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 하면 예전에는 집을 지키거나 도둑을 잡기 위해 기르는 것으로 많이들 생각해 왔습니다마는 최근에는 애완견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길 만큼 개를 끔찍히 생각하는 가정이 늘면서 애견 관련 산업도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애견들을 위한 장례식에서 애견보험까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애견 관련산업을 한경택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 강남구의 한 주택가. 엄숙한 장례식이 시작됐습니다. 관을 실은 차가 화장터로 향합니다. 이 장례식은 애견 주인 신기성 씨가 지난 10년간 키우던 강아지 돌돌이를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신 씨는 친자식이나 다름 없던 돌돌이가 갑작스런 병으로 죽자 정식 장례를 치러주기로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
⊙신기성(애견 소유주): 자식 같이 사랑을 해 가지고 한 몇 년을 집 안에서 애들하고 같이개하고 같이 뒹굴렀는데 간 걸 보니까 내 자식을 보내는 거하고 똑같네요.
⊙기자: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한 애견 장례대행 전문업체. 이 업체에서는 애호가들의 주문에 따라 애견을 위한 관과 수의까지 따로 마련했습니다. 최근 애견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업체에는 한달에 약 40여 건이 넘는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귀영((주) 아롱이천국 관리부장): 강아지를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는 굉장히 큰 슬픔이거든요. 왜 그러냐 하면 그렇게 해줌으로 인해서 작게나마 이런 의식을 해 줌으로 인해서 스스로 위안받는 거죠.
⊙기자: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애견관련 보험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상해에 의한 치료나 질병에 의한 치료가 있을 때는 100만원까지 마찬가지로 가능하구요, 그리고...
⊙기자: 죽을 경우 최고 200만원까지 보상이 가능한 이 애견보험은 현재 30여 건 이상 예약된 상태. 출생한지 6개월부터 8살 미만의 건강한 애견을 대상으로 합니다.
⊙현혜진(애견보험 가입자): 이제 산책을 하다가 서로 다른 집 개들끼리 싸워 가지고 서로 상처를 입어 가지고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고, 정말 사랑하는 개를 약간의 실수로 잃어 버리는 수도 있고. 그런 여러 가지 많아요, 사실 키우다 보면.
⊙기자: 최근 애견 관련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동물 병원의 수만 약 3000여 개. 애견 미용실의 수도 약 500여 개에 이릅니다. 갖가지 애견관련 산업의 규모만 해도 연간 약 2000억원이 넘습니다. 최근 국내 애견인구가 200만명 이상으로 늘면서 애견 관련 산업도 기존의 것들을 넘어서 점차 다양화, 전문화되는 추세입니다.
⊙윤신근(한국동물보호협회 회장): 애견 가족이 많아지면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부수적인 것들이 엄청나게 많아지거든요. 애견센터다, 개교배, 또 분양이다, 이런 것들은 기본이에요. 그리고 애견호텔도 기본입니다. 이제는 아주 상당히 다양해졌다, 그리고 또 애견을 위한 또 애견만 독사진을 찍어주는 그런 사진관도 생겼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다양화되게 많다 보니까 애견산업을 통해서 나도 뭔가를 한 번 얻어 보겠다 하는 이런 인구들이 많다 보니까 애견산업이 점차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기자: 최근에는 애견을 전문적으로 찍어주는 사진사도 등장했습니다. 애견사진은 주로 오래 키운 애견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애견애호가나 광고나 영화에 출연시키기 위해 애견 프로필을 만드는 소유주들이 고객입니다. 올해로 경력 13년째인 사진사 김태윤씨. 이제는 꽤 알려진 애견 전문 사진사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 하는 개의 특성 때문에 촬영이 매번 쉽지만은 않습니다.
⊙김태윤(애견전문 사진사): 외국에도 많이 나갔다 들어오고 소득도 높아지고 그러다 보니까 기호도 다양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개도 수준이 높아지고 그러다 보니까 또 사진도 자기들이 직접 찍는 게 아니고 원하는 사람들은 더 좋은 사진을 원할 때는 연락도 오고 그럽니다.
⊙기자: 일정 기간 개를 키워볼 수 있도록 애견을 대여해 주는 업체도 성업 중입니다. 개를 기르고는 싶지만 어린 아이가 있거나 경험이 없어 망설이는 사람, 혹은 가족 중에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 선뜻 구입하지 못 하는 사람이 주 고객입니다. 가격은 하루에 약 7천원에서 1만원 정도. 성견만 대여하는데 고정고객도 많습니다.
⊙권영아(애견센터 주임): 평균적으로 보면 주말 같은 경우나 또 아이들 방학 때 이럴 때 저희가 수요가 딸릴 경우도 많아요. 보유하고 있는 성견들을 주로 빌려주는 거니까...
⊙기자: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다가온 요즘은 사이버상에도 애견 붐이 일고 있습니다. 사연이 있는 애견만을 인터넷으로 경매하는 한 신설 인터넷 업체. 약 70여 마리의 애견이 갖가지 사연을 갖고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며 경매에 나와 있습니다. 개를 직접 기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사이버상에서 애견을 기르게 해 주는 애견 게임도 개발됐습니다. 다른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사이버 애견을 기를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입니다. 개들의 생활과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애견 전문 인터넷 방송국도 세 군데 이상 방송 중입니다. 사이버상에서 애견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삭막한 사이버 공간을 정이 넘치는 따뜻한 공간으로 느끼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인기를 타고 애견 관련 산업의 규모도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최지용(한국애견협회 기획이사): 외국에서 일본 같은 경우에는 사료시장만 2조엔입니다. 연간. 그래서 총 한 4조엔 내지 5조의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지금 현재 시장 규모가 한 2000억 정도로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전체 시장이 1조원 넘어가는 건 불과 몇 년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핵족화와 독신인구의 증가로 가족을 대신할 애견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요즘. 애견붐을 타고 기존에 단순했던 애견 시장이 다양화, 전문화 되면서 애견 관련산업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한경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