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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2회(2012년 8월) 대덕산악회 산행 안내
폭염과 올림픽으로 한반도 전체를 열기로 후끈 달궜던 8월의 염천도 계절의 흐름에는 속절없이 수그러드는 요즈음입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회원 여러분들께서 건강하고 활기차게 잘 지내시고 즐겁고 행복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번 달 산행을 아래와 같이 안내하오니 많이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 래 -
♥ 일시 ; 2012년 8월 26일(일요일) *매월 넷째 일요일(우천불구)
♥ 행선지 ; 가령산(괴산군)
♥ 회비 ; 정회원 15,000원, 준회원 20,000원
♥ 개인준비물 ; 중식 도시락(조식과 하산주는 본부 제공)
- 출발시간과 승차위치 -
☞ 07;00 어린이회관 입구 ☞ 07.10 ; 대구은행 본점 대각선 건너편
☞ 07;20 동아쇼핑(구 고려예식장 쪽 100m) ☞ 07;30 광장코아(서남시장 방향 농협 앞) ☞ 07;40 성서 향군회관 앞(신호 건너기 전)
- 알아두실 일 -
☆ 참가희망자는 8월 22일(수)까지 회장에게 신청(☏ 011-9580-5374)
☆ 매회 산행안내, 결산, 산행후기는 daum카페 ‘2009 대덕산악회’ 참조
☆ 기타 의문사항은 송지근 부회장에게 문의 바람(☏ 011-829-1833)
[가령산 안내]
가령산은 속리산 국립공원 영역에 속한 산인데,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소재한 높이 654m인 괴산 35명산 중 하나이며 이웃하고 있는 낙영산, 도명산 등과 함께 그 유명한 화양동 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산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법정 탐방로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가 최근에 개방된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산이다. 유명한 화양구곡 계곡과 괴산 선유동 계곡을 끼고 있어서 계곡 물놀이도 겸할 수 있으며, 멀리는 속리산의 웅장한 산세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양한 모양의 암릉과 그 위에 마치 분재처럼 자라고 있는 노송들 같은 볼거리를 제공하여 찾는 이들에게 결코 후회하지 않을 산행으로 유혹할 것이다.
2012년 8월
대덕산악회 회장 박 덕 규
산행참가자 명단
구본훈 김경숙 김귀숙 김분도 김영자
김천학 김혜경 노자현 류동성 류명숙
류발훈 류진환 문창현 박덕규 박태화
서동목 서체춘 손장임 송지근 송흥선
신정희 심재동 안재교 양경자 양정숙
윤정숙 윤진각 윤차수 이규진 이승희
이순금 이영자 이종철 임봉선 장근택
장기화 장영심 전수자 정남순 정미순
지중권 최기환 한명섭 한용환 홍수영
이상 45명
[산행후기]
그저께까지 비가 세차게 내렸고 내일부터는 태풍 ‘볼라벤’이 올라온다는 와중의 그 중간 틈새날자가 우리의 산행일자라서 퍽 다행이라 싶다. 오늘 날씨는 약간 흐려있지만 그런데로 산행하기에는 좋을 것 같은 일기이다.
오늘도 어린이회관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아침일찍 예의 코스를 따라 대동,대서로를 타고 나가면서 우리 회원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버스에 태운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산행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회원이 버스 정원을 초과한 49명까지 되었으나 막상 아침에 나와보니 변동이 좀 심하여 8명이 취소하고 4명이 추가하여 버스정원에 꼭 맞은 45명이 출발하게 되었다.
일단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8시 조금 넘어서 칠곡휴게소에 들러 아침식사를 떼우고 모닝커피까지 갖추어 마시면서 충분하게 여유를 부리다가 다시 출발한다. 아포 J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이른 아침에 드넓은 상주 들판을 내달리니 지금 한창 잘 자라고 있는 벼를 위시한 각종 농작물들이 우리의 눈까지도 풍요롭게 해준다. 상주IC를 지나 고속도로 변의 한 곳 들판에는 지금 한창 만개한 연꽃들이 연분홍의 상큼한 자태를 뽐내며 사바세계의 우리 중생들에게 좀 더 맑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 것을 권유하는 듯 하여 우리의 마음 한 구석을 부끄럽게 해 주는 것 같다.
총회를 마치고 가령산 사진 안내 프레젠테이션까지 곁들인 산행대장의 자세한 산행안내가 있을 즈음 어느덧 버스는 문경새재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901번과 922번 지방도로를 따라 내달린다. 새로 난 고속도로를 따라 서상주IC에 내려서 화북을 거쳐 괴산군으로 들어가는 길도 있지만 문경의 관광명소인 용추계곡, 선유동계곡, 봉암사계곡, 그리고 멀리 희양산과 대야산의 산세들을 즐기며 관망해 보려고 일부러 이 코스로 길을 택했노라는 산행대장의 안내도 있었다.
블란치재, 버리미기재 등 꽤 높은 재들을 넘고 산관평에서 517번 지방도로로 갈아타고 10분쯤 가다가 다시 32번 국도를 타고 조금 나아가니 드디어 화양계곡이 나타난다. 화양계곡으로 들어가는 산책로와의 갈림길인 자연휴게소에서 일단 하차하여 오늘의 산행지를 찾아서 가기로 했는데 이외의 장애물이 생겨서 부득이 산행지 변경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어제 그저께 계속하여 내린 비 때문에 계곡에 냇물이 엄청 많이 불어나서 모두가 연로한 우리 회원들이 맨발로 건너기에는 무리일 것 같다. 물길이 깊을 뿐만 아니라 바닥이 미끄러울 터이므로 위험하기 그지없다. 여기서 과감하게 산행변경을 결정하였다. 오늘의 목적지인 가령산을 포기하고 여기서 하류로 2.5킬로미터 쯤 내려간 곳에 있는 학소대다리를 건너서 갈 수 있는 도명산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등산을 포기한 회원들은 다시 버스를 타고 화양구곡 주차장으로 미리 돌아가고 나머지 회원 20여명이 산책길을 따라서 힘차게 걸어가기 시작하니 11시 20분이다. 인도블럭으로 포장한 길을 따라서 열심히 나아가기를 20여 분 쯤 했을까 왼편으로 용트림하면서 휘돌아치는 계곡물을 아래로 하고 계곡을 걸쳐서 철로 만든 학소대다리가 나타난다. 그 옆 도로 가에 여기서 도명산까지 1.8 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50여 m나 되는 다리를 건너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본격적인 등산 차비를 하여 등산길을 따라 산에 올라 붙기 시작한다. 여기서 다시 우리 회원 중에 3명 정도가 등산을 포기하고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최종적으로 17명이 정상산행을 하게 되는 셈이다. .
처음 약 1 km정도 거리까지의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한 소계곡길로 오르기가 수월하고 숲도 우거져 있어서 기분이 상쾌하다. 그 이후는 경사가 꽤 급한 오르막 길이 나타나니 숨이 턱에 차고 여름동안 등산을 소홀히 한 흔적이 몸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기온조차 상당히 높은 탓에 땀이 비오듯 한다. 힘든 산행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가 하고 쉬어가며 농담해가며 쉬엄 쉬엄 오르니 ㄱ자철계단이 연이어 연결되고 그 곳을 오르고 나니 드디어 상당한 고도에까지 올라왔는 성 싶다. 웅장한 암릉들과 그 위에 힘들게 자라고 있는 분재처럼 모양좋은 소나무들이 숨이 턱에 찬 산인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눈을 들어서 동쪽의 맞은 편 능선을 조망하니 이 또한 장관이라. 암릉으로 구성된 험준한 능선이 바라보는 우리의 눈을 한껏 즐겁게 해 준다. 암릉 옆으로 난 소로길을 겨우 비집고 진행해 나가니 낙영산 쪽 계곡과 산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땀을 좀 식히며 쉬다가 가다가 다시 쉬엄 쉬엄 오르니 정상이 가까워짐에 따라서 점점 더 거대한 바위들이 우리의 길을 가로막고 압도하는 듯 하더니 이 산의 8부능선 쯤 되는 곳에 높이가 20 m는 족히 됨직한 거대한 암릉 군이 나타난다. 그 암릉들의 널찍하고 편편한 동쪽 면에 거대한 마애삼존불이 새겨져 사바세계에서 아우다웅하며 살다가 온 우리 중생들에게 세상살이의 이치를 가르쳐 줄 양 근엄하게 내려다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안내문에 고려초기의 작품이라고 적혀있으나 확실한 연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이 불상들의 뒤 쪽을 돌아나가니 바위 아래에서 흘러내리는 석간수의 샘물이 있고 어제 그저께 내린 비 때문인지 수량도 풍부하다. 모두들 시원한 석간수로 목을 추기고 다시 갈 길을 재촉한다. 한 바위 위로 뻗어나간 담쟁이 넝쿨이 그 뒤편으로 흘러가는 구름을 배경으로 하여 아주 좋은 구도를 이루고 있어서 사진에 담기도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바위 틈과 바위 위로 난 길을 따라서 휘돌아 힘들게 오르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도명산 정상에 도달한다. 오후 1시 20분 경이다. 버스에서 내려서 출발한 지 꼭 두 시간이 걸린 셈이다. 정상에서 잠시 사위를 둘러보니 남쪽으로 저 멀리 속리산 문장대가 뾰죽하게 솟아있고 그 오른 쪽으로 관음봉, 묘봉들이 연이어 연결되어 있으며 좀 더 가까운 서남 쪽에는 덕기산, 금단산, 신선봉들이 올망졸망하게 하늘에 솟아있다. 동 쪽 저 멀리에는 대야산도 설핏 보인다.
하산길은 올라 온 길과 반대 편으로 내려선다. 급경사에 놓여진 철계단을 타고 조심스럽게 한 10여분 쯤 가파르게 내려 온 길 옆 바위 언저리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다. 각자 가져온 도시락을 풀어놓고 그야말로 꿀맛같은 점심을 한 잔의 반주에 곁들여서 꿀같이 먹고 즐기다가 다시 갈길을 재촉한다.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화양구곡 주차장을 목표로하여 내려가니 다시 철계단과 흙길이 교대로 이어지면서 무척 지루한 하산길이 된다. 이 곳의 철계단들은 모두가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정도의 넓이로 설치해 두어서 반대 편에서 등산객이 올 경우에 무척 난감한 입장이 되도록 해 두었다. 예산 탓인지는 몰라도 무척 옹색한 느낌이 든다. 날씨 또한 은근히 더워서 땀을 무척 많이 흘리기도 하다.
그럭저럭 지루하게 하산을 하여 계곡이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어떤 절벽 위에 앉아서 불어오는 솔바람을 맞으며 하염없이 휴식을 취한 후에 천천히 내려가니 개울가에 와서야 앞서 간 일행들과 만나게 된다. 지류의 개울에서 잠시 세수하고 손수건을 빨고 하면서 쉬다가 다시 나서니 수평으로 설치한 데크들이 있고 그 위를 편안하게 걸어 나아가니 채운암이라는 절 아래에 있는 화양제8교가 나온다. 여기서 하류 쪽으로 인도블럭을 깔아 놓은 산책길을 짚어 나가니 여기서부터 그 유명한 화양구곡의 핵심부가 펼쳐진다.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바 대로 화양구곡은 우암 송시열 선생의 숨결과 흔적이 고스란히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게곡의 가장 좋은 명당에 앉아있는 정자인 암서재, 후학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마한 화양서원, 우암 묘소 등이 있고 개울 가에 높이 솟은 바위절벽이 그 아래의 물에 음영을 드리우면서 절경의 경치를 발현하는 운영담 등이 대표적인 명소이다. 개울물과 그 하쳔변에는 수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서 모두가 반라의 하동들로 변신하여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휴가를 만끽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는 우리로 하여금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화양동 음식점가를 지나기도 하고 다리를 건너기도 하면서 화양구곡 계곡을 따라 난 지루하고도 기나긴 산책길을 걸어 내려오니 다리가 천근이다. 마침 내린 비 탓인지 개울물이 넘치게 흘러 계곡의 풍경은 그럴 수 없이 좋건만 몸이 무거우니 만사가 시들하다. 거의 1.5 km쯤 내려와서야 주차장에 도착한다. 우리가 가장 마지막에 도착하여 오후 3시 40분이다. 하산 약속시간에 10분 늦은 셈이다.
버스 그늘을 햇빛 가리개로 하여 벌써 하산주가 한창이다. 버스에 배낭을 던져두고 하산주 대열에 합류하여 막걸리 두어잔을 마시니 갈증이 좀 가신다. 모두들 산행대장이 소개한 이 곳 괴산의 명물인 괴산 학사 옥수수를 한 자루씩 사기도 하다.
오후 4시 40분 쯤해서 귀가 길에 올랐다. 귀가길은 아침에 온 길과는 다르게 상주 화북을 거쳐서 화서에 있는 서상주IC에서 새로 건설한 청원-상주고속도로를 타게 된다. 남상주IC를 거쳐서 상주J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바꾸어 타고 일로 귀가길로 접어들었다. 이 즈음부터는 예의 그 유흥시간이 벌어져 못다한 젊음(?)의 기분을 마음껏 발산한다. 마치 이 시간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흥을 만날 수 없을 것처럼. 너무나 흥에 겨운 나머지 대구에 다 와 가는데도 그 판은 계속이어지려고까지 한다.
오늘은 산행 후에 약소하나마 다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지자는 약속을 했기에 미리 예약을 해둔 시내 한 음식점에서 콩국수로 저녁식사를 떼우고 모두들 편리한 위치에서 하차하여 아늑하고 따스한 각자의 보금자리로 찾아들면서 이번 산행도 마무리하게 된다.
2012년 8월 27일
박 덕 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