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1:1-11
찬송가 487장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어제까지 역대기서를 살펴보았습니다. 역대기서는 언약의 정통성을 지니고 있던 남유다가 바벨론에 멸망 당하며 백성이 포로로 잡혀감으로 이스라엘의 종말을 고했습니다. 오늘부터 살펴볼 에스라서는 포로 귀환 시대 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세 권의 역사서 가운데 첫 번째 책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포로 생활을 하던 이방 왕들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움직이시며 그들을 도구로 사용하셨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로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백성들이 예배를 회복하기 위해 직면해야 했던 여러 가지 도전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자 에스라는 학사 겸 제사장입니다. 그는 제2차 포로 귀환과 신앙 개혁을 주도하는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에스라서의 1차 독자는 귀환 후 신정 국가를 재건해야 할 포로기 후대 자손들입니다.
에스라서의 역사적인 배경을 먼저 살펴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죄로 인해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러 해 동안 앗시리아, 바벨론 그리고 바사(페르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 당시 정치적인 주된 세력은 고레스 왕이 이끄는 바사 제국이었는데 바사는 오늘날 이란입니다.
에스라서는 바사 왕 고레스의 통치 원년에 시작됩니다. 고레스는 통치 원년에 매우 놀라운 선언을 했습니다. 그는 하늘의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유다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하라는 명령을 내리셨다고 선언합니다(2절). 어째서 하나님께서 이방의 왕을 향해 말씀하시고 그런 일을 맡기신 것인지, 이방인 왕이 어찌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위해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하는 문제에 관심을 보였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에스라는 백성들에게 여러 해 전 선지자 예레미야가 했던 예언을 상기시켰습니다. 1절입니다.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시려고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그가 온 나라에 공포도 하고 조서도 내려 이르되
예레미야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의 땅에서 추방당할 것에 관해 말했습니다. 그리고 포로 생활로부터 70년이 지나면 풀려날 것이며 포로 귀환 후에는 성전과 예루살렘 성을 재건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렘 29:10-11, 33:7-9). 에스라는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을 상기시키며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며 이스라엘 백성이 귀환할 수 있게 하셨던 주체가 하나님이시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의 구원은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백성의 죄는 엄히 징계하시지만 택한 백성을 결코 버리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와 사랑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깨닫게 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기에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의 방법과 다릅니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만이 선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만이 하나님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을 이루시기 위해 고레스와 같은 이방인도 사용하실 수 있으심을 알게 하셨습니다. 고레스는 자신이 하나님의 특별한 과업을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고레스는 당시 매우 강력한 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이룬 일을 자신의 공적이라 여기지 않았습니다. 2절입니다. 바사 왕 고레스는 말하노니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세상 모든 나라를 내게 주셨고 나에게 명령하사 유다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하라 하셨나니
고레스는 자신이 다스리는 바사가 바벨론을 무너뜨리고 중근동에 새로운 제국을 건설한 과업의 영광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자신의 군대가 많은 나라를 정복했을지라도 고레스는 하나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자기가 성공할 수 없었으리라고 여겼습니다. 그런 고레스를 사용하셔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풀어 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경제적으로도 지원케 하셨습니다.
이방 왕 고레스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참 신이라 고백하고 있습니다. 3절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참 신이시라 너희 중에 그의 백성 된 자는 다 유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라 그는 예루살렘에 계신 하나님이시라
고레스가 당시 여호와 유일신 신앙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바벨론의 멸망과 고레스 자신의 등장을 예언하신 여호와에 대해 깊은 인상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금 조서를 내리는 대상이 여호와 유일신 신앙을 가진 유대민족이기에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여호와를 극도로 높여 묘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전 건축을 명령한 고레스는 원주민들에게 예루살렘으로 귀환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물질적 보상을 하도록 지시했습니다.
4절입니다. 그 남아 있는 백성이 어느 곳에 머물러 살든지 그곳 사람들이 마땅히 은과 금과 그 밖의 물건과 짐승으로 도와 주고 그 외에도 예루살렘에 세울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예물을 기쁘게 드릴지니라 하였더라
고대 근동 지역의 관습 중에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상대가 떠날 때 물질적인 보상을 해 주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러한 보상의 관습이 그대로 이스라엘에게 적용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의해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켜 주셨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바사 제국 전역에서 예루살렘 성전을 세우는 작업에 필요한 물자들이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5절~6절입니다. 이에 유다와 베냐민 족장들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그 마음이 하나님께 감동을 받고 올라가서 예루살렘에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자가 다 일어나니 그 사면 사람들이 은 그릇과 금과 물품들과 짐승과 보물로 돕고 그 외에도 예물을 기쁘게 드렸더라
유다와 베냐민 지파 족장들과 제사장들, 레위 사람들이 먼저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감동받은 이들이 금과 은으로 된 물건들을 기부했고 이웃들은 가재도구와 짐승까지 기쁘게 내 주었습니다. 고레스도 70여 년 전에 느부갓네살 왕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한 그릇들을 되돌려 주었습니다. 고레스는 칙령 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앞장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하였는데 과거 느브갓네살이 예루살렘에서 가져와 자기 신전에 두었던 성전의 기명들을 반환해 주었습니다. 7절입니다. 고레스 왕이 또 여호와의 성전 그릇을 꺼내니 옛적에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서 옮겨다가 자기 신들의 신당에 두었던 것이라
과거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침략했을 때 유다 백성을 포로로 끌고 가면서 성전의 기물도 약탈해 갔습니다. 고대 근동에서 전쟁은 나라와 나라 간의 싸움뿐 아니라 전쟁하는 두 나라 신들의 전쟁으로 간주하였습니다. 그래서 느브갓네살은 바벨론의 신이 유다의 신을 이겼다는 증표로 예루살렘 성전에 있었던 기물을 약탈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섬기는 신들의 신당으로 옮겨와 보관하였던 것을 고레스가 모두 반환해 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레스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내리셨던 70년의 징계 기간이 끝나자 성전에서 탈취되었던 모든 기구들도 가지고 나오게 하셨습니다.
바사 왕궁의 창고지기 미드르닷의 주도하에 유대인들에게 돌려줄 그릇이 계수되었는데 금과 은으로 된 것 모두 합해서 오천사백 개에 이르렀습니다. 11절입니다. 금, 은 그릇이 모두 오천사백 개라 사로잡힌 자를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갈 때에 세스바살이 그 그릇들을 다 가지고 갔더라
유다 총독 세스바살이 고레스로부터 돌려받아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간 총 오천사백 개의 그릇들은 마치 때를 기다리며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해 보관되어 왔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백성을 포로 생활하던 이방 땅에서 다시 부르시고 파괴된 성전을 재건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이루시도록 사람들을 감동시키시며 마음을 열게 하시고 성전 건축을 위한 모든 것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오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를 향해서도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사명을 주실 때에는 무엇보다도 우리 앞서 준비하시고 일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앞서 준비하시고 우리 앞서 행하고 계심을 믿을 때만 온전한 순종의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 순종하며 내딛는 우리의 발걸음을 가로막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봄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의 삶을 견고히 세워가시길 원합니다.
오늘 우리 각자의 삶의 자리를 곁눈질하지 않고 주님을 향해 창문을 열며 견고히 세워갈 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 됨의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자녀 됨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은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은총은 저절로 되어지는 것이 아님을 너무 잘 알기에 오늘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하는 아침되시길 소망합니다.
기도
이방 땅에 끌려가 포로 생활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때가 되매 본토로 돌아오게 하시고, 이방 왕을 통해 여호와의 성전이 건축되도록 역사하신 하나님. 오늘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순종의 길에도 주님께서 앞서 준비하시고 앞서 행하신 일들을 믿음의 눈으로 보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죄 가운데 거하지 않고 주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도록 오늘도 우리 앞서 행하시는 주님과 동행하는 복된 하루 되게 하옵소서. 혹 우리가 어딘가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 시간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옵시고, 주님 외에 그 어떤 것에도 우리의 마음이 사로잡히지 않도록 우리를 굳건히 지켜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우리 모두 하나님의 자녀 됨의 은혜를 충만히 누리며, 하나님의 자녀 됨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은총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바사 왕 고레스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들은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이 하나님 앞에서 어떠했을지 묵상해 보십시오.
2. 오늘 아침 내게 주신 말씀은 무엇인지, 그 말씀을 어떻게 적용할지 묵상해 보십시오.
3. 고레스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참 신이시라고 고백했습니다. 오늘 하나님을 향한 나의 고백은 무엇인지 묵상해 보십시오.
4. 내 삶의 필요한 것을 어떤 방법으로 채워주셨는지 묵상해 보십시오.
(작성: 이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