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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을 열흘 앞 둔 1월 어느 날 오후, 갑자기 걸려 온 전화 벨 소리에 아내가 잽싸게
" 좌석이 7석 밖에 앉 남았다 이거지?, 그래, 그럼 먼저 우리것도 좀 미리 넣어 줘!"
통화가 끝나자, 아내가 나에게로 돌아 앉는다.
" 여보!, 사천성 팩케지 투어 싼게 있는데, 은영이네하고, 동근이네, 세 집이서 함께 " . . . . . . . . . '
나의 시큰둥한 반응에 아내가 못 마땅한가 보다.
" 당신같이 평소에 부르는 데가 없는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 아무소리 말고
" 느닷 없이 웬 팩키지 여행이야?, 메뉴가 뭔데? "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아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 성도, 해라구라던가?, 높은 산중에 천연수 노천 욕탕이 그렇게 좋대요. 4 박 5 일에
" 설 지나고 월요일이면, . . . 2 월 11 일부터 15 일까지? "
나는 어제 TV 뉴스 시간에 중국 중서부 지역에 폭설이 내려 길이 막혀 농산물 가격이
" 성도가 어디야?. 중국의 중서부 쪽이면, 눈이 많이 와서 길이 막혔다고 하던데. . .
" 비행기는 뭘로 간대?, 칼 이야? 아시아나 야?"
" 중국 비행기래요."
" 한국 비행기도 아니고, 중국 비행기야?, 추락해도 신문에도 않나겠군. "
아내는 나의 시원치 않은 반응을 가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해석하고, 즉시 은영
" 애!, 조금만 더 기다려 봐야겠다. 남편이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 같다. 그 쪽에 눈이
그 이후, 몇 시간이 지났다. 저녁 상을 차리던 아내가 느닷없이 제 2 탄을 날린다.
" 당신처럼 갈데 없는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기횐데, 우리 친구들이니까 그나마 당신을
그때까지도 나는 전혀 느끼질 못하고 있었다. 나의 어중간한 반응에 아내는 화를 내고
( 자!, 가만히 생각을 좀 정리 해 보자!, TV 뉴스에는 엄청 난 눈이 내려 농산물 유통이
나의 생각은 어느덧 가는쪽으로 기닥을 잡아 나가고 있었다.
" 그래, 여보!, 은영이네한테 전화 해!, 간다고 "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중국 사천성의 수도, 성도와, 험한 산 허리를 깍아 길을 낸 차마고도,
은영이네나, 동근이네는 모두 집 사람 친구 아이들 이름이다. 갓 태어 났을 때부터 부르기
은영이네 동근이네, 두 친구는 중, 고등 학교를 같이 다닌 50 년 가까이 된 친구들이다. 그 많은 고교 동창들가운데 유독 은영이네나 동근이네를 포함한 7 명만이 찹쌀알 처럼 똘똘 뭉쳐, 오랜 세월을 같이 해 온 것이다. 도중에는 서로 반목하는 일도 있어서, 한 동안은 서로 말도 않하다가 어떤 계기가 되면 다투던 일은 까맣게 잊어 버리고 또 다시 도토리 키 재기가 되어 수화기에 불이 붙는 것이다.
대학들은 서로 다른 학교들을 나왔지만, 이들의 모임은 실로 끈끈하기 이를데 없다. 남편들을 동원하기 시작 하였다. 부부동반 회식은 물론, 서울 가까운 명소에 동반 여행도 여러번 다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결혼 할 즈음에는 생활 패턴도 많이 달라지고, 사고 방식고 많이 달라졌지만 이들의 우정은 한결 같았다.
그 동안 구성원에도 변화가 있었다. 멤버 가운데 한사람, 모이기만 하면 익살과 해학으로 좌중의
모두들 결혼 생활은 성공적이어서 자녀들을 잘 키워 결혼까지 모두시켰다. 이제는 모이면 화두가
이 번 여행에 다른 친구들은 다른 일 때문에 참가를 못하고 세 집에서만 의기 투합하여 동반하게
제 1 일 ( 2월 11 일 - 월요일 )
약속 한대로 오후 6 시 반에 세 커풀이 인천 국제 공항 3 층 만남의 장소에 모였다. 등산복 차림에
" 끌려 왔소?, 자진해서 왔소?, "
" 묻혀 왔지요? "
" 중국 중서부에 눈이 많이 왔다는데 괞찮을까요?"
6 시 45 분, 하나 투어 여행사 직원이 나타나 체크인 카운터로 안내한다. 짐까지 붙인 후
" 여러분들 비자는 단체 비자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우선, 팀
안내원의 주의 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1. 우리 일행 6 명의 비자는 각자의 여권에 기재 된 것이 아니라, 한장의 백지에 기재 되어
2. 성도에 도착하면, 입국 심사후 짐을 찾고, 세관 신고서를 제풀 하시고, 밖으로 나오면
3. 여행을 마치고, 중국 출국시, 세관 신고서를 제출하시고 해당 항공사 카운터에서, 입국시
4. 현지에서는 미국 달라보다 한국 돈을 더 좋아하니 천원짜리 지폐를 10 장 이상 준비 할 것.
5. 현지 가이드에게는 일당 $10 불의 수고료 1 인당 총 $ 40불을 지불 할것.
6. 관광비 \299,000. 원 에 포함 된 항목 : 왕복 국제선 항공료, 관광지 목욕비를 포함한 각 종
포함 않 된 항목 : 가이드/ 운전기사 수고료 ( 일당 1인 $ 10 불 ), 중국 비자 발급 비용.
( 4 박 5일 관광비가 어떻게 이렇게 쌀 수가 있을까? )
첵크인을 하고 안내원과 작별을 하고나니, 오후 7 시 15 분, 출발 시간까지는 아직 2 시간이나
8 시 45 분부터 탑승 시작, 좌석은 좌우로 각각 3석씩 배치되었다. 의외로 좌석이 만원이다.
" 나 혼자만 죽으면 억울 할 텐데, 같이 죽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덜 억울하지! "
잠간 눈을 부쳤다고 생각 했는데, 비행기는 이미 하강 착지 안내 방송을 하고 있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아 공항 로비로 나오니 하나 여행사의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은
우리들의 가이드는 작은 키의 청년으로 한국 말이 유창하다. 이 가이드의 인솔하에 같이 할 관광객은 우리 말고 다섯 명이 더 있었다. 5 십대의 부부, 2 십대의 딸과 5 십대 어머니, 그리고 6 십대 초반의 사나이.
일행이 대기한 버스에 오르자 가이드가 인사 말을 한다.
" 여러분, 성도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저의 이름은 황성 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을 4 박 5 일
한국 말이하도 유창하여 그의 말을 잠시 끊는다.
" 황성씨!, 한국 사람이요?, 중국 사람이요?,"
" 예1, 저는 길림에서 출생한 조선족 2세 입니다. "
"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한국 말이 유창하오? "
" 집에서는 가족들이 모두 한국 말을 씁니다. 그리고 조선족 학교도 있어서 한글도 배웠습니다." " 그럼 중국 말은 어느 정도요? "
" 중국 말도 아주 잘 합니다. 중학교는 중국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중국어 웅변 대회에도 나가서
( 한국어 잘 하는 가이드를 만났으니 여행은 편하게 잘 하겠군! )
공항을 출발 한 지 30 분 만에 " 신축련 호텔 (Xin Shu Lian Hotel ) " 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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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생한 해외관광 기행문이라 다 읽고 나면 우리도 다녀 온거나 마찬가지가 되겠구려. 기대하리다.
그런데 오사범 부부 사진 빼면 사진 한장밖에 안올렸구만!.카메라 뒀다 머 햇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