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이 어떤 신앙생활을 누려왔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한국 민족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첩경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불교, 유교, 도교의 영향을 받기는 하였지만, 그 기저에는 한국 고유의 종교인 무속신앙이 민간신앙으로 자리잡고 있죠.
그 중 하나가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가신신앙이죠. 가신신앙은 집안에 존재하는 신적 존재들에 대한 신앙으로, 이 가신신앙은 가정의 무사태평과 가장의 출세, 신수․재수대통, 자손들의 무탈을 비는 부인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가신신앙이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1. 가신신앙의 성격
- 가신신앙: 공간적으로 집안에 존재하는 신적 존재들에 대한 신앙. -> 따라서 가신신앙은 가정 단위의 신앙.
- 이런 점에서 가신신앙은 유교적인 제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신앙. 유교 제례는 남성들이 주가 되며 형식성․이념성․논리성 등의 특징을 지니지만, 가신신앙은 주부가 담당자가 되며 소박하고 현실적인 것이 특징.
- 가신신앙은 무속이나 동제 등과 같이 조금씩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이어져 온 민간신앙의 한 갈래. 이러한 민간신앙은 기성종교와는 달리 교주나 창시자가 없음.
<- 그래서 교리나 경전․교단조직이 희박하며, 또 각별한 윤리관을 강조하지도 않으며, 논리적인 구분의식도 부족한 것이 일반적인 특징.
- 특히 가신신앙의 신관은 다신다령교적(多神多靈敎的)인 성격을 띰.
<- 이것은 가신신앙과 무속신앙, 그리고 동제를 비롯한 마을신앙의 공통점. 또한 이들은 서로 섞여 있어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음. (예: 주요한 가신인 조상신이나 성주․터주 등은 그대로 굿의 주요한 순서인 조상거리․성주거리․대감거리의 신들임.)
* 제주도 지방의 삼신 굿인 불도맞이: 삼신할머니에게 기자(祈子)하는 굿.
- 가신신앙의 성격은
① 신앙의 대상이 가정단위로 한정됨.
② 신앙 장소의 범위와 한계를 한 가정의 생활공간으로 함.
③ 주로 주부가 사제자가 됨.
-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전제로 가정 내 공간에 따라 다음과 같이 가신신앙을 구분할 수 있음(교재 419 페이지에 나와있음).
① 안방을 주로 한 조상령(祖上靈)
② 안방을 주로 한 삼신
③ 마루를 주로 한 성주신
④ 부엌의 조왕신(竈王神)
⑤ 뒤꼍의 택지신
⑥ 뒤꼍의 재물신
⑦ 출입구의 문신
⑧ 뒷간의 변소신들
⑨ 우물․샘의 용신
⑩ 안택․고사 기타 신앙형태들
2. 가신신앙의 형태와 그 특징
1) 조령신앙(祖靈信仰)
- 우리나라의 전통 민간신앙에서 행해져 온 조령신앙은 원래 유교적인 조상숭배와 별개로 행해졌음. -> 그러나 유교식 조상숭배의 그늘에 가려서 지금은 거의 소멸상태에 이르렀고, 기록도 거의 없으며, 단편적인 기록과 최근의 민속조사를 통하여 조령신앙의 역사와 현황을 살펴볼 수 있을 뿐임.
* 조령: 선조의 신령
(1) 조령신앙의 역사
- 조령신앙의 역사는 신라의 시조신 김알지의 신화에 나오는 황금상자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음. 김알지는 경주 계림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황금궤짝에서 닭울음소리가 울리는 새벽에 탄생했다는 신화가 전해지는데, 오늘날 호남지방에서 조령의 신체(神體)로 모시는 제석오가리와 영남지방의 세존단지(또는 시준단지)나 조상당세기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때 황금상자는 고대 왕가의 조령신체라고 할 수 있음.
* 세존단지: ·
- 지금까지도 호남지방에서는 제석오가리라는 오지그릇 항아리(그 안에는 추수한 햅쌀을 넣음)를 종손이나 장남의 집 안방 또는 마루에 모시는 집이 있음.
(2) 조령신앙의 분포
- 이와 같이 조상단지라 불리는 신체는 전국적으로 분포.
- 그 신격은 조상의 영혼이라 하기도 하고, 또 곳에 따라서는 성주와 조상이라 하는 곳도 있음. <- 이러한 신을 모시는 것은 가내의 평안과 풍작과 함께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기 위함.
(3) 조령신앙의 신체(神體)
- 조령신앙의 신체 유형은 크게 세 가지
① 조그만 단지(오지단지)에 쌀을 가득 채워 넣고 한지로 그 입구를 봉한 다음, 안방의 어느 곳(흔히 시렁 위)에 안치한 형태. 단지 속의 쌀은 햇곡식이 나면 그것으로 바꿈.
② 곡식 3되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주머니를 만들어, 거기에 쌀을 가득 넣고 안방 벽에 걸어 놓는 형태. 이 주머니의 쌀도 햇곡이 나면 바꿈.
③ 호남의 일부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석짝(뚜껑이 있는 대바구니) 속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성명을 기록한 한지를 넣어 성주머리(안방 시렁 위)에 안치하는 것.
<- 이렇게 신을 안치하는 곳은 어디서나 안방이라는 공통점을 가짐.
(4) 조령신앙의 제일(祭日)
- 제사를 드리는 날은 전국적으로 일정하지 않지만, 흔히 정월보름, 유월유두, 팔월보름, 기타 맛있는 음식을 장만했을 때마다 신체 앞에 음식을 차려 놓음. 또 조상의 제일이나 명절에 제물을 바쳐 놓는 곳도 있음. 어떤 곳에서는 7월 7일 아침, 단지나 주머니 쌀로 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여 바치기도 함.
(5) 조령신앙의 제물
- 제물은 보통 뫼․떡․과일․조기․술 등이 진설됨. 경우에 따라서는 정화수만 바치는 경우도 있고, 조상의 기일에 제를 올리는 곳에서는 그 때 제물로 준비된 것을 모두 바치기도 함.
- 혹은 익은 벼이삭을 골라 뽑아다 벼를 찧어, 그 쌀로 만든 밥을 바치기도 함.
(6) 조령신앙의 제주
- 제는 거의가 주부들에 의하여 진행. 제를 올리는 특별한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제물을 올리고 축원하는 정도의 간단한 것임.
- 그러나 호남의 일부 지역에서는 안방 벽에 8대 이하 조령의 지방을 써 붙이고 그 밑바닥에 젯상을 차려 놓은 다음, 가장이 제를 올리는 경우도 있음.
- 역시 호남일부 지역에서는 이사할 때, 머리를 감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주부가 신주단지를 모시고 제일 앞서 감.
- 중요한 것은 이런 신주단지는 차남 이하의 집에는 없고 장남만 모신다는 점.
(7) 조령신앙의 특징
- 이 조령신앙은 그 원초적인 여신성․농신성․조령성․삼신성에다가 삼국시대 및 고려시대적인 불교의 성격과 조선시대적인 유교 제례성까지 모두 받아들여 왔음.
- 이것은 농경 민족다운 평화와 포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해서 이룩된 것임. -> 따라서 조령신앙은 우리나라의 전체 종교문화사를 상징적으로 집약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음.
2) 삼신신앙
- 삼신이란 삼신(三神)이 아니라 태신(胎神), 즉 산신(産神)임.
- 삼가른다는 말에서와 같이 삼은 곧 태(胎)를 뜻함. -> 그 당시 의학이 덜 발달한 전통사회에서는 산모와 산아의 사망률이 무척 높았을 것이며,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었음. -> 하나의 신앙 형태가 될 수 있음.
- 삼신의 형태와 봉안위치를 보면, 호남지방에서는 직경 25cm 정도의 바가지에 쌀을 가득 담고 그 위를 백지로 덮은 뒤, 금줄을 동여매어 아랫목 시렁 위 한쪽에 모셔 둠.
- 햅쌀이 나면 바가지의 쌀을 햅쌀로 바꾸어 넣지만 평소에는 아무 형태도 없이 이른바 건궁삼신으로 마음속으로만 위하는 경우도 있음.
- 평소에는 건궁삼신으로 모시다가 산전․산후 기간에만 새로이 삼신단지를 마련하기도 함.
- 삼신은 주부나 산모 등이 보통 산후 3일, 7일, 21일, 혹은 가족의 생일이나 명절에 행함. <- 이 때는 아기를 출산한 방, 장독대 혹은 대문 앞 등에 메․미역국․간장․냉수․떡 등을 차려 놓고 비는 것이 보통인데, 간혹 새벽 일찍 우물에서 떠온 정화수와 미역국, 밥만을 차려 놓고 비는 경우도 있음.
3) 성주(成主)
- 성주는 최고의 가택신으로서 가옥의 수호신.
- 성주는 집안의 제일 주신으로, 집임자․상량신 등으로 간주되고, 여기에 조상신과 곡령 관념도 곁들여 있음.
- 기원의 내용은 가내 평안, 농사의 풍년기원과 감사의 표시와 함께 부귀․번영에 병의 치유까지 포함.
- 성주는 가옥의 수호신이므로 조상단지처럼 맏아들의 집에만 있을 수 있다는 제한성이 없으며, 가정이 형성되고 가옥이 마련되면 모셔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가신신앙보다도 흔하게 볼 수 있음.
- 성주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
① 단지 형태 : 보통 높이 50~60cm 정도의 단지에 그 해 농사지어 맨 처음 찧은 쌀(강원도)이나, 정미하지 않은 보리(전라도)를 넣고 목판이나 옹기 뚜껑으로 덮어놓은 것. 그 뚜껑 위에 성주물 그릇이라 하여 작은 종지를 놓고, 거기에 정화수를 떠놓기도 함.
② 한지 형태 : 창호지를 가로 세로 각 30cm, 40cm 정도의 크기로 접어 집의 가장 중요 부분인 마루 상량대에 실로 매어 달거나(충북), 안방 문설주 위에 창호지를 접어 붙이고 그 위에 쌀알을 붙여 놓는 것임.
- 성주는 주부들이 모시며, 모시는 날은 가정에 따라 일정하지 않음. 대개 생일이나 7월 15일(백중), 8월 15일(추석), 12월 30일(섣달그믐) 등의 명절에 제를 행함. 또 집안에 제사나 혼사가 있으면 먼저 성주에게 고하는 곳도 있음.
- 성주제를 거행할 때의 제물은 메․술․나물․과일 등 비교적 간단한 것들이며, 어떤 경우에는 떡시루와 정화수만을 바쳐 놓고 제를 거행하기도 함. 이 때 떡은 보통 흰무리(백설기)이며 그 떡시루 안에는 반드시 촛불이나 기름불을 켬.
- 성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목적은 가내 평안과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서임. -> 집을 새로 지으면 가택신으로 성주를 모심.
4) 조왕신앙
- 조왕은 조왕신, 부엌신, 조왕할매, 조왕대감이라고도 불림.
- 조왕의 신격은 본래 불의 신, 즉 화신, 부뚜막신으로 알려져 있음.
- 조왕신의 형태와 봉안위치는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음. 호남지방에서는 부뚜막 뒤 중앙 정면 벽에 흙으로 조그만 단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중발(조왕물그릇)을 놓아둠. <- 중발 안에는 언제나 물이 채워져 있음..
- 조왕신은 자손의 명과 복을 위하여 모셔지며, 간혹 객지에 나가 있는 가족의 안전, 특히 그 가족이 끼니를 굶지 않게 되기를 빌기 위하여 모셔지는 곳도 있음.
- 가족의 생일이나 명절에는 음식을 바치며, 주로 자손의 안녕을 기원하므로 마치 소박한 모성애의 상징으로 보이기도 함.
- 조왕에게 바치는 제물은 보통 메․반찬․술․정화수 등임.
- 최근까지 도시에서도 이사할 때 우선 연탄이나 난로 등 불을 먼저 들여다 놓는다거나 이사 문안에 성냥을 사가는 것도, 모두 불의 신인 조왕과 관련된 유습으로 볼 수 있음.
5) 터주와 업
(1) 터주
- 터주는 택지신으로 터줏대감이라고도 함.
- 대지의 관장신으로서 신체는 터주까리, 터주막이라고도 함.
- 지신을 안치하는 곳은 안뜰 중앙, 장독대, 뒤뜰 담 밑, 축담 뒤꼍, 광, 다락 등 다양하나 일반적으로는 뒤꼍이나 장독대 주위에 모심.
- 터주는 형태도 다양. (예를 들어 빈 시루에 쌀을 담은 사발을 넣고 그 위에 짚으로 지붕을 씌워 눈비가 맞지 않도록 안치한 형태 / 경북지방에서는 단지에 오곡을 넣고 그 입구를 종이로 봉한 뒤 목을 짚으로 감아 김치독 묻듯이 묻어 놓고, 매년 추수 후(10월) 그 오곡을 갈아 놓기도 함).
- 영남지방의 지신밟기라는 것도 이러한 택지신 관념과 관련이 있는 풍습임.
- 지신을 모시는 목적은 집안이 평안하기를 빌고 풍작, 그리고 가업의 번창을 기원하기 위함. 제는 10월 중 택일하여 행하는 것이 보통이며, 지역에 따라서는 정초에 택일을 하거나 1월 1일, 3월 3일, 6월 15일, 7월 7일 등에 행하기도 함.
- 제물은 매우 간단하여 시루떡․나물․술 등이 진설 되는 것이 보통.
- 대부분의 가신은 주로 주부들에 의하여 신앙되는데 반하여 지신은 대개 남자 가장이나 가장부부에 의하여 신앙됨.
(2) 업
- 업(業) 혹은 업신이라고 하는 것은 재물신임.
- 구렁이․족제비․두꺼비 등을 그 실체라고 여기면서, 집안에 업이 들어오면 가운이 성하고, 반대로 업이 나가면 가운이 망한다고 생각했음.
- 이런 업에는 인업(人業), 구렁이업 이외에 돼지․소․고양이 등의 업이 있는데 이 중 구렁이업이 제일 좋다고도 함.
7) 문신과 측신
(1) 문신
- 문신은 글자 그대로 문을 지키는 신.
- 문신 풍속은 특히 서울과 제주도의 자료에서 뚜렷하게 나타남.
- 서울에는 옛날부터 큰 대문들이 있어서 문신상들이 다양했고, 사성문제(四城門祭)를 지냈다는 기록도 보임. 『삼국유사』에도 처용의 형상을 대문에 붙여 잡귀를 쫓았다는 문신신앙 풍속이 언급되어 있음.
- 제주도의 문전본풀이에서는 어머니를 소생시키고 첩을 처치한 막내인 일곱째 아들이 마루의 앞문전신(門前神)이 되고 있음. 그리고 여섯째아들이 뒷문전신이 되며, 위의 다섯 아들은 터주에 해당하는 오방토신으로 배정되는데, 이 신들은 굿에서 무신으로 대접받고 문전본풀이로 가창됨.
(2) 측신
- 변소귀신, 즉 측신은 어느 지방에서나 신경질적인 젊은 여신이라고 생각했음.
- 이 측신은 헛기침을 하지 않고 변소에 들어가면 화를 내고 탈을 일으키며 그 탈은 굿을 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공포의 대상이 되어 왔음.
-> 그래서 집수리를 잘못했을 때에도 변소동티가 제일 무섭게 여겼음.
7) 기타 가신들
- 우물이나 논․바다 등 물에 관계되는 신앙행위에는 늘 용왕 관념이 따르게 마련.
<- 용왕에 관한 신앙행위 가운데에는 마을 공동제나 무당의 굿으로 벌이는 경우도 많지만, 가정에서 또는 주부들만의 행사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음. 또한 정월 열나흗날에 우물물을 모두 퍼내고 제상을 차려 기원하는 사례도 전국적으로 보임. (예: 충청남도의 서해 장고도에서는 2월 첫 진일(辰日) 만조 때 각 가정의 주부들이 바닷가에서 짚을 깔고 제상을 차려 놓고 가정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기도 했으며, 제주도에서는 용왕맞이라는 이름의 가정단위 제례를 바닷가에서 지냄)
- 칠성신앙이 있음. 절에 있는 칠성각은 도교 내지 불교적인 것이지만, 앞서 설명한 제주도의 안칠성․밧칠성과 같이 민간전승의 뱀신앙에 칠성이 붙은 사례도 있음.
- 또한 해안지대뿐만 아니라 내륙에도 바람신인 영등에 관한 신앙이 있음. -> 제주제주도에서는 마을공동제로 영등굿을 하나, 다른 지방에서는 농사를 위한 풍우의 순조로움을 기원하고자 가정단위로 함.
* 영등굿: 제주에서 음력 2월에 하는 풍신제(風神祭).
3. 안택과 고사
- 안택과 고사는 여러 가신들에 대한 종합적인 제의.
- 안택과 고사는 지방에 따라서 이름이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름이 안택과 고사인데, 그 구분은 명확하지 않음.
- 다만
① 고사는 정월에 지내기도 하지만 대개는 추수 뒤에 지내는 경우가 많아서 감사제의 성격이 강하고, 수시로 지내는 경우도 많음.
- 그러나
② 안택은 가을보다는 정월에 지내는 경우가 많아서, 안택이라는 이름대로 새해에 한 해 동안의 집안의 평화를 빈다는 의미가 중심이 되며, 아울러 어떤 재화나 불안 등을 의식했을 때 수시로 지내는 사례도 많아 부정기성을 보임.
4. 가신신앙의 연속과 단절
- 문화가 변동하는 과정에서 대개 물질적인 측면은 빨리 변하고 신앙과 같은 정신적인 측면은 변화의 속도가 가장 느림.
- 그러나 근래에 사회나 문화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신앙의 전승도 변화하고 있음. (예를 들어 터주나 업, 문신이나 측신 등은 거의 다 사라져가고 있어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며, 조령신앙은 유교 제례에 가려서 일찍부터 소멸)
- 그러나 가신신앙은 그 뿌리가 매우 깊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기 보다는 가정과 관련된 전통적인 가치관을 대변하면서 민간 종교의 저변에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됨.
- 본래 이 가신신앙들은 한민족의 유구한 농경생활의 역사에서 그 생활과 밀착되어 온 종교현상임. 즉 자연을 대하는 겸허한 마음가짐의 기반을 이루어 온 것이 이 가신신앙이었으며, 특별한 행사보다는 대개 가족의 생일이나 제사 또는 명절에 마련한 음식을 바쳤다가 물리는 식으로 주부들을 중심으로 매우 검소하게 전승되어 온 것임.
오늘날의 절․성당․교회 등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종류의 기도 행렬들은, 가신신앙이 종교기관으로 흡수되어 간 일종의 현대적 변용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없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