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평생에 너를 능히 당할 자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히 하라 너는 이 백성으로 내가 그 조상에게 맹세하여 주리라 한 땅을 얻게 하리라(수1:5-6)
할렐루야!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드립니다. 케냐에 도착한지 몇 일 안된 것 같은데 달력을 보니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한 달 동안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출국과 도착
저희 가정은 5월 29일(목) 한국을 출발하여, 예정대로 30일(금) 케냐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공항에 배웅 나왔던 부모님과 가족들, 영광교회 목사님과 사모님, 성도님들의 얼굴이 긴 비행 여정동안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더군요.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예슬이와 예지에게 비행기 여행은 처음이라서 힘들어하지는 않을지 조금은 걱정했는데,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잘 도착하였습니다.
임재찬 선교사님 가정과 함께 동행하였는데, 가정 수로는 두 가정밖에 안되지만 식구 수로는, 임선교사님 댁은 사모님과 성은이, 성희, 성경이까지 다섯 명, 저희 가정은 예슬이와 예지, 아내와 저까지 네 명, 그래서 모두 아홉 명이라는 대 식구가 이동한 셈입니다. 중간에 오오사카와 두바이에서 두 번 비행기를 갈아탔는데, 아이들이 많으니 역시 갈아타는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신생아를 업고 다니느라 사모들이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같이 다니니까 시간이 지루하지도 않고 교제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정착과 한인교회 예배인도
도착하여 정착할 때까지 송충석선교사님 댁에서 머물기로 되어있었는데, 도착하여보니 저희들이 오기 바로 전 날 밤에 송선교사님의 막내가 볼거리를 심하게 앓는 바람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미국 출타중인 장로교 선교사님이 집이 비어있는데(옆집에 사는 다른 선교사 사모님이 관리하고 있는 상태), 감사하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일 주일을 잘 지내고, 나머지 두 주간은 송선교사님 댁에서 머물다가 지난 주 목요일 살 집을 계약하고 짐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처음에 도착한 선교사님댁은 몸바사 한인교회(가정교회)였습니다. 그 댁을 관리 중인 사모님이 제가 도착하자 "주일 설교하시라고 하나님이 보내주신 것 같다"며 예배인도를 부탁하셔서 한인교회 담임하시는 선교사님이 오실 때까지 제가 예배 인도를 하고 있습니다.
케냐의 정황과 몸바사의 날씨와 건강상태
케냐는 지난해 말 대선이 민주적으로 잘 끝나 '키바키' 라는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었고, 폭동 없이 정치적으로 잘 안정되어 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라크 전쟁 이후 케냐가 테러 요주의 국가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종교간의 갈등으로 무고한 희생이 없도록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들이 들어온 지역은 케냐에서는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몸바사라는 항구도시입니다. 동남쪽 인도양 해변에 접해있고 해발고도가 낮아 고온 다습한 지역입니다. 다행히 5-7월은 겨울이라서 그리 덥지 않아 아이들과 아내가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8월부터는 다시 여름이 시작되는데 이 때는 한국의 삼복더위와 같은 날씨가 계속되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아내가 피부 알레르기가 있는데, 이 곳의 강한 햇빛을 받으니 가려운 모양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더 더워질텐데 모조록 심해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내의 피부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더운 지역으로 보내셨으니 보내신 하나님이 치료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그런지 예지는 감기에 걸렸습니다. 심하지는 않고, DTP 예방주사를 맞고 난 후 감기와 겹친 탓인지, 열이 올라 몇 일 고생을 했는데, 지금은 열은 내렸고 기침만 약간 남은 상태입니다. 몸바사에는 두 개의 종합병원이 있는데 예방접종은 이 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 번호표를 받아 대기해야 합니다. 의료수준이 많이 부족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택 계약과 향후 단기 계획
이 나라에는 전세라는 개념은 없고 모두 월세(렌트)입니다. 보통 선교사가 거주할 만한 주택은 나이로비와 몸바사 도시를 기준으로 15,000실링(약 30만원, 방2)부터 50,000실링(약 1백만원, 방4-5개) 사이인데, 가족의 수와 사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은 약 25,000실링-30,000실링(약 50만원-60만원) 정도를 주택비로 지출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 가정이 계약한 집은 방 3개에 거실과 사무실이 딸려 있습니다. 거실이 크고 사무실이 있어 교회를 하기에 아주 좋은 집입니다. 집세는 30,000실링(약 60만원)입니다. 처음에는 방 2개의 작은 집을 알아보다가, 이 곳이 주택가이라서 인근에 현지인들을 위한 교회가 없고, 지난 주에 케냐 몸바사 감리교 감독을 만나 인사를 드렸는데, 제2의 도시인 몸바사에 교회가 적다며 저희 가정이 교회설립을 하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말씀하셔서, 교회 겸 주택으로 집을 계약했습니다. 앞으로 1-2년은 이 곳에서 언어를 배우며, 현지 상황에 적응하면서, 교회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예정대로 몸바사 감리교회가 잘 개척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어공부는 7월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아내에게는 아이들이 딸려있다 보니 아무래도 학교나 학원에는 갈 수 없는 형편이라서, 가정 교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항공짐이 초과되어 예지 분유와 아기용품은 현지 것으로 잘 적응해 주기를 믿으며 포기하고 왔는데, 다행히도 이 나라 분유에 잘 적응해주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예슬이는 영어를 어떻게 알아듣는지 신기하게도 옆에서 영어로 부르면, 한국말로 대꾸하며 한인교회 언니들을 쫓아다니며 놉니다. 그래도 아직 현지인들은 경계하는 눈치입니다. 주로는 집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다음 학기부터는 가까운 곳에 유치원이 있다고 하여 보낼 생각입니다. 언어도 잘 배우고 문화충격 없이 건강하게 이 곳 친구들도 잘 사귈 수 있게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교사 비자와 감독회장 인사
현재 저에게 가장 급한 일은 선교사 비자(work permission)를 받는 일과 외국인 거주 카드 발급, 현지 케냐 감리교 감독회장 면담입니다. 지난 주에 몸바사 감독은 인사를 했습니다. 본부를 찾아가 보았는데, 감독회장은 급한 세미나로 만날 수 없었고, 현재는 영국 출타중이라 돌아오시는 대로 다시 나이로비에 올라가 인사를 드려야 합니다. 선교사비자와 외국인 등록은 다음주에 신청서가 들어가니까 늦어도 10월이나 11월에는 선교사 비자가 나올 것 같습니다. 선교사 비자를 받기 전까지는 서류상으로는 관광객(현재 관광비자임)입니다.
아울러, 한국 감리교 선교사 모임이 나이로비에서 있었습니다. 현재 케냐에 공식 파송 받아 활동중인 한국 감리교 선교사들은 싱글 포함하여 8가정이었습니다. 다음 달 말에는 케냐에 파송 받아 활동중인 한국 선교사들이 모두 모이는 케냐 선교사 수련회가 있다고 합니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하나님 안에서 모두 하나인 이들 모든 선교사님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도와 감사
고국을 떠나 다시 케냐 땅을 밟으니 처음이 아닌 땅인데도 왠지 모르게 조금은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잘 적응하면서 이 곳 생활에 빨리 익숙해지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급하게 떠나오느라 가족과 친구, 지방 목사님들과 교회와 성도님들께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하고 온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늦게나마 위하여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곳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습니다. '나쿠마트'라는 쇼핑센터에 인터넷룸이 있습니다. 한달 이용료는 6만원 정도로 비쌉니다. 속도만 빠르면 더 없이 좋겠지만(이메일확인과 홈페이지 몇 군데 들어가 보는데도 1시간이 족히 걸림) 그래도 이 먼 곳에서도 실시간으로 한국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했습니다.
선교지에 온 후 한국에서는 여러 사정상 자주 거르게 되던 가정예배를 빠짐없이 드리게 되어 감사합니다. 가나안을 향하여 믿음으로 정복하며 나아갔던 여호수아를 다시 읽으며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믿음의 사역과 주께 드릴 승전가를 예비하는 선교사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