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은 뒤에 꼭 후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다 적었네요.
책 후기 라기 보다는 제가 사는 이야기에 가까운거 같기도 하네요.
이 책 덕분에 요즘 마음이 많이 평온합니다.
이승희 선생님 고맙습니다.^^
함께읽는책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김건태).hwp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를 읽고
김 건 태
부산글쓰기회․부산 인지초등학교
나는 명상 책을 꽤나 좋아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류시화의 인도여행기《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나서 인도의 철학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내 삶의 목적에 대해서 궁금해 하던 20살 때는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읽고 인생의 목표를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행복은 마음속에 있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을 내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말에 부산글쓰기 식구들과 밀양에 매실을 따러 갔다. 거기서 밀양에 집을 짓고 사시는 이승희 선생님을 만났다. 평생 부산이라는 도시에서만 자라왔기에 시골에서 황토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사시는 선생님이 신기하기도 했고 매실도 따고, 고추 가지도 묶어주고 하는 일들이 재미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예정에 없던 1박 2일을 하기로 마음먹고 저녁에는 부산글쓰기 식구들과 이승희 선생님과 둘러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러던 중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승희 선생님이 말씀하신 이 세상이 ‘허상’이라는 이야기였다. 허상이라.. 허상이라.. 그때부터 내 머릿속은 온통 ‘허상’이라는 단어로 가득 찼다. 어찌 보면 내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던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과 맥락이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무척 궁금했다. 허상이라는 말에 아주 큰 호기심이 생겼다.
밀양에 다녀온 후 부산글쓰기 누리 집에서 이승희 선생님이 쓰신 글을 읽다가 댓글에서 우연히 ‘에크하르트 톨레’라는 분이 쓰신 책을 추천하는 글을 봤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달라이라마와 같은 영적스승이란다. 책을 검색해보니 몇 권이 보였다. 제일 먼저 제목이 눈에 확 띄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책을 읽었다. 방학 내내 천천히 읽으면서 내용을 음미했다. 읽는 내내 놀라웠고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바로《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를 읽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질문과 답변의 대화체로 되어있었는데,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는 차근차근 하나씩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되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10여 년 전에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읽고 나서 받았던 충격과 감동 그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 내가 궁금해 하던 모든 것들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 한 권의 책이 사람의 의식을 이렇게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놀라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릿속 목소리(자기도 모르게 쉼 없이 일어나는 강박적인 생각의 흐름과 그것에 동반하는 감정들)와 너무도 완전히 동일화되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자신의 마음에 소유당한 상태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상태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한, 당신은 그 생각하는 자를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게 된다. 이것이 에고가 지배하는 마음이다. 에고는 오랫동안 조건 지어진 마음의 방식일 뿐이다. 그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92쪽
에고도 내가 아니고 마음도 내가 아니고 감정도 내가 아니고 생각도 내가 아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이 세상은 에고와 마음과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 우리는 에고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사이비 종교처럼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런 말들을 이 책은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차근차근 읽어가면서 나의 고정관념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그리워하지도 않고, 미래를 걱정하거나 갈망하지도 않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하지도 않고, 온전히 지금 여기 현재를 사는 것의 중요성도 알게 된 것 같다. 사실, 올해 들어서 유독 난 겉으로는 항상 웃는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많이 힘들어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에게 없는 단 하나 때문에 힘들어한 것이다. 바로 서른넷이라는 혼기가 꽉 찬 나이에 아직 제 짝을 만나지 못해서 결혼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었다. 다른 모든 건 다 만족하면서도 이것 하나 때문에 계속 고민을 해왔다. 헤어진 옛 연인을 그리워하기도 했고, 지인의 결혼식에 가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부러워하기도 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단 하나에 집착하면서 온전히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평온해졌다. 나는 한가한 주말이면 집 바로 뒤에 있는 장산을 자주 오른다. 예전에는 ‘운동해야지’ 하는 마음에 조금은 억지로 의미 없이 산을 오르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산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예전엔 못 느꼈던 걸 많이 느끼기도 한다. 바람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풀, 나무, 꽃, 돌, 흙이 눈에 들어오고 수많은 작은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게 느껴진다. 점점 자연이 느껴진다. 점점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삶이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더 여유롭게 대하는 것 같다. 예전 같으면 다른 사람 눈치도 꽤나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능한 교사나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기도 하고,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서 내뱉었던 말이나 행동을 자책하기도 하고, 그 날 그 날의 몸이나 마음 상태에 따라 많이 흔들리기도 했는데, 요즘은 근심 걱정이 사라지니 마음이 평화롭다. 간혹 흔들린다 해도 금방 다시 평온해진다. 참으로 신기하다.
지난 10월 초 연휴에는 광주에 있는 지인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고속도로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지만 다행히 아픈데도 없고 블랙박스 덕분에 과실도 없이 차만 조금 수리하는 걸로 쉽게 해결되었다. 인간은 평생 살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정말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 순간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런 내 마음에도 먼지가 쌓이겠지. 점점 흐트러지겠지. 에고의 장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감정이 불쑥 불쑥 튀어 오르기도 하겠지. 그럴 때마다 방 청소를 하는 것처럼 마음을 다스려야겠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지금도 내 방 책상 위에는 이 책이 놓여있다. 앞으로도 두고두고 여러 번 읽으면서 삶의 지향점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내가 아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2014.10.17)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책으로도 깨닫게 되고, 성인의 말씀으로도 깨닫게 되고(물론 성인은 직접 책을 쓰지 않았고 그의 제자들이 책을 썼다합디다), 또 늘 살아있을것 같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도 깨닫게 됩니다. 여러가지 중에서 경험하지 않고 깨달을 수있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책의 놀라운 힘을, 글이 놀라운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글쓰기의 중요성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가운 글이네요.^^ 대단하십니다. 선생님의 눈이 바깥 형상에 떠돌지 않고 안을 향해 있네요. 사람들은 그걸 '깨어있다'고 하지요. 깨어있다는 건 필요할 때 그것을 기억해낼 수 있다는 것이구요. 그리고 그건 평생 이어가야할 공부지요.
전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었네요
평생 마음 속에 새기며 공부해야겠습니다^^
건태샘! 마음공부는 참 사람을 평화롭게 하는것 같아요. 글을 읽는 나도 평화가 느겨집니다.^^
저도 회장님을 볼 때마다 평화로움이 느껴집니다^^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드높여가고 깊어지는 만남. 멋지지요!^^
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