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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지음/ 민족사 |
불교가 왜 사회적 현장을 떠나면 안 되는가. 답은 초기 빠리사(대중)의 신분 구성에 있다. “현행 승단 중심의 교단은 사부대중 중심의 공동체-빠리사(parisa)로 시급히 재편돼야 한다.
따라서 종단의 권력적 지배구조들-총무원, 종회, 본사체제는 혁파되고, 자발적이고 느슨한 형태의 다양한 공동체들-빠리사들이 불교운동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 상가(sangha)는 개별 사찰 중심의 현전 상가체제로 전환돼야 한다.”
자발적 동기가 생명력 원천
권위주의 극복이 과제이다
초기불교의 사회적 실천 연구에서 이 답을 찾아낸 저자 김재영 교수(동방불교대)는 이어 “권위주의와 권력은 본질적으로 반(反)불교적 사도(邪道, maccha-magga)로서 규정되고 극복돼야 한다”며 거대 사찰과 거대 조직이 없어서 불교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 동기가 불교 생명력의 원천이란 측면에서 빠리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기불교 연구자인 저자는 사회적 실천이 중시되는 이유를 현재 한국불교가 생존 기반이 급속 붕락하는 위기감에서 찾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bahujana), 시민들에 대한 봉사를 망각한 종단, 일부 승려들의 이기주의적 권력구조로 왜곡된 채 대중들 위에 군림하는 승단, 애정을 포기하고 떠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희망과 긍지를 잃어가는 불교도들”이란 현실 진단에 초점을 두고, 그간 사회적 리더십을 상실한 종교가 사회적 존재로서 생존할 수 없었던 역사 교훈을 통해 한국불교의 사회적 에너지의 상실이라는 기본 문제를, 사회적 실천과 변혁은 불교의 본질이며 생득적 본분이란 입장에 따라, 초기 대중들의 역동적 개척정신이 ‘거사장자(gahapati-setthis)’란 상인(商人)의식 및 기업가의식과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불교신문 2798호/ 3월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