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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에서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수준별 수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후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학교현장에서 실시되었던 수준별 수업을 점검해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실> |
대담 : 김희대 / 중대부고 교사 사회 : 이해명 / 단국대 교수 일시 : 2005년 4월 6일 |
이승표 / 경기 화홍고 교감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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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60년대는 학생간의 차이를 없애는 평등교육을 추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중학교가 무시험전형이 되고 70년대 와서는 고등학교까지 평준화되었지요. 하지만 80년대 개인간의 학력차가 심해지면서 모든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키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수월성이 점차 중요시되기 시작하면서 2000년에 본격적으로 영재학교와 자립형 사립고가 생겨났습니다. 평등을 저해하지 않고 개인학력을 신장시킬 방법을 찾다가 수준별 수업이 등장한 것입니다. 수준별 수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운영상의 개선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학교 운영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2.5% 학교에서 수준별 수업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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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 명 - 교수 tolstory55@hanmail.net
“현장에서는 수준별 수업을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수준별 수업에 활용되는 교재가 개발되어 있어도 내용이 대동소이해서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수준별 수업을 위한 교재는 전문가가 단계적이고 실용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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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표 현장에서는 수준별 수업이 개별화 수업의 대안이자 평준화의 보완책 정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수준별 교육과정은 이동수업 이외에도 몇 가지 유형이 있지만 대부분 일선학교에서 ‘수준별 수업’하면 이동수업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도 수준별 이동수업에 초점을 두고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밝힌 통계에 따르면 32.5%의 학교에서 수준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화홍고등학교의 경우는 1학년 과정에서 영어와 수학 두 과목에 이동수업을 실시합니다.
김희대 중앙대부속고등학교는 1997년 교육청의 요청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와 수학 두 과목에 한해 이동수업을 실시했다가 1년만에 중단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 현장교사와 학생들의 반응, 교육여건 등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2004년 2학기부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교과에 한해 주당 4시간 중 1시간만 기초와 심화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습니다. 동일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되, 기초반은 교육내용을 상세화하고 심화반은 보충학습 자료를 제시해줍니다. 그런데 수준별 수업이 우열반으로 인식되어 학생들 사이에 컨닝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학부모들 또한 내신과 직결되는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적잖은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준별 수업의 초보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업 효과 운영방법이 관건
사회 대체로 1학년을 대상으로 영·수 과목을 단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듯합니다. 반편성과 교사배치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수준별 수업은 이론적 측면에서 미국 등 외국에서도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수준별 수업 운영이 학력을 신장시킨다고 나타났습니다. 동질집단으로 묶으면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자기수준에 맞게 공부할 수 있으며 소외감도 적다고 합니다. 하지만 초등에서는 수준별 수업이 효과가 있지만 중등에 가서는 소외를 느끼게 되어 효과가 거의 없다는 반대 입장도 있습니다. 게다가 심화반 학생들은 고도의 학문적 지식을 쌓아 훗날 사회에서도 고차원적인 업무를 집행하는 자리를 차지하는 반면, 보충반 학생들은 단편적인 학습으로 사회에 진출해서도 단순한 업무만을 처리하게 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학자들도 수준별 수업의 효과를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운영방법이 관건인 듯합니다. 학교현장에서는 수준별 수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습니까. 운영상의 어려움은 없습니까.
이승표 업무부담과 아울러 교육과정이 대학입시를 위한 교과서 수업으로 교사들이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교수·학습과 평가를 연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해요. 분반수업에서는 가르치는 과정이 다르므로 평가도 별도로 해야 하는데 현행에서는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국가 교육과정에 따라 시·도교육청의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지침을 구체적으로 학교에 제시해야 하는데 교육과정 운영방법에 대한 안내 등이 미흡합니다. 또 학부모들 중에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학원의 수준별 수업은 수긍하면서 학교의 수준별 수업은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서로 다른 단계를 배운다고 해서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모든 과목을 통합하고 영어와 수학만 분반을 하고 있고 요즘 학생들은 많은 특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위화감 조성은 생각하는 것만큼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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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희 대 - 교사 korates@hanmail.net
“보충반을 배려하는 수업방법을 고안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충반에 학급당 인원을 가장 적게 하고 능력있는 교사가 맡아야 합니다. 교실 또한 교사의 연구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하고 다양한 학습자료를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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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대 저는 의견이 다릅니다. 학교 상담실에 있다보면 성적으로 학생들 사이에 따돌림 사례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한 예로 외모, 발표력 등 다방면에 뛰어나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던 학생이 집단 따돌림으로 고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학기초에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 학생의 성적이 하위권임을 알고 친구들이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이 조성될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수준별 이동수업과 관련한 핵심적인 문제들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교원은 현실적으로 수준별 수업의 실시 여부와 관련된 결정요인입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수준별 수업의 효과를 공감하면서도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가 교사인 경우가 상당합니다. 교사의 업무 과중과 하위단계 수업기피, 지도교사 배정의 곤란성, 학교환경 등이 수준별 수업 운영을 어렵게 합니다. 다음으로 수업 문제입니다. 수준별 반 편성이 성과를 거두려면 적어도 보충, 기본, 심화 등 3개 수준은 운영해야 합니다. 3단계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려면 교실이 적어도 현 학급수보다 1.5배는 많아야 합니다. 여유 교실이 부족해 분반의 수준을 세분화하기 어렵고 학생수도 많아 소집단 수업이 여의치 않습니다. 게다가 반 편성을 한다 해도 객관적 기준에 따른 학급편성이 어렵고 기초과정 학생들의 심리적 위화감으로 수업 열의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으며 학교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수준별 수업에서 사용할 교재 개발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교육청 수준별 자료 DB 구축
사회 정책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정착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의 교육정책이 잘못되면 사교육으로 갈 수도 있겠지요. 지금까지 수준별 수업의 애로사항을 다각도에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해보도록 하지요.
이승표 수준별 이동수업을 현장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다 구비해서 실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7·20 교육여건 사업으로 학급당 35명이 된 것이 불과 얼마 안 됩니다. 아직은 완전한 형태의 수준별 교육과정을 실천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우선은 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물론 수준별 수업의 궁극적인 방향과 현장실천 사이의 모순을 적극적으로 피드백해서 교육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겠지요. 수준별 수업을 학교에서 교육청의 지침만을 따르기 위해 학습집단만 구분하고 그 수업내용이나 방법은 과거와 같이 한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수준별 수업에 대해 교사들이 협의해 운영방법을 정하고 교수·학습 계획을 면밀히 작성해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수준별 수업은 현장교사들의 전문성과 인식개선이 필수입니다. 따라서 교육청 특히 지역교육청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실천의지 등을 북돋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현재 만들어져 있는 수준별 수업 교재를 학교별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지금은 자료들은 산재해 있지만 교사들이 통로를 몰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희대 수준별 이동수업의 성공적 정착에는 교사의 공감대와 차별화된 교수·학습 자료이외에도 학습자와 학부모가 수용할 수 있는 평가방법의 합일도 절대적입니다. 평가 방식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수렴을 거쳐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분반은 정기고사보다는 진단평가로 하며 학생의 희망에 따라 조정 가능해야 할 것입니다. 우수반과 보충반으로 나뉠 경우 보충반을 배려하는 수업방법을 고안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충반에 학급당 인원을 가장 적게 하고 능력있는 교사가 맡아야 합니다. 교실 또한 교사의 연구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하고 다양한 학습자료를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더불어 수준별 수업 운영에 적합한 교재 개발을 위해 교과협의회 등 교사 스터디 그룹 활동을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진로진학상담과 교수법, 매체사용법 등 수업개선과 관련한 전문기구를 두고 이를 담당할 핵심교사를 배치했으면 합니다. 정부의 학교환경개선지원대책도 요구됩니다. 여유 교실과 교과교실을 교사 연구실화 할 수 있는 통신·정보 시설이 확충되어야 합니다. 교육청 차원에서는 학교단위의 교수·학습자료 개발, 보급에 대한 지원 강화와 단위학교의 수준별 이동수업과 관련된 수업컨설팅 노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미 개발되어져 있는 수준별 교수·학습자료를 단위학교 교사들이 활용하기 쉽게 DB로 구축해서 탑재해 교사들이 학교,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적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사회 일전에 현장교사들이 교사연수의 강사들은 주로 개념만 설명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수준별 수업을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수준별 수업에 활용되는 교재가 개발되어 있어도 내용이 대동소이해서 학교별로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수준별 수업을 위한 교재는 전문가가 단계적이고 실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책을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현장의 의견을 취합해 정책사항을 미리 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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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표 - 교장 llsspp@moe.go.kr
“수준별 수업은 현장교사들의 전문성과 인식개선이 필수입니다. 지역교육청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실천의지 등을 북돋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수준별 수업 교재를 학교별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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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편, 현재는 수준별 수업을 이동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통합반을 주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동수업이나 통합수업이나 교사의 운영에 따라 성공이 좌우되겠지요. 끝으로 결론 삼아 수준별 수업에 대한 제언을 해주십시오.
학교 구성원 논의로 점진적 개선
이승표 사회 변화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학교교육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동안 능력, 수준, 흥미, 특기가 각기 다른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가르쳤다면 학생들의 개인차를 고려해 그 능력이나 흥미에 따라 달리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또한 교사들의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전문성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나 검토 없이 대학입시 준비만을 위해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섭렵하려는 교수·학습 활동으로는 소위 ‘붕어빵을 기르는 교육’밖에 될 수 없습니다. 학교 구성원들이 교육 내용이나 방법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봅니다.
김희대 7차교육과정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려면 현재 학교에 따라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수준별 이동수업이 전면 확대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수준별 수업이 현실적 학교여건이나 준비가 소홀한 채 학교의 필요가 아닌 외부에 의해 시행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학교는 수준별 수업 준비와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교사들은 동료교사와의 협동을 통해 시행에 따른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수준별 수업의 확대와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확고한 교사의 의지와 다양한 지원체제가 갖추어지고 학교현장의 여건이 대폭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수준별 수업이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게 하고 학교를 떠나는 학습자를 학교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회 교육에는 평등과 수월을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수월성과 평등성의 요구를 조합해 한국의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고 교과서 개편과 교사연수를 보다 알차게 운영해 교사들에게 의욕과 동기를 부여해주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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