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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녀 관계 이해
1.1.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부모는 자녀를 양육할 때 자녀의 행동에 벌을 주기도 하고, 바람직한 행동으로 자녀의 모범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의 신념과 기대를 자녀에게 가르치기도 한다. 이러한 양육태도는 부모자신이 성장하면서 겪었던 과거의 경험, 사회문화적 배경,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며, 동시에 자녀의 인지적, 사회적 발달, 자아개념, 도덕성, 정서적 안정감 및 성격 등 여러 가지 영역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에서는 바움린드(Baumrind)의 이론에 근거하여 이춘재(1991)가 ‘청소년이 지각한 한국부모들의 양육형태’를 ‘애정과 통제’의 차원에서, 엄격하기만 한 양육태도를 ‘독재적인 부모유형’, 엄격하면서도 자애로운 양육 태도를 ‘권위를 갖는 부모유형’, 자애롭기만 한 양육태도를 ‘허용적인 부모유형’, 엄격하지도 자애롭지도 못한 양육 태도를 ‘무관심형’의 네 가지로 나누었다. 일반적으로 부모에게는 이러한 양육형태가 공존하고 있으며 자녀의 상황에 따라서 일관되지 않은 양육태도를 보일 수 있다.
1.1.1. 엄격하기만 한 부모와 자녀
이러한 부모의 양육방식은 부모가 자녀에게 많은 규칙을 부과한다. 부모는 지시나 규칙에 대한 절대성을 강조하며 왜 그러한 규칙에 따라야 하는 지는 별로 설명해 주지 않으며, 만일 자녀가 지시나 규칙에 따르지 않을 경우 강압적인 훈육을 사용한다. 이들은 자녀를 칭찬하면 버릇이 나빠질까봐 가능한 한 잘못된 점만 지적한다. 자녀의 행동과 의견을 강제로 통제하기 위해 체벌을 사용하며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자녀가 부모에게 말대꾸하거나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즉, 자녀의 개별성, 자립성,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모의 유형에게 양육되는 자녀 행동 패턴으로는 자주 갈등을 일으키고 화와 짜증을 잘 내며, 변덕이 심하고 외관상 불행해 보인다. 이들은 부모의 강한 처벌과 빈약한 칭찬에 의해 ‘나는 왜 이리 못났을까’, ‘나는 왜 매일 야단만 맞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낮은 자존감과 죄책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성과 인지적 발달이 뒤떨어진다. 또한 부모 외의 주변사람 들을 괴롭히는 경향이 있으며 많이 긴장되어 있고 불안해한다.
이런 부모들이 보완해야 할 사항은 아이를 야단칠 때 그 아이 자체를 비난하기 보다는 잘못한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다. 자녀의 잘한 점을 찾아 칭찬해주는 것도 중요한데 이러한 칭찬이 자녀들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의 긍정적인 면을 키우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의 실수나 단점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숨겨져 있는 장점을 발견해 내고 이를 칭찬해 주는 지혜가 자녀들에게 큰 힘이 된다.
1.1.2. 엄격하면서 자애로운 부모와 자녀
가장 바람직하고 융통성이 있는 양육 형태로 민주적인 양육태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모는 자녀에게 여러 가지 제한을 가하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 지를 설명해 주며, 분명히 따를 것을 요구하지만 그와 동시에 상당한 자유를 부여한다. 엄격하면서 자애로운 부모는 자녀의 욕구나 견해에 반응적이며, 기본적으로 아이는 잠재력이 있고 잘 될 것이라는 방식으로 자녀를 대하며 자녀가 규칙이나 제한에 순종하지 않으면 납득하도록 설명해주고 한계를 명확하게 지어준다. 자녀에게 자율을 허용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엄격하게 벌을 주며, 확고한 훈육과 부모로서의 애정을 조화롭게 가지고 있다. 자녀의 의견과 부모자신의 의견을 서로 주고받는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부모 자녀 모두의 권리가 인정된다.
이러한 양육 태도를 일관적으로 보일 경우 자녀들은 대체로 책임감이 강하고 자아존중감이 높으며, 명랑하고, 자립적이고, 성취 지향적이며, 성인이나 또래 모두에게 협조적이다. 또한 이들은 인지능력(사고의 독창성, 성취동기, 지적도전), 사회적 기술(사교적, 솔직, 집단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 통솔력 등) 모두가 다른 부모 유형의 자녀보다 비교적 높은 경향을 보인다.
1.1.3. 자애롭기만 한 부모와 자녀
허용적 부모는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고 믿으며, 부모란 권위를 지닌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자녀의 자율성을 전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녀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고, 자녀의 요구를 다 들어주려고 노력하며, 단호하게 자녀들을 압도하고 권위를 밀고 나가기보다는 자녀에게 지고 들어가는 면이 많아서 자녀의 행동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자녀가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고 스스로 결정하게끔 허용하며, 자녀의 일상생활에 대해 정해진 규칙이 거의 없고, 자녀에게 성숙한 행동을 거의 요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충동적이거나 공격적 행동조차도 관대하게 받아들인다. 이 때 어떤 부모들은 자녀에게 한없이 따뜻하고 반응적이기도 하지만, 어떤 부모들은 자녀들의 행동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무관심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의 요구를 마냥 들어주다 보면 무조건 다 받아줄 수가 없어서 스트레스도 쌓이고 때로는 극단적으로 화를 내는 경우도 생기며 이로 인하여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아이들은 벌을 주면 안 된다. 부모가 잘 하면 아이들도 다 잘하게 되어있다’라는 생각을 주로 하기 때문에 자녀의 문제를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내 탓이 아니고 다 부모님 탓이다’ 라는 식으로 매사에 책임회피를 하게 되어 책임감과 독립심이 결여되는 편이다. 또한 이들은 충동적이고 공격적이며 자립심과 자제력이 낮은 편이고 목적의식이 없는 편이다. 이들은 집에서도 받아 들여 주니까 밖에서도 다 받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며,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그렇게 대해주지 않을 때 쉽게 좌절하며 이러한 좌절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밖에서 좌절당하고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면 집에서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되고 부모에게만 매달리는 유아적인 아이가 되기 쉽다. 이 유형의 부모와 자녀는 인지능력과 사회적 기술에서 모두 미숙한 수준을 보인다(이숙 외, 2002).
1.1.4. 엄격하지도 자애롭지도 못한 부모와 자녀
엄격하지도 자애롭지도 않기 때문에 자신의 기분에 따라 자녀를 대하고, 한계를 정해서 지키는 일관성도 없고 따뜻한 것도 아니다. 거의 방임에 가깝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양육 태도라고 볼 수 있는 것으로, 자녀를 대하는 것이 자신의 기분에 따라 변화되기 때문에 부모로서 역할 정립이 제대로 안된 부모 양육 유형이다. 이러한 양육 유형은 부모가 우울증 등 특수한 성격을 갖고 있거나, 가정에서 돌발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태가 발생할 때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부모들은 자신의 내적 긴장이나 불안 등 정서적 상태에 압도되어 자녀를 보살필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양육 유형의 부모는 칭찬이나 인정해주는 면이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적절하게 벌하지도 않는다. 이런 부모는 자녀를 ‘못됐다,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다. 부모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아이도 ‘그래, 나는 원래 그런데 뭐’라고 생각하며 반사회적이고, 적개심이 많은 아이로 자라게 된다.
이러한 부모 밑의 자녀들은 도대체 어떻게 부모의 비위를 맞출 수 있을지 매우 혼돈스러워하며 자녀가 아무리 노력한다 하더라도 부모가 일관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좌절하게 된다. 부모의 이러한 비일관적인 상이 내면화되어서 이들은 세상 전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고 자신도 타인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자녀에게 무관심하고 방임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충동적이고 공격적이며 자아존중감이 없다. 인지적 발달이 늦고 학업성적도 떨어지며, 사춘기 이후 과도한 음주나 비행행동을 보이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유형에 속하는 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자녀를 받아들이고 수용해야 하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벌을 주고, 바람직한 행동은 칭찬을 해주고 받아들이되 자녀가 혼란되지 않도록 한계를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녀의 마음과 요구, 처한 상황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이혜성 외, 1999).
1.1.5. 장애아동 가정의 부모의 양육태도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은 자녀가 불완전하며 결코 완전해질 수 없다는 생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슬픔, 부정, 분노, 죄의식, 비난 등의 감정을 느낀다. 그로 인해 오히려 자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양육태도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은폐 고민형
장애아를 가졌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서 고민하고 있는 유형이다. 이런 부모는 장애아가 생긴 것이 자신의 죄라고 생각하여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기가 쉽다.
② 무시 방임형
장애를 시인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는 하나 희망을 포기하고 내버려두는 형이다.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지 않고 무관심하게 두게 된다. 학교에서 조언을 하거나 부모의 협력을 요구하게 되면 오히려 귀찮게 여긴다.
③ 거부 학대형
장애를 가진 자녀가 태어난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며 이를 거부하거나 학대하는 유형이다, 아예 자기와는 인연이 없는 자식이 잘못 태어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원수로 생각하여 미워하기도 한하며 말썽을 일으키면 학대도 한다.
④ 기대 초조형
지금은 장애를 입고 있지만 교육만 잘 시키면 정상아와 같은 수준의 학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조급하게 서두르게 된다. 기대만큼 발달하지않으면 초조해져서 자녀를 들볶게 된다.
⑤ 과잉 보호형
장애를 가진 것을 가엽게 여겨 무엇이든지 다해주고 지나치게 보호를 하는 유형이다. 조모가 있을 때는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다 해주고 달라는대로 다 주고 하자는 대로 다 해 준다.
⑥ 적응 이상형
가장 바람직한 유형으로 앞의 다섯가지는 감정적이지만 이 유형은 이성적이다. 자녀의 장애를 객관적으로 이해하여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이 사실 앞에서 부모로서 자녀의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할 일이 무엇인가를 파악하여 학교와 협조하여 서두르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이성적으로 대한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장애를 잊고 밝게 자라며,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다.
1.2. 가정의 구조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산업화와 도시화의 결과로 삶의 질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지만 급속한 사회변화 속에서 가족 또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가족구성원과 가족형태의 변화는 물론이고, 가족의 기능과 개념도 변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가족의 복지기능이나 경제적 기능이 약화되는 반면, 소비기능과 자녀의 사회화 기능, 정서적 행복을 느끼는 만족기능 등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족의 변화와 아이들과의 관계를 알아보겠다.
1.2.1. 이혼가족
자녀를 둔 이혼부부에게는 둘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공동의 책임이 남게 된다. 이혼 전 가족과는 달리 자녀를 직접 양육하는 부모,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그리고 자녀들 간 새로운 역할과 관계를 수립해야 하는 과제에 놓인다. 이혼은 전통적인 가족생활 주기의 흐름을 방해하며 그 주기를 회복하는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 이혼 후 가장 큰 생활의 변화는 여성의 취업, 자녀양육의 문제, 친권부모는 누구인지 등의 문제이다. 자녀들은 위축된 가정경제로 인해 심리적인 부담을 안게 되고, 자녀들은 이혼으로 죄의식을 느끼는 부모를 교묘히 이용하는 생활방식을 터득하게 된다.(홍경자 외, 2002)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로 인하여 환경적인 변화와 함께 심리적, 정서적, 행동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부모와의 별거는 자녀의 성격, 나이 환경에 따라서 적어도 1년 이상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고, 정서장애와 행동장애, 가치관 혼란 등으로 반항적 행동과 사회인지적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어려움은 학업과 행동의 문제, 거절감과 분노, 두려움과 공포감, 죄책감, 충성심의 갈등 등을 가져온다(금명자 외, 2005). 이혼으로 인해 학령기 아동은 감정적 혼란이 크며, 다른 한 쪽 부모를 비난하며 편가르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친구들과의 동료관계를 발전시키는 것과 가정의 문제를 비밀로 유지해야 하는 것의 이중적인 문제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의 이혼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비난도 한다.
청소년은 사회적 퇴행, 공격적 충동에 대한 통제 불안, 무가치함, 성적인 행동, 약물남용, 가출 등이 나타난다. 부모를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되며, 거리감을 두게 되고, 부모를 도덕적 견지에서 판단하게 된다. 정체감이 모호해지고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깨져 불신하게 된다. 이혼의 원인이 된 부나 모를 미워하며 한 쪽 부모가 상대방을 비난할 때 어느 쪽 부모 말에 동조해야 할지 몰라 고심하게 된다. (금명자 외, 2004)
1.2.2. 한부모가족
한부모 가족은 어느 한쪽의 이혼, 사별 및 별거, 유기 등으로 인한 양친 중 어느 한 쪽과 그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을 말한다. 이는 편부모 가족, 모․부자 가정, 편친가정, 결손가족 등과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온전하고 가득하다는 뜻의 우리말 <한>을 사용함으로써 여러 가정과 똑같이 평등한 가족으로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들은 경제적 문제와 자녀 양육문제, 한쪽의 결핍된 부모 역할 등의 복합적인 가정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한부모 가족은 여성이 가장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수입이 낮은 편이며 역할부담이 더 커진다. 즉 가사와 육아, 경제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부모는 정서적인 여유가 없고 역할긴장이 되어 권위주의적인 양육태도로 자녀를 더욱 통제하고 억압하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가장 본질적인 부모역할에 대해서도 일의 한계를 정하고 자녀와 타협을 해야 한다. 결국 한 명 그 이상의 아이들과 부모로서의 책임을 분담해야 하며 흔히 맏이가 이 일을 맡게 된다. 따라서 가정의 규칙과 상벌을 정할 때 부모의 책임을 분담하기로 한 자녀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대체로 편모의 경우 자녀의 개인적 의견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논리적으로 설명하지만 반면에 더 위협적이고 화를 많이 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편부에게 있어서는 직장, 자녀양육, 가정관리를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남성이 일상적인 가사일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아동과의 관계형성과 아동양육, 아동보호 등이 큰 과제이다. 일부 편부들은 아동을 위해 시간을 내기가 어렵고 아동에 대한 인내심이 부족하며 특히 정서발달과 관련된 일은 더욱 어려운 문제이다. 편부의 경우 다른 부모들보다 자녀네게 더욱 독립적이길 원하기는 하지만 편모의 경우보다 대체로 만족해하며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잘 적응하고 있다.
1.2.3. 재혼가족
재혼 가족이란 2명의 성인가족과 그들 중 한 쪽 또는 양쪽의 자녀들로 이루어진 가족형태를 말한다. 이들은 재혼을 하면서 새로운 가정생활이 행복하리라고 확신한 가운데 출발하지만, 부부관계 뿐 아니라 의붓자녀들 관계에서 사소한 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자녀들 또한 전 부모를 그리워함으로 감정정리나 교류, 새엄마, 새아빠와의 새로운 관계 형성, 다른 의붓형제와의 적응관계 등으로 심리적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재혼가족의 문제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그리고 의붓부모의 성폭행 등 의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새엄마, 새아빠와 자녀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면 친부모가 규칙과 상벌을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계부모가 이러한 역할을 시도하면 분노와 갈등이 표면화되고 친부모는 중간에 끼어 난처하게 된다. 이것은 새로운 부모 자녀간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또한 결혼으로 합해진 두 가정은 명확한 규칙, 양육 스타일, 그리고 예전에 했던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올 것이다. 새로운 가족의 역할에 대해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할것이다.
부모의 재혼은 아이들에게는 대처해야 할 하나의 도전과제이다. 대다수 아이들은 편부모와 친구처럼 오랫동안 지내왔기 때문에 새로운 관계 변화를 수용하기가 더 어렵다. 때로 아이들은 질투심, 분노,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성적으로는 재혼이 부모에게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재혼가정에서는 이처럼 가족들이 정서적 반응과 이성적 반응 간에 조화를 이루기가 힘들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2.4. 부부불화 / 가정폭력
가정폭력은 강제적으로 통제하려고 하며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행동유형을 말하며, 신체적, 성적, 심리적, 경제적 학대 등을 포함한다. 가정폭력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빈도가 높아지고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고통스러운 경험으로서 절망감과 실패, 무력감, 신체적 증상과 심리적인 여러 증상이 행동이나 질병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가정폭력은 성폭력의 피해도 함께 경험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심각성은 절실하다.
한국청소년 상담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학령기 아동들은 성별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남자아이들은 공격적 행동과 같은 외현적 문제를 표출하고 폭력을 갈등 해결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반면, 여자아이들은 폭력을 피하거나 변화시킬 방법은 없으며 폭력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고 인지하기 때문에 남아에 비해 우울, 불안과 같은 내재화 문제를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한편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청소년들은 폭력, 가출, 비행, 자살시도 등 심각한 부적응행동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가정이 다른 가정과 다르다는 사실에 당혹해 하며 가정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친구들을 멀리하고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어간다. 또한 언제 폭력이 일어날지 몰라 항상 불안하고 어떤 자녀들은 폭력을 행하는 가해자와 동맹을 맺기도 하고 어떤 자녀들은 가정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자신이 어머니와 동생을 보살피려고 한다. 폭력이 반복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분노, 우울증, 가출, 비행 등의 반응으로 나타나고 갈등해결의 방법을 해결하지 못하여 폭력을 갈등해결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간주하게 된다(류종훈 외. 2005).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려고 한다.
- 옷, 몸무게, 청결상태 등 신체적 차림에 이상이 생긴다.
- 짜증을 잘 내고 충동적으로 변한다.
- 희망이 없다고 말하고 두려움, 혼란 등을 표현한다.
- 자신을 비하시키는 말을 많이 한다.
- 결석을 자주 하며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 죽어야겠다는 말을 자주 하거나,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한다.
-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거나, 먹기 싫다는 등의 말을 자주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부적응을 보일 때 혹시나 가정 폭력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아야겠다.
청소년의 반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가족요인은 구조적 측면과 기능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족 구조의 특징으로는 한부모 가족과 빈곤가족, 계부모 가족 등이 주로 연구되었는데 이 요인들은 이론적으로 청소년 비행에 유력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공식통계에서도 범죄자의 대부분과 비행청소년들이 사회-경제적으로 하층에 밀집되고 결손가족의 출신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류층 이상의 가족과 부모를 모두 두고 있는 가족의 청소년들도 비행이나 범죄에 가담하는 사례가 많고, 자기 보고식의 연구 결과들이 가족의 빈곤이나 부모의 결손이 청소년 자녀의 반사회적 행동과 관련있다는 결과가 일관성있게 보고 되지 않고 있다(최규련, 1996). 이러한 연구 결과는 비행의 원인으로 가족의 구조적 측면에 대한 관심을 기능적 측면으로 돌리게 하는데 가족의 기능적 측면 즉 부모-자녀 관계, 부부 관계의 질, 가족체계특성 등 가족 구성원들 간의 관계의 질이 청소년 자녀의 비행과 더욱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주장을 더욱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1.3. 자녀 발달과 부모 역할
현대사회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과학적인 지식, 정보의 발달은 가족 구조 및 사회구조의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부모의 교육적 기능과 역할이 변화되고 가치와 문화전달자로서의 부모의 가치체계가 흔들리는 다양화된 사회에서 부모는 자녀교육에 있어 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인간은 엄마의 수태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발달되어 간다. 자녀들도 영아기-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그에 따른 과업들을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발달과업들을 달성할 수 있도록 부모는 여러 가지 도움을 주어야 한다.
Brooks(1991)는 부모역할하기란 모든 부모들이 자녀의 성장을 위해 돕는 영양공급, 보호와 발달단계를 통해 그때그때 필요한 새로운 생활을 안내하는 것 등 부모의 과업을 의미하며 이러한 과업은 부모-자녀간의 계속 진행되는 일련의 상호작용의 과정으로서 이 과정은 자녀의 성장과 더불어 부모와 자녀 모두를 변하게 한다고 하였다.
1.3.1. 자녀발달 단계에 따른 부모역할 변화
자녀의 발달단계에 따라 부모의 역할을 변하게 된다. 영아기엔 양육자로서 아기의 기본적인 욕구들을 일관성 있고 민감하게 충족시켜 신뢰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영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극을 주고받는 연습을 해야 하며 영아의 인지발달을 위해 최적의 감각운동 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유아기에는 양육자로서 뿐만 아니라 훈육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전인적 발달을 위한 학습경험들을 제공해야 한다.
(1) 초등학교 시기
⓿① 격려자
학교생활이 시작됨에 따라 자녀는 많은 불안요소에 노출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보상을 주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교사와 또래로부터 받는 평가 때문에 불안이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래로부터의 거부, 실패 등으로 아동은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낄 수 있음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는 양육자와 격려자가 되어야 한다.
② 훈육자
자녀들이 초등학교 시기엔 영, 유아기와는 다른 행동적 문제를 보이는데 부모들도 그에 따른 변화된 훈육체계가 필요하게 된다. 부모들의 가치관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하고, 또래아동과 그들이 존경하는 다른 성인의 행동을 흉내 내고 싶어 한다. 이 때 부모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있는 그대로 감정 없이 직면하고 이치를 따져 확고한 제한을 가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하여 특권을 철회하는 방법들을 찾는 등 훈육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③ 근면성 발달의 조력자
사회심리학자인 Erikson(1964)에 의하면 이 시기는 근면성을 발달시키는 단계로서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에서 유용한 여러 기술을 배우게 된다.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던 희망과 바람을 떠나, 보다 넓은 문화의 기술과 도구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동에게 다양한 작업 경험에서 성공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수준의 일감을 제공하여 성공감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④ 자아존중감 형성의 조력자
아동은 외부의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 같은 존재가 아니고 적극적이며 노력하고 학습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유전적 기초와 중요한 타인에 의한 평가, 아동이 외부세계로부터 받는 피드백을 포함하여 형성된다. 이에 부모는 아동이 자신의 장점을 확인하도록 하고, 약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최소화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⑤ 학습경험 제공자
아동은 외부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탐구하여 알아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동이 자신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가정환경을 구조화하고 가정 밖의 행동을 적절히 조정하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야 한다. 가정 밖의 조직적 활동을 통하여 학습범위를 넓히고 집단 내에서 지위를 획득할 기회를 갖도록 한다. 각종 봉사활동, 단체 활동, 여행, 관람, 친척방문, 캠프참여 등으로 다향하고 가치 있는 학습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2) 청소년기
① 상담자와 격려자
청소년기의 특성은 ‘밀고 당기기(push-pull)’로서 가족으로부터 떨어지려는 의도에서 가족을 밀어내지만 자신들이 새로운 활동을 하고 관계를 맺도록 허락해주고 위안감을 줄 가족을 여전히 찾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또래와의 동일시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로서 또래집단에 충성적이어서 또래로부터 거부당하면 자아개념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부모는 격려자로서 자녀를 단체운동에 참여시켜 또래로부터 환영받고 다른 활동을 해 보도록 하여 자녀세계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 또한 또래와의 동일시는 반항과 성인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때 부모는 권위를 내세워 자녀에게 무조건 복종을 강요하지 말고 상담자로서 역할을 수행하여 자녀를 이해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주며 그들에게 부과된 여러 행동을 수행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② 정체감 발달의 조력자
사회심리학자인 Erikson(1964)에 의하면 이 시기는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시기로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이들의 자아정체감에는 두 조건이 작용하게 되는데 하나는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지각하느냐 이고 또 하나는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지각한다고 생각하느냐 이다. 청소년의 초기 자아정체감 형성에는 부모가 표본이 되지만 자녀는 더 이상 부모에게 종속되기 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전에 용납했던 가족의 가치를 의문시하고 비웃기까지 한다. 그러나 자녀는 친구들로부터 칭찬받기 원하지만 가족으로부터도 완전히 이탈하기를 원하지 않으므로 갈등을 느낀다. 부모의 규칙과 또래의 규칙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이 생기면 사회적 히스테리(social hysteria)를 겪는다. 즉 두 가지 중에 어느 하나를 지나치게 충성하게 된다. 이때 부모는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어떤 방법으로 얼마만큼 개입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문제가 되는 행동을 초기에 표현하도록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이들이 확고하게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도록 도와야 한다.
1.3.2. 부모발달 단계에 따른 부모역할 변화
부모로써 자녀와의 관계에서 자녀가 성장 발달함에 따라 자녀로부터 도전받게 되는 부모로서의 과업을 중심으로 부모역할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Galinsky(1987)는 여섯 단계로 구분하여 부모가 맞이하게 되는 과업과 이해 대처하는 부모행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 형성기(the image making stage)-양육기(nurturing stage)-권위형성기(the authority stage)-설명기(the interpretive stage)-상호의존기(the interdependent stage)-이별기(the departure stage)로 총 6단계로 나눈다.
이미지 형성기는 임신 기간 동안 예비 부모들이 태아를 중심으로 하여 출산과 부모기에 대한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수정해 가는 과정이다. 이 기간 동안 어떤 부모가 되기를 원하는지 생각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 부모와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친구, 친척, 이웃을 점검하고 분석하며 부모로서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때 나는 가장 예쁘고 건강한 아기를 낳게 될 것이며 가장 훌륭한 부모가 될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양육하는 단계는 자녀의 출생에서부터 영아기가 끝날 무렵인 18개월에서 24개월까지로 이 기간의 부모들은 출산에 대한 이미지와 자녀와 부모로서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실제의 경험과 비교하게 된다. 이 때 부모는 아기와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언제 어떻게 얼마나 많이 베풀어야 할 것인가를 배운다.
권위형성단계는 자녀의 나이가 만 2세에서 5세까지로서 이때는 어떤 유형의 권위가 있는지, 규칙이란 무엇이며 그 규칙은 어떻게 정해지고 언제 시행되며 언제 그 규칙은 깨어질 수 있는지 결정하게 된다. 부모는 새로운 차원의 책임감을 수용하고 자녀를 다스릴 수 있는 권위를 가져야 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가 된다.
다음으로 초등학교 시기의 자녀들에 대한 부모역할인 설명기와 청소년기의 자녀들에 대한 부모역할인 상호의존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① 설명기
이 단계의 주요 과업은 설명해 주는 일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설명해주며 당면한 현실을 설명하고 자녀의 질문에 대해 설명하며 자녀의 자아개념을 어떻게 발달시켜야 하는지 또한 어떤 종류의 지식, 기술 가치 등을 향상시켜야 하는지 등 새로운 관심분야에 직면하게 된다.
설명기의 부모는 공유하기를 원하는 것들, 가르치고자 하는 행동과 자세, 전하고자 하는 가치들을 결정하여 자녀에게 설명해야 한다. 즉 자신들이 바라는 삶의 방법과 부모가 제공할 수 있는 삶의 양식을 결정하여 설명해야 한다. 자녀에게 무엇을 주고, 언제 승낙하고 승낙하지 않을지를 결정하여 언어적으로든 비언어적으로든 자녀와의 생활 속에서 설명해 주어야 한다. 자녀의 주변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들을 설명하고 기술을 전달하며 사회적 세계를 설명해야 한다. 또한 설명하고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녀의 말이나 자녀의 세계에 대해 들을 줄도 알아야 한다.
아동기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은 자녀로 하여금 새로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높은 수준의 학업을 성취하도록 돕는 것이다. 입학초기부터 학교생활에 대한 안내를 해주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하며 늘 세심한 관찰과 적당한 대화를 통해 어려운 문제점을 이해하고 교사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여야 한다.
② 상호의존기
청소년기의 급속한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부모는 당황하게 되는데 십대 자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변화를 하여야 한다. 이때의 부모는 새로운 권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애정에 바탕을 두지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권위가 필요하다. 부모의 권위는 합리성과 객관성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고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격조 높은 권위가 요구된다. 일방적인 권위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권위이여야 하는데 부모도 자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과 자녀의 권위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의 원만한 적응을 돕기 위해 부모들은 자녀들의 발달적 특징을 이해하고 일단 그들의 행동을 수용하는 기본 입장을 취한다. 이해와 수용이 전제되지 않은 교류는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권위와 의연한 태도는 유지되어야 하지만 자녀를 인격체로 대접해 주는 기본태도가 필요하다.
첫댓글 좋은 내용이라 스크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