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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전 전공서적만 읽다 자대 들어와 독서 태도 180도 바뀌어
지금껏 170여 권 읽고 책도 선물…전우애 나누며 배려심 배워
책읽기 왕초보에서 독서 달인까지. 육군3기갑여단의 다독왕 강효범(23) 병장은 이 과정을 군에서 고스란히 경험했다.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에 다니다 입대한 강 병장은 군에 오기 전까지 독서 초보였다.
교과서나 전공서적 외에 문학이나 인문학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 흔한 판타지 소설조차 안 읽었다.
전형적인 이과생이라 ‘그런 책을 읽느니 차라리 잠을 자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런 그의 변화를 이끈 것은 대학 동아리 선배가 건넨 한 권의 책이었다.
“문학 책을 아예 안 읽으니 차라리 고전을 읽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받은 책은 ‘독서 좀 한다’는 사람도 어려워하는 ‘논어’(공자 지음/김형찬 옮김/홍익출판사 펴냄)였다.
“자대에서 독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여서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책을 받았습니다.
도움이 될 거란 말에 솔직히 긴가민가했죠. 그런데 읽어보니 엄청난 도움이 되더군요.”
물론 독서 초보가 처음부터 ‘논어’를 술술 읽었을 리는 없다.
“어찌나 어려운지 한 시간에 한 쪽 읽기도 어려웠습니다. 만날 읽다 졸다 했죠.
궁여지책으로 그림이 많고 글은 짧은 에세이로 워밍업을 했습니다.
쉬운 책부터 어려운 책으로 옮겨가며 글 읽는 힘을 키운 후 해설집과 함께 ‘논어’를 읽었죠.”
독서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일병 3호봉 때인 지난해 8월이었다.
“이전까지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틈틈이 독서를 했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은 ‘독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부터 자격증 공부는 아예 접었습니다.”
이후 독서에만 몰입한 강 병장은 지금까지 무려 170여 권의 책을 읽었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이 정도의 책을 읽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런데 강 병장의 설명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
“매일 오후 6시30분부터 자정까지 연등하며 책을 읽습니다.
주말에도 성당에 갈 때 빼곤 책을 읽지요.
특별한 훈련이나 근무가 없는 한 매일 하다 보니 이 정도가 됐습니다.”
자신만의 독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독(讀)한 99권 노트’와 ‘동내북 프로젝트’가 그것.
“자기계발서 ‘버킷리스트’를 읽고 병영 버킷리스트를 세웠습니다.
그중 하나가 99권의 책을 읽고 기록하는 ‘독한 99권 노트’예요.
굳이 100권이 아닌 99권을 내세운 건 이게 책읽기의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왠지 100권이면 독서가 완성된 느낌이잖아요.
군에서의 책읽기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이름 지었습니다.”
‘동’시에 10명에게 ‘내’ 부족한 면을 채워줄 ‘북(book)’을 선물하자는 취지의
동내북은 좋아하는 전우들에게 한 달에 두 권 정도의 책을 선물하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다.
그런데 책 선정 기준이 재미있다.
“받는 사람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책을 선물합니다.
열심히 살지 않는 병사라면 자기계발서 ‘하버드 새벽 네시반’을, 상처가 많은 친구에게는 힐링하는 책보다
상처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책을 권하는 식이죠.
봉급을 쪼개 선물하는데 벌써 30권 가까이 선물했습니다.
제게 책을 받은 병사가 그 책을 또 다른 병사에게 선물하는 방식으로
그 책이 부대 내에서 릴레이식으로 읽힌다는 걸 얼마 전에 알고 무척 뿌듯했습니다.”
오는 11월이면 전역하는 강 병장은 많은 장병이 자신처럼 독서의 바다에 풍덩 빠져볼 것을 권했다.
“군에 와서 책에 재미를 붙였을 뿐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성격과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을 배웠지요.
제가 특별해서 책을 많이 읽은 것도, 독서가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그동안 책을 읽지 않았고 독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부대의 독서 권장 정책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분명히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독서는 어떤 여행이나 강연보다 비용과 시간이 절약되면서 효과는 큰 인생 공부법입니다.”
◇◇◇강 병장의 추천도서
입대 후 독서 초보에서 달인으로 발돋움한 강효범 병장은 장병들의 독서 단계별로 다양한 책을 추천했다.
▲초급: 읽기 쉬운 에세이부터 시작해볼 것을 권했다. ‘한글자’(정철 지음/허밍버드 펴냄), ‘
어떤 하루’(신준모 지음/프롬북스 펴냄), ‘1cm+’(김은주 지음/허밍버드 펴냄) 등이 대표적인 책.
모두 풍부한 일러스트에 짧은 글을 더해 2~3시간만 투자해도 한 권을 뚝딱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비록 글은 짧아도 오래 곱씹어 생각할 내용이 가득하다는 점도 이 책들의 매력이다.
▲중급: 책읽기에 좀 익숙해졌다면 분량은 많으면서 내용이나 문체가 대중성 있는 책을 골라보자.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이지성·정회일 지음/다산라이프 펴냄) 등 홍대리 시리즈가 읽기 쉽고 내용도 알차다.
‘종이여자’(기욤 뮈소 지음/밝은 세상 펴냄) 등 기욤 뮈소의 로맨스 소설도 생각만큼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
‘버킷리스트’(강창균·유영만 지음/한국경제신문사 펴냄)는 인생의 목표의식이 생기게 해주는 책이라며 ‘강추’ 했다.
‘세 얼간이’(체탄 바갓 지음/북스퀘어 펴냄)처럼 영화화된 소설은 영화가 떠올라 읽기 쉽다.
▲고급: 책읽기에 자신이 붙었다면 ‘논어’처럼 수많은 버전으로 출간된 고전을 추천했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황석영 지음/문학동네 펴냄)도 흥미롭게 읽은 책으로 꼽았다.
한 권에 10편의 우리 단편소설을 실은 10권짜리 시리즈인데 단편 소설 한 편이 20~30쪽이라 짬짬이 읽기 좋고
황석영 작가가 해설을 덧붙여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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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대단합니다^
그어떤 교육보다 든든한 양식이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든장병들 독서하기 좋은 가을입니다~
마음의 양식을 얻기 바랍니다~~
넘 넘 멋지고 대단해요~^^
몇푼 안되는 월급을 쪼개서 선물한 책이 릴레이처럼 읽히고 있다니...
넘 흐뭇한 소식입니다
군대가 많은 내,외적인 성장을 하게되는 곳이란걸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네요~
다독왕 강효범 병장 울 3기갑의 자랑입니다~♥
군생활하면서 조금의 시간도 허투로 보내지 않는 울 아들들~ 넘 넘 사랑스럽습니다~~~
멋진모습 후임들의 모범이네요^^
더많은 후임이 강병장을 닮아가길.....
멋진 군생활!!!
대단하고 멋진 장병입니다~~
모든 장병들도 이가을엔 몇권이라도 좋으니 독서를 하면 좋겠습니다...
멋집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사랑합니다!~~
동내북 좋은데요~ 어쩜 생각도
모범이지말입니다! 내용이 좀 길어
놓칠뻔했는데 부끄럽지말입니다~ㅎㅎ
강효범병장 멋짐..!
깊은 감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그책을 받은 병사가 다른병사에게.. 릴레이식으로,,,
이런실천이 있으므로 그 곳, 나아가 우리사회가 그계기마다 한걸음씩 더 업그레이드 되는것
아닌가 합니다. 강효범병장보다 두배도 넘게 더 많은 인생을 살아온 나이지만 머리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