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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순의 종통 종맥 원문보기 글쓴이: ◐誠敬信◑
제 3 장
1. 구천상제(九天上帝)께서 계묘년(癸卯年) 정월(正月)에 전주(全州)에 행행(行幸)하셔서 서원규(徐元奎)의 약방(藥房)에 행재(行在)하시니 김병욱(金秉旭), 김윤찬(金允贊) 등이 따르니라.
2. 한 종도(從徒)가 상제(上帝)께 여쭈기를『금년(今年)에는 어떤 곡종(穀種)을 심음이 좋으리까』하니 말씀하시기를『일본(日本) 사람이 녹(祿)줄을 띠고 왔으니 일본종(日本種) 을 심으면 녹(祿)줄이 따라 들리라.』하시니라.
3. 장익모(張益摸)가 유자(幼子)를 지나치게 사랑함을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복은 위에서 내리는 것이요. 아래에서 치오르지 않느니 자식보다 부모를 잘 공경하 여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4. 1삼월(月)에 전주(全州)에 행재(行在)하실 때 장효순(張孝淳)의 딸이 어려서부터 회(蛔)배를 앓아 해 마다 달포씩(式) 서너 번(番) 고생(苦生)하더니 이해에는 두어 달에 연(連)하여 동안 생명(生命)이 위태(危殆)하니라. 효순(孝淳)이 고쳐주시기를 애원(哀願)하니 상제(上帝)께서 그 사위를 부르셔서『부부(夫婦)끼리 벽(劈)을 끼고 서로 등을 맞추어 서라.』하시니 명(命)하신대로 하니 딸은 낫고 사위가 옮아 앓으므로 상제(上帝)께서 어수(御手)로 만져 낫게 하시니라.
5. 상제(上帝)께서 형렬(亨烈)과 모든 종도(從徒)들에게 말씀하시기를『옛적에는 동서양간 에 교통(交通)이 없었으므로 신명(神明)도 또한 서로 넘나들지 못하니라. 이제는 기차(汽車)와 윤선(輪船)으로 수출입(輸出入)하는 화물(貨物)의 표호(標號)를 따라 서로 통(通)하여 다니므로 조선(朝鮮) 신명(神明)들을 서양(西洋)으로 보내어 역사(役事)시킬 길을 틔우려면 재주(財主)가 있어야 하리니 천거(薦擧)하라.』하시므로 병욱(秉旭)이 전주(全州)의 부호(富豪)인 백남신(白南信)을 천거(薦擧)하니라.
6. 상제(上帝)께서 남신(南信)에게 하문(下問)하시기를『그대의 재산(財産)이 얼마나 되느냐?』하시니 『삼십만냥(萬兩)은 되나이다.』하고 아뢰니라.
다시『이십만냥(萬兩)으로써 그대의 생활(生活)을 넉넉히 하겠느냐?』하시니『그러하옵니 다.』하고 아뢰므로『이제 쓸 곳이 있으니 돈 십만냥(萬兩)을 내어 놓겠느냐?』하시니라.
남신(南信)이 망설이다가 드디어 승낙(承諾)하니 이에 십일(日)을 위한(爲限)한 증서(證書)를 받으셔서 병욱(秉旭)에게 맡기시니라.
기한(期限)이 이르자 남신(南信)이 돈을 준비(準備)하여 각지(刻紙)로 열 두 장(張)을 올리니 상제(上帝)께서 공사(公事)를 행(行)하신 다음 병욱(秉旭)에게 맡기셨던 증서(證書)는 불사르시고 각지(刻紙)는 돌려주시며 말씀하시기를 『돈은 이미 요긴(要緊)하게 공사(公事)에 썼으니 다행(多幸)이로다.』하시니라. 남신(南信)이 현금(現金)으로 쓰지 않으심이 송구(悚懼)하여 다시 여쭈기를『이 돈으로 현물(現物)을 무역(貿易)하여 이익(利益)을 증식(增殖)함이 어떠하나이까?』하니 『그는 모리(謀利)하는 일이니 불가(不可)하니라.』하시고 또 『남신(南信)의 일이 용두사미(龍頭蛇尾)와 같으니라.』하시니라.
7. 또 말씀하시기를 『이 지방(地方)을 수호(守護)하는 신명(神明)들을 서양(西洋)으로 보내어 큰 난리(亂離)를 일으키리니 이 후(後)로는 외인(外人)들이 주인(主人)없는 빈집 드나들듯 하리라. 그러나 그 신명(神明)들이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면 제 집 일은 제가 다시 주장(主張)하게 하리라.』 하시니라.
8. 김윤근(金允根)이 묵은 치질(痔疾)로 수(數)십년(年) 앓다가 이 해에는 더욱 심(甚)하여 기동(起動)을 하지 못하고 누웠더니 상제(上帝)께서 불쌍히 여기시고『아침마다 시천주(侍天呪)를 일곱 번씩(番式)외라.』하시므로 윤근(允根)이 그대로 하니 곧 나으니라.
9. 고부(古阜) 이도삼(李道三)이 간질(癎疾)로 고생(苦生)하면서 고쳐주시기를 애원(哀願)하므로 말씀하시기를『나를 믿으면 나으리라.』하시고 누워서 자지 못하게 하시더니 밥 먹은 뒤에 배가 아프고 대변(大便)에 담(痰)이 섞여 나오다가 십사일(日)만에 나으니라.
10. 상제(上帝)께서 하교(下敎)하시기를『이 때는 해원시대(解寃時代)라, 사람도 무명(無名)한 사람이 기세(氣勢)를 얻고, 땅도 무명(無名)한 땅에 길운(吉運)이 돌아오느니라.』 하시니라.
11. 또『양반(兩班)을 찾는 것은 그 선령(先靈)의 뼈를 깍아내는 것 같아서 망(亡)하는 기 운(氣運)이 따르느니 그러므로 양반(兩班)의 기습(氣習)을 속(速)히 버리고 천인(賤人)을 우대(優待)하여야 좋은 시대(時代)가 속(速)히 이르리라.』하시니라.
12.『사람이 행신(行身)과 처사(處事)와 언습(言習)을 제 본성(本性)대로 할 것이요 , 억지로 꾸며서 점잔과 교식(巧飾)을 내는 것은 그릇된 일이니라.』하시니라.
13.『보화(寶貨)라는 글자(字)에 낭패(狼狽)라는 패자(貝字)가 붙어 있느니라.』하시니라.
14.『돈이란 것은 순환지리(循環之理)로 생겨서 쓰는 것이요, 구(求)하여 쓸 것은 못되느니 백년탐물(百年貪物)이 일조진(一朝盡)이라 하느니라.』하시니라.
15.『선천(先天)에는 돈이 눈이 어두워서 불의(不義)한 사람을 따랐거니와 이 후(後)로는 그 눈을 틔워 선(善)한 사람을 따르게 하리라.』 하시니라.
16.『선천(先天) 영웅시대(英雄時代)에는 죄(罪)로써 먹고 살았으나, 후천(後天) 성인시대(聖人時代)에는 선(善)으로 써 먹고 살리니 죄(罪)로써 함이 장구(長久)하랴, 선(善)으로써 함이 오래가랴. 이제 후천중생(後天衆生)으로 하여금 선(善)으로써 살 도수(度數)를 짜놓았노라.』 하시니라.
17.『마음을 깨끗이 하여야 복(福)이 이르느니 남의 것을 탐(貪)내는 자(者)는 도적(盜賊)의 기운(氣運)이 따라들어 복(福)을 이루지 못함이니라.』 하시니라.
18.『부귀(富貴)한 자(者)는 빈천(貧賤)함을 즐기지 아니하고 강(强)한 자(者)는 잔약(孱弱)함을 즐기지 아니하며 지혜(智慧)로운 자(者)는 어리석음을 즐기지 아니하나 나는 그들을 멀리하고 오직 빈천(貧賤)하고 병(病)들고 어리석은 자(者)를 가까이 하느니 그들이 곧 내 사람이니라.』 하시니라.
19.『부귀(富貴)한 자(者)는 자만자족(自滿自足)하며 그 명리(名利)를 증대(增大)하기에 몰두(沒頭)하여 딴 생각이 나지 아니하고 어느 겨를에 나에게 생각이 미치리요. 오직 빈궁(貧窮)한 자(者)라야 제 신세(身勢)를 생각하여 도성덕립(道成德立)을 기다리며 운수(運數) 조일 때마다 나를 생각하리니 그들이 내 사람이니라』하시니라.
20. 안내성(安乃成)에게 하교(下敎)하시기를『불의(不義)로써 남의 자제(子弟)를 유인(誘引)하지 말며 남의 재화(財貨)를 탐(貪)내지 말고, 남과 싸우지 말며 도한(屠漢)과 무격(巫覡)을 천(賤)하게 대(對)하지 말라.』 하시니라.
21. 또 『마음 지키기가 죽기보다 어려우니라.』 하시니라.
22.『경도와 위도는 세계가 같으니라.』 하시니라.
23.『풍역취이식(風亦吹而息)하느니 남의 박해(迫害)에 굽히지 말라. 만사동정이 각기 때가 있느니라.』하시니라.
24.『한(漢) 고조(高祖)는 소하(蕭荷)의 덕(德)으로 천하(天下)를 얻었으나 너희들은 베풀 것이 없으니 오직 언덕(言德)을 잘 가지라. 남의 말을 좋게 하면 덕(德)이 되어 남이 잘되고 그 남은 덕(德)이 밀려서 점점(漸漸) 큰 복(福)이 되어 내게 이르며 남의 말을 나쁘게 하면 해(害)가 되어 남이 망(亡)하고 그 남은 해(害)가 밀려서 점점(漸漸) 큰 재앙(災殃)이 되어 내게 이르느니라.』 하시니라.
25.『외식(外飾)을 버리고 음덕(陰德)을 힘쓰라. 덕(德)은 음덕(陰德)이 크니라.』 하시니라.
26. 유찬명에게 말씀하시기를
『훼동도자무동거지로(毁東道者無東去之路)
훼서도자무서거지로(毁西道者無西去之路)니라.』하시니라.
27. 또『도적(盜賊)도 남에게 나누어 주면 덕(德)이 되어 죄(罪)를 면(免)하는 사람이 있느니 라.』 하시니라.
28.『배암도 인망(人望)을 얻어야 용(龍)이 되느니 남의 말을 좋게 하면 덕(德)이 되느니라.』 하시니라.
29.『인망(人望)을 얻어야 신망(神望)에 오르느니라.』하시니라.
30.『내 밥을 먹는 자(者)라야 내 일을 하여 주느니라.』 하시니라.
31.『식불언(食不言)이라 하였으니 남의 먹는 일을 말하지 말며 침불언(寢不言)이라 하였으니 남의 누행( 陋行)을 말하지 말라.』하시니라.
32.『우리 일은 남 잘되게 하는 공부(工夫)니 남이 잘 되고 남은 것만 차지하여 도 되느니라. 전명숙(全明淑)이 거사(擧事)할 때에 상인(常人)을 양반(兩班) 만들려는 뜻이 있었으므로 죽어서 조선명부(朝鮮冥府)가 되었느니라.』하시니라.
33.『너희들은 손에 생자(生字)를 쥐고 다니니 득의지추(得意之秋)가 아니냐, 또 삼천(遷)이라야 일이 이루어지느니라.』 하시니라.
34.『시속(時俗)에 길성소조(吉星所照)를 찾으나 그것이 따로 있음이 아니라 덕(德)을 잘 닦고 사람을 잘 대우(待遇)하는데 비치느니 이 일이 곧 피흉취길((避凶就吉)하는 길이니라.』하시니라.
35.『시속(時俗)에 어린 학동(學童)들에게 통감(通鑑)을 가르치나 이는 곧 첫 공부(工夫)를 시비(是非)부터 가르침이니 어찌 마땅하리요』하시니라.
36.『전쟁사(戰爭史)를 읽지 말라. 승전자(塍戰者)의 신(神)은 춤을 추되 패전자(敗戰者)의 신(神)은 이를 가느니라. 자고(自古)로 도가(道家)에서 글 읽는 소리에 신(神)이 감응(感應)함이니라.』하시니라.
37. 형렬(亨烈)에게 말씀하시기를 『망(亡)하는 세간살이 아낌없이 버리고 새 배포(排布)를 꾸미라. 만일(萬一) 애석(愛惜)하여 놓지 않고 붙들면 몸까지 따라 망(亡)하느니라.』 하시니라.
38. 또『속언(俗言)에 화복(禍福)이라 이르느니 이는 복(福)보다 화(禍)를 견디어 잘 받아야 복(福)이 따르느니라.』 하시니라.
39.『선천(先天)에 안락(安樂)을 누리는 자(者)는 후천(後天)에 복(福)을 받지 못하리니 고생(苦生)을 복(福)으로 알고 잘 받으라. 만일(萬一) 고생(苦生)을 당(當)하여 이기지 못하면 오는 복(福)을 물리침이니라.』 하시니라.
40.『나는 해마(解魔)로써 위주(爲主)하는 고(故)로 나를 따르는 자(者)는 먼저 복마(伏魔)가 발동하느니 복마(伏魔)의 발동(發動)을 잘 받아 이겨야 복(福)이 따르느니라.』 하시니라.
41.『속언(俗言)에 「무척 잘 산다.」 이르느니 척이 없어야 잘 산다는 말이니라.
남에게 원억(寃抑)을 짓지 말라. 척이 되어 갚느니라. 또 남을 미워하지 말라.
그의 신명(神明)이 먼저 알고 척이 되어 갚느니라.』하시니라.
42.『이웃 사람이 인정(人情)으로 주는 음식(飮食)이 비록 맛이 없거나 먹고 병(病)들지라 도 사색(辭色)하지 말라. 오는 정(情)이 꺽여 척이 되느니라.』 하시니라.
43.『어떤 사람을 대(對)하든지 마음으로 반겨하면 사람은 몰라도 신명(神明)은 알아 서 갚느니라. 또 「일반지덕(一飯之德)을 필보(必報)하라.」는 말이 있으나 나는 "반반지은(反飯之恩)도 필보(必報)하라.」하노라.』 하시니라.
44.『남이 힘들여 말할 때에 설혹(設或) 그릇된 점(點)이 있더라도 일에 낭패(狼狽)만 없으면 반박(斑駁)하지 말라. 그도 또한 척이 되느니라.』하시니라.
45.『이제 모든 선령신(先靈神)이 발동(發動)하여 그 선자선손(善子善孫)을 척신(神)의 손에서 빼내어 새 운수(運數)의 길로 인도(引導)하려고 바쁘게 서두르니라.』 하시니라.
46.『대군(大軍)을 거느리고 적진(敵陣)을 격파(擊破)함이 영화(榮華)롭기는 하되 인명(人命)을 잔멸(殘滅)하는 일이므로 악(惡)척이 되어 앞을 막느니라.』 하시니라.
47. 칠월(月)에 쌀값이 오르고 농작물(農作物)에 충재(蟲災)가 심(甚)하여 인심(人心)이 불안(不安)하므로 종도(從徒)들에게 말씀하시기를『연사(年事)도 내가 맡은 일이니 금년농사(今年農事)를 잘 되게 하여 민록(民祿)을 풍족(豊足)하게 하리라.』하시고 크게 뇌전(雷電)을 일으키시더니 이로부터 충재(蟲災)가 그치고 농사(農事)가 풍등(豐登)하니라.
48. 가을에 동곡(銅谷) 김성천(金成天)의 채전(菜田)에 뜨물과 삭음이 일어 채소(菜蔬)가 전멸(全滅)하게 되었음을 보시고 말씀하시기를『죽을 사람에게 기운(氣運)을 붙여 소생(甦生)하게 함과 같이 채소(菜蔬)를 소생(蘇生)시키리라.』하시고 곧 비를 내리시니라.
그 후(後)에 출타(出他)하셨다가 환어(還御)하셔서 자현(自現)에게 하문(下問)하시기를『성천(成天)의 채소(菜蔬)가 어찌 되었느냐?』하시므로 자현(自賢)이『지난 번(番) 비로 소생(蘇生)하여 이 부근(附近)에서 으뜸이 되었나이다.』하고 아뢰니『사람의 일도 이와 같이 병(病)든 자(者)와 죽는 자(者)라도 기운(氣運)만 붙이면 일어나느니라.』 하시니라.
49. 하루는 원평(院坪)에서 여러 사람을 향(向)하여 큰 소리로『이제 우박(雨雹)이 올 터이 니 장독 뚜껑을 덮고 잘 얽어 놓으라. 그렇지 아니하면 편편파쇄(片片破碎)되리라.』하셨으나 여러 사람은 무심(無心)히 듣고 최명옥(崔明玉)만이 하교(下敎)대로 행(行)하였더니 과연(果然) 두어 시간(時間) 후(後)에 큰 우박(雨雹)이 내려 여러 집의 장독 이 모두 깨어지니라.
50. 하운동(夏雲洞)에 행재(行在)하실 때 영학(永學)이 항상(恒常) 도술(道術) 통(通)하기를 상제(上帝)께 발원(發願)하더니 하루는 부채에 학(鶴)을 그려 주시며『집에 돌아가 이 부채를 부치며 칠성경(七星經)을 무곡파군(武曲破軍)까지 읽고 이어서 대학(大學)을 읽으라.
그러면 도술을 통하리라.』 하시니라. 영학(永學)이 부채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남기(南基)의 집에 들리니 그 아들이 부채의 아름다움을 탐(貪)내어 빼앗기고 돌아가니라.
영학(永學)이 그 사유(事由)를 말하고 돌려주기를 간청(懇請)하였으나 남기(南基)의 아들이 그말을 듣고 더욱 탐(貪)내므로 부득이(不得已) 빼앗기고 돌아가니라.
51. 그 후(後)에 남기(南基)의 아들이 부채를 부치며 대학(大學)을 읽으매 신통력(神通力)을 얻어 신명(神明)을 부리고 물을 뿌려 비가 오게 하니라.
남기(南基)가 기뻐하며 아들을 교사(敎唆)하여 상제(上帝)의 도력(道力)을 빼앗고자 아들을 데리고 하운동(夏雲洞)에 이르니 상제(上帝)께서 미리 아시고 남기(南基)의 무의(無義)함을 꾸짖으시며 그 아들의 신력(神力)조차 거두시니라.
52. 병욱(秉旭)이 관찰사(觀察使)의 심부름으로 남원(南原)에서 오랫동안 두류(逗留)하며 세금(稅金)을 감독(監督)하여 받았는데 이때 조정(朝廷)에서는 노서아(露西亞)와 결탁(結託)하여 일본(日本)을 억제(抑制)하려고 일본(日本)에 망명(亡命)한 박영효(朴泳孝)의 일파(一派)를 친일파(親日派)로 지목(指目)하여 찾아 처형(處刑)하니 병욱(秉旭)이 또한 연루(連累)되니라. 팔월(月)에 서울로부터 다수(多數)한 포교(捕校)가 들이 전주(全州)에 와서 병욱(秉旭)을 찾다가 곧 남원(南原)으로 향(向)하니라.
53. 이때 상제(上帝)께서 남원(南原)으로 행행(行幸)하셔서 병욱(秉旭)이 그동안 받은 세금(稅金)은 주인(主人)에게 맡기되 하신 다음 병욱(秉旭)을 데리고 성(城) 밖으로 나가시니 병욱(秉旭)은 그 까닭을 모르니라. 십여리(餘里)를 가시다가 병욱(秉旭)의 선산(先山) 재실(齋室)에 임어(臨御)하셔서 산직(山直)에게 명(命)하여 남원(南原)의 형편(形便)을 살펴오라 하시므로 산직(山直)이 곧 남원(南原)에 갔다 와서 포교(捕校)들이 병욱(秉旭)을 찾는 상황(狀況)을 아뢰니 병욱(秉旭)이 비로소 크게 두려워하니라.
54. 이튿날 교자(轎子)를 준비(準備)하여 내교(內轎)로 변장(變裝)하게 하셔서 병욱(秉旭)을 태우시고 전주(全州) 원규(元奎)의 약방(藥房)으로 가시니라. 원규(元奎)가 병욱(秉旭)을 보고 크게 놀라 말하기를『그대가 어찌하여 사지(死地)를 벗어났으며 또 어찌 이러한 위지(危地)로 들어 왔느뇨? 너무 급(急)한 일이므로 알릴 겨를이 없어 그대의 집안에서는 어찌할 줄을 모르고 다만 울음으로 지내느니라.』 하니라. 병욱(秉旭)이 그 자세(仔細)한 지난 일을 들으니 포교(捕校)들이 남원(南原)에 도착(到着)한 때와 자기(自己)가 상제(上帝)를 따라 남원(南原)을 벗어날 때가 거의 같은 시각(時刻)이니라.
병욱(秉旭)이 감복(感服)하여 상고(上告)하기를『진실(眞實)로 천신(天神)이시오니 만일(萬一) 이러한 애휼(愛恤) 구원(救援)이 아니었으면 어찌 사지(死地)를 면(免)하였사오리까!』하니라.
55. 포교(捕校)들이 남원(南原)에 와서 병욱(秉旭)을 수색(搜索)하다가 다시 전주(全州)로 돌아와 군수(郡守) 등(等)을 독려(督勵)하여 엄탐(嚴探)하니라.
병욱(秉旭)이 원규(元奎)의 약방(藥房)이 번화(繁華)한 대로변(大路邊)에 있어 은신처(隱身處)가 못됨을 근심하니 상제(上帝)께서 『모든것은 나를 믿고 근심하지 말라. 장차(將次) 너의 환난(患難)을 풀어주리라. 』하시니라. 이로부터 병욱(秉旭)이 원규(元奎)의 약방(藥房)에 오랫동안 머무르는데 밤에는 자주 병욱(秉旭)을 데리시고 거리에서 소풍(消風)을 하셨으나 병욱(秉旭)은 한 번(番)도 아는 사람의 눈에 뜨이지 아니 하니라.
56. 병욱(秉旭)에게 하문(下問)하시기를『노서아(露西亞)와 일본(日本)이 국가(國家)의 허약(虛弱)함을 틈타 서로 세력(勢力)을 각축(角逐)하매 조정(朝廷)은 당파(黨派)가 분립(分立)하여 혹은 일본(日本)과 친선(親善)하려 하고 혹(或)은 노서아(露西亞)와 결탁(結託)하려 하니 너는 어떤 주의(主義)를 옳게 여기느뇨』하시니라.
병욱(秉旭)이『인종(人種)의 차별(差別)과 동서양(東西洋)의 구별(區別)로 보아 일본(日本)을 친선(親善)하고 노서아(露西亞)를 멀리 함이 옳을까 하나이다.』하고 아뢰니『네 말이 옳으니라. 이제 만일(萬一) 서양(西洋) 사람의 세력(勢力)을 물리치지 아니하면 동양(東洋)은 영원(永遠)히 서양(西洋) 사람에게 짓밟힌바 되리라.
그러므로 서양(西洋) 사람의 세력(勢力)을 물리치고 동양(東洋)을 붙잡음이 옳으니 일본(日本)사람을 임시(臨時) 일군으로 내세우리라.』 하시니라.
57. 또『내가 너의 화액(禍厄)을 풀기 위(爲)하여 노일전쟁(露日戰爭)을 붙이고 일본(日本)으로 하여금 노서아(露西亞)를 물리치게 하리라.』 하시니라.
종도(從徒)들은 그 말씀을 믿지 아니하고 서로 수근거리기를『한 사람의 액(厄)을 풀기 위(爲)하여 두 나라의 전쟁(戰爭)을 붙인다 하심도 망령(妄靈)이어니와 약소(弱少)한 일본(日本)으로 하여금 막강한 노서아(露西亞)를 물리치게 한다 하심은 더욱 황탄(荒誕)한 말씀이라.』하였으나 십이월(月)에 노일전쟁(露日戰爭)이 일어나 일본군(日本軍)이 승세(勝勢)하여 국경(國境)을 넘으니 이에 국금(國禁)이 해이(解弛)되고 드디어 병욱(秉旭)의 혐의(嫌疑)도 풀리니라.
58. 이때 상제(上帝)께서 말씀하시기를『서세(西勢)를 물리치기 위(爲)하여 천지대신문(天地大神門)을 열고 공사(公事)를 행(行)하리라.』하시며 사십구일(日)을 한 도수(度數)로 정(定)하 시고 동남풍(東南風)을 불게 하시니라.
그 기한(期限)이 수일(數日) 남았을 때 한 사람이 와서 치병(治病)하여 주시기를 애걸(哀乞)하였으나 상제(上帝)께서 공사(公事)에 전심(專心)하셔서 답(答)하지 않으시자 병인(病人)이 한(恨)을 품고 돌아가더니 문득 동남풍(東南風)이 그치니라.
상제(上帝)께서 그제야 급(急)히 그 병인(病人)에게 사람을 보내셔서 공사(公事)로 인(因)하여 살피지 못한 사유(事由)를 말하여 안심(安心)하게 하시고 병(病)을 고쳐주시며『한 사람이 원한(寃恨)을 품으매 능(能)히 천지기운(天地氣運)을 막는다.』하시니라. 그 후(後)에 노서아(露西亞)가 해륙(海陸)으로 연패(連敗)하니라.
59. 겨울 어느 날 보경(甫京) 등(等) 종도(從徒)들이 시좌(侍坐)하고 앉아 있는 자리에서 혼자 말씀으로『내일이 어찌 이렇게 더디냐.』하시니라. 보경(甫京)이 여쭈기를 『무엇이 그리 더디나이까』하니『내 이제 신명(神明)을 시켜 진인(眞人)을 찾아 보니 아직 아홉 살 밖에 되지 않은지라. 내 일과 때가 이렇듯 더디니 어찌 민민(憫憫)하지 않으리요』하시니라.
보경(甫京)이 다시 『그러하오면 저희들은 모두 무용지인(無用之人)이요, 또한 지금까지 헛되이 따름이옵니까?』하고 아뢰니 상제님께서 『체유기체 용유기용(體有其體 用有其用)이며 시유기시 인유기인(時有其時 人有其人)이니라.』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