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제가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난 50 이 되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
"그래, 그게 뭔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거지."
"야, 그깟 마라톤이 뭐 좋다고...
그거 몸만 축나고 외로운 운동이잖아.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골프나 같이 다니지"
"......"
"골프는 운동도 힘들지 않지
사업에도 보탬이 되지...
여러모로 유익하잖아."
저 하고는 워낙 생각이 다르다 싶어서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만
제가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은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건강과 용기를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고
그 다음은 노년기의 알짜인생을 연장시켜보자는 속셈도 있었습니다.
"노년기의 알짜인생을 연장시켜 보자."
이거 귀에 쏙 들어오는 얘기 아닌가요?
자식 걱정 돈 걱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삶, 노년기 인생...
60 부터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했던가요?
그래요. 덤으로 사는 인생...
그걸 건강하게 연장시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다.
전 덤으로 사는 인생을 연장시킬 수 있는
첫번째 방법으로
뜀박질과 마라톤을 생각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주변의 공원을 두어 바퀴 뛰고 나면
몸이 가뿐해지고 왠지 모를 용기도 생깁니다.
그렇게 세네 달 아침 뜀박질을 계속하다 보니
기왕 달리는 거
목표가 하나쯤 있으면 금상첨화 아닐까 싶었습니다.
결국엔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고
올해 안에 하프 마라톤,
그리고 내년에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한 3km쯤 달리면 어김없이 의지가 약해집니다.
"에이, 오늘은 날씨도 그렇고 몸 상태도 안좋으니 그만 뛰자."
"무리해서 운동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했지.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만..."
뭐 이런 종류의 생각들이 다리의 힘을 뺍니다.
그래서 며칠전 부터 생각을 바꿨습니다.
"매일 아침 한 시간씩 건강한 뜀박질을 하면
저 뒤에 내 삶의 끝자락이 하루씩 연장된다."
어때요. 그럴싸한 생각 아닌가요?
오늘 내가 실천하는 한 시간의 운동은
말년의 내 인생을 하루 연장시키는 것...
그 것도 건강한 하루를 연장시키는 것이라면
한 시간쯤이야 기꺼이 투자할만하지 않습니까?
마치 무슨 보험에라도 들어 놓듯
건강한 인생이 하루씩 저축된다...
사실 골프는 매일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잖아요.
축구나 테니스 같은 구기운동도
함께 할 사람들과 시간을 맞춰야 하니까
매일 쉽게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구요.
그나마 매일 할 수 있는 간편한 운동이라면
걷기나 뜀박질이 제격이지요.
뭐 요즘같은 여름철엔
집 근처 야산을 오르내리는 등산도 좋을 것 같구요.
벗님네들.
오늘부터 하루 일과 중 한 시간씩을 잘라내어
당신 삶의 끄트머리에 건강한 하루로 덧붙이십시오.
그리고 덤으로 산다는 노년기 인생을
건강하고 황홀하게 맞이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