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아이사랑교회 다음세대 사역 탐방
“애들이 저 보고 마음씨 좋은 아줌마래요”
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 사역에 목숨을 건 교회가 있다. 청주지방 아이사랑교회(노혜신 전도사)는 현재 어린이·청소년 전도·양육에만 주력하는 독특한 교회다. 이 때문에 교회가 아이들 세상이다. 어린이들은 노혜신 전도사를 엄마처럼, 아이사랑교회를 집처럼 생각하고 몰려온다.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교회, 청주 아이사랑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다음세대 부흥 희망주일에 어린이 ‘와글와글’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위치한 아이사랑교회는 아담한 가정 어린이집 같은 분위기다. 다가구주택 1층에 꾸며져 아이들이 드나들기 좋은 구조다. 내부에는 어린이를 위한 책이 가득하고 작은 피아노와 드럼이 비치되어 있다.
20평 규모의 교회 공간은 주일이면 예배를 드리러 온 어린이로 가득 찬다. 2시와 4시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6시에는 중학생들이 찾아와 예배를 드린다. 교회학교 학생만 60여 명이 나오는 셈이다. BCM 교재와 교육국 홈페이지에서 받은 교육자료 등으로 알차게 성경공부도 한다.
노혜신 전도사는 예배를 인도하고 성경을 가르치고 나면 간식까지 챙기느라 바쁘다. 혼자서 사역을 감당하지만 아이들만 있으면 힘이 난다. 오히려 교회를 찾아온 아이들이 고맙고 예뻐서 쌈지돈까지 털어 간식을 사 먹인다.
교회에 출석한 아이들 대부분은 노 전도사의 전도를 통해 처음 교회를 나왔다. 노 전도사가 혼자 교회 주변의 아파트 놀이터 등을 돌며 만난 아이들이다.
전도가 어렵지는 않다. 아이들만 보면 과자와 사탕을 포장한 전도용품을 주며 아이사랑교회를 소개한다. 아이들은 편하게 놀러가는 마음으로 교회를 나온다. 그리고 실제로 교회에서 실컷 놀고 온다.
다음날에는 친구를 데리고 간다. 교회에서 친구와 같이 소꿉장난도 하고, 찬양도 부르고, 책 읽고 간식도 먹으면 3~4시간이 금방 간다. 어떤 아이는 혼자서 친구 20여 명을 데리고 왔다.
어린이들은 주일뿐 아니라 평일에도 수시로 교회를 찾아온다. 학교를 마치고 딱히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아이사랑교회는 쉼과 교제를 누리는 사랑방 같은 존재다.
“어떤 아이는 왜 교회 나왔느냐고 물으면 ‘과자와 사탕을 많이 줘서 마음씨 좋은 아줌마 같아서 나왔다’는 아이도 있어요. 어떤 아이는 엄마들이 전도용품에 담긴 교회 소개를 보고 보내줘요. 아이들만 교회에 나오기 때문에 출석률이 들쑥날쑥 하지만 교회가 아이들로 가득한 게 참 감사한 일이죠”
노혜신 전도사는 청주서문교회(박대훈 목사)에서 권사 직분도 받고 20여 년간 유·초등부 교사로 봉사했다. 베테랑 교사였던 그는 어느 날 어린이전도협회를 알게 되어 훈련을 자원했다.
글 없는 그림책, 풍선전도 등으로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며 어린이들을 전도했다. 그는 열정을 바쳐 하루에 100여 명씩 전도하며 어린이 전도에 대한 노하우를 익혔다.
어린이 전도·양육에 대한 소명을 받은 노 전도사는 전문사역을 위해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청주신학교를 거쳐 지금은 목회신학연구원에서 공부 중이다. 목신원을 졸업하면 목사안수도 받을 계획이다.
그동안 청주 소명교회와 초향교회, 오산행복한교회 등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며 전도와 행정, 기자재 사용법 등을 몸으로 익혔다. 이러한 경험이 개척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져 2년 전 아이사랑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이름을 ‘아이사랑교회’로 지은 것도 어린이 전문사역을 위한 것이다.
교회 운영은 자비량으로
사역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부족이다. 교회 운영에 필요한 재정의 대부분은 자비로 마련하고 있다. 처음에는 월세로 방을 얻어 교회를 개척했지만 지금은 노 전도사의 집 1층을 보수해 사용하고 있다.
월세 걱정은 덜었지만 나머지 교회 운영에 필요한 재정이 만만치 않다. 제일 많이 들어가는 재정은 아이들 간식비다. 한 달에 70~80만 원을 쓴다. 특히 한창 식욕이 왕성한 중학생들이 먹는 양은 어른 못지 않다. 과자, 빵, 과일, 컵라면도 많이 먹지만 가끔씩 치킨, 피자도 사준다.
저학년 아이들은 교회에서 노는 것만으로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어린이 유료 놀이방을 가자고 조르기도 한다. 소요되는 재정은 모두 노 전도사가 자비량으로 감당하고 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비신자 가정의 아이들이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헌금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아이사랑교회를 책임지는 것이 버겁기도 하지만 노 전도사는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생각하면서 가족들의 기도와 응원으로 새 힘을 얻는다. 남편과 자녀들은 아이사랑교회의 든든한 후원자이다. 그래도 함께 일할 동역자 1명을 만나는 것이 늘 기도 제목이다.
“아직까지는 혼자서 사역을 감당하지만 내년에 6학년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중등부만 20여 명이 되요. 중등부를 지도할 부교역자 1명이 있으면 좋겠는데 사례비도 드려야 하고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최근에는 기도 제목이 하나 더 늘었다. 아이사랑교회 주변이 재건축 지역에 포함되어 2년 후에는 교회를 이전할 수밖에 없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아이들도 흩어질 것 같아 새로 시작할 각오를 하고 있다. 지금보다 조금 넓은 장소에서 아이사랑교회를 운영하기를 바라고 있다.
“교회 처음 나온 아이가 탁자에 성냥개비를 이어서 멋진 교회 모양을 만들었는데 그게 꼭 하나님의 기도응답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언젠가는 꼭 그런 교회를 주실 것 같아요. 하도 신기해서 며칠간 그냥 놔두고 사진도 찍었어요”
어린이 사역만 전문으로 하는 교회라 쉽지 않지만 노혜신 전도사는 소명을 따라 가고 있다. 다음세대 전도가 어렵다지만 전적인 헌신이 따르면 얼마든지 부흥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사랑교회가 보여준다. 다음세대 부흥을 꿈꾸고 실현하는 아이사랑교회의 미래가 주목된다.
(한국성결신문 1009호] 2015년 09월 09일 남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