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마무리되는 요즈음이면 평소에 친했던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될 때가 많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사람들은 훨씬 편안한 분위기에서 평소에는 하기 쉽지 않았던 속내도 털어놓으며 함께 웃고 떠들면서 더 친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술이 지나치면 서로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불쾌감을 느끼게 되거나 그 다음날까지 숙취로 고생하면서 자기가 취한 상태에서 한 행동과 말을 후회하는 일들도 꽤 자주 생깁니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중 몇 가지는 개인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와 같은 불편한 감정을 풀기 위해서 술을 마시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술을 싫어하더라도 마시게 됩니다. 특히 사람들 사이의 정(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우리의식(weness)이 강한 우리나라는 술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로서 술을 마시게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자리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개인 주량에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술을 권하고, 마시게 됩니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 마시는 행위에 대해 관대하고 허용적이며 설사 상대방이 술을 과하게 마셔 실수를 하더라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이해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가 가져오는 몇 가지 결과를 살펴보면, 술에 대한 우리의 관대한 태도를 재고해 볼 필요를 느낍니다.
첫째, 알코올 의존증 상태로 인한 질병과 사망을 증가,
자기 스스로 술을 조절해서 마실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 즉, 알코올 의존증 상태가 되면 불면증, 식은땀, 수전증, 불안함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피해망상, 의처증, 의부증, 간질과 같은 정신적인 증상을 겪게 됩니다. 이와 같은 금단 증상은 예방이나 치료를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사망에 이를 확률이 20%나 됩니다.
둘째, 폭력과 가정 파괴, 술을 과하게 마셨을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문제는 폭력입니다. 알코올 중독은 가정폭력을 키우고 가정폭력은 한 가정을 파괴하게 됩니다. 상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게 되면 가족들에게 욕설, 폭언, 폭행을 가하고 집안의 물건을 부수는 등의 가족폭력을 행사하기 쉽습니다. 그 결과 심각한 가족 갈등을 경험하다가 별거나 이혼 등의 가족해체현상까지 겪게 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알코올 의존이 가족 질환으로 정의되는 이유는 알코올 의존은 과도한 음주를 하는 당사자를 포함해 그 가족 전체 구성원의 기능 및 역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셋째, 범죄율 증가, 폭행죄의 경우 70% 이상이 음주 후에 발생했으며, 청소년이 음주 후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10배 가량 높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고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과도한 음주가 야기하는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음주와 관련해 관심 있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여성의 음주입니다. 최근 들어,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증가하고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직장 음주, 업무상 스트레스, 대인관계 갈등, 경제난으로 인한 가정불화 및 자녀양육의 문제로 여성들의 음주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성 10명 중 4명은 월 2~3회 술자리를 갖고 이 중 1.7%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실 정도입니다.
하지만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여성은 남자보다 체내 수분율이 적은 반면 지방율은 높고, 알코올 분해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술에 약합니다. 매일 술을 마신다고 가정했을 때 남자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되는데 10년이 걸리는 반면 여자는 6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여성은 알코올에 취약합니다.
더욱이 과도한 음주는 여성의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켜서 불규칙한 생리, 생리량 증가, 생리통, 불임, 조기폐경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임신 초기에 과음하면 유산의 위험이 높아지고 기형아나 정신지체아 출생의 위험도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한 번 술 마실 때 남자는 5잔 이상, 여자는 4잔 이상 마시는 경우에 과음이라고 분류하는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설정한 여성의 안전한 하루 알코올 섭취량은 남성의 절반입니다. 이는 소주나 와인은 한잔, 맥주는 한 캔, 막걸리 한 사발이 이에 해당합니다. 남자에 비해 여자는 남자친구나 배우자를 통해 술을 배우게 되는 경우가 많고 블안, 우울증이나 경제적 어려움,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벗어나고 싶은 동기에서 음주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여성 음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강하기 때문에 여성 음주자는 집에서 남의 눈을 피해 술을 마시게 되어서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워지는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내 미래의 자녀를 위한 건전한 음주습관!
알코올 의존증을 겪는 사람은 그 부모 역시 알코올 의존증의 문제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 습관은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가까운 사람들을 보고 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예비부모로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미래의 내 자녀를 위한 건전한 음주습관을 가지는 것입니다.
첫째, 스트레스를 풀기위한 수단으로 술을 마시지 않기
둘째, 술을 억지로 권하거나 억지로 마시지 않기
셋째,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는 과도한 음주하지 않기
관심은 운명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나의 현재 음주 습관과 건전한 음주 습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과 행동이 변화되어 나의 습관이 바뀌는 만큼 미래의 나의 가정은 행복한 운명을 맞이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