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양평' 양근리 바로 옆에 붙어있는 공흥리 시외버스터미널.
중앙선 변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데다,
상대적으로 읍내와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터미널은 그 세를 위축되어 보이게 한다.
양평터미널이 비록 서울, 원주와의 수요경쟁에서 철도에게 밀린다 할 지라도,
전혀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터미널이다.
이웃 여주를 비롯해 광주, 청평, 심지어는 서울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모두 밀집하며,
용문-용두-홍천-인제-원통으로 이어지는 6번국도의 시발점이기도 하기 때문에
관광수요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주말만 되면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6번국도의 엄청난 정체현상은 양평터미널의 성장에 발목을 잡는다.
정체현상이 아주 심한 날에는 양수리까지 네 시간이나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할 정도로 심하다.
경춘고속도로가 새로 뚫리면 조금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양평읍내, 용문, 양덕원, 홍천읍내와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민자도로라는 한계점 때문에,
6번국도의 근본적인 정체현상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앞으로 중앙선 전철이 개통되어 철도가 쭉쭉 펴지게 된다면 그 위기감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현재도 시내버스 차고지로서의 역할이 강하지만, 복선화가 이루어지면 시내버스의 비중이 더욱 커질지도 모른다.
"시외버스"터미널로서의 본질을 잃어버릴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양평터미널은 양평읍내 한가운데가 아닌 읍내 끝자락의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다.
주위엔 길병원과 몇몇 아파트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높다란 건물을 찾아볼 수 없으며,
길가를 활보하는 사람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외곽에 위치한 덕분에 도로망 하나는 잘 발달하여 정체현상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거의 대부분의 터미널들이 주변에 심각한 정체현상을 일으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한 장점이기도 하다.
양평버스터미널이 지어진지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읍내와 한발짝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외곽으로 이전한 아산터미널, 천안터미널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남한강 덕분에 개발이 심하게 제한되어 몇 십년 동안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걸었기 때문이다.
8만명이 사는 지역의 터미널치고는 비교적 크다.
광장도 깔끔하고 넓게 조성되어 있고, 주변도 훤히 뚫려있어 조망도 좋다.
하지만 터미널 주변에 정신없이 몰려있어야 할 사람들은 도데체 어디로 간 것일까...
마침 터미널로 들어가기 직전, 양평군내 버스가 한 대 지나간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하루 세 번 뿐인 양동발 양평행 버스이다.
꽤 규모있는 양동면, 양평군에 속해있지만 지세가 워낙 험해 양평으로 이어지는 시내버스 자체가 무척 희귀하다.
그 때문에 터미널 주변에서 발견한 사실이 더욱더 뜻깊게 느껴진다.
터미널 내부는 얼핏 보면 상당히 낡아보이지만, 갖춰질 것은 다 갖춰져 있다.
기둥 사이로 조그맣게 숨은 매표소로는, 양평군내 각 지역으로 가는 시내버스 시간표가 붙어있다.
명색이 시외버스터미널이지만, 오히려 시내버스터미널로서의 역할이 더 큰 곳이다.
물론 완전히 시내버스터미널로 변해버린 '불광서부터미널'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말이다.
주변에 딱히 이렇다 할 상가가 없기 때문에, 양평터미널 내부 자체에 상권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커피숍(다방)을 비롯해 기사식당, 약국, 분식점, 피잣집까지... 없는 것이 없다.
작은 규모지만 정말로 없는게 없어 더더욱 편하게 느껴지는 아늑한 공간이기도 하다.
창문 밖으로 바로 보이는 승차장, 그 위의 오래된 비상구 표지판...
터미널이 들어온 지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보여주는 증표다.
양동행과 마찬가지로 하루 세 번 밖에 다니지 않는 원덕행.
양평-용문 사이의 '원덕역' 바로 앞을 지나가는 버스로,
봉성2리까지는 용문행 시내버스와 같은 경로로 운행하다가 거기에서 원덕건널목을 통해 원덕리로 빠진다.
터미널 출발시각 06:50, 14:20, 18:00.
단 세 번밖에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원덕역을 가는 데에 있어서 상당한 시간 참고가 필요할 것이다.
양평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여주터미널까지 가는 1-3번 버스.
양평쪽에서 시내버스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의자도 새 의자로 개조되었고,
행선판도 전부 화려한 LED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정작 여주까지 가는데 거쳐가는 경로는 안내하지 않고 있어서,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양평에서 여주까지 경유하는 경로가 상당히 여러 경로로 분할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서울-구리-도농-덕소-양수리-국수리-양평 2000-1번 버스,
청량리-망우-구리-덕소-양수리-문호리 8번 버스,
양평-광주간을 운행하는 광주시내버스가 나란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00-1번과 8번 버스 모두 원래 종점은 양평터미널이 아니지만,
회차용으로 시간당 1대씩 양평터미널에 들어온다.
6번국도가 한 번 막히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6번국도에 갇혀야 하는 불쌍한 신세이기도 하다.
미처 LED 개조를 하지 못한 금강고속 버스와 행선지를 갈아끼우지 않은 버스 등등.
갖가지 수많은 버스들이 나란히 달콤한 낮잠에 빠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시외버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목적지까지 가기 전에 잠시 중간정차하는 '시외버스정류장' 기능을 부가로 두고
금강고속의 종점이자 기점이 되는 '시내버스차고지'의 역할에 더 치중하는 듯 하다.
시내버스가 부릉부릉 소리를 내면서 출발할 때 찍은 것이라 사진이 온통 휘청거린다.
금강고속 시내버스를 세차해주는 기능까지 모두 양평터미널에서 도맡고 있다.
아무리 봐도 양평터미널은 '시외버스터미널'이라기 보다는 '시내버스차고지'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중앙선 복선화가 완료되어 시외버스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시내버스차고지로서의 역할은 더 커질 것 같다.
물론 어떤 추측을 하여도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시외버스'보다는 '시내버스'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터미널이라는 사실만큼은.
첫댓글 정정을 하면 6번 국도는 인천출발입니다. 오쇠로, 공항로, 종로, 망우로 등이 모두 6번국도입니다.
그런 뜻에서 6번국도의 출발점을 말한 것이 아니고, 강원도 북부권을 가는 곳의 입구 역할을 한다는 뜻에서 '시발점'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정확히는 인천 배다리가 6번국도의 기점입니다. 송림로, 가정로, 아나지길을 거쳐 윗분이 말씀하신 부천과 서울 지역의 도로를 지나지요.
중앙선 전철이 연장이 된다면 정말로 불광동 서부터미널과 같은 모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속초가는 시외직행이 있는데 불광동처럼은 않되겠지요... 군생활시절 홍천에서 양덕원-용두리-단월-용문-양평을 꼭거쳐서 동서울,상봉으로 빠지곤 했는데... 추억어린 6번국도 , 하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연장되고 경기도순환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북부지역 시발점역할도 겸하게되어 시외노선이 대폭증가할 여건을 갖춘 거점도시가 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양평터미널입니다.
그래도 동서울행 배차가 상당히 뜸하기 때문에 평일에도 거의 만석을 채워가며, 주말에는 입석도 못 하는 경우도 있죠 (금강고속이 돈이 좀 궁하나 봅니다. 시내버스는 군과 도에서 지원이 나오니 상관없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