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집 제7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89수
판서 이시발의 부인에 대한 만시[李判書 時發 夫人挽]
지은이 : 정두경(鄭斗卿, 1597~1673)
팔좌 오른 남편 따라 부인 지위 받았으며 / 從夫八座位夫人
두 아들의 영예로움 역시 짝 될 사람 없네 / 二子尊榮亦絶倫
자고가 늘 하늘에서 내려옴을 보았으며 / 紫誥常看霄漢降
색동옷은 길이 북당 향하여서 새로웠네 / 彩衣長向北堂新
반고 전에 붓을 들어 역사서를 저술했고 / 班姑有筆堪成史
맹모는 또 이사하여 이웃을 잘 택했다네 / 孟母移居正擇隣
거실에서 잠이 들어 다시는 못 깨어나매 / 巨室寢來無復窹
도타웠던 옛 생각에 눈물 왈칵 쏟아지네 / 永懷敦睦却沾巾
<끝>
[ 註解]
[주01] 이시발(李時發)의 부인 : 이시발(李時發, 1569~1626)의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양구(養久), 호는 벽오(碧梧). 후영어은(後潁漁
隱)이다. 광해군 때 경상도 관찰사와 병조 참판 등을 역임하였으나 폐모론에 반대했다가 탄핵을 받아 사직하였다.
인조반정 이후 형조판서를 지냈다. 이시발은 두 번 결혼하였는데, 초취 여흥 민씨(驪興閔氏)는 진사 민경남(閔敬男)의 딸로 1남 3녀
를 두었으며, 후취 고령 신씨(高靈申氏)는 승지 신응구(申應榘)의 딸로 2남 1녀를 두었다. 여기서는 후취를 가리킨다.
[주02] 팔좌(八座) …… 받았으며 : 판서를 지낸 남편을 따라서 외명부(外命婦)의 직위를 하사 받았다는 뜻이다. 팔좌는 상서(尙書)의 별칭
으로, 우리나라의 판서(判書)가 이에 해당되는데, 이시발이 형조판서를 지냈으므로 한 말이다.
[주03] 두 …… 없네 : 고령 신씨가 낳은 두 아들이 아주 뛰어나다는 뜻이다. 고령 신씨는 2남 1녀를 낳았는데, 큰아들 이경휘(李慶徽)는 문
과에 급제하여 이조 판서를 지냈고, 둘째 아들인 이경억(李慶億) 역시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좌의정을 지냈다.
[주04] 자고(紫誥)가 …… 보았으며 : 고령 신씨를 외명부에 봉하는 교서(敎書)가 내려졌다는 뜻이다. 자고는 임금이 내리는 교서를 뜻한다.
[주05] 색동옷은 …… 새로웠네 : 자식들이 항상 효성을 바치면서 어머니인 신씨의 뜻을 기쁘게 해 드렸다는 뜻이다. 색동옷은 옛날에 초(楚)
나라의 효자(孝子)인 노래자(老萊子)가 일흔 살이 되어서도 어버이를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하여 어린애처럼 색동저고리를 입고서 춤을
춘 고사에서 따온 말이다. 북당(北堂)은 어머니가 거처하는 곳을 말한다.
[주06] 반고(班姑) …… 저술했고 : 고령 신씨가 문장에 뛰어났다는 뜻이다. 반고는 후한(後漢)의 역사가 반고(班固)의 누이동생 반소(班昭)
의 별칭인데, 반고가 《한서(漢書)》를 찬(撰)하다가 미처 못다 이룬 부분을 반소가 이어서 이루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전하여 흔히 여
류 문장가(女流文章家)를 상징하는 인물로 칭해진다.
[주07] 맹모(孟母)는 …… 택했다네 : 고령 신씨가 자식들의 교육을 훌륭하게 잘 시켰다는 뜻이다. 맹모는 맹자의 어머니로, 맹모삼천(孟母
三遷)의 고사가 있다.
[주08] 거실(巨室)에서 …… 깨어나매 : 고령 신씨가 죽었다는 뜻이다. 거실은 하늘과 땅의 사이로, 흔히 분묘(墳墓)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
다. 《장자》 〈지락(至樂)〉에 이르기를 “사람이 거실에 누워서 잠잔다.〔人且偃然寢於巨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한국고전번역원 | 정선용 (역)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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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文]
李判書時發夫人挽
從夫八座位夫人。二子尊榮亦絶倫。紫誥常看霄漢降。彩衣長向北堂新。班姑有筆堪成史。孟母移居正擇隣。巨室寢來無復寤。
永懷敦睦却沾巾。<끝>
東溟先生集卷之八 / 七言律詩 九十七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