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우리가 얻은 집은 카불시내에서 일반 NGO들이 위험하다고 했지만 생각보다는 아주 좋은 동네입니다. 그리고 너무도 친절한 주인할아버지와 대책없이 착한 그의 아들덕에 좋은 단독주택을 아주 싼가격으로 빌려서 현재 집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2층집인데 1층에 방 3개(사무실로 쓸예정) 화장실1개 부엌1개 그리고 큰 복도, 2층은 방4개에 화장실1개와 큰 복도와 베란다 2개이고, 마당도 아주 넓고 (총 150평) 입구에는 차를 한 4대정도 세울 수 있고 가운데 에는 펌프겸 우물이 있습니다.
부엌과 화장실 3개는 대리석으로 까는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부엌에는 싱크대와 케비넷까지 새것으로 맞추었습니다. 물론 주인의 돈으로요 정화조도 다시 파서 확인하여 설치하고있습니다.
전기는 없지만 주인이 발전기를 새로 사서 달아주어 저녁때 잘 사용하고 있지요. 그리고 주인이 설치해준 일반전화가 있지요.(아직 번호는 모름)
요즘은 생활용품을 값싸게 구입하러 여기저기 가격을 꼼꼼하게 알아보며 이곳의 시세를 확인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돈으로 어떻게 생활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고 있습니다. 하심도 열심히 우리의 생활방식에 대해 교육을 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집과 전화는 구입을 완료했지요. 그러나 차량은 벤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가격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는 비싸서 더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주인아들에게서 승용차(코롤라)를 대여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차량은 주인아들이 소개해서 좋은 차를 값싸게 구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음식은 놀랍게도 우리나라와 비슷한게 많습니다. 사과도 우리나라의 부사와 같은 맛이고, 파, 마늘, 양파, 고소, 감자, 무우, 부추, 가지, 시금치 거의 완전히 한국과 같은 맛과 모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김치를 담아먹을 정도입니다. 주로 깍두기김치인데 아직 배추를 발견하진 못했지요. 그래서 먹는 것은 현재 우리가 한국에 있는지 외국에 있는지 모를 정도여서 걱정하고 있는 한국식구들에게 조금 미안한 느낌이 들때도 있더군요.
그리고 또하나의 에피소드, 자이카(JICA 일본 해외지원사업단)에서 파견된 재일교포한국인 이상균씨(도로 현장 공사 전문가)를 만나서 아주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23년 살았는데 아주 진한 대전사투리로 우리를 아주 웃겨주고 있습니다. 어제 처음 김치를 해다주는데 너무도 고마워하고 있어 한번 초대하겠다고 벼르더군요.
그리고 주인 할아버지와 아들이 금요일 우리를 자기의 사과과수원에 초대해서 사과따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만두도 만들어 주겠다는 군요. 주인할아버지는 선주법사와 지나보살을 딸처럼 생각해서 매일아침 맛있는 것을 사오고 (물론 공사감독으로 오는 거지만) 아주 친절하고 반갑게 대하고 있습니다. 이집은 현재처럼 완전히 공사하기 전, 한 NGO가 한달에 비싸게 준다고 했지만 할아버지가 거절했다는 군요.
그런데 이후 집전체를 완전히 수리를 한 뒤에 우리에게 저렴한 비용에 입주하는 것을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1년 계약금을 일시불로 지급했고 이후 추가 계약할 때 같은 가격으로 하겠다는 서약까지 받았습니다. 더욱이 지나보살이 이곳저곳 더 수리를 부탁하는 것도 싫은 내색없이 아주 흔쾌히 보완수리공사를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주 미안할 정도이지요.
10월 29일 아프가니스탄 겨울나기 지원물품 선전식
지금 우리는 운전사겸 통역사로 하심(Hasim)이라는 분을 소개받아 한달에 함께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렴한 월급 이외에 아이들의 옷(예쁜 아이5명, 딸 10살, 아들 9살, 아들7살, 딸 3살, 아들 2살)과 학용품 및 한 3개월에 한번 쌀과 밀가루 식용유등의 생필품을 적당하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아주 착하고 성실하며 외국인의 경험도 많은 사람이어서 경우가 바른 편입니다.
어제는 하심(기사겸 통역)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어떻게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면 집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같고, 서로 신뢰를 주고 받기 위해서도 좋은 일인 것같아서 쌀 오십킬로와 밀가루 백킬로, 식용유 큰 한통과 계란 백개를 사갖고 갔습니다.
처음가보는 아프간주민의 집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20년전에 파키스탄의 페샤와르(파키스탄 관광공사에서 12년 운전사겸 가이드로 일한 사람임)에서 오랜 난민생활을 하다가 1개월전에 부인과 식구들 때문에 오게되었답니다. 현재 카불의 가난한 산동네에 부인식구들을 비롯한 대가족이 함께 살고 있지만 그래도 한때는 괜찮았던 집안이었던 모양입니다. 집안의 그릇과 살림도구가 진열된 것을 보니 괜찮았던 시절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귀엽고 예쁜 아이들 5명과 부인도 이쁘다고 하더군요. 나는 볼 수 없었습니다. 이곳은 외갓남자에게 절대 자기 부인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인데, 지나보살과 선주법사는 같이 만나 수다를 떠는 등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그곳의 친척 6-7명과 함께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큰 딸은 아주 똑똑하고 엄마를 잘 도와주고 동생들도 잘 돌보고 있으며, 선주법사와 지나보살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같았습니다. 아이들 옷이나 학용품 없어 이후 jts에서 특별히 챙겨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디다. 아무튼 아프간의 주민들의 생활상을 직접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가난한 산동네를 방문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은 처음 시작하는 우리들의 아프간생활에 큰 자신감과 힘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앞집과 옆집의 이웃은 굉장히 친절했고 처음에 지나보살과 선주법사가 호텔비를 아끼느라 들어와서 아무것도 없이 침낭만 들고 와서 잘 때, 주인할아버지와 앞집 아저씨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차와 음식 이불을 갖다주었고 위험하다고 사람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깔끔떠는 지나보살과 밥잘하는 선주법사, 잘먹는 법운법사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후는 어떨지 모르지만 아프간사람들은 참 선량하고 순박해보입니다.
자, 지금까지 우리 생활과 주변 환경에 대해 궁금해 할 것같아서 비교적 상세히 알려 주었습니다.
10월 23일 박지나, 선주, 법운 유정길 보냄
[난민 구호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 박지나,선주,법운 유정길법사가 지난 10월 23일 정토회에 보내온 현지 소식을 옮깁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