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증착법 (Vapor Deposition)들은 아시다시피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지요. 하나는 PVD (Physical Vapor Deposition)이고 다른 하나는 CVD (Chemical Vapor Deposition)입니다. 이 둘의 차이는 증착시키려는 물질이 기판으로 기체상태에서 고체상태로 변태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 입니다. 공정상의 뚜렷한 차이점은 PVD는 진공 환경을 요구한다는 것이지요. 반면에 CVD는 수십 ~ 수백 torr 내지는 상압의 환경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CVD는 PVD보다 일반적으로 훨씬 고온의 환경을 요구합니다.
먼저 PVD에 대해 언급하면, PVD에 해당하는 증착법에는 스퍼터링 (Sputtering), 전자빔증착법 (E-beam evaporation), 열증착법 (Thermal evaporation), 분자빔증착법 (MBE, Molecular Beam Epitaxy), 펄스레이저증착법 (PLD, Pulsed Laser Deposition) 등이 있습니다. 이 방법들이 공통적으로 PVD에 묶일 수 있는 이유는 증착시키려는 물질이 기판에 증착될 때 기체상태가 고체상태로 바뀌는 과정이 물리적인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좀더 풀어서 말하자면, 많이 쓰이는 산화물 반도체나 GaAs 등을 증착시킬 때 PVD 방법들은 그 화합물들을 우선 소결하거나 녹여서 고체 상태의 target으로 제조해서 열이나 전자빔으로 휘발시켜서 기판에 증착시키는 것이고 조금 더 복잡한 방법으로는 각각의 원료 물질을 cell (effusion cell)에 넣은 다음에 cell의 문을 열고 닫는 것으로 원료물질을 열, 레이저, 전자빔 등을 통해 기체상태로 날려서 보내고 날아간 원료 물질이 기판에 닿았을 때 고체 상태로 변화됩니다. 이때 일단 기판에 붙은 물질의 화학적 조성은 기판에 도착한 기체상태의 물질의 조성과 같습니다. PVD는 증착시키려는 물질을 기체상태로 만들어서 날려보내는 것이므로 진공을 요구합니다. 즉 중간에 다른 기체 분자들과 부딪혀서 기판에 닿지 못하거나 중간에 열을 잃어버려서 고체로 변해버리는 문제를 막기 위해 진공 환경에서 실험해야 하는 것이지요.
CVD에 해당하는 증착법에는 MOCVD (Metal-Organic Chemical Vapor Deposition), HVPE (Hydride Vapor Phase Epitaxy) 등이 있습니다. CVD는 PVD 처럼 원료물질을 일단 기체상태로 운반하나 (기체에 실어 보낸다는 표현도 적합합니다. 분무하는 것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 원료물질들이 기판의 표면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킵니다. 대표적인 CVD 증착물질인 GaN의 경우에는 MOCVD 법을 이용할 때 TMGa라는 Ga에 methyl기를 붙인 물질을 수송기체에 실어보내고 한 쪽에서는 암모니아 (NH3)를 불어넣어서 기판의 표면에서 TMGa의 Ga과 NH3의 N이 반응하여 GaN을 만들어내게 되지요. 그리고 이런 화학반응을 일으키려면 대개 1000도를 상회하는 고온을 요구합니다. CVD법으로 증착할 때 물질에 따로 다소 저온도 가능하지만 이 저온이란 것도 CVD에서는 500도 정도를 저온이라고 지칭합니다. 반면에 PVD에서는 가열이 없이도 증착이 가능하지요. 대신 상압에서도 증착이 가능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CVD법은 기판에 증착될 때 원료물질들이 PVD처럼 들러붙는다기 보다는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고체 상태로 변화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PVD와 CVD 모두 반도체 공정이나 기타 산업에 많이 이용되는데 대개 PVD는 고품질의 박막이나 나노구조를 만들 때 쓰이지만 진공이 필요하므로 장비가 고가이며 증착속도가 느리고 CVD는 넓은 면적에 빠른 속도로 박막이나 나노구조를 증착시킬 때 씁니다. CVD도 PVD 못지 않은 품질을 구현할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PVD가 장비만 완성되면 고품질의 증착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대표적으로 각 증착법이 이용되는 분야를 언급하면, CVD는 LED 제조에 많이 쓰이고 PVD는 PDP에서 금속 전극 및 유전체 증착과 도금 분야에 많이 쓰입니다.
* PVD와 CVD를 결합시킨 방법들도 있습니다. MOMBE라고 Metal-Organic Molecular Beam Epitaxy인데 원료를 Metal-organic 소스를 써서 PVD와 같이 열이나 전자빔, 레이저 등으로 날려보내서 기판 표면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고체 상태로 변태되어 증착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