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초교 학생, 학부모 독후감입니다.
[학생독후감]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
-눈사람과 사형수를 읽고-
정 재 원(율곡초등학교 3-2)
윤삼현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을 제일 존경하는 제자 재원이에요.
저는 선생님께서 쓰신 책 “눈사람과 사형수”를 읽었어요. 이 책에는 여러 편의 짧은 동화가 들어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중에서 ‘시계방 아저씨와 휘파람새’, ‘눈사람과 사형수’, ‘달을 타고 온 동이’, ‘하얀 노루 발자국’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선생님의 어린 시절 경험이 들어있는 동화도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저는 그게 어떤 작품일까 무척 궁금하고 설레었어요. 빨리 읽고 싶어서였을 거에요. 첫 작품부터 읽어가면서 저는 어떤 작품일까 정신을 번쩍 깨어 생각하면서 읽어보았어요.
저는 ‘눈사람과 사형수’를 읽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가난 때문에 아들을 맡겨야 했고, 그 때문에 큰 죄를 지은 아저씨 때문이에요. 한 순간의 실수 때문에 사형수가 된 아저씨와 그 아저씨를 지켜보는 눈사람의 이야기가 마음이 아팠어요. 사형수 아저씨는 뒤늦게 죄를 뉘우치고, 자신의 아들이 미국으로 입양되어 훌륭하게 자란 것을 잠깐이지만 보게 되니까 참 다행한 일이네요? 사형제도에 대해 요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어요. 인권 운동가들이 사형도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잔인한 일이라고 말 하는 것을 보았어요.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도 사형수가 아들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어하는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려고 눈사람 등장시켜 이 이야기를 만드신 게 아닐까 해요. 제 생각이 맞죠?
‘달을 타고 온 동이’는 가족을 북에 두고 혼자 외롭게 사는 평산 할아버지가 나와요. 동이는 그 할아버지를 무척 잘 따르는 어린이에요. 할아버지는 동이에게 감도 따주고, 자신의 젊은 시절 이야기도 들려주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말해주지요. 동이는 그런 할아버지가 외로워 보여서 밤에 반달 쪽배를 타고 할아버지에게 노래를 불러 주었어요. 나도 동이와 함께 그 반달 쪽배를 타고 할아버지의 외로움을 덜어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할아버지도 주름살을 편 채 행복한 웃음을 보여주시겠죠? 그리고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어서어서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보았어요. 평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북에 두고 온 그리운 가족을 만나게 되잖아요.
선생님 저는 ‘하얀 노루 발자국’을 읽으면서 이 동화가 바로 선생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의 고향이 해남 시골이라고 수업시간 때 말씀하셨잖아요.
어느 여름날 마을로 어미노루가 내려왔어요. 어른들은 이게 웬 선물인가 하고 노루를 잡았어요. 그런데 어린이들과 최 영감님은 노루를 놓아주자고 했어요. 그 이유는 노루가 새끼를 가진 노루였기 때문이에요. 최 영감님은 아무리 짐승이라도 새끼를 가지고 있는 것은 놓아주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또한 노루를 살려주면 마을에도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어린이들도 어른들에게 부탁을 했지요. 난 어른들이 노루를 놓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어요. 결국 어른들은 노루를 풀어 주었어요. 그리고 그 후로 마을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겼어요. 아마 노루가 은혜를 갚은 걸까요? 그랬을 거에요. 옛날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으니까요.
선생님의 동화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모든 생명들은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항상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이야기 하시는 것 같았어요. 저도 선생님의 말씀 잘 기억할게요.
선생님! 앞으로도 좋은 동화와 동시 많이 써주세요. 선생님의 책을 열심히 읽고 또 독서편지 쓸게요.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2008년 11월
제자 재원 올림
[학부모 독후감]
문화의 힘을 지닌 꿈나무로
-백범일지를 읽고-
노예영(율곡초등학교 5-2 김시연 어머니)
따가운 햇살 아래 산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참으로 시원하고 개운합니다. 푸르른 논밭 펼쳐져 멀지 않은 곳에 뻐꾸기까지 울어주니 너무도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손에 쥐어진 책을 펼쳐봅니다..
‘백범일지’는 대한민국 국민 이라면 한 번 쯤은 다 읽었을 터이지만 오늘 나는 그 분을 지켜낸 부모의 마음으로 읽어봅니다. 자라나는 2세들을 위한 책읽기는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될 테니까요.
어지러운 세상, 힘든 생활고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학구열에 불타 있는 아이를 보며 담대한 마음으로 지켜주신 그의 부모님은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었습니다. 교육만이 어려움에 빠진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그 분은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힘든 삶이지만 자존심을 지키려 노력하였습니다. 자식을 일찍이 나라에 내어 맡겨 투옥과 모진 고문 그리고 사형선고까지 받는 순간까지 그 분은 흔들림없이 담대히 그를 지켜내셨습니다. 그 분들의 확고한 결단력과 굳센 의지야말로 백범선생을 우리 민족의 횃불 같은 큰 스승으로 키워낸 밑거름이지 않았을까 여겨봅니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숟가락으로 엿 바꿔 먹는 일, 떡 사먹겠다고 아버지의 엽전을 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백범선생도 여느 아이들처럼 철부지였었나 봅니다. 이런 아이가 청년이 되어가면서 배우고자 갈망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어디서 온 힘 때문일까요? 전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 분 부모님의 올곧은 교육력 때문이었다고. 희생과 봉사를 오히려 영광이라 여기며 자라날 수 있었던 건 역시 부모님이 담대하게 그릇이 크게 키워낸 결과가 분명합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힘든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며 안타깝고 괴롭지 않겠습니까?
그 분들 역시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참된 애국자이셨기에 자식을 그렇게 훌륭히 키워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요즘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 하지만 혹여 힘들까, 혹여 상처받지 않을까 염려가 너무 커 아이들을 모시고 살아가다시피 하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연약하게 아이들을 키우는 경향이 많습니다. 사실입니다. 저도 늘 그렇습니다.
이렇게 자라나는 아이들은 자신의 철학, 자신의 색깔을 찾지 못하고 나라와 민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내세울 것 없이 오로지 무거운 책가방만 짊어진 채 딱하고 안타깝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뚜렷한 신념이 있는 아이들로 모든 이 땅의 부모들이 그들을 바르고 정의롭게 키워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싶습니다.
백범선생이 평생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민족철학.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원하셨던 그 마음. 그저 단순히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 높은 문화의 힘,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실현되기를 바랐던 그의 마음이 오늘 우리들이 사는 이 땅에 실현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 분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실망하실까 두렵습니다.
매일저녁 거리는 촛불로 불 밝히고, 아이들 어른들 손잡고 나와 메아리 없이 큰소리 외쳐 부르짖는 소리들…공허하게 산 메아리로 맴돌다 스러집니다.
요즘의 우리를 돌아보면 답답한 현실에 빠르게 걷던 인생의 발걸음을 늦추고 싶습니다. 멈칫 멈칫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마음 바래봅니다. 담고 싶었던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들을 놓친 아쉬움 때문이겠지요.
삶에 대한 많은 질문들을 쏱아내어 그 해답 구할 수 있을 때까지 속도를 늦추어 우리 자신들을 되돌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참된 우리의 자아를 발견했을 때,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하나의 힘으로 나아갈 때 진정 백범선생님이 그토록 원하셨던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복락을 누릴 그 날. 그 현장을 바로 우리나라에서 실현하는 원천이 되도록 내 가족 내 아이들, 우리 모두의 꿈나무들을 잘 이끌어 나갔으면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첫댓글 와우~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하고 존경하는 제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어서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립니다. ㅎ ㅎ ...학부모님의 독후감도 아주 훌륭합니다.
좋은 독후감을 한데 실어서 참 흐뭇하답니다~^ ^ 사실은 교육청 제작 독서생활화 책자에 실을 원고거든요~
가문의 영광이겠는데요.. 책자에 실리는 기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