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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2년 12월 2일~6일(5일간) ・장소 :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
제56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가 지난 12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동 대회는 전국규모대회 3위 이상의 실적을 거둔 고등부(중등부는 2위 이내) 팀과 대학・실업팀들이 함께 겨루는 단체전 외에도 개인단식 16강(중등부는 8강) 이내에 진출한 중・고 선수들과 대학・실업의 선배들이 종별 없이 개인전을 치르는, 한 해 동안 한국 탁구계의 실질적인 챔피언을 가리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다. 아시안게임과 세미프로리그 등으로 한껏 달아올랐던 2002년을 정리하는 이번 대회 역시 내로라하는 최강자들이 총출동, 치열한 열전을 거듭하며 보는 이들의 손을 적셨다. 썰렁한 관중석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탁구협회 집행부의 빈자리 만큼이나 관계자들의 마음을 시리게 했지만 챔피언을 향한 선수들의 열망은 아랑곳없이 뜨거웠다. 5일간의 열전을 화보와 함께 정리한다.
남녀부 명암 엇갈린 삼성, 25년만에 정상 오른 대한항공
사상 초유의 10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했던 여자팀은 아홉수에 발목이 잡혀 3위에 머물렀지만 남자팀은 6연패에 성공, 마침내 신기록을 달성했다. 각각 대기록을 향해 도전했던 삼성카드 남녀탁구단은 그렇게 명암이 엇갈렸다. 여자팀은 류지혜와 이은실이 모두 뛰었지만 시즌 4관왕 현대백화점과의 4강벽을 넘어서지 못한 반면, 오상은과 김봉철이 가세한 부담스러운 상대 상무와 결승에서 맞선 남자팀은 노장 이철승이 김봉철에 역전승하고, 이철승・유승민 조가 오상은・김봉철 조와의 복식대결을 승리로 이끈데 힘입어 예상밖의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51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남자부 정상에는 계속 삼성의 이름이 올라갔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31회(77년) 대회에서 우승했었던 대한항공이 25년만에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리면서 삼성의 10연패 좌절 이상 가는 화제를 모았다. 그간 종합대회에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대한항공의 정상등극은 이번 대회까지 총 3회에 불과할 정도. 82년에 취임한 이유성 감독으로서는 20년만의 첫 우승이었다. 이 감독은 “그동안 다른 대회에서는 모두 우승해봤지만 종합대회는 이상하게 잘 안됐었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며 특히 얼마 전에 타계한 모회사 한진그룹의 누우구 회장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삼성의 대기록을 저지하고 기세를 올렸던 현대백화점은 은퇴를 공언하고 “마지막 시합이라는 각오”로 뛴 김무교의 기세를 누르지 못한채 속수무책으로 점수를 헌납,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에이스 석은미의 결승에서의 부진도 아쉬웠다.
1. 남자단체 6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한 삼성카드 남자탁구단 2. 김봉철(상무)과의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면서 소속팀의 신기록에 크게 공헌한 이철승. 3. 31회(77년) 대회 이후 25년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선수단. 4. “수고들 많았다!” 팀으로는 25년만에, 개인적으로는 20년만에 종합선수권을 차지한 이유성 감독. 얼마 전 타계한 고 누우구 한진그룹 전 회장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렸다. 5. 은퇴를 공언하고 최선을 다한 김무교(대한항공), 단체결승 단・복식에 모두 출전해 2점을 모두 따내며 팀의 감격적인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6. 좋다 말았네!! 4강전에서 삼성카드의 10연패를 저지하고 환호했던 현대백화점은 결승에서 대한항공에 석패, 준우승에 만족했다. 에이스 김경아의 환호가 역동적이다. CHAMPION! 7. 최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오상은. 전년 대회의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고 3년만의 정상탈환에 성공. 8. 복식짝인 류지혜와의 단식결승에서 승리한 이은실. 복식과 함께 2관왕에 올랐다.
삼성카드 여자팀 개인전 전 종목 석권
단체전에서 남자팀이 선전하고 여자팀이 부진했던 삼성탁구단은 개인전에서는 반대로 여자팀이 선전하고 남자팀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재밌는 결과를 낳았다. 여자팀이 전 종목을 석권한데 비해 남자팀은 혼합복식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준우승에 머문 것. 삼성카드 여자탁구단의 두 에이스 류지혜와 이은실은 단체전에서의 부진을 의식한 듯 단식에서는 쾌조의 선전을 거듭한 끝에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각각 김경하(대한항공)와 김경아(현대백화점)를 꺾었다. 최종 우승은 1년 후배 이은실, 54회 대회 챔피언으로 직전대회에서 김무교에 정상을 내줬던 이은실로서는 2년만의 정상탈환이었다. 단식 1, 2위를 일궈낸 이은실과 류지혜는 복식에서도 힘을 합쳐 우승하며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마사회의 한광선・전현실 조가 맞섰으나 세계적인 명성의 류・이 콤비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은실은 단식과 함께 2관왕. 여자복식에서 이은실의 2관왕을 도왔던 류지혜는 혼합복식에서는 팀 후배 유승민과 호흡을 맞춰 역시 최고 자리에 오르며 자신도 2관왕이 됐다. 제주삼다수의 김정훈과 대한항공의 권현주가 짝을 이뤄 도전했지만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일보직전까지 갔던 국가대표 복식조를 넘어서기에는 힘이 달렸다.
최현진・김정훈 조 최대 이변 연출 단체전 우승팀인 삼성카드는 스스로 키워서(?) 내보낸 오상은(상무)에 의해 개인단식 우승을 저지당했다. 전년도 챔피언 유승민이 4강에서 선배 이철승을 꺾고 결승에 올라 2연패를 노렸지만 최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오상은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오상은은 준결승에서 세계스타 김택수를 4대0으로 완파하며 최대 고비를 넘겼었다. 남자부 개인전은 오상은의 단식 우승보다 최현진・김정훈 조(제주삼다수)의 복식 우승이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준결승에서 이미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오상은・김봉철 조(상무)를 눌러 눈길을 끌었던 최・김 조는 지난 아시안게임 금메달조로 4강전에서 양희석・김승환 조(포스데이타)를 이기고 올라온 이철승・유승민 조와 맞선 끝에 3대2의 역전극을 이끌어내며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제주삼다수로서는 창단 이후 첫 종합대회 우승이라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선전이었다. 직전 대회에서 출전한 전 종목 우승을 일궜던 유승민은 이번 대회에서는 단・복식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류지혜와 짝을 이뤄 우승한 혼합복식과 단체전 우승을 더해 남자부 유일의 2관왕에 올라 이름값을 했다.
대한탁구협회의 빠른 안정을…! 종합선수권대회는 말 그대로 한 해 동안의 한국탁구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다. 선수들 스스로도 국내의 모든 강자들이 총출동해 가려내는 종합선수권의 왕좌를 최고의 명예로 여긴다. 특히나 지난해는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으로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우승자들의 감격은 더 뜻깊었다. 물론 팬들의 그같은 관심과 주인공인 선수들의 환호는 협회의 충실한 지원이 따를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집행부가 공석인 채로 대회를 치러낸 대한탁구협회는 새로운 회장과 집행부가 힘찬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토대를 시급히 다져야 할 시점이다. 9. 아시안게임 금메달 조를 꺾고 정상에 오른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들, 최현진・김정훈 조(제주삼다수). 10. 김정훈・최현진 조의 우승은 소속팀 제주삼다수로서는 종합대회 첫 우승이라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 유남규 코치와 함께. 11. 그래도 2관왕! 개인 단・복식에서 준우승에 그친 유승민은 혼합복식과 단체우승으로 남자부 유일의 다관왕에 올랐다. 12. 오상은과 함께 상무를 이끄는 쌍두마차 김봉철. 13. “괜찮아 지혜야” 삼성카드의 권성재 코치가 실의에 빠진 류지혜를 위로하고 있다. 류지혜는 현대와의 4강전에서 단・복식을 모두 내주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14. 복식 우승을 차지한 류지혜・이은실 조. 두 사람은 개인단식 결승에서는 적으로 만났다. 15. 석은미・이향미 복식조(현대백화점). 4강전에서 우승조인 류지혜・이은실 조에 패했다. 16. 그래도 무게가 있지!! 류지혜・유승민 조가 힘겹게 정상을 지켜냈다. 둘 다 2관왕. 17. 또 한번의 작은 반란을 꿈꿨던 김정훈(제주삼다수)・권현주(대한항공) 조. 아시안게임 은메달조인 류지혜・유승민(삼성카드) 조에 아깝게 패했다. 18. 수비수끼리 짜여진 혼합복식조 김경아(현대백화점)・주세혁(한국담배인삼공사) 조. 관심을 모았으나 8강에 머물렀다. 19. 오상은(상무)에 패해 3위에 머문 김택수(한국담배인삼공사). 20. 김경하(대한항공)는 단식 4강전에서 류지혜에 패했지만 단체전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21. 퐁퐁이는 잘 있나? 결혼발표로 새삼 눈길을 끈 김승환(포스데이타). 22, 23, 24, 25. 종합대회는 선배들에 대한 후배들의 도전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사진은 이진권(내동중), 심새롬(명지중), 류가영(근화여고), 이정삼・김태훈 복식조(중원고). 26. “축하합니다!” 대탁은 집행부가 공석인채로 대회를 치렀다. 신임회장 추대를 위한 5인전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영석 한국중・고탁구연맹 회장이 시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