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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논술고사 분석 -고려대 정시 인문 논술 | ||||||||||||||||||||
인문·사회과학 아우르는 문제 대비해야 # 출제 경향 분석 고려대를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최근에 발표한 고려대학교의 2009학년도 입시 요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9학년도 입시 요강을 정리해 보면 전형 유형의 다양화, 수시 모집인원의 증가, 정시 전형에서 수능 우선선발 전형 유지 및 자연계 논술 폐지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수시 모집 인원이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함으로써 정시보다 수시 모집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수시2의 일반전형에서는 1단계 성적으로 통과된 수험생을 기준으로 논술 성적만으로 일정 인원을 우선 선발한다고 밝혔다. 정시 모집의 경우에도 자연계 논술은 폐지하겠다고 했지만 인문계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논술 고사를 실시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고려대 입시에서 차지하는 논술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08학년도 고려대 정시 논술의 문제 유형과 형태는 그 전에 실시했던 모의 논술 시험이나 수시2 논술과 거의 동일했다. 또한 교과서에서 제시문은 출제되지 않았지만 제시문과 논제가 그다지 까다롭지는 않아 학교 교육을 통해서도 충분히 논술 시험에 대비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시문은 시와 통계 자료를 포함해서 모두 4개이고, 논제 역시 제시문을 요약하는 요약형 문제, 특정 제시문의 논지를 파악한 후에 그것과 대비하여 시를 해석하는 자료 해석형 문제, 주어진 통계 자료의 특징을 설명하고 제시문들을 활용해 사회 문제에 대한 수험생의 창의적인 생각을 논리적으로 진술할 것을 요구하는 종합 해결형 문제가 출제됐다. 이는 ①텍스트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 ②주어진 자료들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과 추론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능력 ③여러 정보와 지식을 종합해 새로운 차원으로 체계화하는 창의적 능력 등을 평가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고 한 고려대 측의 출제 기본 원칙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글자 수도 요약형은 400자이고, 나머지는 700자를 요구했는데, 이것도 기존의 형식과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출제 경향은 2009학년도에도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교과적 논술의 성격에 맞도록 인문학적 접근과 사회과학적 측면이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주제와 제시문들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험생들이 우려했던 영어 지문도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고려대를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2008학년도에 실시했던 논술 기출 문제와 금년에 실시할 논술모의고사 문제, 고대 입시 설명회, 논술특강 등 고려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입시 정보를 활용한다면 수시 및 정시에 대비한 논술도 어려움 없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 권투왕 마빈 해글러 최승호 그는 심판관을 믿지 않는다 그는 심판관을 믿지 않는다 그는 벌거벗은 채 서로 좋게 승리로 이끈다면 얼마나 좋으랴 마빈해글러는 세계챔피언이다 #논술 문제 분석 논제분석 2008학년도 고대 정시 논술에서는 '신뢰의 유형과 역할'이라는 주제가 출제됐는데, 논제의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평가였지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훨씬 높았다. [논제Ⅰ]은 제시문 (1)을 400자 내외로 요약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제시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시문의 논지를 자신의 표현으로 요약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있다. [논제Ⅱ]는 제시문 (2)의 논지를 밝히고, 이와 대비해 제시문 (3)을 해설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이다. 논제에서는 두 가지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제시문 (2)의 논지를 밝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와 대비해 제시문 (3)의 시를 해설해야 한다. 문학 작품은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제시문 (2)를 통해서 그 해석의 방향과 틀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제시문 (2)의 논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논점을 벗어난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논제Ⅲ]은 제시문 (4)의 <표 2>에서 '유형 Ⅰ'과 '유형 Ⅳ'의 특징을 각각 설명하고, 두 유형 간의 차이에 내포된 의미를 해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제시문들을 참조하여 한국 사회의 불신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볼 때, [논제Ⅲ]은 도표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과 수험생의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제시문분석 제시문 (1)은 신뢰의 세 가지 유형과 이에 상응하는 사회의 특성을 밝히고 있다. 필자는 신뢰를 '두터운 신뢰', '얇은 신뢰', '추상적 신뢰'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두터운 신뢰는 주로 배타적인 소규모 대면 사회에서 나타나는데, 동일한 부족이나 계급, 혹은 동일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된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얇은 신뢰는 현대와 같은 다원주의 사회에서 발견되며, 사회 통합 및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얇은 신뢰는 느슨한 연대 관계와 자발적 결사의 연결망을 갖고 있지만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상호 경쟁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보았다. 추상적 신뢰는 교육 제도나 대중 매체를 통해서 형성되며, 현대 사회가 복잡하고 불확실해질수록 사회 통합과 유지를 위해 추상적 신뢰가 꼭 필요하기에 점점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제시문 (2)에서는 신뢰가 사회 유지를 위해 필요한 덕목이지만 신뢰에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불신을 선택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불신 사회에서는 사회적 연결망이 부재하고 사회 구성원 간에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과 제로섬 같은 갈등에 몰입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거래 비용도 증대시키고 공익을 추구할 기회가 줄어드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불신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개입이나 공동체 여러 구성원들의 동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시문 (3)에서는 '권투왕 마빈 해글러'라는 현대시를 제시했는데, 이 시는 불신으로 가득한 세계 속에서 오로지 자신만을 신뢰하며 사는 권투왕 마빈 해글러의 비극적 운명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마빈 해글러가 불신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사각의 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를 때려눕히는 것뿐이며, 따라서 그는 자신의 주먹만을 믿을 뿐 자신 이외에 아무 것도 믿지 않는다. 이 점에서 그는 무신론자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승리를 통해 세계의 불신을 증명하고자 하기에 순교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투쟁은 불란서 혁명처럼 숭고하지만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노래했다. 그는 사각의 링 위에서 불신과 맞서 투우처럼 피범벅이 되어 싸워보지만 결국 최후의 비극적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신을 깨뜨리려는 그의 노력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인은 마빈 해글러를 통해 불신의 세계에 대한 극복은 한 개인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제시문 (4)에는 사회적 신뢰와 관련되는 두 개의 <표>를 제시했다. <표 1>은 두 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사회적 신뢰를 Ⅰ(특수화된 신뢰), Ⅱ(연고중심 신뢰), Ⅲ(능력중심 신뢰), Ⅳ(일반화된 신뢰) 등의 4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표 2>는 한국인의 사회적 신뢰와 소득과의 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능력 중심의 신뢰에 대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연고 중심의 신뢰가 가장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신뢰 유형과 소득 간의 관계를 따져보면 소득이 낮을수록 '특수화된 신뢰'에 대한 비율이 높고, 소득이 높을수록 '일반화된 신뢰'의 비율이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능력중심 신뢰'의 비율은 소득에 상관없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답안작성 길잡이 [논제Ⅰ]에서는 신뢰의 세 가지 유형을 반드시 언급해야 하고, 이에 상응하는 사회의 특성을 요약해서 제시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단순히 글의 길이만 줄이거나 제시문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는 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요약을 할 때는 반드시 제시문 (1)의 주요 개념들(두터운 신뢰, 얇은 신뢰, 추상적 신뢰, 배타적인 소규모 사회, 현대의 대규모 사회, 연대 관계, 자발적 결사의 연결망, 이해관계, 상호 경쟁, 불확실성, 교육과 대중 매체, 사회 통합, 추상적 개념 등)이 포함돼야 한다. 가령 두터운 신뢰는 주로 배타적인 소규모 사회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공동체 내에서만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다. 이에 반해 현대의 대규모 사회에서 발견되는 얇은 신뢰는 사회적 연결망을 갖고 있지만 연대 관계가 약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상호 경쟁을 유발한다는 점을 반드시 언급해야 한다. 두터운 신뢰와 얇은 신뢰가 사회 구성원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형성되지만 추상적 신뢰는 교육과 대중 매체를 통해서 형성된다는 점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논제 Ⅱ]에서는 제시문 (2)의 논지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제시문 (2)의 논지와 대비해 제시문 (3)의 시를 해설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서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논제에서 사용한 '대비하여'라는 표현이다. 즉 제시문 (2)와 (3)의 차이점이 명료하게 드러나도록 논지를 전개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논제의 요구 사항이 두 가지이므로 단락 역시 두 개 정도로 나누면 된다. 먼저 첫째 단락에서는 제시문 (2)의 논지를 요약하면 된다. 앞의 제시문 분석 내용을 참조해 신뢰가 형성되는 배경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덕목이 바로 신뢰임을 언급한 후에, 불신이 생겨나는 이유를 밝혀 주고 불신 사회의 특징을 간략히 언급하는 식이다. 둘째 단락에서는 제시문 (2)의 논지와 대비해 제시문 (3)의 시를 분석해야 한다. 우선 제시문 (3)의 시가 무엇을 형상화한 것인지를 제시문 (2)와 관련 지어 언급하면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다음에 제시문 (2)와 (3)을 비교해 보면서 불신에 대한 대응 방식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분명히 밝혀 주면 논지 전개가 자연스럽다. 가령 제시문 (2)와 (3)에서는 공통적으로 불신 사회를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응 방시에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2)에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노력을 통해 불신 사회를 극복할 것을 제시했지만 (3)에서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과 그 한계를 노래하고 있다. 또한 (2)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공동 행동을 통해 팽배한 불신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언급했지만 (3)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불신 사회를 극복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해야 불신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논제 Ⅲ]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제시문 (4)의 <표 2>에서 사회적 신뢰 유형 Ⅰ과 유형 Ⅳ의 특징을 각각 설명하고, 두 유형 간의 차이에 내포된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다음으로 앞의 제시문들을 참조해 한국 사회의 불신 문제에 대한 수험생의 대응 방안을 논술해야 한다. 이 논제에서 유의할 점은 자칫 <표 1, 2>의 내용을 피상적으로만 해석해서는 사회적 신뢰 유형 Ⅰ과 Ⅳ의 특징이나 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시문과 <표>를 상호 비교하면서 분석해야 함의된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논제의 요구에 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질문 내용과 <표 1>을 참조해 <표 2>에 있는 사회적 신뢰 유형 Ⅰ과 Ⅳ의 특징을 밝히고, 두 유형 간의 차이에 내포된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사회적 신뢰 유형 Ⅰ(특수화된 신뢰)은 질문1, 2를 고려하면 두터운 신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고, 사회적 신뢰 유형 Ⅳ(일반화된 신뢰)는 얇은 신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소득 수준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사회적 신뢰 유형Ⅰ은 소득이 낮은 계층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고, 사회적 신뢰 유형 Ⅳ는 소득이 비교적 높은 계층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유형 간의 차이에 내포된 의미를 살펴보면 사회적 신뢰 유형Ⅰ은 다른 집단에 대해 매우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는 소규모 대면 사회와 관련이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는 농촌과 같은 공동체가 여기에 속한다고 했다. 이러한 사회는 당연히 불신이 만연할 수밖에 없어 사회적 거래 비용이 증대하고 공동의 이익을 실현할 기회는 줄어들어 소득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사회적 신뢰 유형 Ⅳ는 얇은 신뢰를 추구하며 약한 연대를 이루는 동시에 이해 집단 간에 다원적인 경쟁을 지향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두 번째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앞의 제시문들을 참조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가령 (1)에서 언급한 것처럼 소규모의 대면 사회에서는 학연, 혈연, 지연과 같은 연고주의가 지배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러한 연고주의는 다른 집단에 대해서 배타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어 계층 간의 불신을 조장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불신은 '두터운 신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해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추상적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과 대중 매체를 통해 계도해야 한다. 아울러 개인적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불신을 극복할 수 없으며,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동시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함을 역설하면서 논지를 마무리하면 된다.
- 김덕곤/ 성일여고 교사 | ||||||||||||||||||||
출처 : 부산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