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개월간의 팀훈련과 개인훈련의 점검이 있는 대회가 내일이다..
그다지 긴장은 되지 않았지만 왠일인지 다대포해수욕장에 일찍 도착했다..
도착해 차안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면 잠을 청했다..그 짧은 잠에서도 난 싸이클을 타고 있었다..
통영에 도착하지 마자 내일 있을 싸이클 코스를 답사하게 되었다...
우리를 실은 버스는 고개의 고저와 급커브를 이기지 못해 빌빌거리며 겨우겨우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었다..
젠장 저 길을 내가 가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싸이클을 타고...
대구대회 사고의 휴유증인가 알지못할 두려움이 느껴지는 코스였다...
통영 청소년수련원에 짐을 풀고 준비된 식사를 하고는 싸이클을 타고 검차 받으러 마리나리조트에 있는 운영센터로 향했다..
2층에서 등록을 하고 배번을 받고 손목에 출입밴드를 채우고 참가선수번호를 봤다..
나 381번....송일국 376번...자전거바꿈터와 수영에서 만날수도 있겠다 싶었다..
1층로비에서 검차가 있었다..브레이크상태, 바디조임상태, 핸들상태, 타이어상태, 공인헬멧상태..등등을 마치니 검차등록 스티커를 자전거바디에 붙혀준다...
검차가 무사히 마쳐지자 내일 서부산철인클럽이 사용할 천막쳤다..
천막설치가 다되자 수영코스를 둘러봤다...
300, 150, 300m짜리 역삼각형 부표가 떠 있다..
여길 두바퀴를 돌아야 하는가..?
숙소로 돌아와 다시한번 무사완주를 위해 사이클의 공기압을 조절하고 물통에 물과 이온음료을 채우면서 나즈막히 기도를 한다...
"잡초야 정말 우리 잘해보자..내일 저 능선들을 멋지게 타고 넘어 보자..널 보고 사고뭉치라고 말하는 이들을 향해 더 나음을 보여주자"
긴장을 풀기위해 팀원들과 한잔을 했다...새벽 1시가 넘어 가는걸 보고 잠을 청했다..
5시50분 눈이 뜨졌다..
오늘인가...?그동안의 훈련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모르는 날이 밝았다..
이른 아침을 먹고 대회장으로 가기전에 간단한 조깅을 했다..
심박수를 끌어 올리기 위해...(이 작전이 너무나 중요하게 작용했다)
"서부산철인클럽"이라는 문구가 적힌 경기복을 입으면서 내가 이 경기복을 입을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대구때처럼 사고가 나서 "서철 뭐하냐..?"이런 소리나 듣지 않을까..?
하지만 이번에는 내이름을 가지고 서철의 얼굴로 하기에 기어이 완주를 하고 말것이다..
경기장에 도착하여 자전거를 거치하고 바구니에 갈아 입을 옷과 여러가지 준비물을 가지런히 챙겨 넣었다..아직 송일국을 도착하지 않았는지 자전거가 않보인다..이넘이 내한테 전화도 없이 결석을 할넘이 아닌데..
슈트를 입고 이석이형과 명진이형이랑 바다에 뛰어 들었다..물이 차다..17도 정도 라고 했다..
수모색깔별로 출발을 준비 한다..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한다 ..
송일국이 도착했나 보다..
나와 인사를 나누며 눈을 맞추고서 악수를 했다..
생각보다 예리한 멋이 보이지 않고 약간 멍해보였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출발신호가 울렸다...
이제 정말 시작이다..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철저히 외곽 직선주로를 선택하여 몸싸움없이 서서히 힘을 준다...
내가 미쳤나보다..전혀 숨이 차지도 않고 팔이 힘들지도 않았다..
새벽에 조깅이 효과가 있었는지 숨은 채 50m도 가지 않았는데 정상적인 호흡으로 돌아와 있었다..
옆을보니 이석이형이 고개를 왼쪽으로만 돌리고 나를 외면한다..
정말 이참에 도장을 찍어야 할지 불러서 여쭤보고 싶었는데..지나가는 눈길들이 있어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고 그냥 스쳐 지나 가버렸다..
좌우호흡의 이점이 저산소증만 잘 극복하면 좋다고 하는데 이번 수영에서 또한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정말 내가 수영에서 이렇게 잘나가도 되는가..?(겨우 2개월간의 수영장 생활이 전부였는데..)
수영을 마치고 싸이클 바꿈터에서 난 왜 그리도 버벅거렸는지..
평소에 바꿈터 훈련을 하지 않았던게 너무나 후회가 되었다..
5~6분이 흐른 후에야 겨우 싸이클을 끌고 출발선으로 향하는데 장내 아나운서의 한마디가 들려온다..
"송일국선수가 이제 수영을 마치고 나옵니다.."
내가 수영에서 송일국을 제꼈구나..하하하하하
명진이형과 같은 시간대에 싸이클 출발이 이루어졌다...
드디어 공포의 싸이클이 시작되었다...
1차 위험은 시청을 돌아 내려오면 해안로로 접어드는 커브에서 중앙선까지 밀렸다..하마터면 마주오는 선수와 충돌할 뻔했지만 가까스로 제동이 되어 크게 원을 그리면서 커브를 돌았다....
2차 위험은 풍화리입구 급내리막후 급우회전 코너에서 였는데 제동을 충분히 했지만 타어어가 밀리면셔서 자빠링 위험이 있었다..
내 앞에선 선수는 벌써 자빠링후 엠블런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문이였는지 오르막은 댄싱 없이도 올라갈 수가 있었는데 내리막에선 제동만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고있었다...아~~~내리막에 쫄았구나...
1번째 오르막에서 명진이형이 치고 나간다..
2번째 오르막에서 삼성 박사장님이 치고 나간다..
3번째 오르막 못가서 작은 오르막길에 명진이형이 체인 이탈로 수리중에 계셨다..
마지막 평길에서 카보삿을 꺼내다 내 귀중한 호루라기가 떨어졌다..
"창성아 호루라기 떨어졌다.."
명진이 형 그사이 수리를 마치고 마지막 고개를 향해 치고 올라가신다..
역시 훈련부족인듯하다...숨이 깔딱 넘어가기 전에 마지막이자 첨으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급커브와 오르막 내리막을 수차례 극복을 하고 마지막 내리막을 내려오며 이런생각이 들었다
' 내가..우리잡초가 드디어 싸이클에서 아무 사고 없이 완주를 했구나..'
싸이클을 거치대에 다시 걸어놓고 보니 송일국자리에 싸이클은 없었다..
이넘이 아직도 내 뒤에 있단 말인가..?푸하하하하하
3종중에 가장 자신이 있는 마라톤이기에 45~50분대 페이스로 바람을 갈랐다..
통영해안가를 달리는 코스인데 그늘이라고는 아예 없었고 마지막 2Km지점에 있는 200m의 급오르막이 최대의 관건이였지만 난 오히려 그 코스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난 절대 걷지 않고 뛰어서 올랐다..
3~4Km정도 남았을때 송일국은 반환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만난 수박든 천사(딸기형수님 감솨해요^^)는 나의 두다리에 또다른 힘을 불어 넣어줬다..
그리고 긴 내리막을 날듯이 달려서 두손을 하늘로 향한체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수영 1.5Km (00:33:31)
싸이클 40Km(01:27:41)
마라톤 10Km(00:48:46)
총 : 02:49:56
나의 첫 공식기록이다..
송일국은 아직도 들어오지 않았고 한참 후인 3시간이 지나서야 들어왔다..
아쉽게도 송일국과는 수영때 잠시 이야기나누고 인터뷰때 뒤에서 얼쩡거린게 전부였다..
하지만 우리 서부산철인클럽 참가선수들이 무사하게 완주를 했고 다들 즐거워 했기에 그까짓 송일국은 안봐도 좋았다..
서철 화이팅~~~
ps. 저희회사 여직원이 찍은 사진중에 일국이 사진이 제법있네요 정리해서 올릴께요^^
첫댓글 ㅎㅎ 행님 수고하셨습니다! 담번엔 좀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주몽왕자를 저만치 완죤히 제껴 버리시길..^^
복열쓰 고마버..일단 엔진업글먼저 해야지^^
행님~다시 한번 완주 축하합니다~ㅎㅎ 저희 아버지 '성' 항렬이라고 하시네요.
맞재..?이렇게 반가울수가..하하하^^
창성아 완주 축하한다. 수영입수전부터 끝날때 까지 제일 많이 만났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낀점에 대해 아이언맨 대회전에 충실히 노력해서 제주도에서도 무사완주 할 수 있도록 하자. 화이팅!
조그마한 호루라기 그걸 어디가서 또 구해야할지..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창성아 머리는 대구에서 시작해서 통영에서 마무리 했네.ㅋㅋㅋ. 좌우튼 씩씩한 잡초다운 모습이었네.널 보면 항상 웃음이 나오고 즐겁다.우리 떠벌이 잡초 화이팅!
하하하하 행님 감사합니다...저라도 크게 웃어야 다들 즐겁지 않겠습니다..^^
멋진 창성아 축하한다.....ㅎㅎㅎ
짜다라 멋지지도 않은데..행님의 전화한통이 완주를 할수있게 한듯 합니다^^
수고 많았구~~~완주 축하한다.....^^
황금돼지땜시 통영도 못오시고..우야둥둥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완주기 넘 늦게 보았구나.. 좋은 기록으로 완주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항상 열심히 노력하고 팀원 전체를 위해 좀더 분발하자구나....
아닙니다..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언제나 웃음을 선사하는 잡초 신창성... 그동안 마음고생, 몸고생 많았을텐데 너무 수고 많았다. 그리고 제주도 아이언맨도 같이 나가자. 힘!
부상이란것이 얼마나 사람맘을 조급하게 하는지 이번에 알았습니다..제주도는..?아직 시간이 있으니 몸을 더 만들어 보고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멋진 기록으로 앞으로 더욱 정진하기 바란다. 니 내하고 술내기 땜에 열심히 한 거 아니가?
어떻게 아셨습니까..?아~~술먹고 시포라~~^^
창성아 수고 많았다 나도 양쪽 호흡을 마스터하여 담부턴 아는척 할께 ㅋㅋ 그리고 4주간의 조정기간이 있으니 장고 해보자꾸나 화이팅 !!~
정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푸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