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앞이 보이지 않은 할머니 한 분을 모셔다 놓고 돌보는 친구의 이야기다
요즈음 세상 자기 부모님도 모시기를 힘겨워 하는 자식들이 많은데 친 자식 이상으로 시간이 된데로 정성을 다하는 친구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어느날 고향 가는길이었다고 했다
시어머님 잡수시게 돼지고기를 사다가 그 할머님도 생각나서 고기 한 근을 더 샀다고 했다
" 할머니 냉장고에 돼지고기 넣어 났으니 구워 잡수세요 "
그리고 한 일주일이 지나서 그 할머니댁을 갔다고 했다 냉장고 문을 열고 청소를 하려고 하니 냄새가 나서 어디에서 나는걸까 조사를 해보니 그 때 사다놓은 돼지고기가 그대로 썩어 있었다고 했다
" 할머니 고기 구워잡수시라고 했는데 왜 나두셨어요... 우리 딸내미 오면 함께 먹으려고 나두었는데 아까워서 이를 어쩌나.. 아까운 내 돼지고기... " 하시면서 울음을 흘리셨다고 했다
가까운데서 딸이 살면서 일주일에 한 번정도 찾아오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이번주에는 할머니를 찾아오지 못했다고 했다
자식은 예쁜 도둑이라는 말있듯이 주고도 또 주고 싶은게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이기에 그 딸아이 주려고 자기 입에 고기 한 점 넘기지 못하고 그대로 썩여버리고 안타까워서 마음 아파하는 할머니모습에 함께 울었다는 고운 내친구의 이야기에 마음이 찡하였다
젊은시절 남편의 외도로 충격을 받고 실명을 하게된 할머니 집 곳곳에 줄을 쳐놓고 그 것을 잡고서 일도 하시고 화장실도 가시는 할머니 일주일정도 지나서 가면 쓰레기장을 방불케한다고 했다
주말이면 찾아가서 청소부터 목욕까지 전부 돌봐드리고 온다는 고운 내 친구 그 아름다운 마음에 하늘이 복을 주웠는지 아주 성실하고 능력있는 남편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번주 일요일 부산에 가는일이 생겼는데 그 친구도 나와 함께 동행하였다 시머어님과 딸아이가 일본 여행가는데 꼭 배웅하고 싶다고 했다 마음으로는 어머님 용돈을 드리려고 따라 온 것이었다 이렇게 속이 깊은 내친구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님 일본 여행때문에 나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만들어졌다
해운대가 바라보이는 글로리콘도에 여장을 풀고 부산의 곱고도 아름다운 지인님들과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었다 파도가 넘실데는 해운대의 밤바다에서 맥주 한 잔 나누면서 나누었던 우리들의 정 또 한 분이 하루를 몽땅 시간을 내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크나큰 사랑으로 밀양댐과 표충사 그리고 영남의 알프스 배내골에서 내 생애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을 친구와 함께 했었다
세상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고 더불어 주고 받는 사랑만이 아름다운 세상을 가꾸어 갈 수 있다는걸 깨닫고 온 부산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