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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천의학 원문보기 글쓴이: 계지
대들보 흔들리면 집 무너지듯 척추 흔들리면 건강 무너져│척추와 골반 교정하여 전체 골격 바로잡아 모든 병 치유하기 위해서는 골격 교정 선행해야│뼈 수술로 신경선 변형되면 천하의 재주로도 못 고쳐 정형외과서 다리 자르자는 아이 3번 교정하여 고쳐줘│다리 길이 다른 상태로 생활하면 디스크로 발전 |
◈ 디스크 · 요통 · 관절통 뼈를 주물러 고쳐
전남의 한 군 소재지에 가면, 그곳 사람들이 뼈를 다치거나 뼈가 아프면 너도나도 으레 찾아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번듯한 병원도 아닌, 아담한 촌가(村家)이다. 이곳의 송곡(松谷) 정군도(鄭君燾 취재 당시 76세) 옹은 지난 50여 년 동안 아픈 사람의 뼈를 주무르며 살아오고 있다. 그의 주무르는 기술이 너무나 뛰어나 영광군은 물론, 인근의 광주·장성·함평·고창에까지 명성이 나 있다.
정 옹이 주로 치료하는 질병은 디스크·요통·관절통·견비통·좌골신경통·신경마비·탈골 등이다. 그는 이러한 병을 뼈를 주물러 고쳐 준다. 어지간한 병은 몇 번 와서 주무름을 받으면 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말은 필자가 취재하는 기간 중에 찾아온 여러 환자들을 통해서도 이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 번 내지는 두세 번 와서 치료를 받고 고질적인 골격통을 고쳐 갔다.
그렇다면 정 옹의 손에는 대체 어떤 신통력이 있기에 그러한 효과를 내는 것일까. 그 이면에는 인체 구조와 뼈의 원리, 그리고 질병에 대해 그만이 꿰뚫고 있는 통찰력이 있다.
◈ 모든 병 치유 위해선 골격 교정 선행해야
정 옹은 척추와 골반이 변형되면 온갖 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체의 척추와 골반은 집으로 비유하자면 기둥과 주춧돌로서, 이 척추와 골반을 중심으로 인체의 모든 뼈가 한 가닥씩 매달림으로써 골격이 형성된다. 그리고 뼈를 타고 신경과 혈관이 퍼져 나가고, 오장육부도 나무의 열매처럼 매달린다. 따라서 기둥과 주춧돌이 흔들리면 집이 무너지듯이, 척추와 골반이 변형되면 인체의 전체 골격이 무너지게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신경 작용과 혈행에 장애가 일어나고, 나아가 오장육부에도 병이 생긴다.
따라서 그는 모든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척추와 골반을 바로 잡아 제자리를 찾아 주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관절·신경계통질환은 물론, 오장육부의 각종 질병을 비롯하여 뼈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듯한 정신질환까지도 치유가 가능하다고 한다. 요실금도 허리뼈를 맞춰 주면 이내 치유된다고 한다.
◈ 다리를 통해 골반과 요추 변형 바로잡아
정 옹이 척추와 골반의 변형을 교정하는 방법은 대개 요추 1~5번과, 흉추 1~5번을 중심으로 한 정복술이다. 그리고 변형을 진단하는 방법은 개략적으로 5가지이다. 첫째는 양쪽 발목(곤륜·신맥·구허·해계·수천 혈)과 무릎(위중 혈)을 촉진하는 것. 둘째는 똑바로 눕게 하여 양쪽 발을 대어 길이가 같은지 확인하는 것. 셋째는 엎드리게 하여 요추 1~5번을 촉진하는 것. 넷째는 견갑골(천요·병풍·천종 혈)과 팔꿈치(곡지 혈)를 촉진하는 것. 다섯째는 흉추 1~5번을 촉진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과 효과를 시술하는 과정을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광주광역시 비하동에서 온 김은영(취재 당시 32세 여자) 씨. 그녀는 허리가 아프다며 끙끙 앓으면서 몸을 거의 굽히다시피해서 들어왔다. 치료 중에도 아파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정 옹은 그런 그녀를 반듯이 눕게 한 후 복사뼈를 중심으로 한 발목과, 슬개골을 중심으로 한 무릎 안팎을 손가락으로 꾹 눌러 촉진한다. 촉진 결과 어느 한쪽 다리에 상대적으로 더 심한 통증이 있으면 요추 1~5번에 변형이 있다는 뜻이라 한다. 그녀는 왼쪽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요추의 변형을 확인한 정 옹은 양쪽 다리의 복사뼈 안쪽 밑 부분에 사인펜으로 각기 점을 표시한 후 복사뼈를 서로 마주 대어 찍는다. 그 결과 오른발에 표시됐던 점이 왼발에 표시됐던 점보다 왼발에 1센티미터가량 위에 찍힌다. 왼발이 1센티미터가량 긴 상태이다. 이 점에 대해 정 옹은 요추가 변형됨으로써 골반이 변형되고, 그로 인해 다리 길이가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김 씨의 경우 허리와 다리의 통증은 요추 1~5번에서 발생시키고 있는 신호라고 한다.
요추와 골반의 변형을 확인한 정 옹은 환자를 눕게 한 후 수건을 몇 번 접어 베개처럼 환자의 허리에 받치더니 좌우 다리를 번갈아 구부려 무릎이 배 쪽에 닿도록 몇 번 올려붙인다. 그러고 나서 골반의 양쪽 끝에 두 손을 각기 대고 몇 번 힘껏 눌러 골반을 신전(伸展)시킨다. 그리고 왼쪽 다리는 펴고 길이가 짧은 쪽인 오른쪽 다리는 구부려 왼쪽 다리 무릎 위쪽에 포개어 ‘4자’ 모양으로 한 후, 왼쪽의 골반과 오른쪽 다리 무릎에 손을 각기 대고 몇 차례 힘껏 눌러 신전시킨다. 이렇게 하면 골반의 변형이 바로잡히면서, 점차 요추의 변형도 바로잡혀 다리 길이도 같아진다고 한다.
1차적으로 누운 자세에서 치료를 끝낸 정 옹은 이번엔 환자를 엎드리게 해서 요추 1~5번을 촉진한다. 환자는 요추 3번과 4번을 촉진하자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탈이 난 부위를 찾아낸 정 옹은 한 손의 손날로는 교정해야 할 요추 부위를 힘껏 신전시키면서 한 손의 엄지와 검지로는 3번과 4번 요추를 유동시켜 제자리를 찾아 넣어 준다. 그리고 환도 혈을 중심으로 좌우 골반 전체와, 신유 혈을 중심으로 하여 허리를 마사지한다. 또한 좌우 골반을 번갈아 가며 한쪽은 누르고 반대쪽은 들어 올려 골반의 변형을 교정한다. 또 미추(尾椎)와 좌우 골반을 번갈아 가며 누르는 한편, 반대쪽 무릎은 들어 올려 골반과 요추를 신전시킨다. 그러고 나서 엉덩이와 다리 전체를 마사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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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 후 감쪽같이 다리 길이 같아져
이렇게 골반과 요추의 변형을 치료한 정 옹은 이번엔 좌우 견갑골과 팔꿈치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 촉진한다. 촉진 결과 어느 한쪽에 상대적으로 더 통증이 있으면 흉추 1~5번에 변형이 있다는 뜻이라 한다. 그녀는 왼쪽이 더 아프다고 호소한다. 흉추의 변형을 확인한 정 옹은 환자를 엎드려 눕게 한 후, 팔꿈치로 짚고 가슴 위쪽을 세우게 한다. 그리고 흉추 1~5번을 촉진한다. 환자는 흉추 1번과 2번을 촉진하자 등이 벌어질 듯이 아프다고 한다. 탈이 난 부위를 찾아낸 정 옹은 한 손으로는 흉추를 신전시키고, 한 손으로는 1번과 2번 흉추를 유동시키면서 제자리를 찾아 넣어 준다.
이렇게 치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40분. 교정을 마친 정 옹은 환자의 발목과 무릎을 다시 촉진한다. 촉진 결과 환자는 처음과는 달리 왼쪽 다리에 아픈 통증이 없다고 한다. 또한 다리 길이를 재어 보니 좌우가 같다.
척추와 골반 교정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확인한 정 옹은 환자를 앉게 한 후 살살 허리를 돌려 보라고 한다. 허리를 살살 돌려 보던 환자는 한결 통증이 가셨다며 안도의 표정을 짓는다. 그녀는 그간 병을 고치기 위해 양방의 물리 치료와 정형외과 치료도 받고 한의원에서 침도 맞았다고 한다. 그래도 차도가 없어 막막했는데, 통증이 없어져 천만다행이라고 한다.
정 옹은 골격이 틀어졌을 경우 신경이 눌려 통증이 오기 마련이고, 골격을 바로잡지 않는 이상 아무리 물리 치료를 하고 침을 맞아도 소용이 없다고 한다. 그걸 모르고 신경통이나 관절통이 있으면 무조건 물리 치료를 하거나 침을 맞으라고 권하고, 또 환자들도 그러면 낫는 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치료의 순서를 모르는 소치에서 나온 일로서, 물리 치료를 하거나 침을 맞더라도 골격을 바로잡은 후에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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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격 교정도 중요하지만 습관 교정도 중요
치료가 끝난 정 옹은 환자에게 주의 사항으로 골격이 고정될 때까지 당분간 뛰거나,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물건을 함부로 들거나, 틀어진 자세로 생활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허리에 손을 대고 거울을 보면서 제자리 걷기 연습을 하라고 이른다. 걸을 때 한쪽으로 쏠려서 걷거나, 다리를 반듯이 떼고 놓지를 못하면 골반과 허리가 틀어지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틀어진 골격을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이런 당부를 하나하나 자세히 일러준 정 옹은 마지막으로 요추와 흉추 강화운동법을 시범으로 보여 주며 집에 가서 꼭 실천하라고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병은 의사가 고쳐 주는 게 아니라 결국은 환자가 열심히 해서 고쳐야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요추와 흉추 강화운동법에 대한 설명은 지면상 말미에 실었으니 참고 바람.)
◈ 다리 길이 틀린 상태로 생활하면 디스크 굳어져
이번엔 영광군 대전리에서 온 김숙이(취재 당시 56세 여자) 씨의 교정 과정을 보자. 그녀는 농사일로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일을 한 탓인지 다리가 무겁다고 한다. 또 ‘겁나게’ 아파 제대로 걸어 다니질 못하고 다리를 질질 끈다고 한다.
다리를 고쳐 달라는 그녀를 정 옹은 먼저 발목과 무릎을 꾹 눌러 촉진하여 환자의 반응을 살핀다. 그리고 다리의 길이를 재어 왼쪽 다리의 길이가 오른쪽에 비해 2센티미터 정도 짧은 걸 확인하더니 다리 관절에 병이 있는 것이 아니고 허리가 이상이 있어 생긴 현상이라고 진단을 내려준다. 실제 엎드리게 하여 요추 3번과 4번을 누르니 환자가 “아야” 하고 소리를 지르며 자지러지게 통증을 호소하는 걸 보아 진단은 정확한 듯하다.
정 옹은 병의 근원은 허리인데 이상 신호는 다리와 발가락에 나타난다고 한다. 허리의 이상으로 다리의 신경이 무뎌지거나 마비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다리만 이상이 있는 경우엔 발목과 무릎을 촉진하기 위해 꾹 누르면 벌써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가 틀리다고 한다. 그걸 모르고 다리가 아프다고 다리만 가지고 씨름을 한들 고쳐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다리 길이가 차이가 나는 것을 그대로 끌고 다니면 점차 허리가 더욱 악화되어 디스크 등으로 굳어진다고 한다.
◈ 교정 후 그 자리에서 다리 통증 사라져
다리의 이상이 요추의 변형 때문임을 확인한 정 옹은 환자를 눕게 한 후 허리에 접은 수건을 받친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 환자 다리의 발목을 잡아 든 상태에서 한 손을 환자의 무릎에 대고 힘을 주면서 원을 그리듯이 돌려 골반의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 준다. 그리고 오른쪽 다리는 펴고 왼쪽 다리는 구부려 오른쪽 다리 무릎에 포개어 ‘4자’모양으로 한 후, 오른쪽의 골반과 왼쪽 무릎에 손을 각기 대고 몇 차례 눌러 골반의 변형을 바로잡아 준다. 이런 교정은 반대의 자세로도 몇 차례 하였는데, 다리의 길이가 짧은 왼쪽을 신전시키는 걸 3번 했으면 오른쪽은 1번 정도 신전시켰다.
그러고 나서 정 옹은 환자를 엎드리게 한 후 변형된 요추 3번과 4번 부위를 한 손으로는 힘껏 신전시키면서 한 손의 엄지와 검지로는 요추를 유동시켜 제자리를 찾아 넣어 준다. 정 옹은 산이 있으면 계곡이 있듯이 변형된 뼈의 경우 튀어나온 곳이 있으면 들어간 곳이 있다고 한다. 변형되어 뒤로 튀어나온 요추는 살살 유동시키면서 눌러 주면 제자리에 '딸칵' 들어가고, 앞으로 튀어 나간 요추는 위아래의 요추를 유동시키면서 살살 눌러 주면 튀어 나간 요추가 제자리에 '딸칵' 들어와 맞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교정을 끝낸 정 옹은 환자에게 살살 걸어 보라고 이른다. 그녀는 살살 걷더니 훨씬 다리가 가볍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정 옹은 주의 사항을 이른 후, 다음날 다시 한 번 와서 치료받으면 이상이 없을 거라고 한다.
이런 치료 과정과 치료 결과는 취재 기간 중에 만난 50여 명의 환자 모두 대동소이했다. 그들은 정 옹에게 요추·골반·흉추 등을 집중적으로 교정받고, 신경통·관절통·디스크 등의 병을 낫거나 고통을 덜어 갔다. 그 결과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광주광역시 화전동에서 온 맹미숙(취재 당시 27세 여자) 씨.
◈ 광주광역시 송정리에서 온 강금순(취재 당시 55세 여자) 씨.
◈ 전남○○병원에 근무하는 장성환(가명) 씨.
◈ 정 옹과 같은 군에 사는 정창일(취재 당시 64세 남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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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손맛이 배인 독보적인 ‘뼈 기술’
환자들이나 주변 사람의 이런 말은 정 옹의 치료 능력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골격의 변형을 바로잡아 주면 골격통이 사라질 것이라는 정 옹의 말도 충분히 수긍이 가는 점이다. 그러나 맨손 하나로 골격 변형을 그토록 신속하게 바로잡아 준다는 점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비결이 있을까 궁금하여 묻자, 정 옹은 뼈를 제자리에 찾아 넣어 줄 뿐 다른 비결은 없다고 한다. 단지 있다면 오랜 경험으로 인체 구조에 대한 원리를 체득하여 손끝에 뼈를 다루는 솜씨가 배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즉 정 옹 자신은 책을 통해 머리로 배운 게 아니라 50여 년 동안 실물을 통해 손으로 익힌 것이라 손가락 끝에 눈이 달린 것처럼 뼈를 만져 보면 그 속이 들여다보인다고 한다. 또 모든 게 머리 속에 연결되어 어떻게 하면 낫겠다는 게 컴퓨터처럼 계산되어 나온다고 한다. 이런 점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고 오랫동안 뼈를 만져 보면서 체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의사라도 오래 묵은 의사가 아니면 자신의 ‘손맛’을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정 옹은 자신의 ‘손맛’이 배이게 변형된 뼈를 바로잡아 주니 다른 데보다는 신속히 낫는 점이 있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돈을 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시골구석까지 힘들게 찾아온 환자를 생각해서라도 신속하게 고쳐 보낸다고 한다.
◈ 뼈 수술은 뼈 망치는 짓 될 수도
한편 이러한 정 옹이지만 뼈가 아프다고 수술한 사람은 신경선이 변형되어 고치기 힘들다고 한다. 그는 서양의술이 들어와 걸핏하면 뼈에 칼을 들이대 잘라내거나 구멍을 뚫거나 인공적 기구를 끼워 넣기도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신경선과 뼈를 망치는 짓이 될 수 있음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수술로 한번 신경선과 뼈가 망가지면 천하의 귀신같은 사람이라도 올바로 고쳐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정 옹은 뼈에 관한 한 자신이 만능은 아니라고 한다. 골절이나 파골은 자신이 많은 경험을 해보지 않아 치료에 능하지 않다고 한다. 또한 골격이 변형된 병이라도 오래 묵은 병은 관절이 늘어나거나 틀어진 채로 굳어져서 한두 차례의 교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 예전에 뛰어난 접골사 많아
그러면서 정 옹은 예전엔 전국에 뛰어난 접골사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가 사는 인근 지역만 해도 60년대 무렵까지 장성군의 김 씨와 장흥군의 최 씨가 뼈를 잘 보았다고 한다. 그들은 학벌은 없었지만 평생 경험으로 익혀 뼈를 보는 기술만큼은 박사였다고 한다. 오늘날은 음식이 잘못되어 어혈이 관절에 끼여 골격 변형으로 인한 관절신경통이 많지만, 예전엔 뼈에 관련된 질병은 부상으로 인한 골절과 파골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런 당시에 사람들은 주위에 뛰어난 접골사가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1960년대에 접골사제도가 폐지되고, 대신 수술을 해 대는 서양 의술 방법의 정형외과 의사들이 의료 시장을 독점하면서 뛰어난 접골 기술의 맥이 단절되었다고 정 옹은 아쉬워한다. 그 결과 사람의 손으로 뼈를 고치는 '손맛'이 사라졌다고 한다.
즉 예전엔 사람을 붙들고 손으로 뼈를 고쳤지만 지금은 칼을 들이대 기계로 뼈를 고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뼈를 고치는 사람의 ‘손맛’ 은 사라지고 칼과 기계를 다루는 기술이 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척추와 골반이 틀어져 다리 길이가 달라진 사람의 치료만 보더라도 ‘손맛’을 발휘하여 틀어진 골격을 바로잡아 주는 대신 우격다짐식으로 칼과 기계를 들이대 긴 다리를 잘라 내거나 짧은 다리 쪽에 인조 뼈를 집어넣는 시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 12살 때 우연히 뼈 맞추기 시작
정 옹이 뼈를 맞추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는 12살 무렵이라고 한다. 당시 미끄럼을 타다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걸을 때마다 항문 부위가 뜨끔뜨끔하였다. 부모에게 혼이 날까 봐 말도 못하고, 집에 와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끙끙 앓아 누웠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꼬리뼈를 손가락으로 ‘딸깍’ 펴자 아프던 통증이 금방 사라졌다고 한다.
너무도 신기한 생각이 들어 그 후 뼈가 빠졌다는 집안사람이나 마을 사람이 있으면 나서서 맞춰 주었다. 원래 손재주가 있어 한번 눈여겨본 것은 야무지게 익혔다. 도장 파는 일이나 집 짓는 일도 혼자 익힐 만큼 손재주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그가 사는 집도 스스로 설계하고 지었다고 한다.
정군도 옹의 집.▶
그러다 뼈 보는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계기는 시장 사람들을 고쳐 주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는 19살에 결혼을 했는데, 20살 때 생계 수단으로 함평·영광·고창 장날에는 시장에 나가 도장을 팠다고 한다. 광복 무렵 당시 모든 사람이 새로운 도장을 파야 했고, 표기정책도 한글과 한자 사이에서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수입이 제법 짭짤했다.
그런 와중에도 도장 파러 온 사람이나 시장 사람들 중에 팔을 다치거나 절뚝거리고 다니는 사람이 있으면 나서서 뼈를 맞춰 주었다. 그는 슬하에 10남매를 두었는데, 젊었을 적 자식을 키우기 위해 도장 파는 일, 뼈 보는 일 외에도 농사일, 이발일, 건축일, 우체국일 등 남들보다 곱절 이상 닥치는 대로 ‘뼈 빠지게’ 일했다고 한다.
그러다 점차 "어느 장날 어디 가면 뼈 잘 보는 사람 있다더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장날만 되면 인근에서 환자들이 몰려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다른 일보다 뼈 보는 일이 그의 평생 일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60세 무렵까지도 인근의 장을 돌며 뼈를 보아 주었다.
◈ 스스로 깨우친 ‘뼈 기술’
이렇게 뼈 맞추는 데는 이골이 난 정 옹이지만, 뼈 맞추는 일을 누구에게 배운 게 아니고 혼자 연구한 것이라 처음엔 애도 많이 먹었다고 한다. 척추와 골반의 변형을 교정하여 다리의 길이를 맞추어 주는 것도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환자들의 통증을 주물러 주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프다는 사람 모아 놓고 보니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조물주가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에 성한 사람을 보니 양쪽 다리 길이가 같았다. 다리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통증이 온다는 생각에 처음엔 다리 길이를 맞추기 위해 짧은 쪽 다리를 잡아 빼기도 했다. 그러나 다리 길이가 같아지다가도 이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갔다.
그러던 중 팔다리는 골반과 척추에 달린 것이니 골반과 척추를 바로잡아 줘야 올바른 골격이 형성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팔의 신경선은 흉추 1~5번, 다리의 신경선은 요추 1~5번에서 분화되어 나오기 때문에 팔다리의 통증이 있는 사람은 흉추 1~5번과 요추 1~5번, 그리고 골반이 변형된 것을 바로잡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그의 깨달음은 그대로 적중하여 척추와 골반을 교정해 주자 다리 길이도 같아지고, 모든 통증도 쉽게 치유되었다고 한다.
◈ 다리 자르자는 아이 3번 만에 고쳐줘
그는 평생 뼈를 맞춰 주며 병고에 시달리던 사람이 나아서 갈 때면 보람이 크다고 한다. 그 중에는 기억에 남는 사람도 여럿 된다고 한다.
일례로 3년 전에 한 아버지가 15세 된 딸을 데리고 왔다. 딸은 왼발이 오른발에 비해 10센티미터나 짧아 걸을 때 왼발의 뒤꿈치를 든 채 걸었다. 3살 때부터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한다. 양방병원에 가니 오른발을 10센티미터 잘라내 길이를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수술비 3백만 원이 없어 10여 년을 그대로 살아오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 딸의 틀어진 골격을 교정하여 3번 만에 다리 길이를 맞추어서 보냈다고 한다. 딸의 아버지는 고마움을 잊지 않고 지금도 인사하러 가끔 들른다고 한다.
또 25년 전엔 서울 모 양방병원의 과장이라는 사람이 서울로 왕진하기를 청하여 간 적이 있다고 한다. 가서 보니 과장의 동서가 심한 디스크로 8개월 동안 앉지도 못하고 누워서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당장 그 자리에서 교정하여 앉을 정도가 되게 하고, 일주일마다 한 번씩 가서 치료해 줘 석 달 만에 완치시켰다.
그 결과를 보고 병원의 과장이라는 이는 정 옹의 치료법에 관심을 갖고 배워 갔고, 병을 나은 이는 매년 잊지 않고 지금껏 안부 전화나 편지를 보내온다고 한다. 지난 연말에도 편지를 보내왔다며 정 옹이 보여 주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구료하여 주시고, 인술이 온 세상에 울려 퍼져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해는 지더라도 건강은 끝없이 이어져서 아픈 이들에게 희망을 주시길 기원합니다.”
◈ 정골법 전수가 남은 생의 소망
한편 그가 뼈를 잘 본다는 소문이 나자 그에게 정골법(整骨法)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도 제법 된다. 의사가 배워 가기도 했고, 물리 치료학과 학생들이 배워 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교포 의사가 와서 여러 날 머물면서 배워 가기도 했다. 정 옹의 집안에서는 재활 의학을 전공하는 큰손자가 그의 정골법을 전수 받고 있다. 그는 이제 나이가 들어 모든 걸 접어야 하는 입장에서 그가 평생 체득한 정골법을 여러 사람에게 배워 줘 맥이 이어지고, 그럼으로써 병고에 시달리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게 남은 생의 더 없는 소망이라며 말을 맺는다.
바른 자세에 건강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반대로 비뚤어진 자세에는 병이 깃들 것이다. 어찌 보면 평범한 말이지만, 우리는 건강을 멀리서만 찾을 뿐 그 교훈을 잊고 사는지도 모른다. 척추와 골반이 변형되면 만병이 생긴다는 정 옹의 평생 경험이 배인 말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바른 골격을 찾아 주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며 살아온 정 옹의 삶의 모습은, 건강을 찾아 헤매는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새삼 생각하게 한다.
1.이 글은 저희 연구소 김석봉 소장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향토명의를 소개하고자 쓴 글입니다. 따라서 찾아가 치료받는 것은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르며, 치료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병력 차이로 인한 효과 또는 치료 결과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
다음은 정군도 옹이 말하는 양생 교정 운동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오십견과 디스크를 자가 치료할 수 있다.
◈ 오십견 양생 교정 운동법 ◈ ◈ 허리 디스크·요통 양생 교정 운동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