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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감자]
“따릉, 따르릉”
땅위에서 아기 감자에게 전화가 걸려왔어요.
“여보세요? 으응, 딸기구나. 넌 요즘 어떻게 지내니? 난 땅속에서만 지내니까 너무 답답해. 바깥세상을 빨리 보고 싶어.”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 감자가 걱정을 했어요.
“우리 아기 감자가 여름까지 땅속에서 잘 참고 견뎌야 할 텐데 저렇게 야단이니 어쩌면 좋지?”
잠시 후, 또 전화가 걸려왔어요.
“여보세요? 거기 감자네 집이죠?”
“응. 수박이구나. 얘 넌 요즘 많이 컸니?”
“그럼 우리 엄마가 날 보고 제법 잘 여물었대. 처음엔 연두 빛이었는데 지금은 검정 줄무늬가 있는 초록 옷으로 갈아입었어.”
“어머! 정말이니? 수박아, 어떻게 하면 나도 멋진 옷을 입을 수 있을까?”
“그야 쉽지. 해님 얼굴만 보면 돼. 고추는 초록색이고, 참외는 노란색, 토마토는 빨간색이야. 너도 땅속에서만 있지 말고 빨리 나와 봐.”
이 말을 들은 아기 감자는 땅 속에서 지내는 것이 싫어졌어요.
“나도 해님 얼굴을 보고 싶어.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싶단 말이야.”
바로 그때였어요. 갑자기 땅이 쫙 갈리지더니 해님이 살짝 보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야! 해님이다. 빨리 바깥으로 나가 봐야지.”
아기 감자가 서둘러 밖으로 나가려하자 엄마 감자가 말렸어요.
“얘야 아직은 안돼. 조금만 더 기다리자. 응?”
하지만 엄마 감자의 말이 체 끝나기도 전에 아기 감자는 땅위로 올라와 버렸어요.
해님을 본 아기 감자는 점점 파래지기 시작했어요.
아기 감자는 신이 났어요.
어느 날, 밭에서 일하시던 할아버지가 파란 아기 감자를 집어들었어요.
“쯧쯧, 녀석 급하기도 하지. 너무 일찍 해님을 봐서 파래졌구나.”
할아버지는 파란 아기 감자를 씨감자 통에 넣으며 말씀하셨어요.
“내년에는 알차게 여물 때까지 땅속에서 기다려야 한다. 참을성을 길러야지.”
아기 감자는 그때서야 여름까지 기다려야 한다던 엄마 감자의 말씀이 생각났어요.
“난 너무 참을성이 없나봐. 내년에는 꼭 알찬 열매가 될거야.”
굳게 결심하는 아기 감자의 눈에 작은 눈물방울이 맺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