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애호가로 부터 "AC점화가 DC점화보다 음질이 좋으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해야 하는데 그 이유중 하나가 "빈티지 명기는 모두 AC점화 아니냐?"라며 덧붙여 질문을 하므로 그렇습니다.
많으신 분이 이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계실 것으로 생각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린다면 이런 류의 얘기는 민심을 현혹하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에게 "이 앰프는 AC점화이기에 소리가 좋다"고 하시는 분은 무지한 결과이거나 내세울 것 없는 앰프이기에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진공관에서 히타는 캐소드를 달구는 작용외는 하는 일이 없습니다. 물론 직열3극관에서는 히타가 캐소드의 일을 겸하게 되지만 같은 맥락의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AC든 DC든 결과는 같은 것입니다.
회로적인 견지에서 보면 옛날에는 직류점화를 하고 싶어도 큰 용량의 정류소자가 없었습니다. 용량이 큰 콘덴서도 없었습니다.
DC점화가 필요해도 어쩔 수 없이 AC점화를 하였던 것입니다. 큰 용량의 씰리콘 정류다이오드가 생산되고 큰 용량의 전해콘덴서가 생산되면서 히타의 DC점화가 시작되었고 앰프의 S/N비는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이후 정전압IC의 출현으로 보다 더 진보된 앰프가 만들어졌습니다.
마란츠7 프리앰프도 씰리콘다이오드에 의한 DC점화하였습니다. 마란츠7 프리도 AC점화해야 소리좋다고 말해야 하나요...? 또 하나의 예로 마란츠콘솔릿도 씰리콘다이오드 정류에 의한 DC점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 기기는 프로용으로 대단한 명성을 남겼습니다.
과거 유명메이커에서도 DC점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자(씰리콘 정류소자 및 전해컨덴서의 출현으로..) 적극적으로 DC점화를 시작하였습니다.
가끔 진공관앰프에 반도체소자(IC, TR)가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이 계신데 증폭회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므로 마음쓰지 않으셔도 되고 앰프의 안정도 및 S/N을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진공관프리앰프를 만든다는 가정하에 AC점화로 실용상 충분한 S/N을 확보하려면 매우 수준높은 실장기술을 필요로 하지만 아무리 배선을 잘해도 DC점화 한 것보다 우수하지 않습니다. 같거나 못합니다. 과정이 어려웠다고 하여 고성능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며 결과를 미화하여 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