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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문화인류학 스크랩 선교학과 문화인류학의 관계
하늘사랑 추천 0 조회 96 09.02.01 21: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선교학과 문화인류학의 관계  

 


* 이 글은 서울신학대학교 학술지인 2002년도 신학과 선교에 실렸던 논문을 다소 수정하여 개재한 것임.

I. 들어가는 말


   현재 우리는 세계의 문명과 종교들이 서로 충돌하고 갈등하는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인류학적인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 어떻게 인류학1)이 그리스도인 자신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가? 어떻게 우리가 타문화와 타종교를 잘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가? 선교학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에게 문화인류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현대 선교학과 문화인류학의 관계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애증(love/hate relationship)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선교사들과 문화인류학자들 양자 모두 타문화권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빈번하게 충돌을 하였다. 그러나 근래에 이르러서 인류학자들은 선교사들로부터 자신들이 얻을 수 없는 자료나 정보들을 입수할 수 있었고, 반면에 선교사들은 인류학자들로부터 선교사역에 깊은 통찰력을 줄 수 있는 인류학적인 발견들을 얻을 수 있었다. 인류학은 기독교 선교를 위하여 매우 중요한 학문이다. 왜냐하면 선교사들은 문화의 경계를 넘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하여 타문화의 사람들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간에는 아직도 긴장이 남아있다. 

   한국교회의 선교역사에 비추어 볼 때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생소한 것이다. 한국교회가 본격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기 시작한 1980년대 초만 하더라도 선교사들에 대한 훈련은 거의 부재한 상태였고, 극소수의 선교단체에서 기본적인 선교사 훈련프로그램을 통하여 선교사 후보생들을 훈련시켰다. 그러나 인류학적인 훈련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타문화권 선교(cross-cultural missions)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는 “문화에 대한 정확하고 폭넓은 이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타문화를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고, 타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선교현장에서 효과적인 선교사역을 수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인류학적인 훈련은 자문화의 보다 정확한 이해를 통한 타문화의 이해를 추구하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문화권에서의 삶과 사역을 통해 자문화를 다시 한번 정확하게 보며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즉 렌즈(lens)나 지도(map)를 제공한다. 인류학적인 훈련과 통찰력의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타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이 선교사들을 선교현장으로 보낸다는 것은 바로 그들을 중도탈락자나 “문화충격”(culture shock)의 희생자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여러 신학대학과 선교사 훈련원에서 선교문화인류학(Missiological Anthropology) 강의를 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현재 한국교회는 타문화권 선교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11,000명 이상의 선교사들을 160여 개국에 파송한 명실 공히 세계 2위의 선교사 파송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한국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선교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과 자문화 중심적인 태도”(ehtnocentric attitude)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단일 문화적이며 단일 언어적인 배경(mono-cultural and monolingual background)이 우리의 타문화에 대한 이해의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류학적인 훈련과 통찰력은 우리로 하여금 단일 문화적 배경에서 벗어나 이중문화적(bi-cultural) 내지는 다문화적(multicultural) 상황에서 활동하며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따라서 선교사를 지망하는 신학생이나 평신도나 목회자들에게 있어서 인류학적인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에서 필자는 인류학과 선교학의 관계에 대한 고찰과 인류학이 선교학에 미친 역할에 대하여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선교학과 인류학에 대해 살펴보고, 통전적인 입장에서 선교학적 문화인류학(missiological anthropology)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II. 선교학(Missiology)이란 무엇인가?


   20세기동안 “선교”라는 용어는 그 용어를 사용하는 신학자들의 성향이나 혹은 선교단체들의 지향점에 따라 다양하게 쓰여 졌다. 따라서 “선교"라는 개념의 사용은 긍정적이며 부정적인 면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 용어 사용의 부정적인 결과들 중에 하나는 선교를 너무 광범위하게 정의하는 경향에서 볼 수 있다. 스티븐 닐(Stephen Neill)은 선교라는 용어의 남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경고하였다. "만일 모든 것이 선교라면, 선교는 없다."2) 또한 선교를 너무 협소한 의미(one-sidedness and reductionism)에서 정의한다면, 우리는 선교의 통전적인 차원들(holistic dimensions)을 무시하는 결과를 자초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보쉬는 선교에 대하여 정의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선교에 대한 정의는 계속적으로 선별하고, 시험하고, 공식화하고, 가려내는 과정이다. 변혁하는 선교(transforming mission)의 의미는 실제를 변혁시키는 활동으로서 이해되며, 선교 자체가 변혁되어지기 위한 지속적 필요성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포함한다.”3) 따라서 선교는 그 성경적인 기원과 본질에 대하여 충실하고 입증되기 위하여 다양한 측면들을 포함(multidimensional mission)해야 된다.4)

   알란 티펫(Alan Tippett)은 선교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선교학은 성경적인 기원,  그 역사, 인류학적인 이론들과 기술들, 그리고 기독교 선교의 신학적인 근거와 연관된 자료와 정보를 연구하고, 기록하고, 적용하는 학문적인 연구, 혹은 과학이다.”5) 또한 반 엔겐(Charles van Engen)은 선교학(Missiology) 혹은 선교신학(Mission Theology)을 다음과 같이 종합적인 학문으로 규정한다.6) 첫째, 선교학은 통합된 전체로서 고유한 학문의 영역을 갖는다. 이 의미는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에 동참하는 것처럼, 성령의 능력을 통하여 이 세상 안에서 하나님의 선교(God's mission)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선교학은 다양한 학문(multidisciplinary discipline)의 영역을 포함한다. 선교학이 포함하는 영역은 대략 다음과 같다: 성서신학, 교회사, 선교역사, 조직신학, 상황화 신학, 문화 인류학, 언어학, 사회학, 종교학, 종교사회학, 사회심리학, 교회성장, 전도학, 구호 및 개발, 제자훈련, 영성개발, 지도력, 선교전략 및 훈련, 선교행정, 신학교육, 교회갱신, 심리학, 상담학 등이다. 이 외에 더 많은 영역들이 선교학 분야에 포함되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선교학은 중심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관성을 고려한다. 넷째, 선교학은 중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표현하는 다양하고도 통전적인 주장들(integrating ideas)7)을 포함한다. 이러한 통전적인 주장들을 종합하여 볼 때, 우리는 선교학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성경 본문, 신앙 공동체, 그리고 선교적인 상황, 세 가지로 규정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선교학의 요소들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즉, 선교학은 하나의 성찰과 행위의 진행과정(a process of reflection and action)으로서, 성경 본문으로부터 주어진 상황(a given context) 안에서 신앙 공동체가 그 본문을 해석하는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선교학은 기독교 신앙공동체로 하여금 상황적인 해석학(a contextual hermeneutics)의 관점에서 성경 본문을 다시 읽는데 도움을 준다. 

   아마도 많은 선교학자들은 위에서 인용하고 언급한 선교학의 정의에 대해 다른 요소들을 더하거나 어떤 요소들은 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선교를 그리스도의 교회와 하나님의 백성들이 의도적으로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왕국의 도래를 말씀과 신앙행위의 빛에서 선포한다”고 정의 할 때, 타문화와 그 문화 속에 살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학문의 한 분야인 문화인류학은 근자에 들어오면서 선교학 분야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III. 인류학(Anthropology)이란 무엇인가?


   인류학은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인류학만이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 의학 등 많은 다른 학문들도 인간에 대하여 연구한다. 그러면, 인류학자들에 의하여 연구되어진 인간에 대한 지식들이 타 분야의 학문에서 연구되어진 것들과 다른 점들은 무엇인가? 이들 사이의 다른 점들은 연구의 목적이나 그들이 사용하는 연구 방법들의 차이점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던진 질문들에 답하기 위한 관점(perspectives)의 차이이다. 

   폴 히버트(Paul G. Hiebert)는 인류학의 연구방법에 있어서 세 가지 관점으로서의 접근방법들을 제시한다.8) 첫째, 인류학자들은 인간연구에 있어서 포괄적인 접근방법(comprehensive approach)을 취한다. 즉, 인간에게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포괄적인 범위의 연구가 없이는 인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류학자들은 대개 이러한 접근법을 “통전적인 접근”(holistic approach)이라고 본다. 이 통전적인 접근은 인간존재에 대한 광범위한 다양성에 관심을 가지며, 그 연구에 있어서 포괄적인 입장을 반영한다. 다시 말하면, 인류학은 인간의 문화구조, 사회구조, 심리구조, 생물학적 구조, 신체구조 등 다양한 과학적인 모델 등을 연구하고, 그 구조들 사이의 상호연관성을 찾는다. 

   둘째, 인류학자들은 하나의 분석의 틀로서 문화의 개념9)을 발전시킨다. 학자들마다 다양한 문화의 개념에 대한 정의를 하지만, 그 공통점들을 요약하면, “문화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에 의해서 학습되고(learned), 공유되고(shared), 습득된(acquired) 행위(behavior)와 사고(idea)의 패턴이며 그 사회의 산물(products)로서 통합된 시스템(integrated system)이다.” 다시 말하면, 문화는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는데, 문화는 한 사회의 물질적인 산물의 형태와, 관찰 가능한 인간의 행위와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들의 통합된 시스템 혹은 복합적인 정렬이라고 볼 수 있다. 위의 세 가지 요소는 “문화적인 배열”(cultural configurations)이라 불리는 광범위한 형태들 안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셋째, 문화인류학자들은 다양한 인간문화의 이해를 위하여 문화비교(cross-cultural comparison)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우리가 문화의 다양성과 차이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이러한 차이점 가운데서 인간의 근본적인 공통점과 단일성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인류학의 발전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 원초적인 관심은 서구세계의 신대륙 발견과 더불어 그곳에 살고 있었던 서구인들과는 다른 종류의 피부와 관습과 문화를 가진 인간들에 대한 질문들에서 비롯되었다. 비 문명화된 원시사회에 살고 있었던 그들이 과연 인간으로 취급될 수 있었는가? 그들은 구원이 필요한 존재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학문적인 답변을 하려는 일련의 노력의 결과가 인류학이었고, 교회의 응답이 바로 선교였다. 19세기에 들어와서 이 질문들에 대한 응답은 두 가지의 대 통합이론(Grand Unifying Theory)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어거스트 콩트(August Comte)의 문화진화론(cultural evolutionism)과 찰스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biological evolutionism)이었다. 

   먼저, 생물학적 진화론에 근거하여 인류학자들은 종족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을 진화와 미 진화된 종족의 차이에 근거하여 설명하였다. 이러한 주장들은 노예제도와 식민주의를 정당화시켰다. 이에 대하여 19세기에 활동했던 선교사들은 창세기 1장의 하나님의 인간창조에 근거하여 인간의 생물학적인 통일성을 주장했고, 타락한 모든 인간들에게 복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인식했다. 그러나 그들 자신들도 당시의 서구의 인종적, 문화적 우월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대한 한 예는 19세기 서구 선교단체들이 흑인들을 선교사로 내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생물학적 진화론이 인류의 인종적 차이점에 대한 설명에 대하여 명확한 답변을 주지 못하자, 인류학자들은 문화진화론을 들어 이것을 설명하려 했다. 즉, 모든 인간의 역사는 단순한 종족에서 복잡한 종족으로, 야만인에서 문명인으로, 비논리적인 정신상태에서 논리적인 정신상태로 진보를 거듭해온 “진보의 역사”라는 것이며, 서구문명과 기술의 우월성이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문화진화론은 서구 세계의 비서구 세계에 대한 정복과 통치를 정당화시켰고 근대 계몽주의 역사관을 정당화시켰다. 비록 많은 선교사들이 문화진화론의 입장을 거부했지만, 그들의 선교활동에 있어서 서구 우월적인 사고와 행동이 은연중에 나타났다. 

   서구 계몽주의의 바탕 위에 세워진 서구 선교운동은 다음의 몇 가지 특색을 나타낸다.10) 첫째, 19세기 서구의 선교운동은 전 세계 교회의 서구화를 초래했다. 많은 선교사들이 서구문명의 우월성을 받아들였고, 선교의 목적을 선교지 국가의 기독교화와 더불어 서구 문명화와 상업화로 보았다. 둘째, 19세기 서구 선교운동은 계몽주의 영향 하에 자연과 초자연을 분리했다. 서구의 과학문명은 이성을 기초로 하여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비 서구의 물활론(animism)이나 샤머니즘(shamanism)에 기초한 주술적인 종교들은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 배척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종교들은 성경적인 입장에서 심각하게 연구되거나 다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하로 숨어들어 사람들의 의식을 계속하여 지배하고 다양한 “혼합주의”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셋째, 위의 두 번째 성향은 기독교 선교가 비기독교 세계를 세속화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문화진화론에 대해 반대하는 인류학적 견해들이 19기와 20세기에 걸쳐서 나타났는데, 그 하나는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에 의해서 시작된 사화과학의 영향을 받아 영국에서 일어난 구조적 기능주의(structural functionalism)이다. 인류학에 있어서 구조적 기능주의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말리노프스키(Bronislaw Malinowski)는 타문화를 자세하고 객관적으로 기술하기 위하여 인류학자들에게 현장연구(fieldwork)가 반드시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문화진화론의 입장과는 반대로 현장연구와 참여관찰(participant observation)을 통하여 사회인류학자들은 타문화권의 사회를 그들만의 유일하고 고유한 "형평과 기능"(unique balance and function)을 유지하는 사회로 보았다. 따라서 사회인류학(social anthropology)11)인 구조적 기능주의의 입장에서 볼 때, 타문화를 평가할 수 있는 초문화적인 기준이나 보편적인 잣대가 있을 수 없으며, 자문화적인 입장에서 타문화를 평가하는 것은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12)이며 제국주의(imperialism)로 간주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입장에서 인류학은 “문화상대주의”(cultural relativism)13)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문화진화론에 대한 두 번째 인류학적 도전은 인류학자인 프란츠 보아즈(Franz Boas)와 크뢰버(A. L. Kroeber), 그리고 그들의 제자들에 의해서 발전되어온 “역사주의”(historicism)이다. 이들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문화와 그들의 문화변화에 대하여 연구하면서 다음의 질문들을 제기했다. “어떻게 인디언들은 문화적인 혼란(cultural turmoil)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는가? 왜 몇몇 인디언 부족들은 서구 정착민들에 의해 소개된 새로운 문명들에 의해 순응(acculturation) 되었는가?” 이들은 “서구문명”(Western civilization)이라는 단어 속에 함축된 서구 우월 의식과 자민족 중심주의적인 태도의 교만함을 거부하고 그것을 “문화”라는 단어로 대체시켰다. 따라서 문화의 개념에 대한 발전과 연구는 문화의 차이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과 함께, 문화를 “통합된 전체”(integrated whole)로 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실체라고 보았다. 그러면 이러한 인류학적인 이론들과 성찰들이 어떻게 선교학과 관련성을 갖는가?

   

IV. 선교학적 문화인류학(Missiological Anthropology)이란 무엇인가?


   가톨릭 선교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루이스 루즈베탁은 선교학적 인류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선교학적 인류학(Missiological Anthropology)은 응용인류학(Applied Anthropology)의 특별한 형태로 간주될 수 있다. 그것의 과정과 분석들은 인류학적인 반면에, 학문적인 범위와 목적은 선교학적이다. 선교학은 근본적인 이슈들이나 목표들을 제시하고, 인류학은 선교학의 연구를 위한 관점, 접근방법이나 기준들을 제공한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선교학적 인류학은;

(1)특별히 교회의 선교와 상관성이 있는 한에서 인류학의 모델들, 다양한 개념들, 통찰들, 원리들, 이론들, 방법들을 종합하며;

(2)이렇게 종합된 인류학적 지식들이 선교를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어떻게 사용되어지는가에 관심을 갖는다.14)     

   위의 관점에서 우리는 선교학과 인류학의 연관성을 고찰해 볼 수 있다. 인류학은 우리로 하여금 타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타문화권에서의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사역 가운데서 자민족중심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충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나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인류학적인 이론과 통찰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성경을 세속적인 근거로 대치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반면에 인류학이 선교에 기여한다는 것을 무시하면 선교사역은 절름발이가 될 것이다.”15)

   인류학과 선교가 처음으로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성경번역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언어학(linguistics)을 통해서이다.16) 이 분야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기독교 인류학자들은 Eugene Nida, William Smalley, William Reyburn, Jocob Lowen, Kenneth Pike 등인데, 이들은 Practical Anthropology라는 기독교 인류학지를 통하여 인류학의 이해를 도모하고 선교에 있어서 인류학의 가치를 선교학계에 알리는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러면, 어떤 면에서 인류학이 선교학에 공헌을 할 수 있는가? 폴 히버트는 다섯 가지로 인류학의 선교에 대한 공헌을 제시하고 있다.17) 첫째, 인류학은 타문화권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선교에 있어서 선교현지의 사회/문화적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 오는 결과는 선교사의 중도탈락(missionary attrition)으로 이어진다. 

   둘째, 인류학은 성경번역과 같은 특별한 영역에 있어서 많은 통찰력들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초기의 인류학자들은 타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생소한 언어들을 배웠다. 그들은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현지 언어를 빠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는 기술과 현지의 문서들을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하는 방법들을 터득했다. 인류학자들이 닦아놓은 언어습득과 번역의 방법들은 선교사들에게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 성경을 번역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인류학자들이 연구한 타문화권 의사전달(cross-cultural communication)의 방법들은 선교사들이 기독교 메시지의 본질적인 의미를 상실하거나 왜곡함이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셋째, 인류학은 선교사들이 타문화권에서 현지인들이 그리스도인들이 될 때 겪는 사회변화의 과정을 포함한 “회심의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회 인류학자들에 의해서 발전된 사회구조의 개념들은 종교와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이론들을 제공한다. 

   넷째, 인류학은 우리가 복음을 듣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상황과 복음의 연관성을 깨닫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인류학은 선교사들이 상황화(contextualization)의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독교의 복음은 그 핵심을 놓치지 않고 그것을 듣는 사람들의 상황에서 이해되어져야 하며, 그들의 세계관을 변화시키는 회심을 반드시 가져와야만 한다. 상황화의 과정에 대한 몰이해는 항상 복음의 이질성 혹은 이국성(foreignness of the gospel)을 초래하며, 결국 복음의 핵심을 상실하게 되므로 혼합주의(syncretism)로 귀결될 위험성을 내포한다. 

   마지막으로, 인류학은 우리가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효과적인 관계를 맺는데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하면, 인류학은 타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화적인 차이점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므로 그들과 친교의 관계를 맺게 하고, 이러한 관계성의 확립을 통하여 기독교의 복음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게 된다.

   화이트맨(Darrell Whiteman)은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s)으로써 인류학의 선교학에 대한 공헌을 다음의 세 가지로 지적한다.18) 첫째, 인류학은 우리자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또한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교파적/교회 제도적인 의식에 영향을 주고 신학적인 성찰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 문화적인 전례(socio-cultural antecedents)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선교사들에게 있어서 인류학을 연구하는 가장 큰 가치는 자신의 문화와는 전혀 다른 외래의 문화에 관해 배우는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타문화권 사역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서 창조가 되었으며, 동시에 타락으로 말미암아 죄악된 존재라는 사실이다. 인간이 문화에 의해서 지배되고 인간성이 문화에 의하여 형성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의 문화적인 성향이 우리의 하나님 이해에 영향을 미치며 선과 악을 정의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문화가 얼마나 우리의 신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는 쉽게 문화적인 편견이 없이 복음을 타문화권에서 전할 수 있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의 문화적/교파적인 편견들에 의해서 우리의 눈이 멀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는 사실과 문화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타문화권 사역을 위하여 반드시 전제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류학은 선교학의 형성과 선교학적인 훈련의 측면에서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 인류학은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타문화권 사역의 사회, 문화, 정치, 경제적인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많은 선교사들이 성경 본문 해석의 필요에 관하여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현지의 다양한 상황(context)에 관한 해석의 중요성은 잘 깨닫지 못한다. 많은 선교사들이 신학대학(원)에서 성경적/신학적인 많은 지식들을 배웠지만, 이러한 지식들이 어떻게 다양한 사회 문화적인 상황에서 적용되고,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전달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실마리를 잘 찾지 못한다. 오늘날 타문화권 선교사역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분명한 복음에 대한 확신과 성경적/신학적인 지식과 더불어 상황을 읽고 조심스럽게 듣는 마음(listening heart)이 필요하다. 

   셋째, 인류학은 복음과 문화(the gospel and culture), 보편과 특수(the universal and the particular)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우리가 기독교 복음의 의미(Christian meaning)를, 그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어지는 형태(form)와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실제적인 상황에서 분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형태와 의미에 대한 차이점에 대한 민감성이 없이는 혼합주의와 기독교의 토착적인 표현들을 구별해 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복음은 기쁜 소식이다. 그러나 동시에 복음은 하나님의 구원의 사랑이 필요한 죄인들에게는 “공격적인 소식”(offensive news)이다. 얼마나 자주 타문화권 사역에 있어서 잘못된 이유(wrong reasons)로 사람들을 공격했는가? 우리가 진리의 복음으로 죄인들을 공격하여 회심의 자리로, 하나님의 사랑의 품으로 인도하지 않고 문화적인 이유로 사람들을 공격했을 때, 그들은 복음의 참된 진리를 듣지 못하고 기독교로부터 멀어지거나 잘못된 혼합주의적인 기독교를 믿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기독교의 진리라는 명목으로 우리의 문화적인 요소들을 사람들에게 강요했는가? 우리가 복음과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할 때, 문화적인 장벽들과 자민족중심주의적인 태도를 넘어서 바른 기독교의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사도행전 10장의 베드로의 환상과 고넬료(Corneilus)의 회심사건 주제들을 살펴볼 때, 복음과 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성경의 사건을 볼 때, 하나님은 어느 특정한 문화나 종족을 선호하시는 분이 아니라, 모든 문화와 사람들의 삶 속으로 개입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베드로가 고넬료와 그 가족들을 그리스도 안의 신앙으로 인도하기 전에 그는 영적인 회심만큼 중요한 문화적인 회심(cultural conversion)을 체험해야만 했다. 즉, 하나님께서 베드로를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고백으로 인도하셨듯이, 문화적인 회심의 고백으로 그를 이끄시기 위한 환상을 보여 주셨다. 베드로의 고백인, “베드로가 입을 열어 가로되 내가 참으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취하지 아니하시고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받으시는 줄 깨달았도다”(행 9:43-45)라는 고백에서 우리는 선교에 있어서 문화적인 회심의 중요성을 잘 깨달을 수 있다.

   이 밖에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인류학에 대한 연구와 인류학적인 훈련의 중요성과 공헌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철학이나 심리학이 “인간의 사고나 그 사고의 유형”을 다루는데 반하여, 행동과학으로서 인류학은 인간이 그들의 사고를 어떻게 실제적으로 행위로 옮기는가에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인류학은 인간의 삶과 전통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묘사하는데 관심을 갖는다. 이런 의미에서 인류학은 타문화권에서 그리스도를 전파하기 위한 인간의 행위와 신념들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써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인류학은 하나의 도구이다.  그러나 인류학은 타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을 제공하므로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타문화에 대한 편견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둘째, 근대 기독교 선교는 서구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선교사들의 학문적인 배경이나 태도 등은 모두 서구적인 인식론(epistemology)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서구 선교는 “문명화”나 “서구화”와 동일시되곤 하였다. 이러한 서구적인 편견과 문화 우월적인 사고나 태도들이 비서구 세계에 유입될 때, 비서구 문화는 무시되거나 멸시되거나 파괴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인류학은 6,000개 이상의 세계의 문화를 다루어온 학문이다. 인류학의 효과적인 연구와 훈련을 통하여 현대 선교는 서구중심에서 비서구 중심으로의 이동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고, 비서구 세계의 선교의 인적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동원하고 훈련하며 파송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류학의 선교학에 대한 공헌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문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를 정확하고 폭넓게 제공해 주었다는 사실이다.19) 문화는 인간의 삶에 무의식적으로 스며들어 있는 실체이다. 생물학적 진화론자들이나 문화진화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유전적/생물학적 요소나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인류학은 이 두 가지를 다 중요하게 취급하며, 동시에 문화의 중요성에 대하여 직시하고 문화를 연구한다. 문화는 인간이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 모든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의 의식주나 기타 모든 행위들은 “문화의 패턴”에 따라 이루어진다. 따라서 문화는 습득되고(acquired), 학습되고(learned) 한 사회의 구성원들에 의해 공유된다(shared).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인류학자들은 문화에 우열을 두지 않고 모든 문화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문화상대주의(cultural relativism)의 입장을 취한다. 

   문화는 두 차원으로 이루어지는데, 하나는 표면적인 행위의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관(worldview)의 차원이다. 이 세계관을 핵심문화(core culture)라고 부르는데, 이 핵심문화인 세계관은 그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어렴풋이 느끼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즉, 물고기가 물을 볼 수 없듯이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관을 정확히 깨닫기 어렵다. 선교학적 인류학이 관심을 갖는 분야가 바로 이 세계관에 대한 것이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회심은 바로 이 세계관의 변화, 즉 세속적인 세계관에서 기독교적/성경적 세계관으로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개 집단이나 개인은 그들의 세계관의 변화를 요청 받을 때, 강한 저항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세계관은 한 개인이나 집단의 가정(assumption), 가치(values), 종교적인 믿음이나 충성(religious belief and allegiances)을 의미하기 때문이다.20) 이 세계관의 변화는 한 개인의 회심과 더불어 사회와 문화 전체의 변화를 가져온다.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인류학이 관심 갖는 분야가 바로 이 문화변화(culture change)이다. 인류학적인 연구는 문화변화의 진행과정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타문화권 사역자가 문화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할 때, 변화하는 문화 속에서 모든 문화 속에 내재해 있는 죄악된 요소들을 바로 직시하므로 기독교의 복음을 바로 전파하며 세계관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또한 문화를 제대로 다루기 위하여 인류학자들은 문화적인 패턴에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진다. 즉 인류학은 타문화적인, 혹은 교차 문화적인 관점(cross-cultural perspective)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위에 대해 종합하고 개괄하려고 노력한다. 많은 학문들이 인간을 다루지만, 특히 문화인류학은 인간을 총체적인 관점(holistic perspective)에서 본다. 이러한 총체적인 관점은 각기 다른 문화에서 어떻게 인간들이 자신들의 습득되고, 학습되고, 공유된 지식과 경험들에 근거해서 행동하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통찰력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총체적인 관점은 인간과 문화에 대해 더욱 깊이 알기 위하여 문화를 비교하는 방법(comparative study of culture)을 사용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문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와 관점들은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우리 자신을 잘 이해하고 우리의 문화를 해석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타문화를 이해하고 해석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또한 우리는 문화의 이해를 통하여 성경을 그 당시의 사회 문화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선교학에 대한 인류학적인 적용은 그 목적이 참다운 기독교적인 회심과 토착교회의 설립을 통하여 기독교 문화(Christian culture), 즉 하나님의 왕국의 문화(Kingdom culture)를 우리의 문화적 토양과 선교현장에 이루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V. 나가는 말


   폴 히버트는 “어떻게 하면 우리는 인류학의 지식을 사용하면서 사회과학이나 세속적 인간지식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21) 인류학이 선교학의 발전에 공헌한 점을 충분히 인정한다 할지라도 인류학은 선교의 기초가 될 수 없다. 만일 우리가 인류학이나 사회과학으로부터 선교를 시작한다면 우리는 인류학자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선교사는 될 수 없다. 우리를 선교현장으로 이끄시는 분은 바로 성령이시며, 그분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소명감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교회의 선교에 대한 바른 이해가 우리를 선교현장으로 부르고 여러 가지 어려운 삶과 사역의 여건 가운데서도 그리스도를 위한 우리의 삶과 사역을 지탱시켜 주는 것이다.

   히버트는 신학, 선교학, 인류학의 삼 방향 대화(trialogue)를 언급하면서, 선교학은 성경적 세계관(a biblical worldview) 위에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신학, 인류학, 선교를 결합하려면 성경적 세계관, 즉 성경은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계시라는 확신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세계관, 특별히 신약에서 선포하는 내용을 통하여 우리는 모든 실체를 이해하고 비판해야 한다.”22) 즉, 선교학을 함에 있어서 신학과 인류학과 대화를 하고 통찰력을 얻기 위하여 신학과 인류학 모두 성경적 세계관에 근거해야만 하는 것이다. 

   마틴 켈러(Martin Kahler)는  “선교는 신학의 어머니다. 신학은 기독교 선교의 명시와 더불어 시작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23) 바울의 선교는 그의 신학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신학이 바로 그의 “선교 활동”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성경적 세계관에 근거한 신학을 바로 정립할 때, 선교학을 바로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류학 역시 선교학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성경적 세계관의 빛 안에서 반드시 조명을 받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성경은 인간과 문화와 사회에 대한 통전적인 견해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인류학은 우리 자신의 좁은 문화이해의 틀을 넘어 타문화권의 사회 문화적인 상황에 대한 실체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phenomenological understanding)를 제공한다. 다음의 과정으로 신학은 성경의 조명 아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학에 대한 이해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즉, 신학은 우리가 하나님의 시각으로부터 의와 진리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적인 상황과는 매우 다른 상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의사소통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선교학은 우리로 하여금 성경에 계시된 진리와 신앙으로 사람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24) 이러한 과정들은 우리가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와 혼합주의(syncretism), 그리고 환원주의(reductionism)의 위험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선교에 대한 공시적(syncronic)이며 통시적(diachronic)인 이해를 통하여 선교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하나의 모델(a model)을 제공해 준다.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인류학적인 통찰력의 성경적/신학적인 적용은 교회의 선교교육과 선교사 훈련을 더욱 강화하고, 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므로 하나님의 왕국을 확장하려고 노력하는 한국교회의 선교를 더욱 효과적으로 촉진 할 것이다.

 

 주)

1) 인류학(Anthropology)이라는 용어는 헬라어인 anthroposlogos의 합성어로서 통상적으로 네 부류로  분류된다: 고고학(Archaeology), 언어학(Linguistics), 형질인류학(Physical Anthropology), 문화인류학(Cultural Anthropology). 이 서로 다른 네 분야의 인류학이 공통적으로 관심 갖는 것은 인간과 그의 문화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문화인류학은 일반적으로 인류학으로 언급된다.  

 2) David J. Bosch, Transforming Mission: Paradigm Shifts in Theology of Mission. (Maryknoll, NY: Orbis Books, 1993), p. 511.

3) Ibid.

4) 데이비드 보쉬는 다양한 측면에서 선교에 대한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선교를 어떤 논리나 분석에 의해 접근하기보다는 이미지나, 은유(metaphors)나 사건이나 그림들 혹은 이야기들을 통하여 이해하는 접근법(poiesis)을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의 방법으로서 그는 신약성경의 여섯 개의 중요한 구원사건들(salvific events)을 제시한다: 성육신, 십자가, 부활, 승천, 오순절, 재림. Ibid., pp, 512-518. Poiesis에 관하여는 Max Stackhouse, Apologia: Contextualization, Globalization, and Mission in Theological                      Education. (Grand Rapids, MI: Eerdmans, 1988)을 참조하라.

5) Alan Tippet, Introduction to Missiology. (Pasadena, CA: William Carey Library, 1987), p. xii.

6) 반 엔겐은 선교학(Missiology)과 선교신학(Mission Theology or Theology of Mission)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Charles van Engen, Mission on the Way: Issues in Mission Theology. (Grand Rapids, MI: Baker Books, 1996), pp. 17-31.

7) 선교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그들 나름대로 선교학의 핵심을 주장한다: 이방인의 회심, 교회개척, 하나님의 영광(Gisbert Voetius), 예수 그리스도의 대 위임령(the Great Commission) (William Carey), 길 잃은 인간에 대한 관심(Pietism), 하나님에 대한 찬미(동방정교회 선교학), 하나님의 백성(바티칸 II), 모든 민족의 제자화(Donald McGavran), 역사의 하나님, 긍휼의 하나님, 변혁의 하나님(David Bosch), 하나님의 왕국(Arthur Glasser), 인간화(WCC).  이외에 다른 주장은 하나님의 고통, 십자가, 육대주에 대한 사명, 에큐메니칼  연합, 해방 등이 있다. cf. Ibid., p. 20.

8) Paul G. Hiebert, Cultural Anthropology. (Grand Rapids, MI: Baker Book House, 1983), pp. 19-41.

9) 문화의 개념에 대한 정의에 대하여 학자들마다 다양한 의견이 있다.  문화의 개념에 대한 정의는 다음의 책을 참고하라. Alfred L. Kroeber, and Clyde Kluckhohn, Culture: A Critical Review of Concepts and Definitions. Papers of the Peabody Museum of American Archaeology and Ethnology. Culture: A Critical Review of Concepts and Definitions, 1952.

10) Paul G. Hiebert, "The Social Sciences and Missions: Applying the Message." In Missiology    and Social Sciences. Edward Rommen and Gary Corwin eds. (Pasadena, CA: William Carey Library, 1996), pp. 188-191.

11) 사회인류학(social anthropology)은 각 사회의 구조를 비교 분석하는 학문이다. 사회인류학은 한 사회의 가치, 제도, 활동들을 조사하고 연구하고, 이것들 사이의 상호연관성을 관찰하며 사회행위의 규범들을 확립함을 목적으로 한다. cf. Louis J. Luzbetak, The Church and Culture: New Perspectives in Missiological Anthropology. (Maryknoll, NY: Orbis Books, 1995), pp. 32-33.

12)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라는 용어는 자기중심주의(egocentrism)라는 심리학적 용어와 연관성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자기중심주의가 개인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반면에 자민족중심주의는 한 집단의 문화적인 성향, 즉, 가치, 태도, 감정, 상징, 사고의 체계, 등을 절대시화하여 자기 문화를 우월시하며 다른 문화를 열등하게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cf. Charles Kraft, Anthropology for Christian Witness. (Maryknoll1, NY: Orbis Books, 1996), p. 71. 자민족중심주의에 관하여는 다음의 책을 참고하라. Robert A. LeVine and Donald T. Campbell, Ethoncentrism: Theories of Conflict, Ethnic Attitudes and Group Behavior. (New York: John Wiley & Sons, Inc., 1972).

13) 문화상대주의(cultural relativism)는 문화인류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이다. 모든 문화는 자체에 그 형평과 조화를 유지할 수 있는 고유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한 문화를 평가 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를 연구하는 자세는 먼저 그 문화에 대한 고유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문화를 현상학적으로 보려는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phenomenological approach to culture). 문화상대주의 관하여는 다음의 책을 참조하라. Melville J. Herskovits, Cultural Relativism: Perspectives in Cultural Pluralism. (New York: Vintage          Books, 1972).

14) Luzbetak, p. 43.

15) Paul G. Hiebert, Anthropological Reflections on Missiological Issues. (Grand Rapids: Baker    Book House, 1994), p. 10.

16) Ibid., p. 9.

17) Paul G. Hiebert, Anthropological Insights for Missionaries. (Grand Rapids, MI: Baker Book House, 1985), pp. 15-16.

18) Darrell L. Whiteman, "The Role of Behavioral Sciences in Missiological Education." In       Missiological Education for the 21st Century. J. Dudley Woodberry et.al eds. (Maryknoll, NY: Orbis Books, 1996), pp. 136-139.

19) Luzbetak, pp. 133.

20) Kraft, pp. 11-12.

21) Hiebert, Anthropological Reflections on Missiological Issues. p. 10.

22) Ibid., p. 11.

23) David Bosch, p. 16.

24) Paul G. Hiebert, "The Social Sciences and Missions: Applying the Message." In Missiology and Social Sciences. p. 24.

참고도서


Bosch, David J., Transforming Mission: Paradigm Shifts in Theology of Mission. Maryknoll,     NY: Orbis Books, 1993.

Herskovits, Melville J., Cultural Relativism: Perspectives in Cultural Pluralism. New York:                  Vintage Books, 1972.

Hiebert, Paul G., Cultural Anthropology. Grand Rapids, MI: Baker Book House, 1983

_______________, Anthropological Insights for Missionaries. Grand Rapids, MI: Baker Book                   House, 1985.

_______________, Anthropological Reflections on Missiological Issues. Grand Rapids: Baker                  Book House, 1994.

_______________, "The Social Sciences and Missions: Applying the Message." In Missiology     and Social Sciences. Edward Rommen and Gary Corwin eds. pp. 184-213. Pasadena,            CA: William Carey Library, 1996.

Kraft, Charles L., Anthropology for Christian Witness. Maryknoll, NY: Orbis Books, 1996.

Kroeber, Alfred L. and Clyde Kluckhohn,       Culture: A Critical Review of Concepts and            Definitions. Papers of the Peabody Museum of American Archaeology and Ethnology,          1952.

LeVine Robert A. and Donald T. Campbell, Ethnocentrism: Theories of Conflict, Ethnic       Attitudes and Group Behavior. New York: John Wiley & Sons, Inc., 1972.

Luzbetak, Louis J., The Church and Culture: New Perspectives in Missiological                       Anthropology. Maryknoll, NY: Orbis Books, 1995.

Stackhouse, Max, Apologia: Contextualization, Globalization, and Mission in Theological       Education. Grand Rapids, MI: Eerdmans, 1988.

Tippet, Alan, Introduction to Missiology. Pasadena, CA: William Carey Library, 1987.

Van Engen, Charles, Mission on the Way: Issues in Mission Theology. Grand Rapids, MI:            Baker Books, 1996.

Whiteman, Darrell L., "The Role of Behavioral Sciences in Missiological Education." In       Missiological Education for the 21st Century. J. Dudley Woodberry et.al eds. pp.       133-143. Maryknoll, NY: Orbis Books,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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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근 교수는 서울신학대학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미국

Asbury Theological Seminary에서 "Preparing Korean Missionaries for Cross-Cultural Effectiveness"(한국 선교사 훈련과 문화적응)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Ph. D. in Intercultural Studies) 현재 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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