지식을 주고 의술을 베풀면서 오직 신화로 남겨지게 만들었으며, 그 밖에도 인간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의 대부분 한웅시대의 초인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각국의 신화에 대하여 진실된 역사가 드러나리라.
이것이 신시개척시대의 한인들의 발자취이다. 신시시대의 모든 일들, 이것은 하나의 역사적 열쇠라고 이를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한인들은 밝히기를 거부한다. 오랜 침묵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들 스스로가 말하지도 모르는 일이다.
수많은 세대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한인들의 마음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어났다. 신시시대의 한인사회에서 마지막 한웅이자 영혼의 스승이신 단웅시대에 이르자 한인은 더 이상 한인이 아니었다. 고요한 한의 의식은 어디론지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이들은 이제 명상 그 상태가 아니었다. 그것이 흐를수록 고요했던 마음은 파도가 밀려오듯 번뇌와 방황의 감정이 한인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신시시대가 끝나는 바로 그 시대에 크나큰 신통력의 사태가 일어났다. 그들이 믿었던 단웅에 의해 제3의 눈과 능력에 일순간 흑막이 쳐진 사태는 한인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스승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저마다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믿었고, 실제로 세우고 있었다. 고요하였던, 그리고 위엄스러웠던 한인사회가 혼란스러워지자 이를 좋아라한 민족이 있었으니, 그것은 중원의 민족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넓은 강역과 기름진 옥토는 모두 한인들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인들에게 새로운 또 하나의 위대한 스승이 이 땅위에 태어나셨으니, 그가 곧 왕검이다. 그가 BC2453년에 새로운 나라를 일으키시니 그 이름을 삼한 조선#1)이라 하였다. 왕검은 위대한 영혼의 스승이었다. 대대로 이어져내려온 한웅 천황도 황제라기보다는 만인의 스승처럼 행동하였다.
#1) 조선이란 말의 참뜻은 곧 '하늘나라'를 이름하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 안에서, 마음 밖에서 살아가고 있다. 저 푸른 하늘 밝은 빛은 본래의 우리이며, 언젠가는 반드시 가야 할 나라이다. 당시의 언어로는 '섯타'라고 불렀다. 광명, 그리고 하늘, '실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왕검께서는 한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그대들 앞에 왔다. 지금 그대들에게는 번뇌의 씨앗이 잉태되고 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라. 내가 왔으니 모든 것을 나에게 맡기라. 이 드넓은 강역 속에서 모두가 저마다의 혈통을 지키기 위하여 9나라로 나뉘었는데, 혈통과 민족의 얼을 잊지 않고 지키기 이전에 그대 자신을 잊지 말라. 그대 자신을 망각한다면 민족의 얼은 사라지며, 내가 그대들의 가슴속으로 깃들일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하노니, 잊지 말라. 그대들의 몸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몸이며, 그 몸을 이루게 한 부모 또한 하늘로부터 내려온 몸이니라. 부모를 공경함은 하늘을 모시는 길이요 그대 마음을 올바르게 닦는 길이니, 수많은 우리 천민(天民)들이 모두가 그와 같이 한다면 하늘의 뜻은 언제나 우리의 뜻과 같을 것이며, 그 어떤 화도 미치는 일이 없을 것이니라. 각 나라와 무리들, 그리고 개인 모두에게 이르노니, 서로가 미워하지 말 것이며 지극한 사랑을 이루며 살아가야 함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니라. 저 곰족의 무리를 보아라! 언제나 힘만으로 살아가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범족의 무리들은 얼마나 포악스러운가. 그들은 언제나 싸움만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저들은 그대들과 같이 신령스러운 데가 없다. 그대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깊은 눈이 있지만 저들은 그 어느 것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날 저 무리들도 그대들과 같이 될 것이다.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왕검께서는 개국과 함께 조선민족 모두의 통치자로서, 영혼의 스승으로서 조선의 역사를 다스리기 시작하셨다. 그러나 한웅시대처럼 그렇게 따르는 무리가 없었다. 더 이상 위대할 수 없는 스승이 되어버렸다.
모든 나라들도 한웅시대 때와는 달리 나라마다 그 색깔이 분명해지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통치자로서는 더 나을 수도 있었지만, 이제 한인들은 그 옛날의 한인들이 아니었다.
한웅시대의 한인들은 타민족에게 땅을 내주었었다. 아니, 내주었다기보다는 타민족이 들어와 경작하며 살아도 조금도 탓하지 않았었다.
실제로 한웅시대에는 거대한 시베리아 대륙과 지금의 티벳 고원지대, 그리고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온갖 타민족들이 들어와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한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말은커녕 오히려 그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주고 그들의 마음을 일깨워주기까지 하였다. 때론 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들어가 부족을 다스리는 족장이 되기도 하였다. 그들에게는 한인들이 신과 같은 존재였다.
왕검시대가 시작되기 이전에 한인들은 이미 나라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그 옛날 12연방에서 조금씩 변화하여 구체적인 형태를 갖춘 나라였다.
그러나 이제 스승이 없는 시대가 되어버리자 한인들은 서로가 협조하며 단결하고, 지키고 지켜주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바로 왕검의 등장을 전후하여 이 땅 위에는 너무나 많은 변화의 물결이 일어난 것이다.
만주에 거주하던 민족을 내쫓음
한인들의 땅에서 이민족을 강제로 몰아내는 일이 벌어졌다. 백두산을 근거지로 하여 만주 전역에 널리 퍼져 있던 이민족을 설득이 아닌 강제로, 지금의 중원의 삭막한 땅으로 밀어버렸다. 그리고 남만주 일대에 있던 이민족까지 모조리 밀어냈다. 이 밀어내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사태가 벌어졌다. 서로간에 치열한 싸움이 일어났고, 이민족들은 강제도 내쫓기게 되니 분노를 느꼈다. 기름진 만주 전역은 이제 오로지 한인들만의 땅이 되었다.
만주 전역에서 쫓겨난 이민족들은 모두가 동쪽으로 바다를 낀 기름진 옥토로 이동을 했다. 그곳은 바로 번한의 땅이었다. 그러나 번한땅으로 몰려온 이민족들은 그곳에서 또다시 한인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들은 매우 불안하였다. 또한 번한땅에 먼저 들어와 살고 있던 이민족들도 한인들의 눈치를 살피며 살아가던 판국인데, 갑자기 만주 일대에 퍼져 있던 이민족들이 쏟아져 들어오자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번한땅에 있던 한인들은 이민족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만주에서 쫓겨난 이민족들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무저건 또다시 저 삭막한 내륙으로 쫓아낸다면 그들에게 굶어죽으란 말과 똑같은 것이었다.
이민족의 이동과 함께 한인들의 이동도 동시에 이루어졌는데 바로 이때에 한인들간에 최초의 전쟁이 일어났다. 이 전쟁은 너무나 무서운 전쟁이었다. 그러나 칼이나 그 어떤 무기도 들지 않은 무술의 싸움이었다. 이것이 한인들간에 치러진 최초의 전쟁이며 영토 싸움이었다. 그러나 한인들 사회에 있어서는 치욕적인 일이기도 하였다.
때는 BC 2513년(왕검 개국 60여 년 전) '모가에테 의식'#1)이 시작되기 전 독로국이 있을 때이다. 독로국 하면 어느 나라 보다도 무예가 특출난 나라였다. 이때에 무예에 있어서는 남방보다는 북방쪽 한인들의 무예가 강하였는데, 꼭 싸우기 위해서 필요한 무예라기보다 정신력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방편이었다.
#1) 한웅의 집도 아래 제3의 눈과 능력을 지워버리는 의식. 이것은 '각자(覺者)', 깨달은 자만이 행할 수가 있다. 모가에테 의식을 치른 목적은 '한인'과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이민족과의 의식수준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북방쪽에서도 만주에 있었던 한인들이 가장 강하였다. 독로국인들의 무술은 주로 발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었고, 매구여국은 주로 손을 많이 사용하는 무술이었다. 이들 두 나라가 전쟁을 시작한 발단은 매우 사소한 일이었다.
어느 날 독로국 일대성(성이라고는 하지만 별로 높지 않은 성)에 매구여국 성주의 아들이 찾아와 무예의 시범을 보였다. 발보다는 손기술의 우월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두 나라는 자신들의 무술을 서로 수출하려고 이른바 경쟁했다고나 할까? 일부에서는 양국의 무술을 합친 새로운 무예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그들은 싸움이 일어날 소지가 있는 일에 있어서도 협조가 잘 이루어졌다. 양국은 한 해에도 몇 차례씩 서로 사절단을 파견하여 무술시범을 보이는 등 마치 자매국같이 지냈다.
그런데 그로부터 300여 년 후 모든 나라에 스승의 집도 아래 모가에테 의식이 치러졌다. 의식이 치러지지 않은 나라는 없었다. 독로국과 매구여국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이제 한인들은 보통인이었다.
의식이 치러진 얼마 후 한인들의 마음은 매우 삭막하게 변해 버렸다. 아! 그 여유로움과 아름다운 심성은 변해 갔다. 그들은 외쳤다.
"스승이시여! 무엇 때문에 우리의 능력을 지우셨습니까?"
그러나 독로국과 매구여국 사이는 그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았다. 양국의 특산물은 전과 다름없이 교환되었고, 사랑하는 이들은 서로 사랑하였으며, 하루의 일과와 그 모든 삶에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한 것은, 바로 마음이었다.
독로국과 매구여국의 싸움은 마음의 변화로써 시작되었다.
어느 날 독로국의 사절단이 매구여국으로 오게 되었다. 친선대회가 시작되어 상상을 초월하는 무술이 전개되었다.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손발은 공기를 가르는 등 시야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움직였다. 그것은 정말 고도의 기술이었다.
그런데 무술대회를 치르는 동안 매구여인 몇 명이 독로인에게 급소를 맞아 죽었다. 이것이 전쟁의 발단이 되었다.
그 다음번에는 매구여인들이 독로국에 친선사절로 갔다. 그리고 독로인에게 당한 것보다 좀더 강도 높게 되갚았다. 그러고는 독로인에게 자신들의 행위는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한 후에 서로 사과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매구여국 무술인들은 그것이 아니었다. 다음번에 독로국의 사절단이 매구여국에 왔을 때 그 이튿날 시비를 걸어 사절단을 모조리 죽여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왕검시대가 열리기 25년 전 드디어 한인들간에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10만에 달하는 독로의 젊은 무술인들은 매구여국에 선전포고를 했다. 매구여국은 독로의 선전포고를 받아들여 마침내 무술전쟁이 벌어지고 말았다. 고도로 숙련된 양국의 무술인들은 지금의 내몽고 벌판에서 그 기량을 발휘했다. 아! 그것은 상상을 뒤엎는 묘기였다. 처음에는 매구여국이 우세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독로국에게 몰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독로인의 승리로 싸움은 끝이 났다. 독로인은 승리한 조건으로 매구여인들에게 그들의 땅을 버리고 물러날 것을 강요했다. 싸움에 진 매구여인들은 독로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어 지금의 소안령산맥 너머로 이주했다
바로 그와 비슷한 시기에 몽고 남쪽 전역을 차지하고 있던 구막한국인들도 분열하여 두 편으로 나뉘게 되었다. 그들이 분열된 배경은, 같은 한인들이라도 많은 수가 이미 비리국과 선비국·청구국과의 혼인에 의해 이루어진 자들이 많았으므로 혈통을 지키지 위한 방편으로 순수 구막인들만이 분리됐다. 순수 구막인들은 전통을 보존키 위하여 북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곳이 지금의 캄차키와 파바로프스크 지방이었다.
그들은 훗날 또다시 이동을 시작하여 북미대륙으로 가게 되는데, 북미대륙으로 이동할 때에는 구막한국인 외에도 객현한국, 그리고 일군국의 일부와 독로에게 패한 매구여국의 일부도 함께 포함되었다. 이들은 후세에 '인디오'라 불리게 되었는데, 인디오 종족이 여럿 있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왕검이 이끄는 조선국은 그 모체가 처음에는 객현한국이었다. 그 후 독로국은 북옥저가 되고, 객현한국과 청구, 일군국의 일부가 건너와 남옥저를 이루게 되었다. 양운국의 일부는 지금의 인도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수메르인과 우르국인들이 함께 인도로 가게 되었다.
인도 역시 정신의 나라였다. 인도인이 정신의 나라가 된 배경은 시리우스의 토토의 영향이 컸지만, 그 옛날 무우 대륙에 있었던 정신문명의 일부가 대륙 붕괴 이후 살아남게 되어 하나는 인도로 가게 되었고, 또 하나는 마야문명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인도 전체가 정신국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수메르인과 우르인, 그리고 양운인의 이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때에 양운인들은 내륙의 땅을 이민족에 넘겨주고 더욱더 서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때 미리 기름진 땅을 차지하고 있던 이민족과 충돌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없었다. 그것이 훗날 구려국이 되었다.
수메르인들은 무려 셋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그 하나가 흉노국의 모체가 되는 이민족을 돕게 되었고 일부는 메소포타미아와 인도로 가게 되었다.
우르국 역시 메소포타미아와 티벳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때에 메소포타미아는 수메르인보다는 조금 늦게 가게 되었다. 그리고 대다수가 티벳으로 이주하였다. 이들이 티벳으로 가게 된 것은 전통을 보존키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선비국의 일부는 이민족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지만 대부분이 북부여로 이동을 하게 된다.
또한 비리국의 대다수는 매구여국이 차지하고 있던 내몽고로 이동을 시작하여 정착하게 되었다. 이들이 정착하게 되자 남아 있던 구막한국인들도 찾아오게 되었고, 사납아국에서도 찾아오게 되었다.
선비국은 북부여 외에도 부여국으로도 이주를 했다. 구모액국은 옛 치우천황이 세운 청구로 이동을 하였고, 이민족들이 모여 사는 남국으로 이동하여 양운국의 후예들이 세운 구려국으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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