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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갈두항에서 뱃길로 1시간. 보길도 청별항은 남도의 작은 섬과 비슷하다. 관광객을 반기는 질펀한 남도사투리. 햇볕을 머금은 푸근한 바람이 상쾌하다. 보길도는 해변과 답사지로 나눠 돌아봐야 한다. 오전에는 바닷가를 찾고 오후에는 답사코스가 좋다. 청별에서 왼편 길을 따라 중리와 통리 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해변이 나타난다. 길이가 1.2㎞ 정도인 통리해수욕장. 조금 더 들어가면 중리해수욕장이다. 파도가 거의 없고 점점이 떠 있는 섬 풍광이 그림 같다. 통리 앞에 떠 있는 목섬은 하루 2차례 물길이 열린다. 그 너머 보이는 섬이 당사도. 영화 '그곳에 가고 싶다'의 무대가 된 섬이다. 통리에서 샛바우재를 넘어서면 보길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예송리다. 해변은 걸어서 30∼40분. 가슴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정겹다.
해변을 빠져나와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답사코스다. 청별을 지나 처음 만나는 것이 세연정으로 고산 윤선도가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워 시를 읊고 활을 쏘며 자연을 노래했다는 곳이다. 세연정은 소쇄원과 마찬가지로 국내 조경문화의 걸작. 예전에는 세연정 바로 앞에 어부사시사를 읊었다는 바닷가까지 보였다지만 지금은 뭍 속에 파묻힌 것 같아 아쉽다. 세연정 앞 산으로 15분 정도 올라가면 옥소대에 다다른다. 옥소대에 올라서 무희가 춤을 추면 세연정에 그림자가 비춘다고 한다. 이밖에 부용동, 열녀부인김씨비각, 동천석실 등 고산의 자취가 끝없이 널려 있다.
뾰족산에 오르면 추자도와 제주까지 보인다. 꽃봉오리가 뚝뚝 떨어진 동백도 아름답다. 보길도는 땅끝 갈두항과 완도에서 들어갈 수 있다. 갈두항에서는 오전 8시 30분부터 세 차례 배가 떠난다. 승용차를 가지고 갈 수도 있다. 완도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다섯 차례 배가 떠난다.
◎ 여객선 정보 : 땅끝(갈두항)(061-533-4269). 완도 보길도(061-553-6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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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숨소리가 들리는 명승 거제 해금강. 해안도로변엔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서둘러 봄 마중 나온 개나리, 버들강아지도 고개를 내밀었다. 갈곶리 앞바다에 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해금강. 갈곶에서 유람선을 타면 비경의 파노라마가 시작된다. 푸른 바다에 우뚝 솟은 섬들의 군상. 사자바위·신랑바위·돛대바위·거북바위·미륵바위…. 물은 유리처럼 맑고 바위 꼭대기에선 천년송이 고결한 자태를 자랑한다. 십자동굴을 감싸고 있는 바위 틈새로 파란 하늘이 열린다. 영겁을 이겨온 풍상이 기암절벽에 서려 있다. 배는 섬의 깊은 속살까지 헤집고 다니며 인사를 한다. 아슬아슬한 바위섬 끝에 앉은 낚시꾼, 감성돔, 볼락을 들어 보이며 손을 흔든다. 앞바다엔 홍도(鴻島)가 선명하고 멀리 안경섬이 보일 듯 말 듯하다. 해금강 일대를 돌아보려면 장승포 구조라 학동 갈곶리 도장포 등에서 유람선을 이용하면 된다. 관광코스는 해금강, 외도, 매물도 등 다양하다. 코스에 따라 유람시간은 각각 다르지만 2∼3시간은 들여야 해금강지역 전체를 볼 수 있다.
곳곳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여차해변은 거제 최고의 경관. 송림을 병풍삼아 지치도록 푸른 물결이 몽돌(둥근 자갈)밭에 출렁거린다. 파도가 밀려오면 물을 머금고 더욱 검어지는 몽돌은 흑진주처럼 탐스럽다. 배가 10여 척, 집이 20여 채밖에 안되는 한적한 마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개발이 안돼 신비로움을 자연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거제도 해안길 중 유일하게 비포장으로 남아 있는 섬 남부의 천혜 비경이다. 오프로드 드라이브코스로도 제격. 주로 가족단위 관광객과 배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다. 신현읍에서 구천고개를 넘어 학동 해안길(14번 국도)을 따라 남쪽으로 달리다가 다포로 차를 돌리면 여차해변에 닿는다.
여차해변에서 산길을 오르면 명사해변으로 가는 길. 자갈을 대굴대굴 굴리며 신나게 달리는 차가 내뿜는 흙먼지조차 정겹다. 솔밭 사이로 크고 작은 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병대도, 소병대도가 푸른 물결을 타고 춤추듯 바다에 떠 있다.
멀리 널찍한 매물도 여차리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멋진 해변이 또 나타난다. 학동 몽돌밭해변. 매년 6월 중순 대만·인도·보르네오 등지에서 무지갯빛 팔색조가 보금자리를 찾아 날아온다는 곳, 동백숲과 해금강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횟집과 민박촌, 휴게실 등 위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60여 개 섬을 알처럼 품고 있는 거제도. 해안 700리길을 따라 섬을 굽이굽이 돌아보고 싶은 곳. 해금강과 여차해변에 오면 자연의 신비에 끌려 바쁘고 지친 도시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늦겨울의 마지막 여행. 기암괴석 위에 새로 돋는 봄풀과 몽돌밭 바닷바람이 있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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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섬 외도는 해금강의 파라다이스라 불린다. 구조라항에서 내도를 지나 유람선으로 10분이면 섬에 닿는다. 4만6천여 평에 740여 종의 꽃과 나무가 있는 해상식물원에는 선샤인·야자수·선인장 등 열대식물이 가득하고 은환엽유카리·스파리티움·마호니아 등 희귀식물이 눈길을 끈다. 연산홍이 만발하는 4월이면 외도는 화려한 섬으로 변한다. 동백·대나무·후박나무 등 자생식물로 이루어진 숲엔 동백새·물총새·부엉이가 둥지를 틀고 있다. 편백나무숲으로 만든 천국의 계단과 정상의 비너스 공원도 이채롭다. 대나무숲길로 들어가면 동섬 주변 정경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전망대휴게실에선 해금강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악동들의 얄궂은 모습을 담은 조각공원도 볼 만하다. 서울사람 이창호 씨가 섬을 구입, 26년간 정성 들여 관광농원으로 꾸몄다. 외도는 해금강을 유람할 때 잠깐 들르는 코스로 여행자를 위한 숙박시설과 음식점은 없다. 1∼2시간 정도면 넉넉히 관광을 할 수 있다. 도장포·갈곶·학동에선 배로 15분, 장승포에서는 20분쯤 걸린다.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에 위치해 있다. 문의 : 031-7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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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구천계곡을 보면 거제도가 섬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는다. 산세가 수려해 깊은 내륙에 들어온 느낌. 올곧게 솟은 박달나무숲이 이국적이다. 구천계곡은 노자산과 북병산 자락이 남북으로 맞닿은 골짜기. 위로는 문동폭포가 요란한 물소리를 내고 아래로는 아홉굽이 물이 흘러 동부저수지와 구천저수지를 이룬다. 계곡입구∼심원사∼정상(해발465m)∼지세포에 이르는 산길은 등산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거제시청이 있는 신현읍 삼룡초등학교앞 삼거리에서 동부면 가는 길로 들어서면 구천계곡이 나온다. 솔숲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고개 정상에 오르면 해금강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학동 쪽으로 넘어가면 노자산 자락에 자연휴양림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계곡 중간쯤에는 수영장·캠프장을 갖춘 구천관광농원(055-633-2573)이 자리 잡고 있다. 계곡 입구에는 동양 최대의 난·수석 전시장인 자연예술랜드(055-633-0002)가 있다. 풍란·석부작·목부작 등 난 2만 분과 수석 5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분재와 진귀석·정원석도 많은데 모양이 특이한 적선석(積善石)이 눈길을 끈다. 주인 이승보 씨가 17년 전 충북 제천에서 4대째 내려오는 가보를 구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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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에서 14번 국도를 타고 거제대교를 건너면 포로수용소터가 있는 신현읍. 3시간이면 말끔하게 단장된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일주할 수 있다. 경치가 빼어난 장승포∼구조라∼학동∼여차∼ 율포 구간이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 여차∼명사∼저구 구간은 비포장도로. 언덕길이 많으나 잘 알려지지 않아 한적한 투어링을 즐길 수 있다. 부산에서 여객선을 타면 45분∼1시간 만에 거제에 닿는다. 부산∼장승포, 부산∼고현, 부산∼옥포 노선이 있다. 배는 노선에 따라 다르나 보통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문의 : 055-681-2576
◎ 여수∼성포간 여객선도 하루 두 차례 오간다. 김해공항(051-970-2811)에서 1일 왕복 3회 운항하는 대한항공헬기를 이용하면 15분 만에 연초면 송정리에 도착한다. 서울·대전에서는 하루 왕복 4회, 부산·울산·마산·진주에서는 수시로 고속·시외버스가 다닌다(055-681-8619).
◎ 호텔은 신현에 거제관광호텔(055-632-7002), 삼성게스트호텔(055-630-4910), 옥포에 옥포관광호텔(055-687-3761), 장승포에 크리스탈호텔(055-681-4013)이 있다. 여관과 민박집도 많다. 거제도 관광안내 문의 : 055-632-0101
◎ 여차마을에는 민박집 '천년의 미소'(055-633-1858)가 웬만한 모텔 못지않게 깨끗하다. 주말 3만원 정도. 객실 옆 한옥에서 횟집도 운영한다. 구조라해수욕장 건너편 구조라 포구의 연화횟집(055-681-1366)의 음식이 깔끔하다. 매운탕과 해물탕, 회를 잘한다.
학꽁치 낚시는 새우 미끼(곤쟁이)와 낚싯대만 있으면 할 수 있다. 포인트가 따로 없이 부둣가에 자리잡으면 된다. 감성돔이나 갯바위 낚시는 장승포낚시(055-682-3636)에서 문의. 거제시청옆에는 거제 포로수용소 터가 있다. 거제 외도는 인공적으로 꾸민 정원.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과 외도를 둘러볼 수 있다. 2시간20분~3시간 소요. 장승포와 와현, 구조라, 학동, 도장포, 해금강 등에서 유람선이 떠난다. 유람선은 9천5백원~1만4천원. 관광객들이 차면 배가 출발한다. 구조라 유람선 문의 : 055-681-118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