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알프스 산 등정기 (3,190m; 일본 제2고봉) -
어느 누가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고 했던가!!??...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산으로 들어오면 무념무상해서 좋다. 산에 있을 때, 나 자신를 알아가고 나를 반성하며, 남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긴 침묵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오늘도 내 영혼의 고독을 채우기 위해 봇짐하나 질머지고 산에 오른다.
등뒤로 흐르는 땀, 헐덕이는 숨소리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물 한모금에 거친 숨을 고른다.
내가 절망할 때 용기를 주시고 힘들어 휘청일 때 손을 잡아주시던
그 산이 좋아서 거친 숨 몰아 쉬며 산오름을 한다.
산은 언제나 나에게 세속의 번뇌와 욕심을 버리고,
겸허함과 겸손의 미덕을 배우며,
무소유(無所有)의 평안함을 배우라고 말하지만.
어찌하여 계곡의 맑은 물에 마음하나 씻지 못하는지?!....
밤이슬을 이불삼아 산숲 어느 곳에서 풍천노숙하며 산의 넉넉함을 배우고싶다.
「소주 한잔에 지친 몸을 달래며
밤하늘의 별 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그리움을 실어보리라!.... 」
프로로그;
내가 가는 산악회는 매월 10만원을 회비로 걷운는다. 매주 일요일(05;30분)은 새벽등산을 가고, 모두 모아서 1년에 한번씩 해외 산에 등정을 간다.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토론을 거듭하여 올해는 일본의 제2고봉, 北알프스 산(3,190m)」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일본 알프스산맥은 도야마현에서 나고야에 남북으로 걸쳐있는 산맥으로 크게
北알프스(길이;150km), 중앙알프스, 南알프스(길이;150km)로 나누어진다.
해발3,000m고봉 26개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일본의 지붕’으로 경관이 유럽의 알프스와 비슷하다하여 1888년 영국 선교사 웨스틴 경(산악인)이 ‘일본 알프스’라 이름붙였다고한다.
일시; 2001.07.07.(토)- 2001.07.10.(화), 4일간
산행기;
평소에 체력단련도 부지런히하고, 틈틈이 자료도 수집하고 마지막에는 아내에게 아부도 열심히하여,
"만약에 갑자기 못가면 회비는 전액 몰수한다"는 엄격히 지켜온 회칙에 따라,
5년전에는 회비를 다내고도 못간 적도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안가면 언제 또다시 갈 수있을까?...
이번 산행에는 가이드로 T&C 오지여행사 채이사님이 직접 동행해 주셔서 마음든든하고,
나는 비상약과 카메라맨 담당이다.
지난 2001.07.07.(토)일 오전10시
삶의 무게가 준비할 시간을 녹록하게 허락하지를 않아서 애를 태워도 만사를 제쳐놓고 새벽산악회 회원 10명과같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래로는 온통 망망대해 솜털 구름바다만이 지나갈 뿐, 기내식과 와인 한잔에 피곤함은 어느덧 간데없고 모두들 기대와 설레임으로 들~떠있다!.....
일본의 중,북부도시 도야마(富山)공항에 내려서 대절버스로 산아래 마을까지 3시간을 지나가면서 보이는 것은 건물마다 주차장들이 넓직하고, 산에는 숲들이 울창하여 조림의 흔적이 역역하다. 도중에 산중턱 노천온천에 들러 목욕을 했는데 동네목욕탕같지만 노천탕도있고 깔끔하다.
가미고지(上高地, 해발1,500m; 山바로 아랫마을)에 도착하여보니 구름위로 검은 北알프스산 봉우리들이 솟아있고, 중턱부터 한여름인데도 아직도 눈들이 보인다. 우리나라로는 설악산밑 설악동 쯤될까나!
산장(1실/2인)에 여장을 풀고 닭도리탕을 끓여서 저녁을 먹고, 내일의 산행을 위해 일찍(21;30분) 잠자리에 들었다.
7.8(일); 2일째
새벽4시반에 일어나 어제 남은 음식으로 대충먹고 배낭에 점심도시락과 비상식을 준비하여 5시반에 출발하였다.
아주사江을 따라 2시간 걸어가면서 보니 물속이 거울처럼 투명하다,
통나무 산장을 3개나 거쳐서 산뒤쪽으로 계곡을 따라올라 4시간을 더 오르니 벌써 지치기 시작한다.
일본의 등산객들이 띄엄띄엄 보이기 시작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곤니찌와"(안녕하세요)라고 외치니
어떤 이는 한국말로 "안~녕 하-세요"라고 대답하여 반갑다.
쉬는 동안 계곡 물에 손을 담그니까 금새 손이 얼어붙는 것같다. 50분걷고 10분쉬기를 반복하여 계속해서 올라, 중턱에 가라사와 산장(2,309m)에 도착하여 싸가지고 간 음식으로 점심을 때웠다.
주위는 화산이 분출하여 산세가 험하고, 온통 돌과 검은 바위들 뿐이라 이색적이다,
이 여름에 하얀 눈이 녹지않고 어우러져서 경치가 참! 아름답다!...
이제는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계곡의 물소리는 들리지 않고, 우리를 반기는 것은 오로지 작렬하는 태양과 하염없이 쏟아지는 땀방울 뿐인데....
『사랑하는 대상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 대상이 무엇이냐를 떠나서 행복하다.
궂이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시던 유치환 님의 싯귀가 아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나는 행복하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과 雪原을 지날 때는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몇백m아래로 굴러 떨어질 것같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헉~ 헉~" "어 휴!~ 숨~차",
그래도 올라가야지, 50。절벽같아 땅과 하늘이 옆으로 보여 어지럽네!...
"산은 절대로 가볍게 보아서는 않된다"고 새삼 느껴진다...
다른 회원들도 지친 모습이 역역하다. 계속 오르기를 3시간, 눈길을 지나서,
오후3시, 드디어 오늘의 숙박지 호다까 산장(해발 3,050m)에 이르렀다. (산행;9시간30분)
1997년에 간 백두산 정상(2,744m)보다 더 높은 데왔다. 온몸이 뻑쩍지근한데 옆으로는 웅장한 북알프스의 영봉들이 코앞에서 얼른거리고!,...
한여름인데도 쌓인 눈이 7-8m는 되어 보이는데, 안개구름이 발아래로 산장을 휘감아돌아 지나간다!... 마치 신선들이 노니는 무릉도원처럼!!...
산장은 통나무로 지어서 도서실같은 서재도 있고, 비디오음악도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벽난로와 따뜻한 차맛이 더욱 좋다. 사람들이 북적대지않아서 더욱 좋다!
"이런 산장에서 사랑하는 사람과같이 찻잔을 부딪치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지나온 내 인생의 흔적을 반추해본다.
내 사랑의 넓이는 저 산자락 밭떼기만 하려나?
내 아량의 넓이는 저 외딴집 앞뜨락만 하려나?
내 욕심의 크기는 저 바다보다 더한건 아닐까?...
일본식초밥을 저녁으로 먹고, 군대식 2층막사같은 침대로 들어가서 모두들 지쳐서인지,
내일 정상 정복을 위해 일찍(21;30분) 잠자리에 들어서, 「코골이 오케스트라」를 자장가삼아서 산장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갔다... "드 르 렁~ , 그 르 렁~, §♬♩♪ "
7.9.(월); 3일째
새벽3시40분에 일어나 04;20분에 출발하니 해뜨기전이라 사방이 껌껌하다.
산장을 출발하여 절벽같은 바위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여 30분오르니까
암흑의 밤이 걷히고 하늘이 열리고 있을 때 동쪽에서 구름위로 붉은 태양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3000m산속에서 일출을 보다니!! "정말로 壯觀, 그 자체다!!...,." 모두들 탄성이다!... 와!!..
열심히 사진도 찍고...
다시 봉우리를 두개 더 넘어 오르니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정상이 바로 눈앞에 나타난다.
여기가 바로 정상 (오꾸호 다까다께;奧穗高岳; ★3,190m)이다!... 일본의 제2고봉
"야~ 호~~ 호~~ "
어떤 회원은 정기를 받는다고 팬티까지 다내려서 바람을 받는다
옆으로는 3,000m고봉들이 발아래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다!..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내 작은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하산 길은
마에호 다까다께(前穗高岳, 3,090m)를 거쳐서, 다케사와 산장에 도착하여 아침도시락을 먹었다.
여기서 잠시, 일본의 탐험가 우에무라 나오미(1941-1984)가 쓴 자서전 『내 청춘 山에 걸고』가 생각난다.
일본 메이지대학 산악부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 나오미는
알프스와 히말라야,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를 올랐고, 1968년에 남미 아마존의 원류로부터 하구까지 6,000km를 뗏목으로 탐사했다.
1970년 5월엔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고 8월엔 맥킨리를 단독으로 등정하여 인류 최초로 5대륙 최고봉을 29세때 모두 올라 세계 등반사에 이름을 세기는 거의 유일한 아시아인이 된다. 그리고 1974년12월부터 1976년 5월까지 그린란드 최북단에서 극지생활을 한 그는 개가 이끄는 썰매로 북극권 12,000km를 홀로 주파하였다. 1984년 2월 12일 그는 북미의 맥킨리 동계단독 등정길에 나서게 된다. 여기서 그는 혹독한 알래스카의 겨울날씨를 이겨내고서 단독등정에 성공하지만 하산 도중에 실종되어 시신조차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1984년, 당시43세).
그는 자신의 광적인 모험심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사람은 제각기 자신이 생각하는 마음의 기쁨을 찾아 일생 꿈을 좇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가 쓴 주옥같은 산악도서 『내 청춘 산에 걸고』(1994년판)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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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다시 내려오기를 5시간만에 원점인 가미고지(上高地; 해발1,500m)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대절버스로 이동해서 일정에 없던 『구로베(黑部)~다떼야마 (立山; 해발3,015m) 알펜루트』관광을 했다
1963년 지상1,500m산위에 구축한 높이186m 구로베 댐을 보고,
터널속으로 산악철도, 트롤리버스, 궤도전기버스, 로프웨이(케이블카).., 등 6가지교통수단을 타고
2,450m까지 올라갔다가 3개의 봉우리를 걸쳐서 내려오는데 협곡, 호수, 정상부근에는 아직도 설벽이 보이고,
터널이 태평양전쟁때 戰時작전용으로 만들었다는데 사방으로 뻗어있어 규모가 대단해 보인다!!...,
(1971년개통된 길이가 90km로 매년 4.20부너 11.30까지 운행한다고 함)
다시 버스를 타고 2,500m중턱에 있는 산 여기저기에 화산연기가 아직도 피어오르고 ‘지옥계곡’에 내려가 화산연기 구멍속에에 손을 대보니 뜨겁다. 근처의 『유황온천(;계란썩은 냄세가 진동을 함)』에서 목욕을 하고,
시내로 들어와 저녁에는 한국식 소고기부페로 회포를 풀고, 여기는 백화점이 8시면 폐문한다고하여
시내 구경좀 하다가 Exel호텔에서 편안한 잠을 잔 뒤에
7.10(화); 4일째
출렁이는 현해탄의 파도소리를 뒤로한 채, 무사히 살아 돌아와서 힘들었지만 모처럼 좋은 산행이 되었다...
에필로그;
이번 산행을 위해 헌신적으로 준비하신 김 총무님, 홍 회장님께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리고, 갈 수있도록 배려해준 아내에게 마음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 E N D -
첫댓글 우와!!!!!
선배님 구경잘 하고 갑니다 근데요 우리 오라버니는 홈피에 안들어오나요 권 순철오라버니요 야단좀 치세요
멋진 산행을 했습니다. 산행하랴, 사진 찍으랴, 글쓰랴 정말 대단하네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중식이 조카 대단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