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0일.
가족 친지를 위해 실력발휘 하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가족을 위해 한건 받았습니다.
장인 어른께서 성남에서 살고 계시던 주택을 처분하시고....
광주쪽 아파트를 알아보시길래... 경매로 나온 물건 몇 건을 보여 드리고
그 중에 맘에 들어 하시는 물건을 낙찰 받아 드렸습니다.
요새 성남이 그노므 재개발인지 먼지 때문에....
성남 빌라(다세대)믈이 낙찰가도 높아지고.. 경쟁율도 치열해졌는데...
(제가 들어가는 물건마다... 20-30명 경쟁... 쩝..
그렇게 높게 가져갔던 성남의 빌라들이 이제 하나둘씩 재경매로 나오기 시작하더군여...-.-)
장인어른께서는 그 재개발 바람을 틈타서 살짝 집을 팔아 치우셨죠... 크크...
송파에 사는 어떤 아줌마가 에쿠스 타고 와서 계약.... -.-;;
(사실 말이 재개발이지...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며느리도 모르는데... 쩝...)
집을 비워 드려야 하나요..?
낙찰 받고 아파트에 찾아 갔습니다.
초인종을 몇 번 눌렀는데.. 아무도 안 나옵니다.
앞집에 물어보니까... 젊은 부부가 산다네요...
애도 둘 있고....
그 집을 경매로 낙찰 받았고.. 이사올 사람이라고 하니까...
얼마에 받았나 무지하게 궁금해 하더라구여...^.^
그냥 적당히 둘러댔습니다... 시세대로 주고 샀다구...
(이런 경우.. 사실대로 싸게 샀다구 얘기하면... 다들 안좋아합니다...
장모님께도 나중에 이사 가셔서.. 앞집 아줌마랑 친해지면...
분명 가격 물어볼 텐데... 그냥 시세대로 샀다고 말씀 하시라 했습니다....크)
앞집 아줌마랑 얘기 하는 동안에...
유치원 다닐만한 꼬마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더니...
그 집으로 들어가네요.... [엄마~~ 나 왔어...] 하면서요...
아니.. 이런.. 집에 있었잖아....
다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이번에는 안에서 누구세요? 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낙찰자라고 하니까... 문을 열어 줍니다.
여자 한명이 나오면서 문을 열어 주는데...
저는 그 사람 보고....
[안에 어른 계시니...?] 하고 물어볼 뻔 했습니다.... -.-;;
일단 찾아온 이유를 쭉~~ 얘기 하니까....
그 여자가 [그럼 집을 비워줘야 하나요?] 하고 묻네요.
당근 비워주셔야죠....
그때가 11월 중순경 이었습니다.
일단 지금 집에 신랑이 없으니까...
좀 상의 좀 하고.... 다시 연락 주겠답니다....
그러라고 하고.... 명함을 주고 돌아 섰습니다.
(명도할 때 쓰는... 명도용 명함....)
이사비 줄 만큼 주고, 깔끔하게 명도하자...
이번에 낙찰받은 아파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는 처가댁 식구들이 입주할 집이니까...
명도를 신경써서 할 생각입니다.
절대로 악한 소리 나오지 않게....
이사 내보낼 때.... 집 안에 나쁜 기운이 전혀 없게....
그렇게 내보낼 생각을 하고...
이사비도 인심 팍팍 써서 200만원 까지 주자... 이렇게 생각을 했죠.
집주인 여자랑 얘기 할 때...
집안을 얼핏 보니까... 잘 꾸며 놨더라구여...
거실도 확장 했구.... 원목 마루에 기둥 벽체 몰딩도 원목....
이런 경우를 경매 로또라고 하죠.... 크크...
시세대로 수익 계산해서... 낙찰 받고 보니까... 베란다 확장 했네.....
그럼 보통 시세보다 더 받을 수 있다... 머 이런거죠...^.^
이사비 50만원 드릴테니까. 12월 초까지 비워 주시죠.
약 1주일 후... 집주인 여자하고 연락을 했습니다.
제가 먼저 제시를 했죠.
설마 :
이사 하시는 데 비용을 도와 드리겠다...
50만원 드릴테니까... 12월 10일 까지 이사해 달라. 하구요...
그랬더니 놀라더군요...
집주인 여자 :
50만원요..?
우리 앞 동에 24평짜리도 얼마 전에 경매 당했는데...
이사비 200-300 받았다는 데요... 우리는 평수도 더 넓은데...
설마 :
글쎄요.. 거기랑 우리랑은 다르죠...
우리는 지금까지 이사비 50만원 이상 준 적이 없습니다.
집주인 여자 :
그리고 12월 초에는 이사 못가요...
최소한 3개월 정도는 기한을 주셔야되요...
설마 :
글쎄요... 한달 이내에 빼 주셔야 되는데요....
대충 그렇게... 일합을 겨루고 전화 끊었습니다.
이사비 조금 더 주시면 안되요?
그리고, 얼마 후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이사비를 더 달라는 얘기죠...
300만원은 받아야 겠다는 겁니다.
저는 그건 말도 안되고....
70만원 까지는 해 드릴 수 있다... 했습니다.
법적으로 강제집행 해도... 180만원이면 되는데...
300씩이나 달라구 하면...
내가 의뢰인에게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렇게 나오면.. 의뢰인은 그냥 강제집행 하자구 할꺼다.... 하면서요...
의뢰인에게 내가 부탁해 보겠다...그리고 다시 연락 주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이삼일 후....
제가 연락해서... 의뢰인께서... 100만원까지 가능 하시단다.... 했습니다.
집주인 : 300 만원은 받아야 하는데요... 우리 사정을 좀 봐주세요....
설마 : 100만원도 의뢰인 입장에서는 많이 양보 하신거다...
대신... 기한을 좀 더 주라고.. 내가 부탁해 보겠다....
하고.. 전화 끊고...
대충 일주일 쯤 후에 다시 연락 했습니다.
의뢰인께 내가 설명을 좀 했다...
이 겨울에 이사 나가는 건 애들도 있고 하니까.... 좀 봐주고...
해가 바뀌면 나갈 수 있도록 양해를 구했다....
그랬더니....
사정을 봐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
이사비 조금 더 주시면 안되요?... 2
그럭저럭 해서 1월로 넘어왔습니다.
집주인 여자가 이사비를 조금 더 달라구 자꾸 부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의뢰인을 집에 모시고 갈테니까....
집을 좀 보여주고... 집에 대해 장점(특히 확장...)을 얘기 하면서..
글구... 어려운 사정도 좀 얘기 하면서..
이사비 얘기를 해 봐라...
나는 원래 경매를 하는 사람이라...
그런 얘기가 안 먹히지만...
의뢰인은 이런거 첨이고...
막상 보는 앞에서.. 그런 부탁을 하면....
아마... 면전에서 거절하기 어려울 거다....
그랬더니... 그러자고 하네요...^.^
장인,장모님도 집 구경을 하고 싶어하고...
(크크.. 아시죠 경매 물건의 특징을...
도대체가 집 구경을 못 하고 집을 산다는 거... 크)
기분이 너무 우울해요... 맘이 상하구...T.T
장인,장모님을 모시고... 그 집을 찾아 갔습니다.
집안 여기 저기를 살펴 보시고...
여기는 이렇구.. 저기는 요렇구...
또 집에 대해 집주인 여자에게 질문도 하시구...
근데... 대답하는 집주인의 얼굴 표정이.. 묘 하네요...
왠지 모를 슬픔..... 또는 억울함....
집 구경을 대충 마치고...
장인 장모님 먼저.. 차에 가서 기다리시라 하고...
제가 일단 집에 남았습니다.
저를 보고... 집주인 그러네요...
[속상해요....]
쩝... 그렇겠죠... 좋은 일로 집을 팔고 가는 것도 아니구...
경매로 넘기고 가는 건데.....
제가 조금 위로해 줬습니다.
그리고, 저 분들이 경매라는 거에 대해 잘 모르고...
또.. 집 구경 왔으니까... 무심코 이것 저것 질문 하셨나보다...
맘 생했다면.. 미안하다.. 하고 대신 사과도 좀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사무실 돌아가서...
의뢰인께 얘기를 잘 해보겠다.... 했습니다...
집주인 여자가.... 왈...
[고마워요... 꼭 저를 위해 컨설팅 해주시는 거 같아요...]
순간 당황한 설마....
아.. 하하.. 네.. 머...
저야.. 머... 의뢰인 입장을 대변하긴 하지만..
그래도... 또 이런 일을 많이 하다 보니까...
집주인 맘도 이해하고....^.^;;
양쪽이 다 서로 좋으면... 저도 좋죠... 하하...
이사날짜 잡고... 이사비 확정
1월로 넘어오니까...
또 설이 있네요...
그래서 이사 날짜를 설 이후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 역시도... 집주인이 명절은 보내고 싶다고 해서...
제가 또... 의뢰인께서도 명절 얘기 하면... 당연히 들어주실 거다...
하고는... 그럼 설 지나고 첫주에 이사를 하도록 하자...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월 4일(토) 이사 하기로 결정하고...
이사비도 200만원까지 주기로 확정했습니다.
집주인 여자 왈 : 더 주시기는 힘든가요...? ^.^;;
설마 왈 : 하하... 이만큼 드리는 경우 없습니다...
(사실 진짜다.... 보통 물건 같았으면... 많아야 100만원이면 땡이다...)
이사 당일
원래 2월 4일 이사 하기로 했는데...
하루 먼저 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2월 3일에..
우리야 좋죠.. 빨리만 빼준다면....
그 전날... 2월 2일에 관리 사무소 연락해서 관리비 알아보니까...
미납이 없이 다 냈다네요...
글구... 도시가스도 연락해 보니까...
역시 고지서 발급분은 다 냈고...
이번달 사용분은... 검침해서 알려주면...
요금 알려주겠다고 하구요...
오호.. 이런 착한 경우가...
사실은....
관리비나 도시가스비를 미납하길 은근히 바랬걸랑여....
그럼... 이사비 줄 때.. 그 부분은 제하고 줄 수 있고...
나중에 관리실이랑 도시가스 찾아가서...
우리가 안 쓴걸 우리가 왜 내냐..? 하고 따져서...
역시... 안 낼 수 있으니까.... 크크...
근데.. 이번 집주인은 자기가 알아서 이쁜짓(?)을 하네요.... 크...
약속시간에 찾아가 보니까...
마지막 짐을 빼고... 청소 하는 중이더군여...
도시가스 검침해서... 도시가스에 전화해서 알려주니까...
이번달 미납분 얼마 라고 알려주네요...
집주인 여자에게.. 이번달 미납분 얼마입니다...
알려주니까.... 그럼 어떻해야 하죠..? 지금 당장 돈이 없는데... 하네요... 크..
걱정 마세요... 이사비 드릴거에서... 그만큼 제하고 드릴께요...^.^
15만 3천원인데... 15만원만 제할께요... 하니까...
10만원만 제하셔도 되는데요.... 하네요... 크...
이 역시.. 의뢰인과 상의해 보고... 알려드릴께요.. 하고....
바깥에 나가서... 전화 하는 척 하고... 들어와서는...
네.. 그렇게 하시죠... 했습니다.... ^.^
마무리....
청소 다 끝나고...
이제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사비를 주고.... 보통은 이사비 받으면 바로 가는데...
이 집주인.... 저희한테 철저히 인수인계 하네요..
현관 열쇠 비밀번호는 무엇이며...
보조키 열쇠는 여기있고....
안방 전등 조절 리모콘도 있는데...
건전지가 다 됐으니까.. 갈아야 할 꺼구...
이사오실 분이.. 화분을 좋아 하신다고 해서...
화분은 놓고 가며.... (나중에 장인 어른 좋아 하시더군여...^.^)
진공 청소기 하나 있는데.. 그것도 청소 하시는데 필요하실 거 같아서..
놓고 간다... 하네요.... 허허...
그리고 저한테...
[이것 저것 신경 많이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구 가네요....
에구... 저두 안녕히 가시구요...
다시 일어 서실 거에요... 잘 사세요... 하고 보냈습니다.... 음...
에필로그....
경매 전문가 다 되신 장모님...^.^;;
낙찰 받고 나서.... 장모님 여동생(즉, 처이모님)께 자랑 하시는데....
[경매, 공매, 급매... 라는 게 있는데.....
큰애네는 급매로 분당 아파트를 산거잖아...
우리는 경매라는 걸로 광주 아파트를 산거야....]
여기서 큰애는 제 집사람(즉, 우리 희숙이)를 말합니다....-.-;;
평생 집안일만 해오신... 우리 장모님... 이번 건을 계기로...
경매와 공매와 급매의 차이점을 아시게 됐습니다... 하하....^.^;;
잘 읽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장모님께서 뿌듯하셨겠어요
한수 배운고 갑니다
감탄.. 감탄.. 세심한 부분까지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잼있게 잘 읽었어요~ 저도 양가부모님과 친인척을 위해 마구마구 네 능력을 보여줄 날이 왔으며 좋겠네요~
잘 봤습니다
부럽습니다..하하~~
아응.. 제가 다 뿌듯하네요 ㅎㅎ
집을 나눠주시는군요
참 집주인 잘 되셨으면 좋겠네요.. 왠지 마음이 짠하네요. ;; 물론 경매로 좋은 집 낙찰받으셔서 축하드리구요 좋은 경험 하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잘 배웠습니다..
잘배웠습니다
가장힘들다는명도를 지혜롭고 센스있는 대처로 좋은결과얻는 이야기.굿 굿
배우고 갑니다
설마님은 멋진 사위네요~^^ ㅎㅎ
와 너무 좋겠어요 뿌듯할듯
참 세심하시네요.잘봤어요
역쉬...힘들군요...ㅋ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하는 거군요.. ㅎㅎㅎ 왠지 두려운 맘이 드는 건.. 제가 보통사람이니 그런거겠죠? ㅎㅎ
역시 이렇게 하는거군요..
잘 배웠습니다
멋진 사위이십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