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리 여행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장의 사진이다.
왜냐하면 암스텔담에서 내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했기 때문이다.
카메라 속에는 4기가 메모리가 들어 있고 사진은 3,000장 정도 찍었다.
독일의 일부 사진, 파리 사진 몽땅, 네덜란드 사진 일부를 카메라와 함께 소매치기 당했다.
독일에서 미리 사용한 2기가 메모리는 딸아이가 한국 올 때 보냈기 때문에 그 사진은 남아있다.
이 사진은 같은 민박집에 묵었던 정준옥이란 학생이 함께 야간 에펠탑 구경을 갔다가 찍은 사진을 보내 준 것이다.
다른 사진은 함께 여행 했던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건질 수 있는게 있었는데
파리는 단독 여행이라 카메라 하나를 소매치기 당하니 몽땅 날아가버렸다.
카메라보다 사진이 더 아깝다. 파리에서 자료 사진을 비롯해서 엄청난 사진을 찍었는데~~~~~~
결국 네덜란드 델프트시에서 다시 카메라를 1대 샀다.
23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우리팀들과 헤어져 다들 아시아나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난 혼자 자전거를 조립해서 타고
파리로 가기 위해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다시 돌아 왔다. 10일전에 갔던 길이라 찾아 가기는 쉬웠다.
또한 나에게는 길을 안내해 줄 든든한 GPS가 있다. 팀과 헤어져 혼자 하는 여행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공항을 떠나 숲길을 가는데 백인 아가씨 한 명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서서 지도를 보고 있다.
혹시 시내로 가는 길이라면 함께 가자고 말을 걸었다. 모르는 사람인데 선듯 함께 동행을 해준다.
같이 가면서 난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니 아가씨는 독일인이라고 했다.
시내가 가까워져 오자 아가씨는 옆길로 가야겠다면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시내 중앙역 앞에 도착 밤 9시30분에 출발하는 유로버스 티켓을 샀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하나 사서 마인강변으로 갔다. 강가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다.
버스 시간은 충분히 남았고 강가의 벤치에 앉아 지는 해를 지그시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니 느긋함과 평온함이 함께 살아난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 없고 바쁠 것도 없다. 다른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전에 보아둔 식당을 찾아가서 저녁을 먹고 시간도 남아 중앙역 안에 있는 식당에서 소세지를 사기 위해 중앙역으로 갔다.
그런데 중앙역 앞 정류장에 파리행 버스가 보인다. 아니 지금 8시 20분인데 왜 벌써 버스가 와 있지? 생각하면서 ~~~~~~
소세지 사는 것은 포기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분해 포장하기 시작했다.
포장을 끝내고 좀 있으려니 버스가 출발하려 한다. 아직 시간이 안 되었는데 사람들도 벌써 버스를 다 타고 있다.
급한 마음에 문을 두드려 버스표를 운전수에게 제시하였더니 타란다. 많은 짐을 보여 주었더니 문제 없단다.
자전거랑 가방을 짐칸에 실었다. 짐칸엔 내 자전거 말고도 자전거 가 1대 더 있다.
버스를 타고 좌석에 앉아서 버스내 시계를 보니 9시 45분이다. 아니 뭐야 내 휴대폰 시계는 8시 45분인데?????
갈등도 잠시! 아뿔사 휴대폰 베터리를 갈면서 썸머 타임을 적용하지 않은 모양이다.
조금전 8시 20분은 사실 9시 20분인 셈이었던 것이다. 중앙역에 소세지를 사러 오지 않았더라면 버스를 놓쳤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자칫하면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룻밤 더 잘뻔 했다. 그러면 스케줄은 엉망이 될 것이고~~~~~~.
결국 버스는 9시 53분에 출발을 했다. 버스는 마인츠시를 거쳐 휴게소에서 잠시 쉰 뒤 파리로 향했다.
50인승 버스에 30명 정도 손님이 타고 있다. 난 중간쯤에서 조금 뒤쪽에 앉았다.
내 뒤에는 흑인 아줌마 둘이 열심히 떠들며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이나 유럽이나 아줌마들은 역시 입담이 센가보다.
조금 가다가 버스는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었다. 화장실도 다녀 오구 양치질도 하구 잠 잘 준비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수 1병과 크렉커 1봉지를 샀다. 휴게소를 지나 조금 더 가다가 정말 잠이 들었다.
24일 아침 6시 5분에 잠이 깸과 동시에 버스는 지하 주차장에 들어 서고 있다. 파리 유로버스 정류장에 도착을 한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일단 자전거를 조립하고 짐을 자전거에 실은 뒤 화장실에 가서 양치질을 하고 바깥으로 나왔다.
우선 현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은 7시 바로 앞에 지하철 역이 있는데 아침 출근을 하느라 사람들이 분주하다.
그런데 대부분 흑인들이다. 역 표지판에 붙은 지도와 역명을 살펴보니 이곳은 파리 동쪽 끝에 있는 3호선 종점이다.
이곳이 변두리라서 내가 들고 있는 파리 지도에는 현 위치가 나타나기 않는다.
대충 파리 시내 한 지점을 택해서 GPS에 주소를 입력했다. 일단은 방향은 설정 되었다.
시내로 들어 오면서 자전거 도로, 자전거 표지판, 벨리브(공공임대자전거) 등을 열심히 찍었다.
아침 9시 예쁜 레스토랑이 있길래 샌드위치랑 커피를 사서 아침을 먹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거리를 바라보며 먹는 맛! 유럽 사람들은 이런 걸 굉장히 즐긴다.
커다란 여신상이 있는 육거리를 지나고 점점 시내가 가까워 오고 있다.
그런데 아름다울거라고 생각한 파리의 거리는 너무 지저분하고 지린내 같은 냄새도 많이 났다.
파리에 대한 첫 느낌은 첫째 생각보다 흑인이 너무 많다. 둘째 너무 지저분하다. 셋째 그래도 패션은 되네? 하는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패션은 흑인이든 백인이든 정말 괜찮았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 이노상 분수이다.이 분수는 파리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르네상스시대 분수이다.
루브르 박물관을 거쳐. 세느강을 따라 콩코드 광장을 지나 상젤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을 관광 한 뒤 에펠탑을 구경했다.
혼자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바람에 자전거를 맡길 곳이 없어서 루브르 박물관 안엔 들어 갈 수 없고 겉만 구경했다.
상젤리제 거리에서는 인도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파리 경찰에게 주의를 받았다. 자전거를 타려면 차도로 타고 가란다.
오후 2시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노트르담 성당을 향해 가는데 비가 오려 한다.
노트르담 성당은 다음날 보기로 하고 민박집을 찾아 가기로 했다. 감자기 비가 쏟아진다.
버스 승강장에서 비를 피하면서 민박집 주소를 찾아 GPS에 입력했다. 비는 20분 정도 오다가 그쳤다.
GPS에 따라 쉽게 민박집을 찾을 수 있었다. 밤엔 민박집에 민박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새벽 3시 너머까지 술을 마셨다.
저녁을 먹은 뒤 방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술 마시자고 시동을 건 사람은 바로 나다.
누군가가 좋은 포도주를 가진 사람을 보고 포도주 칭찬을 하길래 그 포도주를 내가 사서 같이 마시자고 했기 때문이다.
그들도 마시고 싶은 차라 각 방에 통문을 돌려 남자 여자 전부 13명 정도가 9시에 식당에 모였다.
대부분 20대들이라 술도 잘 마시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술을 내어 오는데 정말도 많다.
주요 이야기는 연애 이야기와 젊은이들 진로 문제 이야기 여행에 관한 이야기였다.
난 3시쯤에 슬며시 일어나 인사를 하고 자러 갔다.
25일 아침에는 자전거를 타고 노트르담 성당을 구경하고 파리 북역에 가서 암스텔담행 열차표를 예매했다.
파리에는 파리 외부로 나가는 열차를 타는 역이 6군데나 있다. 북역은 북쪽지역으로 가는 열차를 타는 곳이다.
다시 시내로 들어와 몇군데를 돌아 다녔다. 어제 자전거로 다녔기 때문에 벌써 파리 지리가 익숙하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몽마르트 언덕을 찾아갔다. 파리에도 언덕이 많다. 외곽으로 나가려면 언덕을 넘어야 한다.
파리와 같은 형태의 도시들은 많이 있다. 시내 가운데는 평지이고 외곽은 언덕인 도시. 분지 지형의 도시.
대구도 그런 도시다. 자전거로 열심히 올라가니 드디어 몽마르언덕이 나타난다.
파리시내가 멀리까지 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북적거리고 있는데 자유분방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곳에 소매치기가 무지하게 많다. 소매치기가 아니라 반 협박하다시피 돈을 뺏는 경우도 있다.
내려올 때는 브레이크만 잡으니 시내 중심에 도착을 한다.
밤엔 민박하는 사람들과 전철을 타고 나가서 에펠탑 야경을 구경하고 세느강에 야간 유람선을 탔다.
에펠탑은 괜찮은데 유람선은 별로다. 11유로를 내고 탔는데 경치도 밋밋하고 어제 낮에 다본 경치라 감흥도 없다.
다만 관광 안내를 하는 방송이 나오는데 6번을 누르면 한국어가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파리에 그만큼 많이 관광 온다는 게 아닐까.
26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북역에 가서 오전 10시 20분에 출발하는 탈리스를 타고 암스텔담으로 향했다.
탈리스는 우리나라 KTX와 같은 프랑스 고속 열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