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제17구간 산행기
일시 : 2007년 1월 7일
코스 : 저산리 임도-용두산-감나무재-작은산-제암산-곰재
참석자 명단 : 네모, 한라남산, 장미, 항아, 수월, 공산, 등대지기, 곰바우, 백호, 산꾸러기
정해년 새해를 맞이하여 호남정맥 첫 산행이 있는데 토요일 낮까지만 해도 장흥과 보성지역은 대설주의보 지역에서 제외되어 산행에는 큰 문제가 없겠다고 판단하여 마부님에게 산행한다는 연락을 하고 체인을 가져오도록 부탁을 한다.
그리고 컴의 고장으로 장미님께 연락하여 무조건 가는 것으로 글을 올리도록 부탁한 후 조금 지나니 전라도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
서서히 걱정이 된다.
간다고 이야기는 되었는데 대설주의보가 확대되니 갈등이 생긴다.
하지만 무시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늦게 곰바우 회장님이 갈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다.
무조건 간다고 이야기 한 후 잠을 청하지만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그러다 비몽사몽간에 잠이 들고 2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잠시 더 누워 있다가 일어나 준비를 하고 출발을 한다.
고수부지에 도착하니 벌써 몇몇 분이 와서 기다리고 있다.
장흥 경찰서에 전화를 하니 눈이 많이 내려기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모두들 가는데 까지 가보고 안되면 돌아오더라도 출발을 하자는 의견이라 4시 출발하여 장미님 댁으로 가서 제물을 싣고 출발을 한다.
그렇게 차는 출발하고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달려가는데 섬진강까지 경상도 지역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섬진강을 건너는데 이곳부터는 눈이 내린 흔적이 보이고 섬진강 휴게소 주차장은 빙판을 이루고 있다.
6시 20분 보성 경찰서에 다시 전화를 하니 오전에는 차량통행이 힘들 것 같다고 하며 131안내에서는 14.1mm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조금은 걱정은 되지만 강행하기로 하고 일행 중 일부는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출발을 하는데 갈수록 눈이 많이 내린 것 같다.
눈으로 도로가 덮인 곳도 있고 일부는 녹아 있는 곳도 있다.
그래도 우리의 백마는 보무도 당당히 잘만 달린다.
눈 속을 뚫고 장흥군 장평면까지는 잘도 왔는데 이제 촌길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아직 아무도 다닌 흔적이 없는 길을 백마가 갈 수 있느냐는 문제다.
하지만 마부님은 한번 시도해 보자고 하면서 진행을 하니 큰 어려움은 없다.
농로를 벗어나고 이제 임도를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더 이상 백마는 힘에 겨워 진행이 어렵다.
모두들 내려서 체인을 하고 출발을 하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결국 9시에 목적지인 저산리 임도 꼭대기 호남정맥 마루금에 도착을 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산행뿐이다.
날씨는 흐려 있지만 더 이상 눈이 내릴 것 같지는 않다.
9시 2분 기념촬영 후 출발을 한다.
아무도 다닌 흔적이 없는 길을 우리들만 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상쾌하지만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진다.
용두산 전위봉인 471봉을 오르는 길은 그다지 길지가 않으며 우측 건너편으로 용두산이 우뚝 솟아 보이는 471봉에 도착을 한다.
다시 잠시 내려서면 지도에 금상재로 표시된 안부를 9시 24분에 도착을 한다.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 15분 남짓 이어지다 완만한 길을 잠시 오르면 9시 43분 551m의 용두산 정상에 올라선다.
용두산이라 하면 부산의 용두산 공원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곳 역시 같은 이름의 용두산이다.
정상에는 산불방지 경보기와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으며 비로써 맞은편 제암산도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좌측으로는 장흥군 장평면에서 장동면으로 바뀌고 내리막이 이어진다.
한참을 내려서면 마루금이 좌측으로 꺾이는 456봉이 나오고 여기서부터는 우측으로 부산면도 벗어나 좌우측 모두가 장동면에 속한다.
계속해서 내림길을 내려서다보면 좌측으로 상방이 마을이 보이고 10시 29분이다.
그리고 곧이어 상방이 시멘트포장 임도 안부를 10시 36분 만나게 된다.
이후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한동안 오르다 다시 내려서면 우측 만년동과 좌측 하방이 마을사이의 안부가 나오고 다시 오름길을 진행하면 11시 2분 조망이 뛰어난 바위지대가 나오는데 눈이 내려 조금은 미끄럽다.
특히 남쪽으로 절벽을 이루며 시야가 막힘이 없어 제암산 임금바위를 비롯한 만년동 마을은 하얀 흰눈을 뒤집어 쓴 모습이 평화스러우면서도 한가로워 보인다.
계속해서 급경사 오름길이 이어지고 아직까지는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오른다.
그렇게 12분 오르면 367봉에 올라서고 급한 오름길은 끝이 난 듯하다.
그런데 용두산 이후 감나무재까지는 가까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먼 거리인 것 같다.
마루금은 좌측으로 방향이 꺾여 높이가 엇비슷한 봉우리를 향해 이어지고 11시 30분 그 봉우리 정상에 올라서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마루금은 우측으로 바짝 방향을 틀어 완만한 내림길로 이어진다.
11시 56분 벌목한 안부에 이어서 급경사의 편백숲 지대를 올라선 봉우리에는 12시 7분 도착을 한다.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처음에는 완만한 내림길로 이어지다가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서 급경사 내림길로 이어진다.
아울러 차소리가 가깝게 들리고 곧이어 감나무재에 도착한다.
용두산을 거쳐 몇 굽이 돌아 감나무재에 도착하니 벌써 마부님이 미리 도착하여 우리를 따뜻이 반기고 있다.
12시 21분 국도 2호선이 지나는 이곳은 제암산 산행의 들머리임을 알리듯 철쭉향이 가득한 제암산이라는 개념도가 그려진 안내판이 있고 제암산 4.2km, 사자산 8.0km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미리 준비한 제물을 마련하여 정해년 호남정맥 첫 산행 시산제를 지내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곰바우 회장님을 스타트로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산신령님께 한잔의 술과 예의를 갖추어 절을 올리면서 호남정맥이 끝날때까지 무사 산행을 기원한다.
이렇게 시산제를 마친 후 음복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후 13시 10분 제암산을 향해 출발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마루금을 접하지 않고 4분 정도 사면을 따라 진행하다가 철탑이 있는 곳에서 마루금을 접하게 된다.
그렇게 마루금을 접하면서 바로 안부로 내려섰다가 소공원 이정표와 함께 임도 수준의 넓은 산책로로 바뀌면서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길 양쪽으로 철쭉 묘목을 심어놓은 것 같다.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13시 30분 이정표에서 말한 소공원에 도착하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커다란 정자와 주변에 벤치를 설치해 두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선두는 쉬지 않고 바로 진행을 한다.
산책로는 끝나고 제암산 3.2km, 주차장 1.8km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며 이제 전형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지만 큰 부담은 없으며 13시 38분 고압송전탑을 지나고 고도를 높일수록 눈도 많이 쌓여 있다.
계속해서 미끄러운 오름길을 올라서는데 등산객 한분이 맞은편에서 오고 있는데 너무나 추워 보이고 14시 2분 전망이 뛰어난 망바위에 도착한다.
여기서 잠시 주위 조망을 즐기다가 14시 15분 지도상의 682m 작은산에 올라선다.
잠시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고 3분후 헬기장을 지나는데 제암산의 멋진 조망은 계속 이어지지만 날씨가 흐려 곧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이 세차게 불때마다 눈이 바람에 날려 얼굴에 달라붙는 순간 녹아 버린다.
그렇게 고도를 높이면서 제암산을 향해 올라갈수록 소나무와 철쭉가지에는 온통 설화가 만발하여 마음껏 멋을 발산하고 있다.
한동안 가파른 오름길을 극복하면 다시 능선이 완만해지면서 멋진 바위군을 이루고 있는 제암산의 멋을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잠시 더 진행하니 제암산 직전의 안부로 좌측으로 제암산 휴양림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는 삼거리를 지난다.
이제 제암산 임금바위도 지척의 거리에 있으며 독특한 자세로 우뚝 서 있는 선바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위지대를 지나 정상인 임금바위 아래에 서니 좌우로 두개의 커다란 바위로 되어 있으며 그 중 우측의 바위가 일명 임금바위로 불리는 제암산 정상이다.
직벽을 이루고 있는데다 눈과 얼음까지 얼어붙어 있는 탓에 올라서기가 힘들 것 같아서 그런지 아무도 올라간 흔적이 없다.
하지만 이 좋은 곳을 그냥 보기만 하고 지나칠 수는 없지 않는가.
눈과 얼음이 얼어 미끄러운 바위를 먼저 올라서면서 뒤따라 오시는 분들에게도 조심을 시켜면서 천천히 올라오도록 이야기를 하니 모두들 조심해서 올라온다.
마지막으로 통천문 같은 바위틈을 지나면 하늘이 열리면서 넓은 임금바위 정상이다.
15시 15분 807m의 임금바위에 올라서니 예상외로 평평하고 넓은 반석지대라 100여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으로 그 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그야말로 빼어난 장관이다.
그리고 한쪽 모서리에 정상 표지석과 장흥과 보성의 경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정상은 너무 추워 오래 있을 수가 없어 기념촬영을 마치고 잠시 조망을 즐긴 후 올라갔던 길을 조심해서 되돌아 내려온다.
제암산을 뒤로 하고 잠시 내려서면 또 다른 바위 위에 제암산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다.
임금바위에 있는 정상석에 비해 훨씬 크고 화려한 표지석이지만 왜 이곳에다 설치했는지 의문이 간다.
이어 잠깐 더 진행하면 삼각점이 나오는데 지도상 제암산이 표기되어 있는 778.8봉인 것 같다.
그곳을 지나면 순한 억새밭으로 이어지고 뒤돌아 보면 제암산의 멋 또한 일품이며 가야할 방향의 사자산이 지척의 거리에 있는 듯하여 단숨에 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도 눈이 내려 멋을 더하지만 봄에 활짝핀 철쭉길을 따라 걸으면 더욱 운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진행하다 15시 38분 촛대바위에서 올라오는 능선이 분기하는 약 730m쯤 되는 봉우리에 도착하니 돌탑이 세워져 있으며 마루금은 자연스럽게 좌측 내림길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이곳 내림길을 내려가면 곰재 안부가 나오고 오늘 산행은 이곳에서 마치기로 하였기에 선두는 벌써 제암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하여 마부님을 만났다는 연락이 온다.
제법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다 보면 15시 43분 우측에 기암괴석의 바위지대가 보이고 곧이어 15시 50분 곰재에 도착하니 좌우로 뚜렷한 하산길과 함께 안내판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좌측의 제암산 자연휴양림까지는 약 1.3km의 거리이며 한동안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를 만나게 된다.
차가 이곳까지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걸어 내려오면서 보니 도로는 온통 빙판을 이루고 있어 오늘은 도저히 올라 올 수 없는 형편이다.
16시 13분 휴양림 입구에 도착하니 마부님과 선두로 내려오신분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이것으로 비록 평소보다는 짧은 산행이었지만 폭설이 내린 가운데서도 한 구간을 마쳤다는 희열을 느끼면서 마지막으로 기념촬영을 한 후 광양을 향해 백마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다음 구간에 곰재까지 걸어 올라갈 생각을 하니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
그렇게 이동하여 곰바우 회장님이 가끔 출장때 들렀다는 광양의 만복식당에서 꽃게탕을 시켜 곡차와 곁들여 맛있게 먹은 후 19시 30분 출발하여 경주에 도착하니 21시 30분이다.
오늘은 모두들 날씨 관계로 나들이를 많이 가지 않아서 그런지 차량 소통이 원활하고 백마도 명성 그대로 날으는 궁전의 역할을 무사히 수행한 것 같다.
눈으로 인해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한 가운데서도 안전운전을 해 주신 마부님과 정해년 첫 호남산행에 몸도 불편하면서도 참석해 주신 곰바우 회장님을 비롯하여 함께 산행하신 모든님들 수고하셨고 안부 전화주신 모든 회원님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