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주말이 펑크가나서 갑작스레 일정이 변경된다.
캠핑을 가자니 준비가 안되었고, 휴휴의 산행은 마감이 되었고
서천 동백 쭈꾸미 축제에 가자니 거리감에 ...
조용히 타협을 시도한다.
토요일은 나의 산행후 목욕
일요일은 서해 드라이브에 궁평항의 쭈꾸미 와 해산물 공수해서
가족과의 만찬을 하기로 하고 산행을 준비한다.
마땅한 곳이 없어 그간 주변에서 다녀왔다는 광덕산을 검색하고,
좀 짧을것 같아 연계산행을 계획한다.
식솔들 주말의 포근한 늦잠을 위하여~ㅋ
아침 조용히 일어나 살며시 몸을 빼낸다.
근처 해장국집에서 조금이른 아침을 해결하고 아산으로 달린다.
오랫만에 가보는 길이다.
그동안 무얼하고 살았는지...
생각보다 일찍 강당골에 도착해 산행을 시작한다.
강당골 휴게소 주차장을 들머리로 해서 철마봉코스로 광덕산을 올라 소귀봉을 갔다와 장군봉으로 향하고
다시 망경산을 다녀와 날머리인 설화산으로 향해 외암마을로 내려서 다시 강당골로 원점회귀한다..
광덕산~망경산~설화산 산행지도
강당 주차장을 지나 강당사 방향의 출렁다리와 아래 아침노을 비친 계곡을 바라보며 들머리로 향한다.
8:34 계곡등산로 대신에 철마봉 등산로를 오르는 들머리에서 몸을 풀고 오르기 시작!
진달래는 아직 개화되지 않고 꽃망울만 터지기를 기다린다.
그동안 너무 메마른 가지만 보아왔는지 푸르른 신록을 준비하는 작은 몸짓에도 마음은 설레인다.
9:05 이른아침이고 오랫만??에 오르는 산행길이라 천천히 오르다보니 철마봉에 다다른다..
09:11 조금 더 오르니 한겨울을 지새운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며 광덕산을 올려보지만 숲에가려 제모습을 담을 수가 없다.
길게 산중간을 가로지른 커다란 임도를 지나 좌측으로 올라 마지막 된비알을 만난다.조금씩 산님들도 교차되고...
09:45 광덕산을 오르며 처음으로 詩碑가 반겨준다.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정장끝자락에 방치된 정상석인듯...
정상은 넓다랗게 자리하고 있었지만 산우보다는 막거리 행상이 더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느 산처럼 한곳이아닌 적게 잡아도 다섯군데가 넘는듯 싶다.
조용히 해도 미안하고,고마워야 할 山에
동네 장터를 보는듯 하여 급히 석류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조화,하나,사랑,덕치의 원리를 담은 천지정기???
정상 삼각점과 정상석
정상석 뒷면~광덕산의 유래...중간이 희미~
10:00 소귀봉으로 가면서 돌아본 석류봉과 광덕산의 능선
10:07 소귀봉의 조망터 조용하고 펼쳐진 산야속에 마음의 쉼을 얻고 돌아선다.
아산지맥이 이어진 능선이 곱게 펼쳐진다.
이곳에서 다시 광덕산을 거쳐 망경산으로 향한다.
암반 틈새로 그 생명을 키워나가는 자연의 생명력을 보면서 인간의 작은 마음을 뒤돌아본다.
광덕산을 향한 바위의 형상
10:23 광덕산 바로 아래에 천안공대에서 마련한 산우의 슬픈碑
10:46 다시 광덕산으로 돌아왔지만 아까보다 더많은,더 시끌벅적한 분위기라 서둘러 장군바위로 향한다.
장군바위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강당골에서 오르는 사람과 광덕사 절에서 오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바위가 장군이 타던 말의 형상인지,,,,
11:23 장군바위 부터는 교차되는 산우들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연로하신 두 분의 산우님과 천천히 나의 길을 걷는다.
설화산과 망경산의 갈림 안부삼거리에 도착하여 망경산을 갔다오기로하고 방향을 돌린다.
설화산은 세출리 방향으로 가야한다.
탐스럽게 색체감을 뽐내는 산수유!
봄은 이곳 광덕산에서도 무르익어가고 있다.
11:49 뚝 떨어졌다가 다시금 된오르막을 올라 망경산에 도착한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 자매산우님이 점심을 하고있다.
산의 이름처럼
서울이라도 보일만큼의 전망이 좋았다.
건너편 좌측으로 배방산과,
태화산(태학산)으로 향하는 능선도 조망된다.
지나온 능선 우측으로 가야할 설화산의 긴 능선이 펼쳐진다.
훼손된 채석장을 지나 설화산과 봉우리의 모습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망경산의 삼각점! 그 외엔 어떠한 표기도 없다.
망경산의 주점!
이곳을 오르는 사람들 대부분을 알고있는듯 하고
구수한 입담을 지닌 충청도 사내의 밝음이 정겨웠다.
주인장은 아예 여기서 거주하는듯 싶고,비박도 가끔 있는듯한 뉘앙스도 풍기고...
12:28 망경산에서 점심을 해결했어야 했는데...
배는 고프고,다리는 아프고,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리있고...ㅎㅎ
허기짐을 붙잡고 안부갈림 삼거리를 지나 설화산을 향하는 임도 쉼터까지 힘겹게 왔다.
12:30~13:05 서둘러 점심을 준비하지만,
아뿔싸!
수저가 안보인다...
햇반은 포기하고 나뭇가지 젖가락으로 맛난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기운도 보충하고 다시 설산을 향해 배낭을 짊어지고 가는도중
버섯모양의 바위를 찰칵!
무덤이 있는 안부삼거리에서 모처럼 지나온 광덕의 능선이 시원하게 시야에 잡힌다.
망경산과 지나온 등로도...
그리고 설화의 모습도 가까이 다가온다.
오래전 설치한듯한 흉물스런 간판
설화를 지나면서 어디에서도 보이지가 않았는데...
철거의 필요성을 못느낀걸까,아님 모른척 하는걸까??
이장하는 것도 아닌데 무덤의 반이 파헤쳐져있다.
가끔 동물들의 흔적이 보이는 곳이 많았는데...
육산이면서도 가끔씩 보여지는 바위들의 형태가 눈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체력이 다했나 점점 힘이든다.
이곳에서 설화에서 온다는 부부내외를 만났다.
온 방향과 갈길을 얘기하면서 쉼을 갖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아기자기한 송림과 포근한 분위기길이 오르내리면서 길게 설화산 까지 이어져있다.
힘이들때면 가끔은 봄의 향이 나돌아 지친 몸을 깨어나게 한다.
자연을 느낄만한 여유는 아니지만 마음을 가다듬을 여유를 가져본다.
아직도 설화는 저 멀리에 있다!
아니,
어느덧 설화는 눈앞에 다가와 있다!
가까이 있는듯 하면서도 제 모습을 보녀주지 않는다.
가까이 갔다고 생각되면 또 저만큼 물러서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14:27 415봉에 오르니 오늘의 산행중 최고의 조망을 보여준다.
아기자기한 쉼터,시원한 봄 바람내음,펼쳐진 능선들...
어느덧 눈앞 가까이 자리한 배방산과,
태화산까지 길게 이어진 능선!
그 넘어로 수철저수지와 망경산의 자태!
그리고 지나온 능선길...
이곳 산우님들은 배,태,망,설 환종주를 가끔 즐긴다고 한다.
우측의 철마봉에서 광덕산의 능선이 희미하게 보임과 함께,
14:44 설화산 갈림길 아래에 도착하고 한 호흡 가다듬고 짧지만 된비알의 길을 오른다.
14:55 설화산에서 좌로 망경산과 우로 광덕산 줄기와 중앙의 지나온 등로를 다시금 마음속에 담아둔다.
설화산!
다섯봉우리들이 붓끝모양으로 뾰족하여
문필봉 또는 오봉산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름으로 보아서는
눈오는 날 다시 한 번 와봐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정상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누가?
왜?
이유는 모르겠지만 태극기를 보면서 민족의 정기를 지닌 우리의 산야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우측의 망원경으로 주변을 관찰하는 사람은 아마도 이곳의 공무원인듯 배방산의 직원과도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빈 몸으로 와있다.
북으로 아산시의 단아한 전경이 펼쳐지고,
오늘 산행중 유일하게 나의 모습을 남겨본다.
태극기 휘날리는 설화산 정상에서...
15:05 정상에 설치된 평상에서 조금 쉼의 여유를 갖고 하산을 한다.
외암리 민속마을 길로 내려오다가 올려다본 설화산!
마른 나무들 사이로 조금씩 예쁜 색들이 피어나고,
계절도 함께 짙어져 간다.
15:39 그렇게 기나긴 시간속에 외암리 날머리에 도착하고 산행을 종료한다.
외암마을 내에있는 외암제의 아담한 정취 속에,
마을은 조금씩 농사준비로 바빠질듯~
설화산 배경속 지붕위의 바이얼린이 아닌 고양이...
참판댁 굴뚝!.
16:05~16:45 외암마을을 떠나 강당골 휴게소로 돌아온다.
광덕산!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마음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오늘 또 새삼 느낀다.
높고 길어야 명산인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명산인가?
늘 아무이유없이 마음으로 느끼는 포근함을 안겨주는 곳!
그런 이곳이 명산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던것 같다.
그렇게 또 다른 마음의 명산을 꿈꾸며 하루를 접는다...
첫댓글
짖어진 태극기, 지붕위의 괭이.글고 꽃? 한가로운 모습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