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이고 이례적인 여름은 올해뿐만이 아니다. 사하라의 온도가 51도를 넘은 2018년 여름도 114년 만에 닥친 최악의 여름이라고 했고 지난 5년간의 여름도 기록적인 날씨의 연속이었다. 수련의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에 개체들도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수련이 올해도 무사히 다른 개체의 꽃가루를 묻히고 자신을 찾아오는 곤충을 품었을까, 이대로 간다면 더 혹독해질 여름에 수많은 존재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내년 여름과 그 이후의 여름은 얼마나 지독하게 무더울지 상상만 해도 무섭다. 이것이 기후변화의 현재 얼굴이다.
10층에서 지구가 떨어지고 있는데 받지 않을 수가 있는가! 세계적인 수중탐험가 실비아 얼의 이 말은 가장 적절히 현재의 지구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는 현재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몇 년 전부터 심각한 증상들을 드러내고 있는데 우린 너무나 태연하게 에어컨을 켜고 자가용을 몬다.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면 옛날의 아름다운 여름은 회복불가능하다.
그레타 툰베리의 시위를 기억한다. 툰베리의 시위가 수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사회운동을 이끌어 냈듯이 기후운동은 전 세계 여러 사회로 확산될 때 형성되며 올바른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 추락하는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여기에 모인 이 글들은 지구온난화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추락하고 있는 지구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지 않은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지구를 점령한 우리를 호명하고 있다. 그래서 기록해야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자극하고 연대적 의식을 이끌어내는 길이 될 것이라 믿으며 이 글들을 기록했다. 대중적 기후운동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 지지를 얻는 가치가 기후의식과 연결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닮은 것 같지만 다른 개체인 연꽃과 수련이 물에서 함께 너울대며 살아가듯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공생을 위한 인류의 행동과 실천이 지구와 동행하는 길이다.
―서문, 「우리의 여름을 기억합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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