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글 / 長 山 박재도
세상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곳이면 이발소는 다 있는 것 같다. 머리카락은 세상일과 관계없이 매일 자라니까…. 내가 사는 베트남도 예외는 아니며, 우리나라로 보면 읍 단위에 불과한 조그마한 동네지만, 이발소가 많이 있는 것을 보면 후진국의 특성상 서비스업의 가장 기초이며 필수가 아닌가 싶다. 이발소의 형태와 기능은 우리나라 6~70년대와 그의 흡사하다.
머리 깎는 형과 얼굴 면도 후 귀 후벼주는 것이며, 손톱 발톱 깎아주는 절차가 모두 비슷하며, 입구에 부착된 이발소 표시등 흰색 발간색 청색 똑같다. 단, 우리 6~70년대 이발소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 몇 가지가 없다. 첫째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면도칼 가는 가죽 띠다. 둘째로는 비누를 풀어 얼굴에 칠하는 솔과 비누통이 없다. 이발 의자와 세면기는 그때의 것과 그의 같은 수준이다,
한국에는 있었든 가죽 띠가 없는 대신, 여기서 이발 후 면도는 반드시 면도날을 교체한다. 또 귀를 후빌 때는 부분에 맞는 여러 가지 공구를 사용하며, 꼭 머리에 의사처럼 헤드랜탄 아니면 스탠드 등을 켜고 일을 한다. 왜? 그 시절 우리나라 이발소 아가씨들이 귀 후빌 때는 대나무로 만든 공구 2개 정도를 사용하여 손님 얼굴 인상 찡그리는 것을 보며 작업하지 않았던가. 이런 것을 보면 IT 동시대를 같이 살면서 상당히 위생적이고 안전에 우선적이라 생각 들어 붕대와 동맥과 정맥을 뜻하는 이발 표시등 의미를 새삼 느낀다.
서비스 후 가격은 이발과 면도 귀 청소 손톱 발톱 청소 다 해서 여기 돈으로 3만 동(1.500원) 염색까지 포함하면 7만 동이니 금액으로 보면 우리 그때와 비슷하며, 이발소 내부의 청결은 떨어지나 섬세한 손놀림은 젓가락으로 지구를 들어 올린 우리나라 못지않다. 또한, 아가씨들의 부드러운 손맛이 꼭 그 시절 사춘기 때 이발소 누나들에게 느꼈던 그 맛이다. 그러므로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6~70년대로부터 성장해오는 이발소 전 과정을 지켜보아 온 세대로서, 그때의 향수를 그리며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발도 한국 사람의 얄팍한 상술에 따라 특성에 맞추어 도회지 쪽에서는 점점 퇴폐 형태로 변모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우선 가격만 보드라도 열 배가 넘는다. 호찌민시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면 버젓이 한국 간판을 걸고 성업 중이다. 무슨 업을 하든 내가 가타부타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외국에서 까지 퇴폐라는 생각에 가슴 한편에 무엇이 끊어질 듯 이어지다 다시 불쑥 되 솟는다.
도덕과 윤리, 나라 망신 안중에도 없으며, 돈만 된다면 벌고 보자는 한국인들의 한국식 사고다. 머나먼 이곳까지 와 외화를 벌어들이면 애국자란 소리라도 듣지. 미안하지만 이곳을 출입하는 고객 대부분은 한국 관광객이나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이니 알고 보면 꼬시락 재살 뜯어먹는다는 말이 딱이다.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으나, 가진 재능도 없고 남다른 노력도 않는 놈이…….
삶의 현실은 늘 이렇다. 내 뜻 같지가 않다고 하여 읊조리는 몇 마디는 더위에 지쳐 나른한 오후 머리도 깎고 휴식도 취할 겸, 동네 단골 이발소에서 이런저런 생각 하다, 옛날 그 시절 멋쟁이들이 머리에 포마드 기름칠하고 올백으로 빗질하며 거울 보던 곳, 까까머리 고속도로 밀던 때가 그리우며, 귀 후빌 때 느끼는 몸이 약간 움츠림의 새콤달콤한 맛 속에서 바스락 그리는 소리의 향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행복으로 남아 있기를 바랄 뿐이다.
* 이국땅 베트남에서 *
첫댓글 장산님의 이발소
고운글 다녀가요
행복한 토요일 되세요
헬랜 님! 닉네임 참 곱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
@長山 박재도 제가 한국화 작가이며
세계적으로 선교활동을 나가려고
딸이 세계적인 닉네임 호로 바꾸었지요
우리나라로 번역하면 등불, 빛, 하나님의 빛을
밝히다. 하나님의 빛을 드러내다
입니다. 제가 목사라서 예수님을 세계 만방에 전도하려고 호도 세계 적인 호로 바꾸었답니다
헬렌 윤입니다
@헬렌 그런 깊은 뜻이 있군요.
하나님의 이름으로 병든 영혼들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윤 목사님께, 그분의 은총으로 축복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長山 박재도 네 장산님도 타국에서 외롭겠습니다
베트남 여행을 가보니 옛날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 하던때처럼 시장분위기가 그랬었구요
그래도 그곳은 정이 오가는 순수한 사람사는 곳 같기도
했답니다.
베트남 아름다운 나라이더군요
저가 사는 베트남에 좋은 칭찬 감사드립니다.
실제로 이곳은 축복받은 땅입니다.
그래서 옛부터 성인들이 말씀하셨죠, 아시아의 흑진주라고
비록 400년 전 프랑스로부터 식민 생활은 있었고, 또 수많은 전쟁 속에서 한 번도 자존심을 잃지 않았으며,
현재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장 빠른 경제발전 아래 치안도 좋으며, 5개국을 거쳐 4천리를 흘러 온 아시아의 젖줄 베콩강
하류에서 생산되는 쌀은 세계 생산 1~2위를 자랑하는 곡식과 과일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내가 너무 자랑했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