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5-12-05
서울권 외고 영어듣기, 창의력 문제 비중 높아져
2006학년도 특목고 입시분석
지난 17일, 서울권 6개 외고의 일반전형 합격자 발표로 2006학년도 특목고 및 자사고 신입생 선발이 끝났다. 서울권 외고는 2008학년도 대입 안 발표와 경기권 외고보다 늦은 전형 일정으로 경쟁률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해 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려 특별전형 6.05 대 1, 일반전형 4.42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특히, 명덕과 대일외고는 전년 3.32 대 1, 4.99 대 1 에서 각각 5.7 대 1, 6.8 대 1로 크게 상승했다. 한영외고의 경우 전체 285명 중 서초, 강남 지역에서만 90명이 넘는 합격생이 배출되는 등 전반적으로 서울권 외고 합격생 중 다수가 강남 일대의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영어듣기의 난이도와 창의력 문제의 비중이 높아져 이 두 항목이 합격의 당락을 좌우했다. 전체적으로 영어 듣기는 지문 제시 속도가 빨라져 평소 기출문제 위주로 준비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구술면접은 시사 문제의 출제 범위가 넓어지고 교과서 외에서 많이 인용되어 평소 신문 등 읽을거리를 충분히 접해 둔 학생이 유리했다. 문제나 보기에 한자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최근의 경향이다.
◇대원외고
금년도 입시 난이도는 지난해와 유사했으나, 영어 듣기의 속도가 빨라졌고 사고력 문제가 2문항이나 출제되어 실제 문제 수준보다 어렵게 느낀 학생이 많았다. 시사성 사회 문제는 작년 1문항에서 3문항으로 확대되었다. 전년보다 3문항이 늘어 4문제가 출제 된 특별전형 구술면접은 일부 지문을 영어로 제시하여 학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했다. 대원외고의 영어능력우수자 평균 토플 점수는 277점, 최저점수도 267점으로 지원자격 213점을 훌쩍 넘겼다. 토플 점수에 따른 가산점이 없기 때문에 합격의 당락은 구술면접이 좌우했다. 일반전형에서는 구체적인 상황 파악을 통한 추론적 사고력, 시각 자료를 이용한 비판적 사고력을 묻는 언어 문제가 출제 되었다. 비판적 사고 문제의 경우 양성평등을 주제로 맞벌이와 가사, 육아 분담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을 시각 자료로 제시했다. 자료를 통해 적절한 평가 항목을 찾는 문제로, 어렵지 않은 주제를 다루어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한영외고
서울지역 6개 외고 중 가장 적은 인원 (280명)을 선발하는 한영외고는 올해 서울권 외고 중 가장 높은 일반전형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어 특기자의 경우 커트라인이 토플 CBT 지원자격 237점보다 높은 260점이었다. 이 전형의 경우, 고득점 일수록 입시에 유리하기 때문에 한영외고 준비생은 올해 평균 토플 점수 275점 이상을 취득해 둘 것을 권한다. 한영외고 합격자 최고 내신은 1.165%, 평균 내신은 5.2%로 다소 높았다. 특별전형의 구술면접은 전년과 동일하게 4문항이 출제됐다. 언어와 수리 사고력 문제는 난이도가 상향 조정 되었고 영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주어진 지문의 문맥에 맞게 순서를 배열하는 영어 문제는 독해력보다 추리력과 정확한 내용 파악에 초점을 두고 출제되었다. 점수화되는 인성면접의 경우, 지원동기, 원하는 대학 전공 등 질문이 예상보다 어렵지 않았지만, 답변 시간이 2분에 불과 하고 면접 내용이 쉬웠기 때문에 생각을 소신 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반전형은 영어듣기에서 사고력 유형의 문제를 출제해 변별력을 높였다. 외국어 실력과 종합 사고력을 동시에 요구해 수험생이 어려움을 느꼈다는 평이다. 특히 들려주는 횟수가 2회에서 1회로 줄어 심리적 부담감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명덕외고
특별전형에서 7.7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명덕외고는 2005학년도보다 사고력과 영어 문제의 문항수를 늘려 변별력을 높였다. 일반전형의 영어듣기에서는 사고력 문항이 1문제 출제 되었는데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상향 조정되었다. 명덕외고 성적우수자의 교과점수 평균은 198.5점으로 200점 만점에 가까웠고, 최저점수도 196점이었기 때문에 입시에 불리하지 않으려면 내신 관리가 필수다.
◇대일외고
학교장 추천 전형에서 27 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대일외고는 특별전형 전 부문에서 내신과 영어 전형을 보지 않았다. 구술면접 위주로 선발한 대일외고는 전년에 비해 사고력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졌고, 특히 한자가 많이 출제 된 국어에 대해서는 많은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다는 평이다. 영어 특기자 전형은 3개의 주제 중 2개의 주제를 선택하여 주어진 시간에 에세이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대일외고 홈페이지에 미리 게시 된 주제 중 선택하여 출제했다. 일반전형의 영어듣기는 전년 40문항에서 60문항으로 20문항 증가한 반면, 듣기시간은 50분에서 60분으로 10분이 늘어 다소 시간 부족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일외고 선정도서에서 40% 정도 출제 되어 문제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대체로 평이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