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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자 장영희 교수(왼쪽)와 선친 장왕록 교수. 장영희 교수는 “아버지와 눈매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나의 삶 나의 아버지/고건 외 18명 지음/288쪽·1만1000원·동아일보사
◇모녀지정/김선미 지음/192쪽·9000원·북라인
언제나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람막이였던 사람. 한때는 그 강력한 영향권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써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내 자신이 그를 닮은 모습으로 돌아와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이.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의 버팀목이 되어야 함을 깨닫는 그 이름, 나의 부모님.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와 자식의 정을 새롭게 발견하는 책 두 권이 선 보였다.
‘나의 삶 나의 아버지’는 명사 열여덟 명이 회상하는 아버지 이야기. 영문학자인 장영희 서강대 교수는 선배 영문학자였던 부친 장왕록 교수를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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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오윤홍(왼쪽) 씨와 어머니 김기숙 씨. 오 씨는 자신을 믿는 어머니가 “마음을 들볶지 말고 물흐르듯 살아라”고 충고했다고 회상한다. 사진 제공 북라인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야 하는 딸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마다 아버지는 교장실을 찾아가야 했다. 같은 전공을 택하면서 아버지의 큰 이름은 짐이 되기도 했다. 유학을 가면서 ‘아버지의 그늘에서 해방됐다’며 들뜨기도 잠시. 주임교수는 한국에서 왔다는 말을 하자마자 ‘장왕록 교수 아니?’라고 묻더란다.
연극배우 손숙에게 아버지는 ‘지우고 싶은 이름’이었다. 어머니를 버리고 일본에서 새살림을 차렸기 때문이다. 장성해서야 아버지를 찾아간 자식들은 온천여행을 가서 옛날 얘기를 하며 부둥켜안고 울었다.
이양하의 수필 ‘경이 건이’의 주인공으로 철학자인 고형곤 전 전북대 총장과 그의 아들 고건 전 국무총리, 프랑스 유학중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급거 귀국한 장녀 박근혜(한나라당 대표)를 공항까지 나와 맞았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화도 눈길을 끈다.
‘모녀지정’은 기자가 수첩과 카메라에 담아 낸 우리 시대 어머니와 딸 20인의 이야기. 왜 유독 ‘모녀’일까. 저자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남달리 친밀하고 복합적이다.
출산이란 경험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감성적 관계에 익숙한 여자라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설명한다.
영화배우 오윤홍은 고등학생 시절 극장 매표소 직원과 시비가 붙어 파출소에 갔을 때를 회상한다. 경찰관들에게 “내 딸은 허튼 아이가 아니에요. 이유 없이 행동할 아이가 아니란 말입니다”라고 침착하게 말하는 어머니. ‘신뢰’가 그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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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숙자(왼쪽)씨와 딸인 SBS 최영인 PD. 곽 씨는 손자 손녀의 육아를 도맡는 이 시대의 헌신적인 ‘친정 엄마’의 전형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 북라인
SBS의 최영인 PD는 고등학생 시절 짝사랑하는 선생님에게 선물할 쿠션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머니는 공부하라고 말리는 대신 남대문에서 천을 끊어다 내밀었다. 딸이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 그것이 그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좋은 엄마의 핵심은 잘 떠나보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여성학자 조한혜정 씨와 그를 ‘조한’이라고 부르는 딸 로자, 엄마인 연극배우 박정자가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공연 내내 자기만 쳐다보는 바람에 울음을 터뜨리고 만 딸 이연수 등의 사연도 소개된다.
“모성의 신화로 포장되었던 여자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 어머니가 딸을 통해 인생을 보상받으려 하지도 않고, 딸도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벼르지 않는다. 둘은 한결 부드럽고 편안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첫댓글 너무 길다! 정말 사랑이 식은 모양이다!
공감이가네! 나또한 아버님 어머님의 강력한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안깐힘을 썼건만.... 이제는 내자신이 너무도 그분들을 닮아버려서.... 아빠 엄마 감사해요! 가끔..."내가 나인게 너무 행복해요!" 이말하면 엄마는 지금도 웃으신다.^^
20대를 바라보고 있을무렵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면.. 아빤 그랬어! 혜영아! 주변에 다른집은 아이들이 많으니 하나가 잘못되어도 절반의 실패거나 25%의 실패일수있지만.... 난 너하나 잘못되면 100% 실패야! 하시던... 그땐 그냥들었는데... 이나이에도 여전히 유효할줄이야! 늘 신중하고 흐트러질수없는 이유가 될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