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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리포트] 우타다 히카루의 열아홉살 결혼
2002-09-10 10:56
천재가수 마음훔친 재벌아들 "지켜주고 싶어 결혼"
지난 9월 7일 조간을 펼쳐든 일본인들은 깜짝 놀랐다.
열 다섯 살에 일본 가요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650만장이라는 앨범 판매
신기록을 달성한 우타다 히카루(宇多田ヒカル)가 결혼했다는 기사가 났기
때문이다. 그것도 열 다섯 살이나 위인 카메라맨과 함께.
그래서인지 그녀의 홈페이지 접속 수가 무려 4천만번이 넘었다. 결혼발표를
한 6일 하루만도 3500만명 이상이 그녀의 홈페이지를 찾아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평소에는 보통 220만-350만 명의 팬들이 '도시바 EMI'가 관리하는
그녀의 홈페이지를 찾는다고.
한편 평소 록을 좋아하는 독신 남 고이즈미 수상도 충격을 받은 듯 매우
진지한 얼굴로 한 마디 했다.
"이미 입적했어요? 빠르네. 하긴 인생의 깊이는 결혼을 함으로써
나온다지요? 아무튼 그녀는 결혼해서 좋겠네요. 좋은 일이네요."
이렇듯 10대 여가수의 결혼이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에 대하여
일본 매스컴들은,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 연유를 캐기에
바쁘다.
우타다 히카루는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팬이 있을 만큼 인기 있는 10대
아이돌 대 스타.
'오토매틱' '훠스트 러브' 등 그녀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들이
연달아 대히트를 하면서 일명 '천재가수' 혹은 '천재 아티스트'라는 소리를
들어 왔다.
또한 학업 성적에도 뛰어나 일본 연예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명문교인
콜럼비아 대학에 들어갔다. 그런 우타다 히카루가 열 아홉 살에 결혼을 했다.
지난 9월 6일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채 혼인신고를 한 것이다. 상대남자는
그녀의 앨범 자켓을 만들었던 카메라 맨 기리야 가스아키 씨(34세). 그는
'히카루를 지켜 주고 싶어' 결혼했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이 기리야씨에 대해 궁금해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열 아홉 살 난 천재가수의 마음을 빼앗아 갔는지, 알고 싶어했다.
우선 그는 히카루와 마찬가지로 미국 유학파다. 중 2 때 미국에 건너가
고등교육을 미국에서 받았다. 그래서인지 예스, 노우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가치관이나 철학도 히카루와 비슷했다.
사진에 대한 실력도 대단해 지금까지 톱 가수들의 자켓을 많이 만들었다.
인기그룹 스맵, 사잔 올스타즈, 미시아 등을 비롯해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
가네보의 광고도 그의 손을 거쳤다. 이 분야에서 몇 안 되는 잘 나가는
카메라맨 중의 한사람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이 기리야씨에 대해 놀란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집안
때문이다. 사람들은 맨 처음 결혼발표가 났을 때, 그저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카메라맨이겠지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전국의 재벌 명단에
들어가는 억만 장자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31개 점포의 빠친코, 온천 센타, 레저 시설 등 1년 동안의 매출액은
자그만치 1160억엔. 구마모토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부자라고 한다.
하지만 돈으로 말한다면 히카루 또한 만만치 않다. 앨범 인세만 해도 평생
먹고 남을 정도로 벌어 놨다.
히카루의 엄마는 유명한 가수 출신. 히카루와 마찬가지로 스무 살에 결혼,
1년만에 이혼하고 다시 히카루의 아버지와 재혼한 뒤 연예계를 떠났다.
그런데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별거, 재결합하기를 수 차례,
6개월 전에도 이혼한다는 보도가 나기도 했다. 거기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4월에는 히카루의 난소에 종양이 생겨 적출 수술을 받았다.
마음이 여린 히카루로서는 이 같은 상황을 대단히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힘이 돼 준 사람이 바로 기리야 씨였다. '히카루를
지켜주고 싶어서 결혼했다'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말.
현재 이 두 사람은 음반 회사인 도시바 EMI를 시켜 혼인신고를 해 놓고는
지난 5일 해외로 떠났다. 일종의 신혼여행인 셈인데 사실은 그런 게 아니라
내년 미국 데뷔를 앞두고 그 준비를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한다.
yoo jae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