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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 |
교 육 내 용 |
대 상 지 |
교육생 참석현황 |
4/23~24 |
장비설명,매듭법,하강법,슬랩및크랙등반기술 | 인수봉 | 황성진,서지수 |
4/30~5/1 |
확보,확보물설치,빌레이 | 인수봉 | 황성진 |
5/7~8 |
주마등반 및 크랙 슬랩등반 기술 | 선인봉 | 황성진,서지수 |
5/14~15 |
암벽등반 | 선인봉 | 황성진,서지수 |
5/21~22 |
암벽등반(야바위 및 바위에서의 비박) | 인수봉 | 황성진,서지수 |
♣ 암벽교육 받으러 간다 - 05.4.22
어설프게 다친 발목이 오래간다.
일요일에 북한산 인수봉으로 암벽 교육을 받으러 가야 된다.
영진선배님이 몸담고 있는, 청악산우회에서 기초 교육을 실시한다고 해서 신청했다. 센 권유였다. 영진선배님이 교육을 담당할 회원에게 전화까지 해서 부탁을 하셨다고 한다. 부담--;; 부담--;;
예전에 혜정이(친구)와 인수봉 밑을 지나서 국기봉(인수봉->국기봉을 일컴음)까지 갈 때 보았던 곳인 것 같다. 그 때 인수봉은 물론이고 등산로 옆의 큰바위 작은바위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다닥 붙어서 낑낑대던 모습이 떠오른다... ‘저 사람들 뭐하나?’ 하면서 지나쳤던 것 같다.
♣ 북한산 인수봉 대슬랩 기초교육 - 05.4.24
청악산우회는 도봉산에서 주로 활동하는데 올해는 북한산에서도 활동한다고 한다. 청악은 빙벽으로 더 유명하다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 도봉산입구에서 김경희선배와 다른 회원2명을 더 만나서 인수봉 야영장으로 갔다.
대슬랩 중간쯤 비석있는 곳에서 1진은 인수봉으로 등반을 시작하고 강사세분과 교육생은 남아서 교육을 했다. 매듭부터 시작했다. 영진선배님이 몇번 알려 주시던게 생각나기도 했지만 오래 안했더니 헤맨다. 이름과 매듭법을 연결하기도 힘들고, 앉아서 그냥해 보는 매듭법과 나무 또는 내 몸에 감고 하는 매듭법은 느낌이 달랐다.
대슬랩에서 1피치 교육을 했다. 고도감으로 인해 겁이 났다. 그래도 지난주에 영진선배님과 함께 간 도봉산 냉골 릿지에 힘입어 올랐다. 뒷발이 펴지기는 했지만, 상체를 바위에 가까이 대는 愚를 반복하고 있다. 몸을 세워 바위에서 떼면 마찰력이 많이 걸린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맘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슬랩은 밀리더라도 그나마 편한데, 턱이 있거나 크랙이 있는 곳은 부담된다. 안해봐서 그런것도 있지만, 오른발이 아직은 부담스러워 힘주기가 쉽지가 않다. 내 앞에 달린 확보줄을 믿는 마음도 길러야 하고... 이 가느다란 줄은 쉬이 믿음이 안 간다. 한 피치 올라서 확보를 하고 상체를 뒤로 젖혀 허공에 대롱거리라고 하는데 휑~한 등 뒤가 심히 불안하다. ㅜㅜ
♣ 도봉산 선인봉 교육(주마/슬랩/표범) - 05.5.8
선인봉에서 교육을 했다. 영진선배님과 사당역에서 7시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도봉산까지 가니 지루한지 몰랐다. 선인봉 아래까지 올라가는데 한참 걸렸다. 영진선배님 혼자였으면 금세 갔을텐데, 나로 인해 많이 걸렸다. 구박 좀 받았다.
선인봉 아래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어서고 있다. 청악은 벌써 박쥐길을 오르고 있다. 동기라고 할 수도 없이 실력 차이가 나는 황성진씨도 박쥐길을 뜯고 있다. 이 사람이 신입이란건 거의 사기 수준이다. 신입치고는 너무 잘 한다. 영진선배님도 박쥐길을 올랐는데 중간에 다른팀과 로프가 꼬여서 내려오셨다. 다람쥐길의 슬랩을 하고 싶으셨는데 박쥐길을 뜯으며 오르는건 흥미가 없으신가 보다. 다른 이들의 하강을 지켜보면서 내차례를 기다리는데 힘들다. 춥다. 콜록콜록...
교육은 박쥐길 오른편의 슬랩(이름을 모름), 박쥐길 2피치 확보지점인 소나무까지 60m 정도 주마로 오르기, 표범길 탑로핑으로 이루어졌다. 박쥐길에 오른 선배들이 하강을 하고 오른편으로 이동해 슬랩을 연습했다. 김현중선배가 선등을 서서 올랐다. 아프다고 하면서도 잘 오른다. 뒤로 다른 선배와 영진선배가 오르고. 그 다음 다른 선배 한분이 힘겨워 하면서 오르고 황성진씨는 세상에나 긴 기럭지를 이용해서 휙~ 올랐다. 경희선배는 보는 사람이 재미있게 오른다.
난 크랙 부분을 지나 몇 번 밀렸다. 손으로 만져보면 설 것 같은데 밀리고 힘들어 보이는 곳이 의외로 괜찮았다. 박쥐길에서 하강하고 로프를 고정시켜 내려 둔 걸로 주마연습을 했다. 주마는 처음이었는데 60m를 오르는데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았다. (경희선배가 주마는 힘이 아니라 요령이라고 하더니 그래서 그런가...) 하강은 한 줄로 할 때는 로프가 술술 잘빠져서 제동 거는데 신경을 쓰이는데, 두 줄로 하니 로프가 끈끈하니 안빠져서 이러다 확~ 빠지는 것이 아닌가 더 조심스러웠다.
마지막으로 표범길을 했는데, 초반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오른발로 일어서라는데 손잡을 곳 없이 발만 믿고 체중을 이동하는 것이 엄두가 안난다. 몇 번 미끄러지고 확보를 보는 현중선배가 끌어올려줘서 올라갔다. 한 무게 했을 터인데, 몸이 아파서 힘들텐데 나의 빌레이로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근수를 줄여 봐야할텐데… 표범길은 초반과 크랙을 올라가는데 만만치 않았다. 올리버 목소리를 하던 옆팀 여자분이 표범길을 너무나 쉽게 올라서 만만하게 봤는데, 그 여자분이 다시 보였다.
내려와서 건너 뛴 점심 대신 라면과 고기로 식사를 하고 하산을 하니 컴컴한 저녁이다. 하산후 맥주 한잔씩 한다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난 영진선배와 먼저 귀가를 했다. 전철에서 본 김현중선배 상태가 무지 안좋다. 영진선배님는 어버이날을 땡땡이 친 죄로 무사한지 모르겠다.
집에 오니 10시 가까워졌다. 은정이는 아직 안왔다. 차가 막혀서 이제야 서울 도착 했단다.
에고, 피곤해... 할 때는 몰랐는데, 몇칠이 지난 지금까지 주마를 한 자세 따라 팔이 아프다.
♣ 북한산 선인봉 교육(박쥐길) - 05.5.14~15
선인봉에서 2번째 교육이다.
처음으로 야영을 했다. 산에서 잠을 자 봐서도 텐트나 비박은 처음이다. 침낭을 빌리고 없는 건 없는데로 때웠다. 텐트에서 여러 선배들의 원조 하에 잠을 잤다. 매트가 없으니 등이 시리다.
일어나니 아침 준비가 되고 있다. 맛나게 아침을 먹고 정리를 하면서 점심에 먹을 밥을 지었다.
난 정리할 것이 없어서 텐트를 정리할까 해서 이리저리 땡겨 보았는데 안되어서 괜시리 텐트만 한바퀴 돌고 말았다. 누군가가 '어~ 코펠에서 불난다' 이거이 불쑈도 아니고 코펠에서 불이 일렁이고 있다. 반찬이 안 닦여서 타는 건가 했는데... ㅋㅋㅋ 잘 해 볼것라고 밥 먹는 동안 쌀을 물에 불려놓았는데... 그 물이 연료였다. 빨간 두껑은 물이 아니라 연료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연료로 지은 밥을 먹어도 될까?ㅎㅎㅎ 아침을 먹고 3명은 야영만하고 하산하고 6명은 바위를 하러 올라갔다.
이원식, 장창효선배와 나는 박쥐길로, 양영희, 이성원, 황성진은 현암길로 나누어 진행했다. 빨리 시작한다고 했는데도 벌써 등반을 진행 중인 팀이 있었다. 이원식선배가 박쥐선등을 서고, 내가 중간에 오르면서 확보물 2개를 회수하고, 장창효선배가 후등을 오르며 확보물 2개를 걷었다. 박쥐는 초반에 시작하는 바위에 올라서기도 힘들었다. 몇 번 미끄러지고 낑낑대고... 보다 못한 장창효선배가 뒤에서 밀어주어서 겨우 올라갔다. 그리고는 크랙을 약간 올라서 원식선배가 확보를 해둔 후랜드를 회수하고 슬랩으로 나왔다. 크랙은 손에서 힘이 빠질까 조마조마하고 슬랩에서는 갑자기 잡을데가 없어진 허전함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몇 번 미끌미끌하다가 올라서서 1피치 확보줄을 걸었다. 뒤에 올 장창효선배의 빌레이를 본다. 후등빌레이를 보면서 자일을 사리는 것이 쉽지 않다. 창효선배가 초반에 땀으로 미끌해서 발이 까졌다. 내가 빌레이를 보는 사람이 다쳤다고 하니 더 허둥거려졌다.
오른편을 보니 현암1피치에 황성진씨가 있다. 손까지 흔들어주고... 여기까진 여유 있었다. 2피치 본격적인 박쥐길... 크랙을 뜯으며 턱에 올라앉아서 좀 쉬고, 일어서서 원식선배가 해둔 확보물를 회수했다. 헌데 슬링줄은 그냥 두고 왔다. 쉼 호흡을 크게 하고 드디어 언더크랙으로 나왔다. 처음 한두발은 떼어진다. 오~호 용기를 얻어 다음 발을 디디는데... 엉~~~ 손과 발이 허전하다 싶은데 어느새 대롱거리고 있다. 텐션을 소리쳐 부르고 이 난관을 어찌 해결할 것인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본다. 길이 없다. 세발만 올라가면 언더크랙이 잡히겠다. 어~라... 세발이 뭐야... 확보줄이 아니라면 그 자리에 서있기도 힘들겠다. 한 발자국만 일어서고 싶은데 밀리기만 하고 대롱거리고 있다. 왼편으로 가서 언더크랙을 다시 시작하려고 시도해 본다. 으~엑... 텐션이 잘 되어 있어서 좀 가다가 다시 끌려와 대롱거리게 된다. 몇 번 시도 하다가 확보줄을 풀어달라고 한다. 원식선배가 줄을 풀라는게 이상했는지 반응이 없다. 위로도 못가고 옆으로도 못가고. 오도가도 못하니 내려달랄까 싶어서 밑을 보니 답이 안나온다. ㅜㅜ 에~라... 기운빼지 말고 쉬자 싶어서 편하게 발을 바위에 대고 자세 잡아서 대롱거린다. 원식선배가 줄을 좀 풀어주어서 겨우 언더크랙 시작지점으로 돌아와서 쉬었다. 좀 쉬다가... 퍼지면 그나마 못 오를 것 같아서 다시 시도를 한다. 장창효선배의 코치를 받아 팔을 쭉쭉 뻗어서 언더크랙 두 번째 확보물까지 왔다. 떨어진 기억이 있어 떨린다. 두 번째 확보물인 퀵드로를 잡고 한숨 돌린다. 마지막 날개만 오르면 될 것 같다. 후다닥 잡고 올라야 한다는데...날개까지 가서 날개를 잡고 오른발을 올리지 않고, 팔로 끌어 올리려고 하다가 떨어졌다.ㅜㅜ 두번째는 발은 올렸는데 힘을 주지 않아서 대롱거리고, 세번째 올랐다. 에고... 팔에 힘이 빠져서 더 힘들었다. 날개에 올라서 한숨 돌리고 원식선배의 응원에 힘입어 2피치 확보지점까지 갔다. 크랙 밖으로 나오라고 하는데... 팔에 힘이 안들어가서 잘 잡아도 손가락이 빠지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크랙을 안으려하고 다시 크랙을 뜯으려고 하는 걸 반복하며 확보지점까지 왔다. 힘이 하나도 없다. 헥~헥~
후등 장창효선배의 빌레이는 원식선배가 봐야했다. 줄 당기는 것이 슬렁슬렁 잘 오는거 같다 싶더니, 금새 머리가 보인다. 2피까지만 하고 하강을 했다.
영희선배등이 있는 현암길쪽으로 이동했다.
이성원,황성진씨도 현암길과 슬랩을 오르며 힘들었나보다. 할 말이 많다. ㅎㅎㅎ
원식선배와 장창효선배는 연습한 슬랩은 보기에도 아리까리해 보인다. 장창효선배는 많이 밀리면서도 끝까지 올랐다. 난 슬랩 옆의 크랙과 볼록한 작은 계단처럼 생긴 비교적 쉬운 길을 올랐다. 박쥐의 기억이 있어 덜 어려웠지만 약하게 떨리는 몸이라니...
지난주에 했던 슬랩에 다시 로프를 내리고 탑로핑을 했다. 다른 사람이 슬랩을 오르는 걸 열심히 보고 있는데 길을 가던 등산객중에서 뒤에 가던 남편으로 보이는 이가 앞서 가던 부인에게 볼멘소리로 " 들어봐라, 어디서 밟았나?" 한다. 두 분이서 서로 발을 들어 확인하고 잠시 시끌하다. 어째 오른쪽에서 부시럭거리는거 같아 고개를 돌리니... 원식선배가 암벽화를 벋고 있다. 냄새의 근원지다. 부부가 지나가고 우린 한참 웃었다. 심하다. 원식선배는 그렇게 심한가 하면서 확인까지 한다. 우~웩~
지난주에 했던 슬랩에서 내가 거의 마지막에 했는데... 바위는 그 바위가 맞는데... 어째 낮설다. 크랙이 길게 간 곳까지는 그나마 수월하게 갔는데, 흑점까지 가는 것이 힘들다. 몇 번을 밀리고, 박쥐에서 대롱거리던 기억때문인지... 빌레이를 보는 영희선배에게 팽팽하게 잡아달라고 몇 번이나 말하게 된다.
영희선배 曰 박쥐에서 대롱거린 난 힘들었겠지만, 보는 사람은 새삼 옛 생각도 나고 즐거웠단다. ㅠㅠ 대롱거려서 갑갑하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크랙에선 팔을 쭉쭉 펴야 한다는 걸 몸소 배우고.-누구 말마따나 백 권의 연애소설보다 한번의 키스가 낮다고 ㅋㅋㅋ- 길이 어려운 것보다는 마음이 먼저 어렵다고 생각하는게 더 위험요소라는 것도 배우고,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올라야 한다는 것도 배우고.-박쥐 힘들다는거 미처 몰랐다. 넘들은 쉽게도 가드만... ㅜㅜ
날 밝을때 정리해서 라면 끓여 먹고 내려와 맥주 마시고 귀가를 했다. 고되기는 했나보다.
팔에 파스로 도배를 하고, 손도 퉁퉁 부어서 바람 넣어둔 거 같다. 그리고 많이 졸리다. @@@@@
♣ 북한산 인수봉 야바위 - 05.5.21~22
청악에서 마지막 교육코스로 인수봉 비둘기길 야바위를 했다.
[ 인수봉 비둘기길 야간등반 중 ] |
김경희, 임중근, 양영희, 장창효, 이성원, 황성진, 나... 인수봉 비둘기길(저녁8~12시), 하산길에 여정길 옆 단피치짜리 연습. 도선사입구 매표소에서 일행을 만나 인수봉까지 이동했다.
무거워진 배낭 덕에 안그래도 느린 걸음이 더 힘겹다. 대슬랩에서 더 올라가서야 비둘기길 밑에 도착했다. 한 2시간 걸린 거 같다. 도착하니 임중근선배를 선두로 벌써 등반을 시작했다. 숨 돌릴 새도 없이 장비를 착용했다. 내 앞에 양영희선배가 선두로 나가고 나와 김경희선배만이 남았다.
1피치까지 약간의 오버행이 2군데 있다. 오버행이 생소하기도 하지만 배낭 무게도 한 몫 거든다. 김경희선배가 뒤에서 올라설 수 있도록 도와줘서 약간의 오버행을 올랐다. 그리고는 클랙이 이어졌다. 클랙이 겁나는데다가 베낭이 자꾸 뒤를 잡아당긴다. 1피치 확보는 황성진씨가 본거 같다. 영진선배가 비둘기길은 고도감이 살았다고 한 말이 실감된다. ㅜㅜ 몇 번 밀리기는 했지만 확보를 한다. 이성원선배가 2피치까지의 인공등반을 하고 있다. 황성진씨가 뒤를 이어 오르고 양영희선배가 선등으로 나가면서 내가 오를 로프를 뒤에 달고 간다. 크랙을 뜯으며 가는 모습에서 멀지 않은 미래의 내가 겹처져 걱정스럽다.
2피까지 오르면서 추락했다. 인공등반을 하는 코스까지 가는 도중 크랙을 잘 잡고 가다가 손가락이 들어가는 곳이 없는 것이다(벙어리 클랙이다). 2걸음쯤 갔나... 에~고 저번 주 박쥐길의 악몽이 재현되었다. 인공등반 밑 지점, 것도 바로 오버행이 되는 지점에 대롱대롱... 배낭무게도 있고 하니 꺼꾸로 매달렸다. 긴장한 김경희선배의 조언에 따라 발로 벽을 차면서 몸을 세웠다. 경희선배가 내가 있는 곳까지 오는데 걸리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에 허리도 아프고 무지 길드만... 조금만 올라가면 매달리기에도 좀 편할꺼 같은데 오버행이라 자세는 안나오지, 배낭은 뒤에서 잡아당기지... 허리가 아파서 혼났다. 배낭 무게가 있으니 로프에 매달리기만 할 수가 없다. 발로 바위를 살짝 밀면서 있어야 그나마 견딜만 하다. 그것도 금새 허리를 압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에 영진선배님과 광유아저씨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배낭의 허리와 가슴 벨트를 채웠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음 꺼꾸로 메달렸을때 배낭이 떨어지면서 어깨에 충격을 줄 뻔 했다. 그리고 더 떨리게 했던 건 로프를 안전벨트에 연결하면서 8자 매듭을 하고 옭매듭을 2번 했는데, 옭매듭이 하나 풀렸다. 살 떨리... 8자 매듭이 안전한 매듭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추락으로 불안한 마음이 더 불안해 진다. 괜시리 매듭을 손에 그러모아 쥐어 본다.
경희선배가 와서 주마와 본인의 확보줄, 슬링줄을 이용해서 발 디딜 곳을 만들어 주어 인공등반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올라왔다. 푸르지크매듭의 실용성을 체험하면서 슬링줄을 준비 못한 실책을 몸소 실감했다(광유아저씨가 챙겨주신 슬링줄을 베낭에 고이 넣어 두었다. ㅜㅜ).
후등이라 해도 자신의 확보를 위한 비너와 슬링, 퀵드로등은 필요했다. 인공등반은 지난번에 주마와 비슷한 원리를 이용했다. 처음에는 허둥거렸지만 어렵지 않게 확보지점까지 왔다. 인공등반을 하기직전에 오른 종아리에 쥐가 난다. 추락하면서 긴장한 휴유증인거 같다. 한 발 떼기가 너무 겁이 난다.
이성원선배가 빌레이를 보다가 내가 추락하자 괜시리 미안했다고 한다. 실력없는 내가 더 미안하지 --;; 영희선배는 얇은 옷과 오랜 기다림으로 체력을 많이 소모해서 3피치까지는 후등을 했다. 이성원선배도 수월하게 올라가고 내가 올랐다. 발과 손을 둘 곳이 많은 곳인데도 긴장되어서 밀린다.
[ 인수봉 정상에서 ] |
3피치에 확보를 할 틈도 없이 정상으로 오르는 체인에 확보줄을 걸고 이동한다. 정상에 오르니 영희선배가 침낭을 두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대강 정리를 하고 늦은 저녁을 먹고, 등반을 하고 오니 장비를 도둑맞았다는 대학생 2명과 함께 동석을 했다.
잠을 청하고 누웠는데 쉬~ 잠이 오지 않는다. 잠이 들었다가 늦게 비둘기길로 오르던 일행이 오는 소리에 선잠이 깨고 금새 밝은 날로 인해 깨고 한다. 결국 아침에 혼자 일어나서 왔다갔다 하다가 침낭을 꺼내 덮고 누웠다.
늦게 일어나 아침으로 떡과 빵을 먹고 하강을 했다. 정상에서 3피치 하강지점까지 오는 길이 무섭드만... 하강은 항시 초반은 무섭다. 조심조심 반쯤 내려왔을 때부터 조금씩 속력을 붙여본다. 아래에서 왼쪽이란 소리가 들린다. 영희선배의 하강하는 모습과 왼편에서 하강하는 팀의 모습이 대조된다. 나는 더 심했겠지 ㅠㅠ. 시원시원하게 내려오는 팀의 모습이 더 안정적이다.
여정길 오른편의 한피치에서 연습을 하기로 하고 배낭을 내려 놓았다. 임중근,이성원선배는 개인사정으로 먼저 하산을 했다. 손잡을 곳도 있고 발란스를 잡아야 할 곳도 있는 재미있는 곳이었다. 다들 의욕이 넘치는거 같은데 난 노곤하고 연습할 의욕이 안생긴다. 황성진씨는 10년전에 포기했던 곳이라며 즐거워한다. 영희, 창효선배는 탑로핑이 아닌 선등을 하려다 실패하고, 경희선배가 로프를 걸고 내려온다. 막판에 가서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까이 가서 손잡는 곳 발 놓는 곳을 살핀다. 첫 시도. 초반에 서지를 못해서 고전했다. 조언에 따라 올랐는데 왼발에 힘을 주고 왼손으로 띠를 잡아야 하는 곳에 와서는 자꾸 안된다. 손 홀드가 불확실하니 왼발을 믿고 체중을 싣지를 못한다. 왼발에 체중을 지긋이 주면 될 것도 같은데 상체를 지탱해줄 손 홀드가 없으니 심적으로 불안하다. 몇번 시도하는데 비가 온다. 덜컥 겁이 난다. 내려와 버렸다. 황성진씨가 한 번 더 하고 줄을 걷었다.
아쉽다. 탑로핑인데... 떨어지더라도 해 볼 껄...
이렇게 5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난후 청악과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교육을 진행해 주신 여러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淸岳