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수호 의지 고양돼야

[흰바야]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지 고양돼야
이팔웅 독립신문 논설위원( 2003. 9. 14) 광복 후 한반도는 좌우 대결로 커다란 소용돌이로 휘말려 광복의 기쁨도 잠시 뿐이었음을 우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 결과 남한은 자유민주주의로, 북은 공산주의로 남북이 분단되었다. 그로부터 55년이 흐른 지금 남한에서는 광복후 빚어졌던 유사한 좌우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속에 뭍혀야 할 이념 대립이 또다시 남한에서 불거지고 있는 현실에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자 대북 비적대적 정책으로 정부의 성격이 바뀐 점을 이용한 좌파들은 활동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6 15.선언 이후 좌파들은 친북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였다. 그리고 김대중, 김정일과 보조를 맞추어 세를 불리면서 과감한 투쟁도 서슴치 않고 있다. 한가지 쟁점이 터져 나오면 이내 좌우, 보수 진보로 갈라져 흑백논리가 판을 치는 치열한 대결 양상마져 보였다. 다시 말해 이념의 거친 말투가 지나치게 우리 생활 곳곳에 넘나들고 있다.

1945년부터 1990년까지 냉전시대가 45년동안 지속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의식구조가 경직화되었고， 1990년 이전 처럼 관점을 이분법적 대립구도에서 보려한데서 지금같은 사태가 빚어졌다고 보기에는 너무 심각하다. 김대중의 김정일에 대한 우호정책, 반시장적 사회주의적 성향, 친북세력에 대한 방관적 자세 반면에 보수세력에 대한 냉정하고 가혹한 적대적 태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관 훼손이 오늘날의 사태를 불러들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노무현정권이 김대중정권의 그것을 답습하고 있다는데 더욱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수뇌부는 북한의 대남전략의 주전장을 서울로 옮겨 놓고 모든 노력을 친북세력에 대한 지원과 확대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또 하나 북한 수뇌부는 남한의 현재의 상황을 적화혁명의 성숙기로 생각하고 친북정권 창출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 발전하면 좀더 친북성향의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이를 지키려는 보수단체도 좌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분연히 일어나 보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곧 좌우 보수 진보의 대결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남한에서의 좌우 보수 진보의 대결은 이념분단을 경험하지 않았던 유럽이나 미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유럽에서의 좌우 대립은 정책상의 대립일 뿐 국가의 존망을 건 투쟁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남한에서의 좌우대립은 베트남형이라는데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베트남의 좌익조직은 자생적인 민족주의 세력이라고 위장했다. 그러나 철처하게 월맹의 지도와 지령에 따라 움직였다.

베트공이 시시각각으로 사이공은 위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베트남 대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전과 반미를 외쳐 결국 미국이 손을 떼게 만들었던 베트남의 역사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 남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좌우 대립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죽느냐 사느냐의 투쟁이다. 남한에서 좌익이 승리한다면 한반도는 자동적으로 공산화 된다.

반면에 우익이 승리하면 김정일정권도 멸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애국세력의 주타켓은 그 누구보다도 민주, 통일, 평화, 개혁, 민족이라는 말로 포장한 국내 좌익이다. 이들이 바로 우리 내부의 적인 것이다. 결코 이들이 발을 붙이게 해서는 안된다. 이들에게 단호함을 보여줘야 한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보여줘야 한다. 나대신 누가 해주겠지하고 침묵하는 보수계층도 이제는 일어서야 한다. 목소리도 더 커야 한다. 그리고 그 단호함만이 북한의 대남전략과 국내좌익의 준동을 막을 수 있다. 민족과 통일을 내세워 물불가리지 않고 김정일정권을 두둔하고 미국이라면 원수처럼 여기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문제는 베트남이나 필리핀의 과거사를 눈여겨 봐야한다. 1990년대 들어 필리핀에서도 미군 철수 구호가 들렸다. 잘못된 이념으로 무장된 젊은이들이 목소리를 높였고 보수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밖에서 보면 필리핀 국민 모두가 미군철수를 원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됐다.

여기에 필리핀의 최대 미해군기지인 수빅만 미군기지 주변상인들까지 합세해 미군 철수를 외쳤다. 이들은 미군이 떠난 수빅기지에 외자를 끌여들여 멋진 복합단지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결과는 처절할 정도로 비참했다. 안보가 불안해진 나라에 투자하겠다는 외국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민족문제를 잇슈화하는 북한의 전략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햇볕정책으로 북한의 두꺼운 외투를 벗기겠다고 하다가 거꾸로 북한의 사상전술에 먼저 녹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북한의 미녀응원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사의 흐름을 보면 극단적인 이념시대는 이미 끝났다. 세계 어디에도 이제 좌우의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는 발을 붙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