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공·학과별 취업현황 첫 공개

[윤코치]

잘 나가던 조경학과 '곤두박질'…35위 통계학과 2위로 대거 약진

서울대의 2005년(2004년 하계졸업자 포함)과 2009년(2008년 〃) 졸업생의 전공·학과별 정규직 취업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통계학과와 산업공학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취업률 취상위권이었던 조경학과와 제약·약학과, 에너지공학계열은 5년 만에 극심한 취업부진을 보였다. 음악, 미술 등 예능계의 취업불황은 여전했다.

이는 세계일보가 26일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실을 통해 서울대의 이 기간 졸업생 취업통계를 입수, 취업포털전문사이트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분석은 2005년(63개)과 2009년(67개) 전공 데이터를 비교해 일치하는 60개 전공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본보는 이에 관한 데이터와 함께 교육과학기술부의 '2009년 고등교육기관 취업통계조사 세부현황'을 '세계닷컴'(www.segye.com)에 게재했다. 4년제를 비롯해 전국 대학의 전공별 정규직·비정규직 취업 및 미취업 현황, 취업 직종과 업종 등 취업세부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취업률 분석에 따르면, 2005년 당시 졸업(31명) 후 취업전선에 뛰어든 15명 중 7명만이 정규직에 취업해 취업률이 35위(46.7%)에 그쳤던 통계학과는 5년 후 취업률이 85.3%로 급등했다. 졸업(45명) 후 취업을 택한 34명 중 29명이 정규직을 가지면서 취업률 순위가 33단계나 껑충 오른 것이다.

5년 전 8위(66.7%)였던 산업공학과의 취업률 향상도 돋보였다. 2005년 당시 취업률 1, 2위를 기록한 간호학과(-16%포인트 하락)와 의학과(-6〃) 등 취업률 상위 10개 전공(학과) 중 취업률 상승세를 보인 곳은 산업공학과가 유일했다. 해양공학과는 2%포인트가량 떨어지긴 했으나 4위를 유지했다.

특히 산업공학과와 해양공학과, 통계학과는 2009년 대기업 취업률 순위에서도 각각 1(70.6%), 2(70.0%), 3(67.6%)위에 올라 양질의 취업률을 보인 학과로 파악됐다. 올해 서울대 취업대상자의 대기업 취업률 평균은 24.8%였다. '이공계 출신이 취직에 유리하다'는 속설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대목이다.

반면 조경학과와 약학, 에너지공학 전공자들의 정규직 취업기상도는 몰라보게 나빠졌다. 5년 전 취업률이 86.7%(3위)나 됐던 조경학과는 올해 20.0%(49위)로 미끄러졌다. 70.6%(5위)였던 에너지공학(원자핵공학과)과 66.1%(9위)였던 약학계열도 올해 취업률이 각각 46.2%(28위)와 30.8%(41위)로 평균(48.3%)에도 못 미쳤다.

예능계의 극심한 취업률 저조는 여전했다. 기악·작곡·조형·성악·국악·순수미술(동양·서양화과)·종교학 전공(학과)은 최대 15%포인트(성악)가량 취업률이 떨어지는 등 5년 전과 마찬가지로 50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기악·작곡·종교학 전공은 올해 정규직 취업률이 '제로'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권영진 의원은 "수험생들이 졸업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각 대학의 취업률은 전공과별로 상세히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서울대 2005·2009년 졸업생 정규직취업률 상위 10개학과 (단위:%)
순위	2005년		2009년
전공(학과)	취업률	전공(학과)	취업률
1	간호학	98.2	의학	88.2
2	의학	94.3	산업공학/ 통계학(공동2위)	85.3
3	조경학	86.7
4	해양공학(조선해양공학과)	85.7	해양공학	83.3
5	에너지공학(원자핵공학과)	70.6	간호학	82.5
6	전산학·컴퓨터공학	69.1	전산학·컴퓨터공학	79.5
7	의류·의상학	69.0	경영학	76.5
8	산업공학	66.7	러시아어·문학/ 프랑스어·문학(공동8위)	75.0
9	약학(제약·약학과)	66.1
10	중국어·문학	63.6	경제학(경제학·농경제사회학부)	73.6
비고	60개전공 취업률평균	52.0	60개전공 취업률평균	48.3
자료:권영진 의원실, 인크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