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Kathmandu(카트만두, 1월 26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짐 정리하고 가이드 파상을 만나 루클라 공항(텐징 힐러리 공항)으로 갔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포터 시엠이 공항까지 짐을 옮겨주러 따라 나서고, 가이드 파상도 같이 짐을 옮긴다. 그리고 다 늦게 활발하고 시중을 잘 들어주던 잘생긴 포터 앙프리가 나와 손을 흔들고 인사한다. 얘는 집이 루클라니 어제 임금 받은 걸로 친구들과 한잔 했겠지~~그래도 쌓인 정이 있는데...나쁜 놈~~ 통과할 때 손톱깎이를 배낭에 넣어 놓은 것이 문제가 되어 잠깐의 해프닝이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이 작은 나라일수록 국제공항보다 지역 공항 통과가 더 힘들다. 티켓을 보니 들어올 때도 타고 왔던 고마 항공이다. 첫 비행기인줄 알고 일찍 나왔는데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불러주지 않는다. 날은 점점 흐려지고 풍향계를 보니 바람도 점점 세지는데...이러다 출항이 금지되면 꼼짝없이 롯지에서 기다려야 한다. 며칠이고...헬기를 타면 되는데 1대당 3500$이란다. 대합실에 손님들이 차례차례 빠져나가고 우리만 남았다! 아이고~~내 애간장아~~
애간장을 태우더니 10시가 다되어 마지막 항공기가 들어온다. 고마 고마 항공이네~~~순식간에 기분이 업!! 바람이 불어 불안한 가운데 비행기가 무사히 카트만두까지 데려다 준다.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에는 가이드 파상 동생 소남이 마중을 나왔다. 고마운 마음에 팁이라도 두둑히 주리라 생각했는데...이놈 보통 놈이 아니다. 티벳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자 도착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charge로 13,000루피를 요구한다. 좋았던 기분 다 깨졌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건 좀 심하다. 형하고는 다른 놈이네...일행들에게 면목이 없다. 네팔에 다시 오면 이런 식으로는 절대 하지 말아야 겠다.
식사를 하러 축제에 와보니 온통 한국인 천지다. 오랜만에 반주를 곁들여 김치찌개와 두루치기를 먹고 제대로 샤워를 한 뒤 푹 쉬었다.
다음 날(1월 27일)은 차를 빌려 카트만두 관광을 했다. 스와얌부너트, 파슈파티너트, 그리고 비싸서 오래 가보지 않았던 박타푸르도 가봤다(입장료 15$). 참 많이 비싸졌다. 이건 사진으로 대체하고~~~
계획대로 된다면 다시 오고 싶다. 이건 무슨 마약도 아니고...이번엔 환갑 지나서 안나푸르나 서킷 한번 해봐야지...2년 뒤에~~~히말라야 트레킹이 힘이 들긴 하지만 귀국해서 몇 달이 지나도 생각이 나고 또다시 그리워 지는건 병인가?...고쿄리 안녕~~사가르마타 잘있어~~~아마다블람도 안녕~~~그리고 왠지 모르게 자꾸 정이 가는 촐라체도 안녕~~~~~~~~
<뱀 꼬리~~>
요즘 JTBC 프로그램 중 ‘비정상회담’이란 것이 있다. 가장 최근에 이 프로에 참여한 사람이 수잔 라트나 사키야라는 네팔 청년인데, 이 친구와 묘한 인연이 있다. 후배 홍선생이 강원대에 다니는 네팔 유학생들의 대부 역할을 해서 유학생들을 여럿 만난 적이 있는데 수잔은 몇년 전에 단국대학교로 유학을 온 친구다. 3년 전인가? 수잔과 함께 그의 아버지 다르마와 엄마가 춘천을 방문하여 애막골 상호네 숯불갈비에서 모였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수잔과 그의 부친 다르마와 인사했다. 그때는 수잔이 비정상회담에 나올 줄은 몰랐지~~
네팔에는 불교 3대 성지인 룸비니가 있고 룸비니는 고타마 싯타르타의 족적이 많이 남겨진 곳이다. 2500년전 이곳은 마가다 왕국의 중심이었는데 싯다르타의 아버지 정반왕은 크샤트리아의 신분으로 이곳을 지배했었다. 마야 부인은 옆구리로 싯다르타를 낳았다는 데 브라만은 머리, 크샤트리아는 어깨, 바이샤는 배, 수드라는 발에서 태어난다고 하는 인도 사람들의 사고가 빚어낸 것은 아닌지...아뭏든 성장하여 출가한 싯다르타는 ‘샤카족의 성자’라고 불리었는데 산스크리트어인 이 말을 영어로 표기하면 Sakya-muni가 된다. 이것을 한자로 음역한 것이 ‘석가모니’이다. 다르마 부족의 성이 사키야라는 것도 이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듯 싶다. 그 긴세월 동안 샤카족이 부족의 정체성을 유지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실례되지만 다르마에게 카스트 신분이 뭐냐고 물었더니 바이샤라고 한다. 샤카족도 뭐 여러 신분이 있겠지...
재작년에 칼라파타르 트레킹을 했을 때 다르마의 초청으로 그의 집에 놀러가 그의 친구들과 신나게 먹고 마시고 신세를 진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또 초대를 받았다. 이 친구 자기 집에 온 손님은 완전히 취해야만 돌려 보내는 못된(?) 성격이 있어(축제 사장 걸리안의 말에 의하면 샤카족의 풍습이 원래 그렇단다.) 모두가 불안해했는데 27일 축제에 다르마가 찾아와서 할 수 없이 또 따라갔다. 고마운 일이지 뭐~~ 부인이 우릴 실컷 멕이고 몇가지 선물도 안겨 주고 자기 아들 수잔을 위한 선물도 한아름 챙겨준다. 수잔의 할머니도 동생도 다같이 모여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잔의 건승을 빌며~~~
‘내 기억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간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씀을 남깁니다....’ - 8월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불현듯 여기서는 어디로 가도 세상으로 통하는 길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다시없을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쿰부~~당신께 고맙다는 말씀을 남깁니다....
다시 돌아왔다...카트만두 타멜 거리....축제 식당 간판과 태극기가 보인다.
샤워도 했으니 식전에 션하게 산 미구엘 한잔~~~
스와얌부너트 사원에서 본 카트만두 전경....매연이 심하다..
이게 뭐래???왜 길을 막고 있지? 얘네는 신이 너무 많아서~~~
스와얌부너트는 'Monkey's Temple'이라 불리울 정도로 원숭이들이 많다...
운이 좋으면 원숭이들끼리의 전투 장면도 볼 수 있다...손에 들은 물건은 조심 또 조심~~
저럴 땐 원숭이 노릇도 괜찮네...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원숭이가 할퀴면 광견병 확인부터 해야 되니...
지가 신과 동격인 줄 안다....
파슈파티너트 사원의 뒤쪽 모습이다...이 사원은 네팔의 3대 사원 중 하나...
전면에는 황동으로 만든 큰 소의 조각이 있다. 여행객은 절대 못들어간다.
얘네도 돈맛을 알았는지 입장료를 10$로 올렸다...전엔 250루피 정도 했던 것 같은데...
파슈파티너트가 유명하다보니 죽은 사람들을 위한 대규모 화장터가 있다. 화장 준비를 하는 모습
화장터는 2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곳은 신분이 높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사원 뒷문의 바로 앞에 위치...
신분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장소....화장하고 있는 모습...
이 사원 부근에 오면 매캐한 냄새가 진동한다...옷에 밸것만 같은....
화장이 끝나면 시신이 다탔던 덜탔던 일단 앞의 개울로 들어간다...저 지저분한 개울이 갠지즈 강의 상류이다....
파슈파티너트 사원의 건너편에는 야트막한 언덕에 수많은 탑들이 있고 그 탑안에는 사진과 같은 링가가 모셔져 있다. 링가는 힌두교의 신 시바를 상징하는 남근을 말한다....
수많은 탑 앞에서...여기 사는 원숭이들도 사납다...가끔 카메라를 채가기도 한다...
이런 탑마다 링가가 하나씩 들어있다...다양하게 생긴~~
이 사람들은 파슈파티너트 사원 뒷문 쪽에서 진행되는 화장 의식을 보고 있다...
수염 참 많이 지랐네....
여기는 박타푸르...입장료가 15$..제일 비싼 곳인데 유적과 함께 네팔리들의 실생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왕궁 주변의 오래된 마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모습들...이것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듯...
옛날 카트만두에는 이곳 '박타푸르'와 여러번 갔기 때문에 오늘은 생략한 '파탄', 그리고 '더르바르' 이 세군데에 왕(라자)들이 거주하고 서로 대립하기도 했다고 한다.
박타푸르에는 잘 보전된 왕궁과 신전들이 모여있다...
파탄이나 더르바르와는 건물의 구성과 모습에서 약간 이질적인 면이 느껴지기도 한다.
왕궁, 사원과 새로 지은 건물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런 거대한 괴수들을 건물의 앞에 세워 놓았다.
탑 같은데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박타푸르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파탄과 더르바르를 다 돌아봐도 이 건물만큼 높은 것은 없었다.
왕궁을 호위하는 여러 동물들의 조각...
꼭 우리나라 해태같이 생겼네....
이날 마침 결혼식이 있었다. 꽤 신분이 높은 사람들인 모양...밴드까지 동원해서 왕궁 주변을 한바퀴 돈다...
같이 행진하는 이 사람들은 가족이거나 친지들인 모양인데 백여명이 넘어 보인다.
이 지역은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지역인데 저런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이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고 있다...참...
우리도 올라가 점심을 먹을까 하다가 사람들이 줄서서 대디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나와서 정문쪽 Palace 레스토랑으로 갔다...왼쪽에 걸려있는 것이 네팔 국기다. 네팔의 산과 하늘을 상징한다고 한다...
식당 내부의 모습...수염이 너무 지저분해서 게스트하우스에 가자마자 깍아 버렸다~~~
건물 기둥들에는 이렇게 섬세한 조각을 해 놓았다...
박타푸르를 나오다가 고풍스런 건물의 지붕이 물러앉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네팔에 도착한 다음날 수잔의 아버지 다르마가 축제로 찾아왔었다...내 오른쪽이 다르마(눈수술 직전이라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 사진 왼쪽에 크게 잡힌 애가 수다쟁이 수잔 사촌이다..ㅋㅋ
고기가 나오기 전에 전채....다르마 수술이 잘됐단다....
술이 아주 쎈데 수술 뒤라 못먹는다고 미안해하네~~~옆의 여인이 수잔의 엄마~~
따라주는 술도 한잔 받고...얘네들 술 돗수가 장난이 아니다...스캇치하고 같다..
여러 종류의 고기가 나왔는데 잘 안보이네...재미난건 얘네들도 닭똥집을 아주 잘 먹는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