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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기 기자의 정치 파노라마] 원희룡의 인수위원장 맡은 野소속 신구범 "원 당선자, 압승했는데도 손내밀어…이게 새정치" 김봉기 프리미엄뉴스부 기자 <조선일보> 2014년 6월 11일
"난 새정치민주연합 떠날 생각없다...탈당요구는 일시적인 것" "원 당선자한테도 난 우리 당의 정체성 갖고 일하겠다고 말해"
6·4 제주지사 선거에서 원희룡 당선자(새누리당)에 패했던 신구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전 제주도지사)가 원 당선자의 제주지사 인수위원장직을 맡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원 당선자의 제안을 신 전 지사가 수락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선거에서 직접 맞붙었던 상대 당 후보를 발탁한 것은 우리 정당사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1963년 대선에서 당선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선거 때 자신을 반대했던 최두선 전 동아일보 사장을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한 적이 있지만, 상대당 후보를 발탁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신구범 전 지사는 10일 프리미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원희룡 당선자의 인수위원장직을 맡은 데 대해 “비록 소속 당은 다르지만, ‘하나 된 제주’라는 큰 대의를 위해 협력하는 게 바로 도민들이 원하는 ‘새정치’라고 봤다”고 했다.
인수위원장직 수락과 관련해 야당 내에선 그를 향해 “당을 떠나라”는 말이 나온다. 그는 이에 대해 “당을 떠나라고? 난 당을 떠날 생각이 없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을 갖고 (인수위원장으로) 일을 할 것이고, 이 점은 원 당선자에게도 이미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막 끝났으니까, 당원들의 입장에선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 일시적인 표현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제주지사 후보였던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10일 원 당선자의 사무실에서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원 당선자의 인수위원장직 제의가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만약 원 당선자의 진정성이 의심됐다면 나도 맡지 않았을 것”이라며 “승자가 독식하는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 속에서 압승한 원 당선자가 패배한 후보와 상대 당에게 쇼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했다. 6·4 제주지사 선거에서 원 당선자는 60%의 득표율을 기록, 35%를 얻은 신 전 지사를 이겼다.
그는 “비록 선거 다음날 인수위원장직 제안이 오긴 했지만, 원 당선자는 선거 전 상당기간부터 이를 고민 해왔던 것 같았다”며 “그래서 원 당선자에게 더 고마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원 당선자는 흑색선전이나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페어플레이를 펼쳤다”며 “나도 당락을 떠나 정말 깨끗한 승부를 겨룰 수 있었다. 이런 점도 내가 원 당선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신 전 지사는 이미 두 차례 제주지사(29·31대)를 지낸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 5회에 합격한 뒤 농림부 축산국장 및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쳐 UN산하 식량농업기구(FAO) 한국교체수석대표를 지냈다.
신 전 지사(72)와 원 당선자(50)는 22살 차이로, 이번 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인연이 없던 사이다. 원 당선자는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 제일고를 나왔고, 북제주 출신인 신 전 지사는 오현고를 나왔다.
☞ 다음은 신구범 전 지사와의 일문일답
― 인수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우리 제주 사회에는 여러 갈등이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우근민 현 지사나 김태환 전 지사, 그리고 나한테도 있다. 지사를 했던 우리가 갈등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했고, 심지어 우리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지방선거 통해 제주 사회를 분열시킨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희룡 당선자가 분열을 끝내달라는 도민들의 열망에 응하는 방법으로 대통합을 꺼냈다. 상대 후보였던 나한테 인수위원장직을 제안한 거다. 이런 상황에서 원 당선자의 도전적이고 신선한 제안을 받고, 내가 당연히 협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봤다.”
― 원 당선자가 상대 당 후보였는데, 그 점 때문에 고민되지는 않았나. “그렇다. 서로 당이 다르다. 하지만 도민들이 원하는 새 정치를 하려면 대립이나 진영 논리를 넘어서야 한다. 제주라는 목표를 향한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했다. 이는 시대적 요구다. 도민들의 이런 요구에 내가 동의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원 당선자, 오래 전부터 ‘인수위원장 제의’ 고민… 진정성 없었다면 나도 안 맡아”
―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에선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나보고 당을 떠나라고? 일시적인 표현이라고 본다. 아마 선거가 막 끝났으니까, 당원들의 입장에선 어려운 일이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일부 당원들로부터 잠시 나온 말이라고 난 생각한다. 내가 속한 새정치민주연합도 제주 사회의 대통합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난 당을 떠날 사람도 아니다. 인수위원장이 돼도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을 갖고 일할 것이다. 이미 이런 점에 대해선 원희룡 당사자한테도 다 말했다. 지금 반발한 우리 당원들도 시간이 좀 지나면 이해할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선 대권(大權)을 꿈꾸는 원 당선자의 ‘정치쇼’에 이용된 것이란 말도 있다. “어떻게 보면 우려인데, 난 원희룡 당선자의 진정성을 믿는다. 솔직히 선거에서 이기면 승자 독식 아니냐. 그게 그동안 현실이었다. 그런데 압승한 당선자가 패배한 후보와 상대 당에게 쇼할 이유가 있겠느냐. 원 당선자가 간신히 승리한, 그런 절박한 상황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원 당선자는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음에도 손을 내밀었다. 내가 만약 원 당선자의 진정성을 의심했으면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오른쪽)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제주지사 후보였던 신구범 전 지사를 자신의 인수위원장으로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새정치를 하기 위해 원 당선자의 제안을 수락하는 건가. “새정치라는 건 기존의 틀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우리한테 익숙한 모습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원 당선자의 제안은 우리한테 익숙했던 모습을 넘어선 것이다. 그래서 진통이 있는 것이다. 새정치란 바로 이런 것이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볼때는 원 후보가 적절한 제안을 했다.”
― 원 당선자로부터 인수위원장직 제안을 받은 건 선거에서 진 바로 그 다음날이었나. “그렇다. 하지만 원 당선자가 선거 직후 고민한 게 아닌 것 같았다. 아마 선거 전 상당기간부터 했던 고민 같더라. 그래서 원 당선자에게 더 고맙더라.“ “선거 때도 페어플레이로 대결… 당락을 떠나 정말 재미있는 선거였다”
― 그동안 선거에서 패배한 쪽은 상대당 후보의 실정(失政)을 바라는 분위기가 많았는데. “그런 생각은 옳지 않다. 깨끗하게 선거 치르고 결과에 승부하는 게 원칙 아니냐. 하지만 그동안 선거 과정이 깨끗하지 않아서 진 후보도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나도 그동안 도지사 선거 많이 치뤘지만, 깨끗한 승부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원희룡 당선자를 상대 후보로 만나 정말 만족스런 대결을 펼칠 수 있었다. 험악하고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선거가 아니라, 정말 정책과 토론 중심의 페어플레이 선거를 한 것이다. 나한테는 당락(當落)을 떠나 정말 재미있는 선거였다. 어떻게 보면 이런 점 때문에 인수위원장 제의를 수락한 점도 있다.”
― 인수위원장으로 어떤 일을 주로 하게 되나. “원 당선자와도 얘기를 했는데, 원 당선자 공약이나 내가 했던 공약 중에서 정말 제주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면 내꺼 네꺼 할 거 없이 추진키로 했다. 원 당선자는 이를 ‘정책 탕평’이라고 부른다. 인수위에서 일단 이런 것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 보통 당선되면 자기 정책만 추진하는데, 원 당선자는 상대 후보와도 정책 융합을 하고 싶어 하더라. 또 원 당선자가 비록 이번 선거에 당선되긴 했지만, 제주를 오랫동안 떠나 있었던 사람이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조언과 자문을 해주면서 채워주고 협력할 것이다.”
― 인수위 체제가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 이어진다고 봐도 되나. “어떻게든 도민들이 원하는 쪽으로 협력을 하게 될 것이다.” |
첫댓글 이번계기로 공무원줄서기가 사라지고 자기과시용 정책이 사라지기를...
게메...
잘덜 해시믄 조케꾸나!
가슴이 서늘한 사람들 많을것 담다!
똥끝도 좀 꺼멍허게 타지 않을까?
신의 한수로다!!!
홍반장은...
다 웃기는 짓이라고 한마디 해서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