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여인 로지(사라 마일즈)가 선생님 노릇을 하며 매일 베토벤의 교향곡 3번'영웅'을 듣는 남편(로버트 미첨)대신 잘 생기고 패기 발랄한 영국군 수비대장 (크리스토퍼 존스)과 밀애에 빠진다. 적군인 영국군을 사랑하는 여인과 그것을 용서하는 남편, 괴로움에 자살하는 영국군 장교 등 격정적인 멜러 드라마이다. 행동력 없는 남편이 교향곡' 영웅'의 골수 팬으로 설정되어 있어 의미심장하다.
42. 이브의 모든 것(All about Eve) 미국/ 조셉 맨키위츠 감독/ 1950
50년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조연남우상, 의상디자인상, 녹음상을 휩쓴 작품. 신인 여배우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이브는 대여배우 마고를 함락시키고 쇼 비지니스계의 정상에 서지만 그것조차도 선배인 마고의 함정이었다는 내용. 여배우 마고는 자신의 몰락을 부채질하는 파티 장면에서 피아니스트에게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칠 것을 강요한다. 애련한 멜로디와 스타의 명멸. 반어적인 위트가 돋보인다.
43. 프리치가의 명예(Prizzi's honour) 미국/ 존 휴스톤 감독/ 1985
마피아의 대부 돈의 아들(잭 니콜슨)과 정체불명의 여인(캐슬린 터너)이 벌이는 사랑과 폭력, 그리고 웃음이 뒤범벅이 된 범죄 코믹물. 서로를 죽이려고 하면서도 사랑하는 모습이 엎치락 뒤치락의 코미디를 만들어 낸다. 이탈리아 마피아답게 '세빌리아의 이발사'서곡과 '사랑의 묘약'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영화속에서 흐른다.
44. 그리고 배는 간다(E La Nave Va) 이탈리아/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1984
'8과 2/1', '길'등의 작품을 만든 페데리코 펠리니의 작품. 그의 영화를 통틀어 최고의 감독을 뽑을 때면 틀림없이 거론되는 네오리올리즘의 거봉이다. 이 영화는 1차 세계대전의 초입을 배경으로 소프라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이 모인 글로리아호 선상에서 일어나는 비극적 코메디이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서곡이 흐르는 가운데 배는 출발한다. 갑판 아래 선원들은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의 아리아를 부르고, 선내 주방에서는 슈베르트의 '악흥의 순간'이. 죽은 소프라노의 모습이 영사기로 비치면...
45.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 미국/ 시드니 폴락 감독/ 161분/ 1985년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영화. 모차르트의 음악이 너무나 아름답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 모차르트의 클라리넷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A장조 2악장이 나오면 금방 이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떠올릴 정도가 되었다. 담담하면서도 평온한 책 브리머의 클라리넷과 네빌 마리너의 성 마틴 아카데미 합주단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의 주인공들이다.
46. 그린카드(Green Card) 프랑스-오스트리아/ 피터 위어 감독/ 108분/ 1990년
프랑스의 우상 제라르 으 파르듀와 귀여운 인상의 앤드 맥도웰이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과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플루트 협주곡 등 온통 모차르트 음악으로 메워져있다. 미국으로의 불법 이주자를 그린 배창호의 '깊고 푸른 밤' 코미디 판이라고나 할까.
47. 니키타(La Femme Nikita) 이탈리아-프랑스/ 뤽 베송 감독/ 117분/ 1990년
대한 극장에서 개봉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이색적인 폭력물, 여자 살인자인 니키타의 모습이 섬찍함을 더했다. 온통 청색의 이미지로 도배되어 프랑스 누벨 이마주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같은 감독의 '레옹'이나 비슷한 시기의 미국영화 '블루 스틸'과 비교하면서 보면 흥미 있다. 여자 살인기계가 화면전체를 휘젓고 다니는 와중에도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는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48. 보통사람(Ordinary People) 미국/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 123분/ 1980년
배우 레드포드의 감독 데뷔작품으로 그 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잔잔한 파헬벨의 '캐논'이 흐르며 한 가족의 붕괴를 서서히 표현했다. 인간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관조가 배어있는 휴먼 드라마. 청년기의 티모시 허튼의 연기가 압권, 철저한 헐리우드 스타일의 드라마라는 비판도 있지만 감동적인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49.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The Firm) 미국/ 시드니 폴락 감독/ 154분/ 1993년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 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시드니 폴락의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실망적이다. 마피아 법률회사 등 스릴러로서의 전형성이 너무나 강했고,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D단조 2악장과 '탑 건'의 터프가이 톰 크루즈는 별로 안 어울리는 듯하다.
50. 한나와 그 자매들(Hannah and Her Sisters) 미국/ 우디 알렌 감독/ 106분/ 1986년
약간은 미친 듯 보이기까지 한 불안한 유대인 뉴요커 우디 알렌과 그의 전처 미아 페로가 출연한 블랙 코미디. 수다와 잔소리, 불안증이 난무한다. 낯뜨거운 농담(절대로 화면은 아님)까지도 등장하고 스탠딩 개그 같은 다이얼로그가 등장하지만 멋진 코미디임에는 분명하다. 바흐의 쳄발로 5번 협주곡 2악장이 미쳐 날뛰는 현대의 뉴요커들을 달래준다.
51. 또 다른 여인 (Another Woman) 미국/ 우디 알렌 감독/ 83분/ 1988년
욕구 불만의 여자, 부부간의 파경, 임포텐스, 일상의 불만, 신경증, 히스테리가 등장하는 우디 알렌 특유의 감각이 그대로 배어 있는 드라마. 바흐의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한 소나타'.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3번 등이 나온다. 그 자신이 클라리네티스트인 우디 알렌의 음악적 감각이 탄성을 자아낸다.
52. 바그다드 카페(Bagdad Cafe) 독일/ 퍼시 아드롱 감독/ 108분/ 1998년
황량한 벌판 위에 세워진 재즈카페. 그리고 'Calling you'가 흐른다. 허무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난 작품, 국내에서는 마이너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바흐의 '평균율' 프렐류드 C장조가 등장한다.
53. 프랭키와 자니(Frankie Johnny) 미국/ 페니 마샬 감독/ 108분/ 1991년
알 파치노와 미셀 파이퍼가 등장한 연애 심리극. 가난하기에 정신까지 가난했던 한 웨이트리스와 감옥에서 나왔지만 활발한 남자간의 사랑의 과정이 페니 미샬 특유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진다. 원작은 연극용 희곡이었다. 드뷔시의 '월광'이 연인들이 머리위로 축복처럼 흘러내린다.
'브라질',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블레이드 러너'등 일련의 컬트 SF영화 중의 하나로서 국내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소개되었던 고전적 명작 중의 하나. 미래의(시간 구분이 애매하기는 하지만)영국을 배경으로, 아무런 도덕적 모럴을 갖지 못한 갱단들이 유쾌하게 살인하고 방화하고 불지르는 장면들이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의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아이러니컬하게 튀어나온다. 그해 아카데미 최고 영화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등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뉴욕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했던 기억할 만한 영화. 원작은 안토니 벅스가 1962년에 쓴 동명소설.
55.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미국/ 조나단 뎁 감독/ 118분/ 1991년
'사이코'이후 너무나도 섬짓한 배우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안소니 홉킨스가 한니발 텍터 박사로 등장하여 천재적 살인마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영화. 우리나라 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이 영화의 음악은 하워드 쇼어가 맡고 있는데,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등장한다. 살인마와 바흐, 바흐의 건축적으로 잘 짜여진 음악과 천재적인 살인마의 치밀한 광기가 묘하게 어울어진다.
56 .헝거(The hunger) 미국/ 토니 스코트 감독/ 1983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등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색채 이미지 구축의 귀재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연출작이다. 왕년의 세기적 연인 카트린느 드뇌브가 흡혈기로 나오고, 록가수인 데이빗 보위가 그 상대역으로 나오는 공포영화. 영화는 별로 신통치 않지만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를 배경으로 카트린느 드뇌브가 벌이는 연기가 볼 만하다.
57. 샤이닝(The Shining) 미국/ 스탠리 큐브릭 감독/ 1980
다섯 살 먹은 어린이의 시각으로 느끼는 아버지에 대한 공포가 섬짓하게 다가선다. '미저리'의 작가인 스티븐 킹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어서인지 눈에 뒤덮인 콜로라도를 배경으로 한 것과 소설을 쓰기 원하는 아버지(잭 니콜슨)등 '미저리'와 유사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바르톡의 거의 모든 작품들이 이 영화 속에 등장한다. 까다로운 듯한 바르톡의 선율이지만 소년이 느끼는 본능적인 공포감을 표현하는데는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린다.
58. 위험한 관계 (Dangerous Liaisons) 미국/ 스테판 프리어스 감독/ 120분/ 1998년
영화 '페이탈 어트렉션'(우리나라에서는 '위험한 정사'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국내 최초의 UIP직배 영화)을 기억하는 글렌 클로스의 편집광적인 연기를 기억할 것이다. 이 글렌 클로스가 이번에는 중세풍의 여인으로 변신했다. 사랑을 갈구하는 편집증의 여인 글렌 클로스. 섬찢하다. 글룩의 오페라 아리아들은 시대적인 배경으로 등장한 듯한 느낌이지만 바흐의 곡들은 글렌 클로스의 캐릭터에 맞추어 놓은 것이다.
59. 대부 3 (Godfather 3) 미국/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161분/ 1990년
대부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 영화. 알파치노, 다이안 키튼, 앤드 가르시아 등이 출연하여 돈 꼴레오네 가의 최후를 보여준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관람하는 도중 벌어지는 총격전. 아버니 대신 총을 맞는 딸이 등장하는 라스트 신이 인상적, 단 선글라스를 낀 채 오페라를 보는 알 파치노의 모습은 약간 거부감이 든다.
60. 분노의 주먹 (Rasing Bull) 미국/ 마틴 스콜세즈 감독/ 128분/ 1980년
흑백과 칼라가 공존하는 걸작중의 하나. 로버트 드니로, 죠 페시의 연기가 일품이고 마틴 스콜세즈의 연출도 압권이다.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니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이 흐르는 첫 시퀀스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 장면이다.
61. 퐁네프의 연인들 (Les Amants du pontneuf) 프랑스/ 레오스 카라스 감독/ 1993년
줄리에트 비노쉬, 드니 라방의 거리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 3악장이 등장하는데, 영화의 처음부터 계속해서 등장하여 고정악상과도 같은 효과를 내고있다.
62. 도어즈 (The Doors) 미국/ 올리버 스톤 감독/ 135분/ 1991년
히피 문화의 절정기에 태어나서 리더인 짐 모리슨의 사망으로 해체된 천재적인 록 그룹이었던 도어스의 전기영화인 '더 도어스'는 짐 모리슨과 너무나도 흡사한 발 킬머라는 배우의 출세작이기도 한다. 도어스의 팝 넘버 '라이트 마이 파이어'같은 파퓰러 넘버 이외에도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중에서'운명이여'등을 들을 수 있다. 라비 상카의 음악도 나온다.
63. M. 버터 플라이 (M Butterfly) 미국/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미스터 버터플라이인가, 마담 버터플라이인가? 'M 버터플라이'는 100여 년 전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패러디한 새로운 시각의 오리엔탈리즘이 작품 곳곳에 스며있다. 프랑스의 교관 갈리마르가 여는 피로연에서 '나비부인'의 초초상 역을 부른 경극 가수 릴링을 만나 사랑을 하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사랑하는 이 연인이 남자였다니!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미셸 카운추어의 소프라노가 부르는 '어느 개인날'이 더욱 애처롭다.
64. 비너스 (Meeting Venus) 이스트반 자보 감독
오페라 '탄호이저'의 공연을 소재로 현실과 예술이라는 합일되기 힘든 두 세계간의 충돌을 그린다. 파리에서 오페라 '탄호이저' 공연으로 출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무명의 지휘자 졸탄이 기사 탄호이저가 그랬듯이 비너스 적인 것(상업적 세계와의 영합)과 엘리자베트적인 것(지고한 예술적인 희열)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이 영화의 축을 이룬다, 오페라 공연의 준비과정을 그렸기 때문에 서곡을 비롯한 '탄호이저'의 곡들이 두루 나타나고 있다, 키리 데 카니와, 르네 콜로, 호칸 하게고 등 쟁쟁한 성악가들의 음성이다.
65. 적과의 동침 (Sleeping with Enemy) 미국/ 조셉 루벤 감독/ 1991년
낸시 프라이스의 베스트셀러 '적과의 동침'을 영화화한 이 작품에는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이 전편을 통해 흐르고 있다. 화장실의 수건이 조금만 삐딱하게 걸려 있어도 참지 못하는 편집광적인 남편은 집에만 들어오면 '환상 교향곡'을 틀어 놓는다. 그는 아내 로라를 사랑하지만, 그것은 편집광 적인 사랑일 뿐. 그런 남편이 등장할 때마다 음침한 선율이 고정악상처럼 흐르게 함으로써 보는 이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간다.
66. 필라델피아 (Philadelphia) 미국/ 조나단 뎀/ 1993년
올해 아카테미 시상식에서 '포레스트 검프'로 남우주연상을 움켜쥔 배우 톰 행크스가 작년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타게 해준 그 작품 '필라델피아'. 영화팬 들이라면 기억할 '라 맘마 모르타'와 카탈라니의 오페라 '라 왈리'. 스폰티니의 '라 베스탈레'의 아리아를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67. 작은 신의 아이들(Children of a Lesser God) 미국/ 란다 하인즈/ 1986
그 해에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남자 배우상, 여우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주인공인 마를린 마틴이 토니상을 수상했던 휴먼 드라마. 연기파 배우인 윌리엄 허트와 실제 귀머거리인 마를린 마틴이 등장해서 장애를 초월한 사랑을 보여 준다.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귀머거리인 마를린 마틴에게 들려주는 장면이 인상적.
68. 엘비라 마디간(Elvira Madigan) 스웨덴/ 보 비델베르그 감독/ 1967
이미 1943년에 영화화 된 적이 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결혼한 육군 장교와 한 처녀의 이야기. 온통 소프트 포커스로 치장된 몽롱한 사랑 이야기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 2악장을 대중화시키는 데 결겅적인 기여를 했다. 가끔 비발디의 곡도 나온다. 영화보다는 음악이 더 유명한 영화.
69. 프라하의 봄(The undearable lightness of being) 미국/ 필립 카우프만 감독/ 1988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프라하의 봄을 역사적 배경으로 깔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성적인 지배와 피지배 관계로 정치적인 억압을 빗대어 묘사한 수작이다.체코 출신 작곡가 야나첵의 실내악곡들이 많이 쓰이고 있으며 록그룹 비틀즈의 'Hey, Jude'를 체코어로 번안해서 부르는 곡도 멋있다.
70. 쿼텟(Quartet) 영국/ 캔 아나킨 감독외 3인/ 1949
4개의 에피소드로 연결된 영국 풍의 시니컬한 코미디. 영국의 흑백영화 시절을 대표 할 만한 작품이다. '삶의 진실', '에이리언 콘', '연', '제독의 여인'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인데 음악은 뮈어 마티슨이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영국의 왕립 음악원을 나온 작곡가로 영화음악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상당한 활동을 벌였다. 알렉 기네스가 출연하고 데이비드 린이 연출했던 '올리버 트위스트'(48년작)의 음악도 그가 담당했는데 훗날 이 영화는 뮤지컬 '올리버'의 원작이 된다. '쿼텟'에서는 영국의 작곡가 존 그링우드의 현악 사중주곡들이 쓰였다. 또한 캔 아나킨 감독은 '쿼텟'외에 '트리오'라는 영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71. 나의 왼발(My Left Feet) 아일랜드/ 짐세리단 감독/ 1989
아일랜드의 실존 화가인 크리스티 브라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휴먼드라마. 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슬픈 인생 드라마를 연출한 짐 세리단은 이 작품 하나로 헐리우드로 진출하게 되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역시 이 작품으로 오스카를 거머쥘 수 있었다. 캐스트의 이름에 스페셜 엑스트라로 등장하는 콜만(바이올린),마가레트 리온스(피아노), 파트리샤 하긴스(바이올린), 힐러리 오도노반(첼로), 돈 킹(콘트라 베이스)등은 영화배우가 아닌 실제 연주자들이다.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선율이 등장한다.
72. 이스트윅의 마녀들 미국/ 조지 밀러 감독/ 1987
황당무계하고 즐거운 현대판 마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수잔 세런든(음악선생이자 첼리스트), 미셀 파이퍼(리포터), 셰어(조각가), 이 세 사람의 여배우가 마녀 아닌 마녀로 등장하고 그 라이벌인 살인마로 잭 니콜슨이 등장해 엎치락 뒤치락의 포복절도할 코미디를 엮어낸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중에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이처럼 유머러스하게 들리는 영화는 없을 것이다. '매드 맥스'시리스의 감독이라고는 믿겨 지지 않는 조지 밀러의 연출,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즐거운 두 시간을 보장한다.
73. 범죄와 비행(Crimes and misdemeanors) 미국/ 우디 알렌 감독/ 1989
아주 행복하게 살던 안과 의사가 있었다. 이 의사는 슬쩍 재미를 보던 여자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그 동안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파멸 당하고 살인을 꿈꾼다. 조금은 황당한 듯 들리지만 우디 알렌 자신은 “이것이야말로 리얼리즘이다”라고 이 작품을 이야기한다. 평론가들의 평도 아주 좋다.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g장조 중 알레그로 몰토 모데라토가 등장한다. 물론 우디 알렌 특유의 삐딱한 웃음이 넘쳐난다. 관객이 할 일은 그 웃음 뒤의 의미를 찾는 것.
74. 한 여름밤의 섹스 코미디(A midsummer night's Sex Comedy) 미국/ 우디 알렌 감독/ 1982
이기적인 과학자와 의사, 섹시한 간호원, 주식 중계인, 수줍은 아내등 대도시 뉴욕에 사는 현대인들이 자연을 찾아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솔직한 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마치 프로이드의 성적 담론들을 필림에 담아 펼쳐 놓은 것 같다. 멘델스존의'한여름 밤의 꿈'중에서 스케르초, 인터메초 등이 쓰인다. 또한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2악장도 등장한다. 우디 알렌다운 영화.
75. 사랑과 죽음(Love and Death) 미국/ 우디 알렌/ 1975
도대체 우디 알렌의 재능은 어디까지 닿아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사랑과 죽음'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전쟁과 평화'를 패러디한 영화. 그러나 나폴레옹 시대의 전쟁과 같은 대군중 장면은 밥 호프가 1946년에 찍었던 'monsieur beaucaire'의 노골적인 패러디로 보인다. 음악은 모두 프로코피에프의 것인데 '키제 중위'와 '알렉산드르 네프스키'등에서 발췌하고 있다.
76. 살인 혐의(Monsieur hire) 프랑스/ 파트리스 르 콩트 감독/ 1989
그저 작은 마을에서 매일 푹 삶은 달걀로 저녁을 때우고, 자신의 작은 사무실과 집 밖에는 아무 곳에도 나가지 않는 이르. 친구도 이웃도 없는 이르의 유일한 낙은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g단조 op.25를 듣고 또 듣고 하는 것 뿐이다. 그 마을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아름다운 여인이 참혹하게 살해 당한 것. 당연히 의심을 받는 이르 스릴과 추리가 복합된 명편이다.
77. 엘리펀트 맨(The Elephant Man) 미국/ 데이비드 린치 감독/ 125분/ 1980년
철조망에 매달린 존 머릭(존 허트 분)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나는 짐승이 아니야! 난 사람이라구”실제로 있었던 존 머릭이라는 흉칙하게 생긴 사람의 이야기.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가 빼어났던 영화.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이 가련하게 태어난 인간의 아픈 삶을 뭉클하게 표현한다.
78. 다이하드 Ⅱ (Die Hard Ⅱ) 미국/ 존 맥티어난 감독/ 131분/ 1988년
부르스 윌리스가 출연한 이 영화 다이하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오락물이다. 오락물이라고 해서 영화의 존재가치의 유무를 운운할 필요는 없다. 잘 만들어진 영화 상품이다. 이 대작 오락물에도 클래식은 등장한다.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 Op.26.
79.. 위험한 정사(Fatal attraction) 미국/ 에드리언 라인 감독/ 119분/ 1987년
참으로 섬짓한 글렌 클로스를 만났던 영화. 한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미국 직배로 들어왔던 영화이기도 하다. 글렌 클로스가 마이클 더글라스를 향해 끝까지 죽음의 칼날을 겨누는 모습과 푸치니의 '나비 부인'중의 'Un bel divedermo'가 묘하게 어울렸다.
80. 헨리 5세(Henry V) 영국/ 케네스 브레너 감독/ 137분/ 1989년
'불의 전차'의 음악으로 유명한 패트릭 도일은 영국 왕립음악학교에서 수학한 정통파 음악인이다. 이 영화에서의 음악은 패트릭 도일의 자작곡인데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버밍엄 시티 심포니가 연주를 맏고 있다. 특히 '팔스타프의 죽음'이라는 곡은 그 비장함이 셰익스피어의 원작이 가진 유장한 향취를 느끼게 해준다.
첫댓글 적과의 동침..ㅎㅎ정말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이 표현을 자주 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