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누들로드 - 국수따라 방방곡곡
김미영 (지은이) | 브레인스토어 | 2011-12-01
프롤로그
서문
제1장 메밀의 고장 강원도
1. 고성-메밀국수(백촌막국수)
겨울밤 눈 쌓인 장독대 속 동치미는 익어가고 18
2. 속초-함흥냉면(함흥냉면옥)
아바이순대도 울고 갈 함경도 냉면 23
3. 평창-메밀국수(현대막국수)
메밀꽃 필 무렵 국수도 맛있다네 27
4. 정선-올챙이국수, 콧등치기국수(정선 5일장)
정선 5일장에서 만난 ‘눈물의 음식’ 31
5. 영월-칡국수(강원토속식당)
질긴 생명력을 닮은 칡국수 37
6. 춘천-막국수(샘밭막국수?남부막국수)
경춘선 멈췄어도 추억은 방울방울 41
7. 철원-막국수(철원막국수)
뽀빠이 아저씨가 철원 막국수집에 남긴 메시지는 46
* 빠지면 서운할 강원도 막국수 맛집들 50
* 국수와 함께 먹는 요리 53
34 |
메밀면으로 만든 콧등치기국수도 올챙이국수와 유래가 비슷하다. 먹을 것이 부족한 시절에 해먹던 국수다. 면을 후루룩 먹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은 국수 이름이 재밌다. 육수는 3가지가 가능하다. 멸치·다시마를 우린 육수나 멀겋게 된장을 푼 뜨거운 육수를 부어 온국수로 먹는다. 여름엔 올챙이국수처럼 오이냉국을 말아 냉국수로도 먹을 수 있다. 주로 먹는 방식은 온국수다.
정선장에서 멸치육수에 만 콧등치기국수를 맛봤다. 아우라지역 앞 청원식당에서도 이 방식으로 국수를 낸다. 국수엔 잘게 썬 양배추와 갓김치를 섞은 김치고명과 김이 고명으로 뿌려져 나왔다. 맛은 올챙이국수보다 덜 심심하나 타분했다. 면발이 진짜 콧등을 치는지 궁금해 면을 후루룩 마셨더니 면 대신 국물이 콧등을 쳤다. - 알라딘 |
83 |
이북 음식인 냉면은 남하하면서 옛 맛 대신 새 맛을 찾아냈다. 부산에는 냉면의 사촌격인 밀면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이북 사람들이 만든 음식이다. 밀면은 메밀이 아닌 밀가루로 만든 냉면이다. 메밀가루 대신 보급품으로 흔했던 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을 섞어 면을 만들었다. ‘밀냉면’ ‘부산냉면’으로 불리다 밀면이 됐다. 부산이 고향인 직장동료는 “집에 갈 때마다 안 먹고 올라오면 서운하다”며 밀면의 매력을 설명했다.
밀면의 원조격으로 꼽히는 집은 부산 우암동의 ‘내호냉면’이다. 냉면집을 4대째 잇고 있다. 1921년에 함경도에서 ‘동춘면옥’이란 냉면집을 열었던 고(故) 이영순 할머니의 뒤를 이어 딸 고(故) 정한금 할머니가 부산에 피난 와 차린 냉면집이 지금의 내호냉면이다. 그때가 1952년이었는데 3대 사장인 이춘복(여)씨까지 부산에서만 장사한 세월을 따져도 60년에 가깝다. 지금은 이씨의 딸 유미옥씨가 대를 이어 맛을 배우고 있다. - 알라딘 |
109 |
도토리칼국수의 칼국수는 밀가루와 도토리전분, 감자전분을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면을 쓴다. 사골을 푹 고은 육수에 감자, 양파, 대파 등을 넣고 면까지 넣어 삶으면 완성이다. 면의 굵기는 왕면이라고 부를 만큼 두껍다. 막국수의 메밀가루보다 곱고 진한 갈색을 띠는 면은 기름을 바른 듯 윤기가 좔좔 흐른다. 육수는 도토리면 때문인지 살짝 검은 빛이 비친다. 달걀을 풀고 김가루를 솔솔 뿌려놓은 모양새가 제법 그럴 듯하다. 달걀을 지단으로 내지 않고 달걀로 풀어낸 것이 꼭 집에서 해먹는 칼국수 같다. 도토리묵밥, 도토리를 굵게 채썬 도토리묵면과는 확연히 다른 음식이다. - 알라딘
|
183 |
이 식당의 김치말이국수는 이북방식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김치말이국수는 주로 북쪽 지역에서 밤참으로 해먹던 음식이다. 잠 못 이루던 긴 겨울밤, 김칫국에 면을 말아 먹었다. 이북 사람들이 뜨거운 온돌방에 앉아먹은 별식이다. 살얼음이 뜬 육수에 면과 고명을 예쁘게 올린다. 삶은 달걀과 오이, 편육, 열무김치, 으깬 순두부가 올라간다. 막국수처럼 깨를 잔뜩 뿌리지 않아도 두부 덕분에 고소한 맛이 난다. 지금은 시어머니의 대를 이어 며느리 이용숙씨가 주방을 총괄한다. - 알라딘
|
273 |
함흥냉면의 꾸미는 집집마다 다르다. 흥남집은 예전에 가자미회를 썼는데 지금은 홍어회를 올린다. 회를 싫어하는 이들을 위한 편육을 올린 일반 비빔냉면도 있다. 무엇보다 실향민들이 좋아하는 건 ‘섞임냉면’이다. 식초에 절인 회와 쇠고기를 함께 고명으로 올리는 냉면이다. 실향민들은 “세끼미(‘섞음이’의 사투리) 먹으러 간다”며 흥남집에 온다. 옆집인 오장동 함흥냉면집엔 없는 메뉴다. - 알라딘 |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김미영 기자는 한반도의 국수를 쫓다가 한민족의 질긴 생명력도 만나고 가녀린 숨결도 느꼈을 것이다. 머리 박고 맛난 국수 한 그릇 뚝딱 하는 기분으로 국수 그릇에 담긴 우리네 삶을 단숨에 후루룩 ‘흡입’할 수 있는 책이다.
조은미 (전 <오마이뉴스> 기자, 영국 '르 코르동 블루' 졸업)
면발에 기절하고 국물 맛에 정신이 돌아와보니 어느새 앞에 있던 국수 그릇엔 국수가닥 한 올 남아있지 않더라는 전설의 국수를 찾았다! 역시 김미영 기자다. 우리나라의 날고 기는 국숫집들을 그녀가 찾아냈다.
이욱정 (KBS스페셜 ‘누들로드’ PD)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제작 후 가장 자주 받았던 질문은 "우리나라에서 국숫집 어디가 제일 맛있어?"였다. 그때마다 답이 궁했는데, 이제 안심이다. 김 기자의 발품 덕분이다. 다큐멘터리 누들로드가 세계전도였다면, 《대한민국 누들로드》는 국수의 대동여지도다.
박미향 (<한겨레> 문화부 기자)
국수만큼 친근한 음식도 없다. 국수만큼 흔한 먹을거리도 없다. 국수만큼 만들기 쉬운 요리도 드물다. 김 기자는 우리가 오랫동안 무심하게 봤던 국수에서 비범함을 찾아냈다. 그가 찾아낸 쫄깃한 면발의 세계, 흥미롭다.
저 자 : 김미영
최근작 : <대한민국 누들로드>
소 개 : 2003년에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했다. 신문은 물론 《허스토리》, 《한겨레21》 등 한겨레가 만든 거의 모든 매체를 경험했다. 담당분야는 문화, 더 깊게는 요리·방송·패션·디자인 등을 취재했다. 만 7년차 기자로 살면서 면발 뽑듯 많은 기사를 썼다. ‘선주후면(先酒後麵, 먼저 술 마시고 국수를 먹는다)’을 생활화하다 쓴 ‘대한민국 누들로드(《한겨레21》게재)’ 기사가 출판사 눈에 띄면서 새로운 도전문이 열렸다. 맛있게 먹고 있는 그대로 국수맛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글쓰기 실력이 식탐만도 못한 게 아쉽다. 국수 외에 다른 요리도 관심이 ...
2003년에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했다. 신문은 물론 《허스토리》, 《한겨레21》 등 한겨레가 만든 거의 모든 매체를 경험했다. 담당분야는 문화, 더 깊게는 요리·방송·패션·디자인 등을 취재했다. 만 7년차 기자로 살면서 면발 뽑듯 많은 기사를 썼다. ‘선주후면(先酒後麵, 먼저 술 마시고 국수를 먹는다)’을 생활화하다 쓴 ‘대한민국 누들로드(《한겨레21》게재)’ 기사가 출판사 눈에 띄면서 새로운 도전문이 열렸다. 맛있게 먹고 있는 그대로 국수맛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글쓰기 실력이 식탐만도 못한 게 아쉽다. 국수 외에 다른 요리도 관심이 많다. 기회가 되면 대한민국의 다른 맛지도도 그려보고 싶다. 지금은 편집부에서 별일 없이 산다.
빼놓지 말고 꼭 먹어봐야 할 전국의 이름난 국숫집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